한(조선)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두 개의 전략

제2부 : 북(조선)의 대량보복전략과 미국의 패전경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차 례 >

1.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군사강국

2.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과 전투구호

3. 북(조선)군이 남(한국)군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

4. 북(조선)군의 조·미 전면전 준비태세

5. 미군의 패전경험이 말해주는 것

 

 

1.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군사강국

 

북(조선)은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나라다. 워싱턴의 정책결정권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2000년 3월 7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출석했던 토머스 슈워츠(Thomas A. Schwartz)는 "북(조선)은 미국과 대규모 전쟁을 수행할 가능성이 가장 많은 나라(North Korea is the country most likely to involve the United States in a large-scale war)"라고 지적한 바 있다.

초강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북(조선)을 약소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서방의 언론과 분석가들은 북(조선)이 기근의 고통과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는 약소국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기근의 고통과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는 약소국이 어떻게 초강대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을까? 생존위기에 몰려있는 약소국이 초강대국과 전면전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궤변이다. 초강대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나라는 약소국이 아니라 군사강국이다.

미국의 강대한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군사강국은 몇 나라가 되지 않는다. 소련이 해체된 뒤로 군사력이 약화되기는 했으나,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군사강국으로 손꼽힌다. 러시아의 군사력보다는 조금 뒤지기는 하지만, 중국도 미국의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군사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이처럼 러시아와 중국은 군사강국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미국과 전면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이 아니다. 그 두 군사강국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러나 북(조선)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불사하는 의지를 가진 군사강국이다. 미국에 맞서 싸우려는 전쟁의지의 측면에서 보자면, 북(조선)은 군사강국인 러시아와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북(조선)은 미군이 만일 북(조선)에 대하여 선제공격을 가하는 경우,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각오하고 있는 군사강국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초강대국인 미국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세계 유일의 군사강국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전면전을 각오하고 있는 북(조선)군의 단호한 태도를 실제로 입증해주는 사건은, 한국(조선)전쟁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이 있었지만,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사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3년 3월 1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기체가 매우 큰 미군 정찰기 알씨(RC)-135에스(S) 코브라 볼(Cobra Ball) 한 대가 동해의 상공을 보란 듯이 비행하고 있었다. 그 정찰기는 북(조선)이 동해안의 발사장에서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것을 예상하고 그 활동을 감시하기 위하여 투입된 것이다. 그 정찰기가 북(조선)의 해안으로부터 1백93km 떨어진 동해의 상공에 이르렀을 때, 느닷없이 북(조선)군의 미그-29기 2대와 미그-23-기 2대가 고속으로 돌진해왔다. 북(조선)군의 전투기들은 조종사들이 서로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거리인 16m까지 접근하여 국제공인 수신호로 따라오라고 지시하면서 미군 정찰기를 끌어가려고 하였다. 이것은 미군 정찰기를 강제착륙시켜 승무원들을 체포하려는 것이었다. 공포에 빠진 미군 정찰기는 필사적으로 기수를 돌려 그 현장에서 벗어나려고 하였다. 미군 정찰기가 북(조선)군 전투기를 발견한 시각부터 가데나 공군기지로 달아나려고 기수를 돌린 뒤에 북(조선)군의 전투기들의 요격비행에서 벗어난 시각까지는 약 22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조선)군의 대담한 작전이다. 북(조선)군은 함경북도 동해안에 있는 어랑 비행장에 전투기들을 미리 배치해놓고 미군 정찰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불시에 고속으로 돌진하였다. 북(조선)의 전투기들은 미군 정찰기가 비행하고 있었던 상공까지 약 2백km를 날아가서 22분 동안이나 요격비행을 하는 대담한 작전을 펼쳤다.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북(조선)의 전투기들이 약 2백km를 날아가서 접근할 때까지 미군 정찰기는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을까? 미군 정찰기에는 북(조선)과 만주를 마치 손금 보듯이 들여다본다는 고성능 정찰전자장비가 장착되어 있었을 텐데, 왜 북(조선)의 전투기들이 2백km를 비행하여 자기들에게 돌진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나의 판단으로는, 북(조선)의 전투기들이 미군 정찰기를 기만하는 기상천외한 매복작전, 기습작전을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북(조선)의 전투기들이 어랑 비행장에서 발진하여 약 2백km를 날아가고 미군 정찰기의 주위에서 22분 동안이나 요격비행을 하였는데도, 미군기지들에서는 요격기가 단 한 대도 발진하지 않았다. 미군 정찰기는 위험을 느낀 순간 미군의 지상관제소에 비상연락을 취했을 텐데, 왜 아무런 비상조치가 없었을까?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동해의 사건현장까지는 너무 멀어서 요격기를 보내지 못했을까? 경기도 오산의 공군기지나 주일미군기지에서 비상대기하고 있는 요격기는 왜 이륙하지 않았을까? 북(조선)의 전투기들과 공중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서 요격기 발진을 자제했다고 보아야 할까? 나의 판단으로는, 24시간 동해 상공을 철통같이 감시하고 있다는 미군의 영공방어체계에서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격추명령을 내렸다면 북(조선)군 전투기들은 미군 정찰기를 격추한 뒤에 미군 요격기가 지상에서 이륙하기도 전에 유유히 돌아갔을 것이다. 북(조선)군의 대담한 작전을 보고 겁을 집어먹은 미군 태평양군사령관 토머스 파고(Thomas B. Fargo)는 2003년 3월 13일 미군 정찰기의 정찰비행을 보호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를 취하였으며, 북(조선)군의 요격비행으로 그 동안 중단하였던 정찰비행을 재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둘째, 북(조선)군은 해안선으로부터 2백km 떨어진 동해의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미군 정찰기를 요격하였다. 국제법상 다른 나라의 항공기들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국제적 공중은 해안선에서 19km 떨어진 바다의 상공이다. 그런데 미국은 자기 영토의 해안선으로부터 3백70km나 떨어진 바다의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서 정체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거부하면 요격하고 있다. 초강대국의 무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

미군 정찰기를 2백km나 쫒아가서 요격비행을 하면서 강제착륙으로 유도하였던 북(조선)군의 대담한 작전은, 미군 정찰기가 자기 영공을 침범하였는데도 우물쭈물하다가 충돌하여 피해를 입고 위신이 추락한 중국인민해방군의 한심한 작전과 극적으로 대비된다. 미군에 대한 북(조선)군의 전투의지가 얼마나 강한가 하는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 얼마 전에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군 사이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2001년 4월 어느 날 미국 해군 정찰기 이피(EP)-3이(E) 한 대가 중국 해군의 소브르메니급 구축함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었다. 그 구축함은 미7함대의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위력적인 함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최첨단 구축함이었으므로, 미군 정찰기가 따라 붙었던 것이다. 미군 정찰기는 시속 2백50km의 저속으로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원을 그리며 비행하면서 마음껏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는데도, 중국인민해방군은 뒤늦게 에프(F)-8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켰을 뿐 아무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장에 날아간 중국 공군 편대장 조종사는 미군 정찰기에 바짝 붙어서 근접비행을 하다가 실수로 정찰기와 충돌하는 바람에 기체가 두 동강으로 쪼개져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중국 해안선으로부터 1백4km 떨어진 바다의 상공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미군 정찰기들은 중국 해안선으로부터 80-112km 떨어진 선을 따라 정찰비행을 계속해 오고있으므로, 중국군 전투기들이 미군 정찰기에 접근하여 비행하는 일은 거의 일상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군 전투기의 근접비행은 미군 정찰기에 대한 요격비행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군 정찰기와 충돌하여 사망한 중국 공군 편대장 조종사는 몇 달 전에도 미군 정찰기에 바짝 붙어서 근접비행을 하다가 미군 정찰기의 사진에 찍혔는데, 그 사진에는 편대장 조종사가 자신의 전자우편주소를 큰 글씨로 적은 종이를 미군 정찰기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촬영되었다. 그는 적기를 요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전자우편으로 미군들과 사적인 연락이나 주고받으려는 생각에서 무리하게 근접비행을 시도하곤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중국군이 미군에 대해서 전투의지가 전혀 없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자기 편대장의 전투기가 추락하는 현장을 목격한 다른 전투기의 조종사는 급히 지상관제본부에 연락하였다. 미군 정찰기에 대한 격추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중국인민해방군 지휘부는 격추승인 요청을 거부하였다. 미국에 대한 전투의지가 없기는 전투기 조종사나 지휘부나 마찬가지였다.

전투기와 충돌한 미군 정찰기는 하이난섬에 있는 중국군 공군기지에 허락도 받지 않고 불시착하였다. 그로써 중국은 자기 해군 함정을 정찰하다가 자기 공군의 전투기를 추락시키고, 자기 영공을 불법침범하고, 자기 영토에 불법착륙한 미군 정찰기를 압수하고 승무원들을 체포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조건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그토록 유리한 조건도 외면한 채 미국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중국이 자기의 눈치를 살피고 있음을 간파한 미국은 중국을 되레 압박하는 극히 오만한 자세로 나왔다. 미국은 하이난섬 부근 해역에 구축함 세 척을 출동시키고 나서, 중국에게 3만4천 달러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하였다. 미국과 대결하려는 의지가 애초에 없었던 중국은, 미국의 사과도 받지 않은 채 정찰기에 탔던 미군 24명을 불과 11일만에 풀어주었고, 기체도 서둘러 반환하였다.

이 사건에서 드러나는 것은, 자기 나라에 대한 미군의 집요한 정찰행위에 대해서 전혀 적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중국군의 방심, 자기 나라의 전투기를 추락시키고 허락 없이 자기 영토에 착륙한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중국 정부의 무기력한 모습이다. 그것은 지난 시기 미국과 맞서 싸우면서 단호한 태도를 취하였던 과거 중국군의 모습과는 실로 엄청나게 다른 모습이었다. 1955년 5월 남(한국) 군산의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5공군 소속의 에프(F)-86기 8대가 중국 영공에 접근하였을 때, 중국군 미그기가 긴급 출격하여 서해 상공에서 공중전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1995년 1월 19일자) 1970년 2월 10일에는 중국군이 대만의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중국군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정신적으로 무장해제를 당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군인민해방군계의 『과기일보』사가 발행하는 주간지에 따르면, 중국군은 미7함대의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를 벌이는 작전계획이 아니라 작전을 방해하는 소극적인 군사행동을 추진하려 하고 있으며, 미국이 중국의 대만침공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에도 미국에게 대량보복을 가하는 전략이 아니라 대만에 대한 핵공격을 가하는 전략만을 세워두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00년 3월 22일자) 미국 국방부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타임스』 2000년 2월 2일자)

여기서 중·미 관계와 조·미 관계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분명해진다. 그 차이는 비록 경제적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미국과의 전면전을 불사하려는 철저한 반제자주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미국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경제이익이나 얻어보려고 골몰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로 갈라지는 근본적인 차이다.

 

2.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과 전투구호  

 

북(조선)군은 미군과의 전쟁을, 서방의 언론과 분석가들이 말하는 저강도 국지전(low-intensity limited warfare)이나 지역분쟁(regional conflict)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북(조선)군은 그 전쟁을 대량보복전략에 따라 수행하는 전면전(total war)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된다.  

첫째,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은 미군의 선제공격전략에 대응하는 군사전략이다. 이라크 침략전쟁은 미국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어느 때든지 침략전쟁을 도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국의 침략전쟁을 저지할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하였음을 보여주었다. 군사력이 약한 나라는 언제든지 미군의 선제공격에 의한 무력침략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미국과 가장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북(조선)이 미군의 선제공격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대량보복전략을 수립하고 자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둘째,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으로 미국의 침략전쟁을 격퇴하려는 군사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조선)의 동맹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맹관계라는 것은 국가이익에 앞서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나라도 북(조선)의 국가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북(조선)의 국가안전은 오직 북(조선)의 자체적인 힘으로만 지켜질 수 있다. 이것은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원칙이다. 국가적 자주성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북(조선)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으로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는 원칙과 방도를 철저하게 관철함으로써 대량보복전략의 자주성을 확립하였다.

셋째, 북(조선)의 대량보복전략은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전략과 대량파괴무기를 동원한 전략으로 구분된다. 미군이 북(조선)의 영변 핵시설을 정밀유도무기로 공격하는 경우, 북(조선)군은 미군에게 대량파괴무기를 동원한 대량보복을 가하게 될 것이다. 이때 북(조선)군이 미군에게 가하는 대량보복은 전략적 핵공격(strategic nuclear attack)이 될 것이다. 미국도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1994년 5월 조·미 사이의 전쟁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미국 국방부에서 전쟁계획수립을 담당한 관리들은 북(조선)군이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컴퓨터 전쟁연습을 계속 실시하였으며, 당시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는 미군이 북(조선)군의 핵공격에 대응하여 핵무기를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하였다. (『워싱턴 포스트』 1995년 4월 13일자)

전략적 핵공격이 오가는 전쟁에서는 전후방이 없으며, 방어선과 병참선도 형성되지 않으며, 따라서 진지전도 가능하지 않다. 핵무기는 방어용 무기가 아니라 공격용 무기이며, 핵전쟁에서 방어는 곧 파멸을 의미한다. 조·미 전쟁은 방어진지를 사이에 두고 일진일퇴를 일정기간동안 거듭하는 재래식 유형의 전쟁이 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은 방어전략이 아니라 일관되게 공격전략이며, 전술교리는 일관되게 공격전술교리다.

2003년 3월초 영국의 비비씨(BBC) 방송이 청취한 북(조선)의 라디오방송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만일 미제국주의자들의 도발로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 전쟁은 핵전쟁이 될 것이며, 북과 남의 전체 조선인민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전세계 여러 나라의 인민들이 가공할 핵참화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군의 대북 선제공격이 전세계의 핵참화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에는 북(조선)이 미군의 선제공격을 당하는 경우, 대량파괴무기를 동원한 대량보복으로 미국의 전략거점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할 것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그것은 1993년 클린턴 정부의 '핵압력'에 대처하기 위하여 평양에서 소집되었던 북(조선)의 군사지휘관 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급했던 '지구가 깨어지는 전쟁'이라는 말의 의미와 상통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미 전쟁이 서방의 언론과 분석가들이 말하는 이른바 세계전쟁(global war)으로 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대량보복전략을 가지고 있는 북(조선)군의 전투구호는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것이다. 북(조선)군은 자체의 군사규정에 따라 군대의 모든 장비에 이 구호를 적어 넣었다. 그 전투구호에서는 세 가지 의미가 드러난다.

첫째, 그 전투구호에는 미국에 대한 강한 적대의식이 담겨 있다. 한(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생활경험에서 '철천지 원쑤'라는 말은 자기 부모를 죽이고 집안을 파괴한 원흉이나 자기 나라를 짓밟은 외래침략자를 규정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그것은 하늘에 사무친 원한의 대상, 두고두고 잊을 수 없도록 뼈에 사무친 원한의 대상에게 적용하는 적개심의 최고 표현이며, 한(조선)민족이 자기의 적대의식을 가장 격렬하게 드러낼 쓰는 말이다. 북(조선)의 군대와 인민은 미국을 '철천지 원쑤 미제'라고 부르고 있다.

북(조선)의 각급 군부대들과 사회단체들이 반미교양을 일상화하고, 때로 '미제에 대한 복수결의모임'을 진행하는 것은, 북(조선)에 반미적대의식이 뿌리 깊게 확산·침투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은 미국이라는 원흉에 대한 복수심과 상통한다.

둘째, 그 전투구호에는 전쟁목표가 선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북(조선)의 전쟁목표는 미군을 격퇴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소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외래침략자는 격퇴의 대상이지만, '철천지 원쑤 미제'는 소멸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소멸이라는 말은 불태워 없애버린다는 뜻도 있고 쓸어서 없애버린다는 뜻도 있다. 격퇴가 방어전 개념이라면, 소멸은 공격전 개념이다. 소멸은 북(조선)군의 대량보복전략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지난 시기 북베트남군은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을 격퇴함으로써 전쟁목표를 달성하였으나, 만일 조·미 전쟁이 일어나면 북(조선)군은 미군을 소멸한다는 전쟁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 시기 베트남전쟁에서 베트남군의 재래식 공격에 의해서 사망한 미군은 5만8천명이었는데, 북(조선)군이 대량보복공격을 가할 경우 얼마나 많은 미군이 사망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조·미 전쟁에서 미군의 전쟁목표는 무엇일까? 북(조선) 전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것일까, 아니면 북(조선)의 대량파괴무기확산을 저지하는 것일까? 미군의 '작전계획 5027'을 보면, 미군의 전쟁목표는 북(조선)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미군이 영변 핵시설을 선제타격한다는 계획은 미군의 전쟁목표가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파괴무기확산을 저지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만일 북(조선)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것이 미군의 전쟁목표라면, 미군이 영변 핵시설에 선제타격을 가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영변 핵시설이 아니라 다른 중요한 전략거점들을 선제타격으로 파괴하여야 미군이 전쟁주도권을 신속하게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 전투구호에는 북(조선)군의 적대자가 남(한국)군이 아니라 미군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북(조선)군은 남(한국)군이 아니라 미군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주적은 주한미군 3만7천명만이 아니라 미군 전체로 규정되어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미군도 북(조선)군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태평양군사령관 데니스 블레어(Dennis C. Blair)는 태평양지역에서 미군의 주적은 북(조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앙일보』 2001년 3월 20일자)

북(조선)군의 주적이 남(한국)군이 아니라 미군이라는 사실은 한(조선)반도의 군사상황을 이해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북(조선)의 군사력이 추구하는 근본목적이 남(한국)군과의 동족상쟁이 아니라, 미군의 선제공격에 대응하는 대량보복전쟁에 있다는 의미다.

남(한국)사회와 서방세계에 널리 확산되어 있는 고정관념에 따르면, 북(조선)의 군사력은 '남침용 무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조선)군의 주적개념에서 본다면, 동족상쟁을 뜻하는 '남침'이라는 개념은 의미를 상실한다. 북(조선)군은 미군을 주적으로 하여 대량보복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북(조선)의 군사력의 기본성격은 '남침용 무력'이 아니라 대미공격용 무력으로 보아야 한다.

 

3. 북(조선)군이 남(한국)군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

 

북(조선)군은 남(한국)군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미군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하여, 남(한국)군은 북(조선)군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조선)반도의 군사상황에서 주적개념의 비대칭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비대칭현상이 일어났을까? 북(조선)군이 남(한국)군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여야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북(조선)군의 견지에서 보면, 남(조선)군은 적이기는 하지만 주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민족 내부의 적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민족 외부의 적에게 적대감을 집중하는 것은 북(조선)이 지니고 있는 강렬한 민족주체의식, 동족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북(조선)군의 견지에서 보면, 남(한국)군은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지 못한 불구화된 군대이므로 주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다는 사실은 이전에 내가 발표한 글에서 설명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더 논하지 않는다.

셋째, 북(조선)군의 견지에서 보면, 남(한국)군은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가지고 있지 못한 불구화된 군대이므로 주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작전통제권이 없으므로 작전계획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 어느 자료에서도 남(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남(한국)군이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조선)반도의 전쟁시나리오로 알려진 '작전계획 5027'은 미군의 작전계획이지 남(한국)군의 작전계획이 아니다. 이처럼 작전계획을 갖지 못한 군대는 엄밀한 의미에서 군대라고 볼 수 없다. 남(한국)군은 미군의 작전계획을 추종하면서 미군사령관의 작전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예속군대다.

넷째, 북(조선)군의 견지에서 보면, 남(한국)군은 독자적인 정찰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불구화된 군대이므로 주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한국)의 공군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예비역 공군준장 구정회는 "미래전의 핵심전력인 정보, 정찰, 감시전력이 미군자산으로 운영되고 있어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수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절름발이식 전력구조'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2001년 5월 30일자) 남(한국)군은 정찰력과 정보력이 없으므로 잡다한 군사첩보는 다루고 있으되 체계적인 군사정보가 있을 리 없다.

이를테면, 남(한국) 해군은 잠수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잠수함용 해저지형도가 없어서 수상함용 일반해도를 가지고 돌아다니고 있으며, 미7함대에게 해저지형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1995년 10월 4일자)

다섯째, 북(조선)군의 견지에서 보면, 남(한국)군은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한 불구화된 군대이므로 주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군대의 무기체계는 전술무기체계와 전략무기체계로 구분되는데, 남(한국)군에게는 전술무기체계만 있고 전략무기체계는 없다. 남(한국)의 군수공업은 '한국형 무기'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남(한국)군은 미국에서 수입한 무기들과 '한국형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형 무기'들은 모두 전술무기체계에 속하는 것들이다. '한국형 전략무기'는 하나도 없다.

이러한 사태는 일본의 경우와 대비된다. 남(한국)은 미국과 한·미 동맹체제를 맺고 있으며 일본도 역시 미국과 미·일 동맹체제를 맺고 있지만, 남(한국)과 일본은 무기체계의 개발수준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민수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고 군수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기술력을 개발하였다. 말이 민수용 기술력이지 어느 때라도 군수용 기술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민수용이냐 군수용이냐 하는 문제는 기술력 그 자체가 아니라 정치적 결정에 달려 있다. 민수·군수겸용의 기술력 발전수준으로 본다면, 일본은 정치적 결정만 내리면 어느 때라도 전략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남(한국)은 어떤가? 남(한국)의 공업화 수준으로 볼 때, 남(한국)도 전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통제 아래 묶여 있으므로 전략무기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 동맹체제라는 것은 남(한국)군이 전략무기를 개발, 생산, 보유하는 문제를 전적으로 미국 국방장관의 지시와 통제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 군사적 예속체제에 지나지 않는다.

전술무기만 가지고 있는 남(한국)군이 전략무기를 가지고 있는 북(조선)군을 상대할 수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겉모습만 보면, 남(한국)군은 북(조선)군에 비해서 현대화된 각종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남(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술무기들 가운데 핵심부분은 남(한국)의 군수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군수공업이 생산하여 판매한 수입제품들로 채워져 있다.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명령을 받아야 하는 남(한국)군이 미국산 무기로 무장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만일 미국이 남(한국)군에게 미국산 무기판매를 중단하면, 남(한국)군은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이런 각도에서 보자면 남(한국)군은 미국의 무기판매대상으로 전락한 군대다.

 

4. 북(조선)군의 조·미 전면전 준비태세

 

모든 나라는 자국의 군사력에 관한 정보를 국가기밀로 취급하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북(조선)은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북(조선)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군사력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북(조선)의 군사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군의 항공정찰부대는 유(U)-2, 알씨(RC)-135, 이피(EP)-3 같은 높게, 멀리 비행하는 정찰기(reconnaissance aircraft)를 동원하여 북(조선)군을 24시간 정찰·감시하고 있다. 경기도 오산의 미군기지에서 발진하는 미7공군 제5정찰대 소속의 정찰기는 유(U)-2의 성능을 개량한 유(U)-2알(R), 유(U)-2에스(S) 같은 최첨단 정찰기들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미국은 키홀(KH)-11이라는 이름이 붙은 첩보위성 80개를 우주공간에 띄워놓고 전세계를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군사비의 10%나 되는 3백억달러(40조원)를 소모한다는 미국의 국가정보력도 그리 신통하지는 않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30년 동안 일한 뒤에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던 도널드 그레그(Donald Gregg)는 북(조선)에 대한 미국의 첩보활동은 "미국의 첩보활동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실패"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훌륭한 첩보위성과 고공촬영술 같은 것을 가지고 있으나, 그런 것을 가지고서는 사람들이 머리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사석에서 북(조선)의 군사통신이 땅속에 묻어놓은 광섬유 케이블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어서 전자도청이 힘들다고 하면서, 북(조선)에 첩보원을 침투시킬 수 없어서 대인정보를 얻는 것도 매우 힘들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03년 3월 11일자)

북(조선)의 군사력에 관한 정보는 이처럼 매우 제한적이지만, 국내외의 언론보도나 군사전문가들의 자료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독자적인 무기생산체계

북(조선)은 모든 종류의 무기를 자체의 힘으로 생산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군사강국이다. 연간 20만정의 에이케이(AK) 자동소총 생산능력, 연간 3천문의 각종 포 생산능력, 연간 2백대의 전차 생산능력, 연간 4백대의 장갑차와 수륙양용차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잠수함, 호위구축함, 고속상륙정, 미사일고속정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함정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국방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가진 강력한 군대를 유지·관리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북(조선)의 군수공업은 무기를 생산하는 병기공업, 무기 이외의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일반군수공업, 평시에는 민수용 부품을 생산하다가 전시에는 무기부품을 생산하는 전시전환공업으로 구분된다.

총포공장 17개, 탄약공장 35개, 전차 및 장갑차 공장 5개, 함정 건조소 5개, 항공기 제조공장 8개, 유도무기공장 3개, 통신장비공장 5개, 화생무기공장 8개 등 북(조선)의 병기공업을 담당한 군수공장은 모두 1백34개다. 종업원이 5백50명 이상인 민수용 공장도 전시에는 병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무기를 생산하는 병기공업은 자강도 강계공업지구를 중심으로, 일반군수공업은 신의주공업지구를 중심으로, 전시전환공업은 평양공업지구를 중심으로 발전되었다. (『연합뉴스』 1995년 9월 23일자)

북(조선)의 군수공업은 처음부터 전시생산체계로 발전되어 왔다. 자강도의 산악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병기공업시설들은 모두 지하에 건설되었다. 1998년 12월 8일 남(한국) 국방부의 북한정보본부는 북(조선)이 최근에 주요한 군수공장 1백80개소를 지하에 건설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북(조선)이 중소형 수력발전소를 산악지대에 많이 건설한 것은, 전시에 발전소를 파괴하려는 미군의 공격목표를 분산시키고, 대형수력발전소가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될 경우 전력생산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로 생각된다.

 

2) 독자적인 전략전술운용

북(조선)군은 산악지형이 발달해있고, 해안선이 길고 복잡하며, 전투종심이 짧은 한(조선)반도의 자연지리적 조건에 적합할 뿐 아니라, 자체로 생산한 무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운용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전술교리는 방어가 아니라 공격을 위주로 하는 공격형 전술교리다.

전략과 전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으므로, 군대의 편제도 특이하다. 북(조선)군의 군단급 부대들은 독자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하도록 대연합부대로 편성되어 있으며, 전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일한 작전지휘를 받으면서 전투를 일사분란하게 수행하는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시에 총참모부 작전국장에게 작전명령을 직접 하달하면서 군대를 총지휘하게 된다.

 

3) 정치사상적 준비태세

북(조선)군이 혁명사상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사실은 외부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인된 바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정보참모부(J-2)가 2000년 상반기에 작성한 보고서는, 북(조선)군은 "50년에 걸친 정신교육으로 정신무장이 잘 된 상태"라고 하면서,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군은 아주 잘 싸울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월간중앙』 2000년 10월호) 혁명사상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있는 군대는 전세계에서 북(조선)군밖에 없을 것이다. 북(조선)군의 사상무장은 다른 나라의 군대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매우 두드러진 특징이며, 북(조선)군만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강점이다. 북(조선)군의 사상무장력을 서방의 언론과 분석가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하면 '정신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물음은 군대에게 사상무장이 왜 중요한가, 그리고 전쟁에서 사상무장력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하는 것이다. 무기성능을 위주로 하여 군사력을 평가하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군대의 사상무장은 보조기능정도로 평가절하될 수 있을 것이다.

프러시아의 저명한 군사이론가였던 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는 전쟁당사국 인민들의 전투적 열의, 전쟁지휘능력과 군사력, 전쟁당사국의 정치적 지도력을 전쟁승리의 3대 요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쟁승리의 요인을 군사력으로만 국한시켜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이론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쟁승리의 3대 요인을 병렬적으로 논했다는 점과 군대의 사상무장력을 중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군대의 사상무장력을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아야 하며, 군사력은 무기성능이 아니라 사상무장력을 위주로 하여 평가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대의 사상무장력이 전쟁승패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은 세계 전쟁사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되었다.

이라크전쟁에서 이라크군이 패한 근본원인은 군사력의 열세라고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항전의지와 전투적 기백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데 있다. 이슬람교의 종교적 신앙으로 이라크군의 사상을 무장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슬람교의 종교적 신앙은 마치 조선조 말기의 반일의병전쟁에서 의병들이 의존하였던 유교의 화이론과 흡사한 것으로서 제국주의세력의 무력침략 앞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반제자주의식으로 무장하지 못한 이라크군은 개전 초기에 미군이 우세한 첨단무기로 공격을 퍼붓자 전의를 상실하고 집단투항하거나 무기를 버리고 전투대오에서 집단이탈하였다. 그로써 이라크군의 지휘체계는 급속히 와해되고 말았던 것이다.

북(조선)군의 사상무장을 논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 문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북(조선)군의 사상무장은 1990년대 중반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에 의해서 더욱 강화·발전되었다. 북(조선)의 견해에 따르면, 선군정치는 군대와 인민을 하나로 결속하여 제국주의세력의 침략을 물리치는 반제자주의 정치라고 한다.

북(조선)의 사상무장은 단순히 군대의 사기진작을 위한 방편이 아니라 반제혁명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북(조선)에서는 반제혁명사상을 선군사상이라고 부른다. 북(조선)군의 선군사상으로 무장한 군대다.

둘째, 북(조선)군의 사상무장은 전투적 기백에서 확인된다. 북(조선)군의 전투적 기백을 한 마디로 요약한 구호는 자폭정신이다. 그 정신은 적과의 전투에 임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는 정신이며, 싸우다가 죽일지언정 적에게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는 정신이며, 자기의 목숨을 바침으로써 조국과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는 혁명정신이다.

어떤 사람들은 북(조선)군의 자폭정신을 다른 나라의 군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하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에서 전술로 사용하고 있는 자살공격을 거론한다. 그렇지만 자살공격전술과 자폭공격전술은 다르다.

현대전에서 자살공격전술의 경험은, 아프가니스탄전쟁이나 이라크전쟁에서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미군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하여 사용한 자살공격전술, 팔레스타인 인민들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가하는 자살공격전술, 체첸의 반란군이 러시아에 가하는 자살공격전술, 그리고 지난 시기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태평양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전투기 조종사들을 이른바 '가미가제 특공대'로 내몰았던 자살공격전술이 있다.

그러한 자살공격전술과 자폭공격전술은 다르다. 자살공격전술은 아군에게 공격방도와 타격수단이 없는 불리한 전투상황에서 취하는 일종의 테러전술이다. 반면에 자폭공격전술은 전쟁의 전후단계를 불문하고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승리를 쟁취하려는 공세적 전술이다. 자살공격전술은 전략적 열세나 전략적 패배를 원인으로 하여 성립되는데 비하여, 자폭공격전술은 제국주의세력과의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반제혁명사상에 기초한 자폭정신을 원인으로 하여 성립된다. 자살공격정신은 너 죽고 나 죽자는 정신이지만, 자폭공격정신은 너는 죽고 우리는 산다는 정신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자주성을 짓밟으려는 '너'(적대세력)를 소멸함으로써 '우리'는 집단주의적 생명으로, 사회정치적 생명으로 영원히 산다는 정신이다.

북(조선)군은 자폭정신으로 무장한 군대다. 북(조선)군은 전시가 아닌 평시에 군사임무를 수행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바친 수많은 자폭영웅을 배출하였다고 한다. 북(조선) 각급 학교들에는 그 학교 졸업생으로서 자폭영웅이 된 병사를 기념하는 동상이 건립되어 있으며, 학교이름도 자폭영웅의 이름으로 된 곳이 많다. 이것은 북(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현상이다.

지난 1990년대에 동해에서 일어났던 두 차례의 사건은 북(조선)군이 자폭정신으로 무장하였음을 입증하였다. 1996년 9월 북(조선)군의 잠수함이 강원도 강릉 해안에서 좌초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육지에 상륙한 잠수함 승조원 11명은 집단자폭하였다. 나머지 사람들은 끝까지 전투를 벌이다가 전원 사망하였고, 한 사람만 포로가 되었다. 1998년 6월 강원도 속초 해상에서 그물에 걸려 표류하던 잠수정 승조원들은, 남(한국)군의 대잠 초계기와 대잠 헬기, 호위함과 고속정이 완전히 포위하자 잠수정 안에서 집단자폭하였다. 투항하였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는데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북(조선)군이 자폭정신으로 무장한 군대임을 입증하였다.

셋째, 북(조선)군에서 진행되는 정치사상사업이다. 북(조선)군의 정치사상사업을 책임진 최고기관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북(조선)군의 각급 부대 안에 자기의 당조직을 두고 있는데, 그것이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다.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는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사상과 의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정책과 방침을 군대에 전달한다.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는 군단당위원회, 해군당위원회, 공군당위원회로 조직되어 있으며, 사단, 여단, 독립연대에는 사단당위원회, 연대당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다. 대대와 독립중대에는 초급당위원회가 조직되어 있으며, 중대와 소분대에는 당세포위원회와 당분조가 조직되어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군대의 각급 당조직을 통하여 군대의 말단단위까지 선군사상과 자폭정신을 침투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조선)군에서 당의 정치사상교양과 선전선동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이다. 조선인민군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총정치국장이 된다. 총정치국은 대대급 이상의 부대에 정치부를 설치하였다. 정치부는 조선인민군 당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집행하고 정치사상교양과 선전선동사업을 담당한다. 군단, 사단, 연대에는 정치부장이 있으며, 그 이하의 부대에는 군관(장교)급의 정치지도원이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군인이 아닌 당간부를 정치위원으로 임명하여 군단, 사단에 파견한다. 군지휘관의 작전명령은 정치위원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을 발생하게 되어 있다. 사단의 정치위원 밑에는 예하 연대를 담당하는 정치군관이 있다. 군단, 사단에 파견된 정치위원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를 거쳐 조선로동당 총비서에게 보고하고 총비서로부터 명령을 받는 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따라서 김정일 총비서는 당조직을 통해 군대의 사정을 정확하게,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것은 군사통수권을 가진 자본주의 국가의 국가수반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북(조선)만의 최대 강점이다. 그 강점에 의하여 조선인민군은 조선로동당의 총비서의 의사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가 되는 것이다.

북(조선)군의 정치사상사업은 미군이나 남(한국)군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남(한국)군의 정훈사업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내부사정을 살펴보면 완전히 다르다. 남(한국)군의 정훈조직은 미군의 조직체계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정훈병과는 수많은 병과들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각군본부와 국방부의 정훈조직은 정훈교육과 공보를 담당한다. 남(한국)군의 군사령부, 군단급, 사단급 부대들에는 민사, 심리, 정훈교육이 혼합되어 있다. 대대급 부대에는 정훈장교가 없었는데, 얼마 전에야 대대급 부대까지 정훈장교가 배치되었다.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창설된 것은 1977년이었고, 1990년에는 국방정신교육원으로 개편되었다. 정훈조직은 '정신전력지도 지침서'를 펴내고 있으며, 대대급 부대에는 예비역 영관장교 20명으로 구성된 '순회교육지원단'이 파견된다. 남(한국)군의 정신교육목표는 '군인정신에 투철한 장병과 건전한 민주시민을 육성한다'는 모호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남(한국)군의 정훈사업은 겉모양만 갖추고 대충 넘어가는 형식주의의 전형이다.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비교는 그만두고 양적인 측면만을 비교한다고 해도, 남(한국)군의 정훈사업은 북(조선)의 민간인들이 공장과 기업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반미사상교양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4) 전투동원태세

군대는 정치사상사업만 가지고서는 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없으며, 전투동원태세(combat mobilization)도 갖추어야 한다. 북(조선)군의 전투동원태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전시무력동원: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의 배합

북(조선)군의 정규무력은 기습공격태세를 갖추고 있고, 민간무력은 전민항전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조선)군의 정규무력은 전방배치 군단 4개, 후방배치 군단 8개, 전차군단 1개, 기계화군단 4개, 포병군단 2개, 평양방위군단 1개로 편성되어 있다. 남(한국)군의 보병사단이 19개인데 비하여, 북(조선)군의 보병사단 및 여단은 80개다.

북(조선)군의 보병사단은 보병연대 3개, 포병연대 1개(122mm 곡사포대대 3개, 152mm 곡사포대대 1개), 전차대대(전차 31대), 대전차대대, 대공포대대, 공병대대, 통신대대, 경보병대대, 화학중대, 정찰중대 각각 1개씩으로 편성되어 있다.

북(조선)의 민간무력은 교도대 1백60만명, 인민경비대 10만명, 로농적위대 3백90만명, 붉은 청년 근위대 90만명으로 편성되어 있다. 전시에 북(조선)의 민간무력은 후방방어전을 수행하게 된다.

교도대는 1년에 20일 동안, 붉은 청년 근위대는 1년에 12일 동안, 로농적위대는 1년에 7일 동안 각각 군사훈련을 받는다. 인민경비대는 정규군과 동일한 군사훈련을 받는다. 그 밖의 전체인민들은 1년에 몇 차례 반항공훈련에 참가한다. 반항공훈련은 대피훈련, 소개훈련, 등화관제훈련 등으로 전개된다.

북(조선)에 체류하였던 어떤 외국인 외교관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양에서 3년간 살았지만 평소 북한 사람들이 소박하고 친절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지냈다. 그러나 지난해(1993년을 뜻함-인용자) 3월 준전시상태가 선포됐을 때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느꼈다. 경보 사이렌은 예고 없이 불시에 울렸다. 그런데도 2-3분이 채 안돼 평양거리는 단 한 사람의 인적도 없는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힘겹게 짐을 이고 가던 할머니조차 순식간에 지하대피소로 사라지는 모습에서 전율했다. 북한은 어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의해 똘똘 뭉쳐있는 것 같았다."

북(조선)의 전체인민들은 전민항전 교리에 따라 훈련을 받는다. 전민항전 교리는 항일무장투쟁시기부터 근 70년 동안이나 전통으로 이어진 것이다. 항일무장투쟁시기의 전민항전 교리는 전민무장화 군사노선으로 계승·발전되었다.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을 배합한 독특한 군사전략은 전민항전 교리와 전민무장화 군사노선에 따라 추진되어온 전략이다. 그 전략은 군민일치, 옹군애민을 실현하려는 전사회적 기풍이 세워져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이며, 사회성원을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개조하여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다. 북(조선)은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창조된 군민일치, 옹군애민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면서, 모든 사회성원들이 혁명적 군인정신을 따라 배울 것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의 배합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북(조선)의 사상적 단결력은 정치부문과 사회부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군사부문에서 더욱 집중적으로 표현되는데, 그것은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이 결합되어 강대한 군사력을 형성한 것이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각급 지방당위원회의 군사위원회는 하나의 당조직체계로 결합되어 있는데, 그 당조직체계에 의해서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이 결합된다. 각급 지방당위원회의 군사위원회는 평소에 민간무력을 훈련하는 임무를, 전시에는 민간무력을 전민항전에 동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에 비해서 남(한국)의 민간무력은 어떠한가? 남(한국)은 1968년 4월 1일 향토예비군이라는 이름의 민간무력을 창설하였다. 예비군의 동원훈련기간은 연간 3박4일이다. 이것은 북(조선)의 민간무력이 연간 20일, 12일, 7일 동안 각각 합숙군사훈련을 각각 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2) 전시군중동원

1993년 3월 8일 북(조선)이 미국의 '핵압박'에 대응하여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을 때, 남녀청년 1백67만명이 인민군대에 입대하거나 복대하겠다고 탄원하였다. 2003년 1월 11일 북(조선)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성명을 발표한 이튿날 평양에서는 탈퇴성명을 지지하는, 1백만명이 참가한 세계 최대의 군중대회가 개최되었다. 이것은 고도로 조직된 전시군중동원체제가 확립되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비하여 남(한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남(한국)의 전시동원체제가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1996년 9월 강원도 강릉 해안에서 북(조선)군의 잠수함이 좌초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강원도에서 예비군 동원령에 불응한 사람은 무려 4천여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모두 경찰에 고발되었다.

2003년 4월 3일 서울의 한 대학교 신문사가 군대복무에 관한 대학생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군대에 자발적으로 가겠다는 응답자는 8.3%, 자원모집을 한다면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79.4%였다. 군대에 아직 가지 않은 대학생에게 어떤 부대에 가기를 바라는가를 물었던 질문에 대해서 39.7%가 주한미군의 용병(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United States Army, KATUSA)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고, 27.2%는 방위산업체에 근무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청년기를 군대에서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 58.9%가 사회적 손실이라고 응답하였고, 10.4%는 병역비리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연합뉴스』 2003년 4월 3일자) 이 통계자료는 남(한국)의 청년층에 군대기피증이 만연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남북의 청년층은 군대에 대해서 정반대의 관점과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5) 전투준비태세

군대는 평소에 전투준비태세(combat readiness)를 철저하게 갖추고 있어야 전투에 임할 수 있으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북(조선)의 전투준비태세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기습공격전 준비태세

ㄱ. 포병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포병군단 2개, 포병여단 30개로 편성된 포병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군사강국이다. 포병부대의 무기는 1백20mm 자주혼성포, 1백52mm 자주평사포와 자주곡사포, 사거리 50km의 1백70mm 자주포, 발사관 12개 또는 22개를 장착한 사거리 45km의 2백40mm 자주방사포, 각종 견인포 등 대구경 장거리포 1만8천문이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정보참모부(J-2)가 2000년 상반기에 작성한 보고서는, 북(조선)에서 자체 개발한 1백70mm '곡산' 자주포와 2백40mm 방사포(다연장 로켓포, MLRS)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장거리포"라고 지적했다. (『월간중앙』 2000년 10월호) 북(조선)군의 자주포와 방사포는 경기도 수원까지 공격할 수 있다.

대구경 장거리포는 모두 견고하게 구축된 유개진지나 갱도진지에 배치되어 있어서 적군으로부터 대응포격을 받지 않도록 엄폐되어 있다. 갱도진지에 고정배치된 장거리포는 레일 위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포신을 3백60도 회전하면서 사격할 수 있는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한다. 대구경 장거리포는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군사기지에 시간당 50만발의 포탄을 집중적으로 퍼부을 수 있다. 대구경 장거리포의 탄두부에는 화학탄두, 생물학탄두가 장착될 수 있다.

주한미군이 전방에 구축해놓은 알파-브라보-찰리 3중 방어선은 하루에 적어도 2천만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북(조선)의 대구경 장거리포의 사정권 안에 들어있다. 의정부에 배치되어 있는 주한미군 주력부대인 미2사단 사령부(Camp Red Cloud)는 말할 것도 없고, 파주, 연천, 문산, 동두천, 포천 등지에 분산·배치되어 있는 주한미군 지상군의 군사기지 18개는 북(조선)의 집중포격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주력부대인 미2사단은 '팰러딘(Paladin)'이라고 부르는 자주곡사포와 컴퓨터화된 사격관제체계를 갖춘 방사포를 배치하고 있는데, 그것은 북(조선)군이 대구경 장거리포를 발사하자마자 포격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탐지체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북(조선)군의 포격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하여 북(조선)군의 포진지를 향해 대응포격을 가하려면 약 1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 시간이면 주한미군 기지들은 집중포화를 맞게 될 것이다.

이전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토머스 슈워츠(Thomas A. Schwartz)는 2000년 3월 7일에 열린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3월 15일에 열린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그리고 4월 5일에 중앙정보국 본부에서 있었던 중앙정보국 고위간부들과의 비밀회의에서 "북(조선)군이 남침을 개시한다면 주한미군은 세 시간 안에 궤멸되고 만다."는 내용을 보고하였다. (『월간 중앙』 2003년 4월호)

 

ㄴ. 고속기동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의 고속기동전은 전차군단(기갑군단), 기계화군단, 포병군단에 의해서 수행된다.

북(조선)군은 전차군단 1개, 전차여단 15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차군단은 전차여단 5개로 편성되어 있고, 전차여단은 전차대대 4개, 경전차대대 1개, 기계화보병대대 1개, 자주포병대대 2개로 편성되어 있다.

미군의 전차와 그것을 모방생산한 남(한국)군의 전차의 성능은 개활지에서 벌어지는 전차전을 상정하여 개발되었다. 남(한국)군이 추종하고 있는 미군의 전차전 전술도 역시 개활지 전차전을 상정하여 수립되었다.

1941년에 독일의 롬멜은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전차전으로 영국군을 궤멸시켰고, 사상 최대의 전차전으로 기록된 1943년의 러시아 쿨스크 전투에서 소련군은 독일군에게 승리하였고, 1944년에 미국의 패튼은 발지전투에서 전차전으로 승리하였으며, 1973년의 제4차 중동전에서 이집트군은 대전차미사일로 이스라엘 전차부대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는데, 그것은 모두 개활지에서 벌어진 전차전이었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쟁에서 미군이 벌인 전차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전차전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서방의 군사전략가들은 산과 언덕이 많은 지형에서 벌어지는 전차전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산악지대에서의 전차전 경험은, 유럽의 근대전쟁사에서 '전차전의 귀재'라고 불리는 독일의 호트가 지휘하였던 독일군 전차사단이 마지노방어선을 우회하여 산림지대를 고속으로 돌파하여 승리하였던 경험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조선)반도에서 벌어지는 전차전의 특징은, 개활지가 아니라 산과 언덕이 많은 지형에서 벌어지는 전차전이 될 것이라는 점, 쌍방 전투기들의 근접공중전으로 대지 공격기가 무력화된 조건에서 벌어지는 전차전이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기습공격작전에 의한 전차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조선)군은 산과 강이 많은 한(조선)반도의 지형에서 벌어지는 고속기동전에 적합한 전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천마호'라는 이름의 전차다. 이 전차는 가파른 경사지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고 수심 5.5m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뛰어난 기동력을 자랑한다.

북(조선)군의 주력전차 티(T)-62는 1백55mm 전차포를 장착하고 시간당 6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데 비하여, 주한미군의 주력전차 엠(M)1에이(A)1은 1백20mm 전차포를 장착하고 시간당 55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북(조선)군의 전차는 차체에 반응철갑을 덧붙여 장갑방어력을 종전의 2백40mm에서 7백mm 이상으로 크게 강화하였다. 남(한국)군에게는 신형 토우(TOW-II) 미사일을 제외하고 북(조선)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무기가 없다.

북(조선)군은 1975년부터 대전차 미사일을 자체로 생산하기 시작한 뒤로 거의 30년 동안 성능을 개량하여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으며, 해외에 수출도 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대전차 미사일은 독자적인 전차전 전술과 결합함으로써 미군과 남(한국)군의 전차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주한미군은 북(조선) 전차군단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에이에이취(AH)-64 아파치 공격헬기(Apache Attack Helicopter) 72대를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하였다. 그 공격헬기는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 16기로 무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자랑하는 그 공격헬기는 얼마 전 이라크전쟁에서 농민들이 발사한 소총의 집중사격에 맞아 격추되었다. 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는 북(조선)군이 1만5천기나 보유하고 있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화승'에 취약하다. 북(조선)군이 1994년 12월 17일 강원도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미군 정찰헬기 오에이취(OH)-58씨(C)를 격추한 지대공 미사일이 바로 '화승'이었다.

북(조선)군은 기계화군단 4개, 기계화여단 24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비하여, 남(한국)군의 기계화보병사단은 3개다.

북(조선)군의 기계화군단은 기계화보병여단 5개, 전차대대 1개로 편성되어 있다. 기계화보병여단은 전차대대(전차 31대) 1개, 기계화보병대대(장갑차 46대) 1개, 차량화보병대대 4개, 1백22mm 자주포대대(자주포 18문), 1백52mm 자주포대대(자주포 18문), 대공포대대(대공포 18문), 대전차대대(대전차미사일 탑재 장갑차 9대, 대전차포 12문), 기갑정찰중대(경전차 3대, 장갑차 7대, 모터싸이클 8대), 방사포중대(방사포 6문) 1개, 공병중대, 화학중대, 통신중대 각각 1개로 편성되어 있다.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은 북(조선) 기계화군단과 전차군단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에이(A)-10 대지 공격기를 배치하였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한(조선)반도 상공에서 수백대의 쌍방 전투기들이 뒤엉킨 근접공중전이 벌어지게 되므로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대지 공격기는 작전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될 것이다.

북(조선)군은 포병군단 2개, 포병여단 30개를 보유하고 있다. 포병군단은 방사포여단 6개, 자주포여단 6개로 편성되어 있다.

북(조선)군은 기계화군단 4개, 전차군단 1개, 포병군단 2개로 이루어진 7개의 최정예 고속기동군단을 공격축 선상에 배치하고 있다. 이 고속기동군단들은 진격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현재의 위치에서 고속으로 진격하며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방어선을 돌파하는 종심기동작전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기계화군단과 전차군단의 고속기동전에는 수호이(SU)-25 대지 공격기와 공격헬기가 가세하며, 수륙양용차량 6백대, 공기부양정 1백40척, 케이(K)-60 부교와 조립식 에스(S)형 부교 3천개가 동원된다. 이 부교들은 성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조선)군의 고속기동전과 종심기동작전은 견고한 물체에 쐐기를 박음으로써 그 물체를 파괴하는 이른바 '쐐기전법'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3월 13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에 출석한 주한미군사령관 리언 라포트(Leon J. LaPorte)는 북(조선)군 전투력의 70% 이상은 현재의 위치에서 명령만 떨어지면 즉각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평양 이남의 공격축선에 배치되어 있다고 지적하였다. 북(조선)군은 중무장 병력 70만명, 대구경 장거리포 8천문, 전차 2천대를 군사분계선에서 1백50km 안에 구축한 4천개 이상의 견고한 지하요새에 배치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주한미군은 최악의 기동성을 가진 군대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미국 해군 예비역 소장인 에릭 맥베든(Eric McVadon)은 2003년 4월 10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하여 "미국 국무부 관리들은 주한미군을 최악의 기동성을 가진 군대의 표본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하였다. (『연합뉴스』 2003년 4월 10일자)

북(조선)군이 대규모 고속기동전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만일 미국이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을 하려면 대규모의 중무장한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에게 있어서 대규모 지상군의 투입은,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함으로써 인명손실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는 전쟁은 회피한다.

 

ㄷ. 갱도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세계 최강의 갱도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갱도전 능력은 일찍이 베트남전쟁에서 입증된 바 있다. 만일 북(조선)군이 갱도전 전문가 1백여명을 베트남전쟁에 파견하여 갱도전 구축사업을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총길이 2백50km의 구치갱도는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북(조선)군의 기본전투단위는 중대다. 북(조선)군은 중대 단위로 갱도화된 진지를 구축하였으며, 중대가 독자적으로 갱도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갱도진지의 출입통로는 미군의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공격에 대비하여 직선이 아니라 꼬불꼬불하게 되어 있으며, 완전 밀폐식 출입문과 제독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병력이 대피할 수 있는 밀폐식 공간도 설치되어 있다.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갱도전 교리에 따라서 구축된 장거리 갱도에서는 시간당 병력 1만5천명이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장거리 갱도는 약 20개가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한 시간에 병력 30만명이 갱도로 이동하여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군사기지를 후방에서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ㄹ. 특수전 준비태세

북(조선)은 세계에서 최대, 최강의 특수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군사강국이다. 북(조선)군은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군사기지를 기습공격하여 파괴하기 위한 12만명 이상의 고도로 훈련된 특수전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은 경보병여단, 저격여단, 공군저격여단, 해상저격여단, 항공육전여단 등 특수전 여단 25개를 보유하고 있다.

2003년 3월 13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주한미군사령관 리언 라포트는 북(조선)은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공군기지와 레이더시설을 공격할 능력을 갖춘 특수전 병력 12만2천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하여 남(한국)군의 특수전 병력은 4만명인데, 특수여단 7개, 독립보병여단 2개, 대침투여단 3개로 편성되어 있다.

북(조선)군은 해상과 공중으로 특수전 병력 2만명을 한꺼번에 이동·침투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은 고속상륙정 1백30척, 공기부양정 1백40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에서 자체생산하고 있는 공기부양정은 1개 소대 병력을 싣고 시속 90km의 고속으로 돌진할 수 있으며, 갯벌도 고속으로 돌파할 수 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조선)군이 보유한 에이엔(AN)-2기가 1948년도에 생산된 '골동품'이라고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에이엔(AN)-2기는 레이더 사각지대가 형성되어 있는 한(조선)반도의 동부 산악지형에서 전술적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그 비행기는 특수전 병력 10명을 싣고 시속 1백60km의 속도로 한(조선)반도 동부의 산악지대를 초저공으로 비행하면서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방공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다. 북(조선)군은 에이엔(AN)-2기를 자체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미 3백대를 배치하였다. 북(조선)군은 특수전 병력 5-20명을 싣고 초저공으로 침투비행을 할 수 있는 활공기(hang glider)와 열기구도 다수 배치하였다.

북(조선)군은 산악전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산악자전거를 타고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특수전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산악침투 기습공격에 위력적인 자전거 특수전 부대를 보유한 나라는 북(조선)과 스위스다.

이처럼 북(조선)군이 세계 최강의 특수전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산악지대가 넓은 한(조선)반도의 자연지리적 조건에 맞게 정규전과 유격전을 배합하는 군사전략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격전은 기동작전을 중심으로 하여 교란, 유인, 위장, 매복, 기만, 기습, 양동, 저격 등의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특수전이다. 북(조선)군의 유격전 배합전략은 항일무장투쟁의 전투경험을 계승·발전시킨 전략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유격전의 경험은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에 맞서 싸운 북베트남군 및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유격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에 맞서 싸운 무자헤딘의 유격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강의 전투력으로 무장한 미군은 1961년에 베트남전쟁에 개입한 뒤부터 12년 동안 전비 1천6백억달러를 쏟아 부으면서 연병력 3백만명, 최대병력 55만명을 들이밀었으나 북베트남군과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유격전술에 밀려 5만8천명의 병력을 잃고 결국 패퇴하고 말았다. 역시 최강의 전투력으로 무장한 소련군은 1980년부터 10년 동안 5백억 달러의 전비를 쏟아 부었으면서도 무자헤딘의 유격전술과 산악지대의 자연지리적 환경을 당해내지 못하여 항공기, 전차, 장갑차 수백 대와 병력 5만 명을 잃고 결국 패퇴하고 말았다.

북(조선)군의 특수전 수행범위는 한(조선)반도를 넘어서서 주일미군기지들에게까지 확장된다. 일본 방위청은 북(조선)의 특수전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태평양군사령관 데니스 블레어는 2001년 3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조선)군은 주한미군기지는 물론 오키나와와 괌에 있는 미군기지들을 공격하는 특수전도 벌일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중앙일보』 2001년 3월 20일자)

북(조선)군의 특수전 능력은 어느 수준에 도달하여 있을까? 1996년 9월 강릉 해안에서 북(조선)군의 잠수함이 좌초된 사건은 북(조선)군의 특수전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당시 잠수함을 타고 남(한국)에 정찰활동을 나갔던 북(조선)군 2명은 남(한국)군의 수 개 사단병력과 예비군 병력의 포위망을 뚫고 북쪽으로 퇴각하면서 수색작전에 나선 남(한국)군과 간헐적으로 전투를 벌였다. 무려 50일 동안 계속된 전투에서 남(한국)군은 대령을 포함하여 11명이나 사망하였고, 작전실패의 책임을 지고 국방장관과 군부의 수뇌인사들이 사임하였다. 끝까지 저항하였던 2명의 북(조선)군은 소총과 수류탄으로 경무장한 정찰병이었는데, 만일 그들이 특수전 병력이었다면 남(한국)군의 피해는 훨씬 더 컸을 것이다.

 

(2) 대량파괴전 준비태세

ㄱ. 미사일전 준비태세

북(조선)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더불어 핵무장에 성공한 세계 9대 군사강국이다. 북(조선)의 핵무기 보유사실에 관해서는 이전에 내가 발표한 논문들에서 여러 차례 논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재론하지 않는다. 북(조선)군은 핵무기의 소형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중거리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 이것은 적대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전략적 타격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 국방부에서 전쟁계획수립을 담당한 관리들이 북(조선)군의 핵공격을 전제로 한 컴퓨터 모의전쟁연습을 실시하고, 당시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가 북(조선)군의 핵공격에 대응하여 핵무기를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하였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1994년 5월이었다. 그때 페리는 북(조선)이 2000년까지 1백기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것으로 우려하였다. (『워싱턴 포스트』 1995년 4월 13일자) 이것은 미국이 적어도 10년 전에 북(조선)군이 핵무장을 하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북(조선)군이 1백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재일동포 군사평론가 김명철 박사의 최근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북(조선)군의 미사일 생산능력은 연간 1백기 이상이다. 그러한 생산능력으로 지난 1980년대말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 미사일을 생산하였다면, 현재 북(조선)군은 각종 미사일 1천기 정도를 실전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북(조선)군이 실전배치한 1천기 정도의 미사일 가운데 약 1백기는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미사일이고, 나머지 약 9백기는 전술미사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03년 1월 7일 일본의 『지지통신』은, 일본 방위청이 입수한 정보에 의거하여 북(조선)군이 보유한 미사일의 타격정밀도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조선)군의 모든 미사일저장소와 발사대는 미군의 공중타격이 미치지 않는 지하요새에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자료에 따르면, 북(조선)군은 1990년을 전후하여 미사일 지하발사기지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지하발사기지에 보관하고 있는 미사일들은 모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중거리미사일들로 추정된다. 수직갱 방식으로 건설한 지하발사기지에는 자동개폐식 방호벽이 거대한 뚜껑처럼 여닫히게 되어 있으며,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지하발사기지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본다면, 북(조선)군의 대량보복능력은 곧 미사일전력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 국방부 부장관 폴 월포위츠(Paul D. Wolfowitz)는 2001년 7월 12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증언하면서, 지금 주한미군은 북(조선)군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북(조선)군이 한 차례 미사일로 공격하는 경우, 사상자가 수만명 또는 수십만명이 발생할 것이며, 수많은 미군 공군기지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많은 함정들이 격침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연합뉴스』 2001년 7월 13일자)

북(조선)군이 발사한 지대지 미사일을 미군이 요격미사일로 파괴한다는 시나리오가 있다. 그러나 성능을 개량했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북(조선)군이 발사한 지대지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성능을 개량했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이라크 전쟁에서 엉뚱하게도 미국 공군의 에프(F)-16, 미국 해군의 에프/에이(F/A)-18 호넷, 영국 공군의 토네이도 쥐알(GR)4를 격추하였다.

다른 한편, 남(한국)군의 미사일전력은 어떠할까? 남(한국)군의 미사일전력은 미국의 통제에 묶여 발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매우 낙후되어 있다. 남(한국)군이 1965년에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아 배치한 사거리 1백80km의 나이키 전술미사일은 지금 거의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그 미사일을 폐기했으나, 남(한국)군은 10여개 미사일기지에 나이키 미사일 수백기를 배치하고 있다. 전쟁박물관에 보관해야 할 미사일을 미사일기지에 버젓이 배치하고 있는 군대는 이 세상에서 남(한국)군밖에 없을 것이다.

1998년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나이키 미사일 가운데 실제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은 8%에 지나지 않았다. 그 이후 5년이나 지난 현재 발사할 수 있는 비율은 8% 이하로 추락했을 것이다. 1998년 12월에 미사일 오발사고가 일어나고, 1999년 10월에 미사일 공중폭발사고가 일어나자, 미사일전력에 관한 한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다시피 한 남(한국)군은 2000년부터는 해마다 한차례씩 실시해오던 나이키 미사일 발사훈련마저 아예 중단하고 말았다. (『연합뉴스』 2001년 12월 19일자)

 

ㄴ. 화생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화생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군사강국이다. 북(조선)군은 각 군단에 화학중대를 편성하였고, 연대에 화학소대를 편성하였다. 1994년 5월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위기가 심화되었을 때,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페리는 미군이 북(조선)군으로부터 화학무기로 공격을 받았을 때 핵무기로 보복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미국이 북(조선)의 화학전 능력을 우려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워싱턴의 연구기관인 국방정보센터(CDI)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북(조선)군은 신경성, 질식성, 구토성, 수포성, 최루성, 혈액성 등 10여종의 화학무기를 5천t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성조지』 1999년 11월 2일자 기사에 따르면, 북(조선)군은 지난 30년 동안 생물학무기를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하였으며 실제로 탄저균 등에 대한 실험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북(조선)은 미군의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공격에 대비하여 1992년부터 군인은 물론 인민들에게도 방독면을 보급하고 화생전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남(한국)군이 화생방방호사령부를 창설한 때는 2002년 2월 1일이었다.

 

(3) 방어전 준비태세

ㄱ. 군사기지의 지하요새화

북(조선)은 1960년대부터 전국요새화 군사노선을 추진하여 왔으며, 특히 1995년부터 1999년의 기간 동안에 기존의 지하군사기지를 보강하기 위한 국방사업을 진행하여 전국요새화 작업을 높은 수준에서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미군이 지하요새를 파괴하기 위한 신형 폭탄을 개발한 것에 대응하여 취해진 조치로 보인다.

1998년 12월 8일 남(한국) 국방부의 북한정보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조선)에는 주요한 군사관련 지하시설이 8천2백36개소가 구축되어 있으며, 총길이는 5백47km로 세계 최대 규모다. 평양시 지하에는 거대한 지하광장과 같은 지하요새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요새들에는 전시에 사용할 식량 1백20만t, 유류 1백46만t, 탄약 1백67만t이 비축되어 있다.

이전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스카시(Robert W. Riscassi)는, 북(조선)군의 지하요새는 대단히 깊고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어서 미군의 폭탄으로는 파괴하기 어렵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붕』 1999년 9월 8일자) 지하요새는 화강암으로 된 산악지대에 구축되어 있으며, 모든 입구가 북쪽으로 나있어서 미군이 미사일, 공중폭격, 장거리 포격으로 파괴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현재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지하요새 파괴용 폭탄은, 1997년에 실전배치된 열화우라늄탄인 비(B)-61 모드(Mod) 11인데, 알래스카주 폭격실험장 상공 12km에서 투하하였더니 지하 6m밖에 파괴하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2년 3월 17일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사용했던 지하요새 파괴용 폭탄(bunker-buster)인 쥐비유(GBU)-28 레이저 유도 폭탄은 지하관통력이 30m인데, 북(조선)군의 지하요새는 80m 이하의 깊은 땅속에 있다.

북(조선)군은 미군 폭격기들이 대형정밀유도폭탄인 쥐비유(GBU)-28/37, 또는 비엘유(BLU)-113으로 지하요새를 폭격할 것에 대비하여 고열을 방출하는 가짜 지하시설을 많이 만들어놓았다.

미군이 가장 중시하는 전쟁능력은 적군의 저항의지와 능력을 분쇄하기 위한 전략폭격(strategic bombing)인데, 북(조선)군의 견고한 지하요새들은 미군의 전략폭격을 무력화시킨다. 또한 북(조선)군의 지하요새는 미군의 첨단정찰을 무력화시키는 공중정찰의 사각지대다.

2003년 3월 29일 이라크 침략전쟁을 지휘하고 있었던 미군중부사령부는 미군이 자랑하는 첨단무기인 비쥐엠(BGM)-109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omahawk Cruise Missile) 발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 까닭은 홍해에서 이라크를 향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하다가 갑자기 항로를 잃어버리고 비행도중에 추락하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타격정밀도를 자랑하는 미군의 첨단무기 성능은 대체로 이러한 허점을 안고 있는 것들이다. 미군의 정밀유도무기는 북(조선)군의 지하요새를 파괴하기 힘들다.

 

ㄴ. 영공방어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의 항공전단사령부 예하에는 지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미사일연대가 배치되어 있다. 북(조선)군은 저고도 항공기를 격추하는 지대공 미사일들인 에스에이(SA)-2와 에스에이(SA)-3, 그리고 고고도 및 장거리 요격을 위한 사거리 2백50km 이상의 지대공 미사일인 에스에이(SA)-5를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고고도 및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한(조선)반도 중부지역을 비행하는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다.

북(조선)군은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으로부터 노획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연구하여 자체로 '화승'이라는 이름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생산하였으며 1980년대 말부터 실전배치하였다. '화승'은 사거리 5km의 에스에이(SA)-7, 그리고 사거리 10km의 에스에이(SA)-16이다. 북(조선)군이 보유하고 있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1만5천기는 미군과 남(한국)군의 저고도 작전기에 대한 치명적 위협이다.

북(조선)군은 대공포 1만2천5백문을 보유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짜여진 방공망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남(한국)군의 대공포여단은 3개다. 북(조선)군은 37mm 쌍신 자주대공포, 23mm 자주대공포를 비롯하여 57mm, 85mm, 100mm 고사포를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대공포들은 전자장비가 아니라 수동으로 가동되므로 미군의 전자교란작전에도 끄덕 없이 화망을 구성할 수 있다.

 

ㄷ. 해안방어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길고 복잡하게 이어진 해안을 방어하기 위하여 수많은 해안진지에 해안포를 배치하였다. 해안방어 미사일기지 6개소에는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되어 있다. 해안방어 미사일기지에는 사거리 95km의 지대함 미사일은 물론, 동해의 수평선 너머에 배치된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백60km의 지대함 순항미사일도 배치되어 있다. 북(조선)군의 해안방어 미사일은 서해에서는 인천항, 동해에서는 속초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그런데 미국 해군이 자랑하는 요격미사일을 배치한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 이지스함은, 북(조선)군의 지대함 미사일의 사정권 안의 거리, 다시 말해서 해안으로부터 20-50km의 거리에까지 접근하여야 저고도 함대공 요격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4) 해상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서해함대사령부와 동해함대사령부를 배치하고 있다. 서해함대사령부는 6개 전대로 편성되어 있으며 각종 군함 3백20척을 보유하고 있다. 동해함대사령부는 10개 전대로 편성되어 있으며 각종 군함 4백60척을 보유하고 있다. 해군 병력은 모두 4만6천명이다.

북(조선)군은 미군의 공중타격으로부터 군함을 보호하기 위하여 길이 2백-9백m, 높이 14-22m의 해안지하요새 20개소를 구축하였는데, 거기에는 군함 2백척이 들어갈 수 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조선)군의 해군력을 열세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면적인 평가다. 북(조선)군의 수상전투함은 한(조선)반도의 근해에서 활동하기 적합하게 개발되어 기동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소형화, 고속화된 함정이다. 북(조선)군의 소형고속함정은 장거리 해상작전에는 참가할 수 없지만, 사거리 46km의 함대함 미사일, 또는 발사관 22개짜리 방사포를 탑재하고 연안방어와 기습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

미국 해군은 함포전을 벌어야 했던 지난 시기 해상전의 요구에 맞게 대형 수상전투함으로 편성되어 있지만, 연안방어와 기습공격에는 몇 척의 대형 수상전투함을 동원하는 것보다 많은 소형고속함정을 동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수상전투함은 대형화되어야 높은 파도에도 견디는 내파능력(耐波能力)을 가질 수 있다고 하면서 수상전투함의 내파능력이 해상작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장거리, 장기간의 해상작전에서는 내파능력이 중요하겠지만, 기습공격작전에서는 그리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는다.

북(조선) 해군이 맞서 싸워야 하는 최대의 적은, 전시에 동해에 배치된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전단이다. 미국의 군사전략가들은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전단을 이른바 '무적함대'라고 부르며 자랑하고 있지만, 미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전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옛 소련군은 폭격기와 순양함에서 수백기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미군 항공모함으로 발사하여 격침시키는 전술을 연구하였고, 러시아군은 항공모함 전단을 격파할 수 있는 '전갈'이라는 이름의 고속미사일정을 2000년부터 건조하기 시작하였다. (『연합뉴스』 2000년 8월 17일자) 중국인민해방군도 대만을 침공할 때 미군 제7함대와 교전할 것을 예상하여 항공모함을 격침하는 전술을 연구하였다. 북(조선)군도 당연히 미군 항공모함 격침전술을 연구하였을 것이다. 확인이 불가능한 사건으로 처리되었지만, 2003년 4월 1일 서해에서 북(조선)군의 고속미사일정이 사거리 약 60km의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을 하였던 것(『도쿄신붕』 2003년 4월 5일자)은, 미군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하기 위한 전술훈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미군 항공모함이 집중적인 미사일 공격, 소형함정의 전자전, 잠수함 공격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0년 2월 3일자) 부시 정부의 군사전략가들은 미군 항공모함이 작전해역 연안의 해안포, 공대함 정밀유도폭탄,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항공모함 전단을 개편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01년 5월 22일자)

만일 병력 6천명과 함재기 70대를 싣고 움직이는 45억달러(5조4천억원)짜리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격침한다면, 전세가 바꿔질 수 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함과 핵잠수함의 대공방어체계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대함 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대공방어망을 뚫는 전술이 가능하다. 미군 항공모함은 이지스함 6척을 대동하는데, 이지스함에 설치된 고성능 위상배열 레이더(AN/SPY-1)는 동시에 1백개의 표적을 탐지할 수 있고, 이지스함 1척이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은 대략 20기가 된다. 따라서 미군 항공모함 전단의 이지스 요격체제는 최대 6백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고, 최대 1백20기의 요격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전에서 요격미사일의 명중율을 50%라고 인정하고, 더욱이 요격미사일이 교전 중에 공중에 떠다니는 수많은 파편들과 충돌하는 경우를 감안한다면, 항공모함 전단을 호위하는 이지스함 6척이 한꺼번에 발사하여 명중시킬 수 있는 요격미사일은 약 55기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지스함에 설치된 위상배열 레이더는 이지스 대공방어체계가 최초의 일제사격으로 공중에서 파괴하지 못한 나머지 표적들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두 번째의 일제사격을 가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북(조선)군이 미군 항공모함을 향해서 60기 이상의 각종 대함 미사일과 다연장 로켓포(방사포)를 동시에 발사하면서 집중공격하면 이지스 대공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조선)군은 1968년부터 오사(OSA)급, 코마(KOMAR)급 고속미사일정을 보유하였고, 1981년부터는 소주급, 소흥급 고속미사일정을 자체로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북(조선)군은 사거리 46km의 함대함 미사일을 4기씩 장착한 고속미사일정이나 발사관이 22개가 달린 방사포를 탑재한 고속미사일정을 약 50척 이상 보유하고 있다. 미사일이 없는 고속정은 약 3백척, 어뢰정은 약 2백척, 초계정은 약 1백70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이 해안진지의 지대함 미사일, 고속미사일정의 함대함 미사일, 고속정의 22발 방사포, 그리고 잠수함과 어뢰정을 총동원하여 마치 벌떼가 공격하듯이 집중공격하면 미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2000년 10월 17일 새벽 동해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던 제7함대의 항공모함 키티호크호는, 러시아군의 정찰기 2대와 전투기 2대가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기습적으로 접근하여 항공모함 사령탑 60m 위를 초저공으로 날아가는 치명적인 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 기습비행에 놀란 키티호크호가 요격기를 부랴부랴 발진시킨 시각은, 러시아군의 정찰기와 전투기들이 이미 3백km 밖으로 사라진 40분 뒤였다. (『워싱턴 타임스』 2000년 12월 7일자, 『연합뉴스』 2000년 11월 15일자) 이른바 '무적함대'라고 큰소리를 치는 미군 항공모함 전단에게는 그런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북(조선) 해군은 잠수함 35척과 잠수정 65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잠수함과 잠수정들은 미군 군함을 어뢰로 공격할 수 있으며, 기뢰를 부설하여 항구를 봉쇄함으로써 미군 군함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북(조선)은 주요항구 9개 가운데 90%를 봉쇄할 수 있는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의 잠수함은 소형잠수함이지만,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을 기습공격하기 위한 사거리 8km의 방사포와 사거리 70km의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5) 공중전 준비태세

북(조선)군은 3개의 항공전단사령부를 배치하고 있다. 각 항공전단사령부 예하에는 전투기 연대, 폭격기 연대, 에이엔(AN)-2기 연대, 공격헬기 연대, 미사일 연대, 레이더 연대들이 편성되어 있다. 이것은 항공전단별로 독립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편성한 것이다. 북(조선)은 제트기지, 비제트기지, 비상활주로 등 공군기지 70개소를 배치하고 있다.

전시에 미군이 전자교란작전으로 항공관제체계를 마비시킬 것에 대비하여 북(조선)의 공군기지는 지하요새화되어 있고, 모든 작전기들은 공군기지 30개소에 분산·배치되어 있으며 지하격납고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 화강암으로 된 산악지대에 배치한 전투기 격납고에는 보통 전투기 15대가 들어간다. 지상활주로로 연결된 지하격납고의 출입구는 여러 개가 있어서 미군의 폭격으로 어느 한 출입구가 파괴되어도 다른 출입구를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지상활주로 인근에는 미군의 폭격을 유도하는 모형 전투기와 모형 전차를 배치하였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조선)군이 보유한 전투기들이 항공전자장비가 노후한 구식 전투기라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고 있으나, 그것은 일면적인 평가다. 40년 전에 개발된 전투기라고 해서 무조건 쓸모 없는 고철덩어리라고 과소평가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이를테면, 미군은 1962년에 생산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비(B)-52를 40년이 지난 지금도 전폭기의 주력기종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미군이 자랑하는 전략정찰기 유(U)-2는 1955년에 개발된 것이다. 물론 그 동안 항공전자장비를 개량하였지만, 무기의 개발연도만을 따진다면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들도 40년이 넘은 구식 무기들로 분류된다. 남(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의 33%, 지원기의 55%, 특수기의 38%도 수명주기에 임박한 낡은 작전기들이다. (『연합뉴스』 2001년 9월 11일자)

무기의 개발연도를 기준으로 하여 구식 무기냐 신형 무기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며, 무기가 어떤 전투조건에서 어떤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를 따져보아야 한다.

북(조선)의 공군력은 전투기 7백70대, 폭격기 80대, 지원기 7백대, 헬기 2백90대를 포함하여 총 1천6백40대의 작전기와 8만4천명의 병력으로 편성되어 있다.

주한미군 공군은 병력 9천명을 2개의 전투비행단으로 편성된 제7공군이다. 제7공군은 에프(F)-16 전투기 60대로 구성된 전투비행대대 3개, 에이(A)-10 대지 공격기 12대, 오에이(OA)-10 정찰공격기 12대로 구성된 전투비행대대 1개, 엠에이취(MH)-53케이(K) 헬기와 유(U)-2 정찰기 1대로 구성된 특수작전대대 1개로 편성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남(한국) 공군은 각종 작전기 4백80대로 편성되어 있다.

황해남도 태탄과 봉천의 공군기지, 황해북도 황주와 곡산의 공군기지, 강원도 세포의 공군기지들에는 북(조선)군의 작전기들이 배치되어 있다. 개성 서북쪽에 있는 봉천 공군기지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전시에 북(조선)군의 작전기들은 남(한국)군이 설치해놓은 방공레이더망과 방공포망의 사각지대를 통과하는 저공기습작전을 벌이면서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항공기지들을 공격할 것이다.

전시에 북(조선)군의 작전기들이 발진하면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작전기들도 발진하여야 한다. 지상의 항공기지에 노출되어 있는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작전기들은 북(조선)군의 공중폭격, 미사일공격, 장거리포격으로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조선)군은 공격명령이 떨어지면 지대지 미사일과 대구경 장거리포를 집중발사하여 남(한국)에 있는 비행장 8개를 모조리 파괴할 것이므로, 일단 이륙한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작전기가 내려앉을 비행장은 없게 된다. 전시에 한(조선)반도의 상공은 쌍방이 발진시킨 각종 작전기로 뒤덮이게 된다.

북(조선)군의 전투기는, 항공전자장비가 노후하여 전천후 항공작전을 수행할 수 없지만, 그 대신 전투종심이 매우 짧은 한(조선)반도의 상공에 출격하자마자 곧 서로 뒤엉키게 되어 있는 대규모 근접공중전에서 성능을 발휘하는 전투기들이다.

만일 북(조선)군의 미그-21기가 황해남도의 봉천 공군기지에서 발진하고 그와 동시에 주한미군의 에프(F)-15기가 경기도의 오산 공군기지에서 발진한다면, 그 전투기들은 불과 5분 안에 한(조선)반도의 비좁은 상공에서 공중전(dogfight)에 돌입하게 된다. 그런데 시속 5백km의 속도로 돌진해오는 북(조선)군의 전투기를 주한미군과 남(한국)군의 요격기가 상대하려면 지상관제 레이더에서 전투기의 항적을 포착한 순간부터 최소 5분 정도의 관제시간이 요구된다. 이것은 한(조선)반도 상공에서는 개전 5분만에 대규모 근접공중전이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조선)반도의 상공에서 쌍방의 수많은 전투기들이 뒤엉켜 공중전을 벌이게 되면, 지상에서 적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도 힘들게 된다. 왜냐하면 아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이 아군기를 격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쌍방의 수많은 전투기들이 근접공중전을 벌이게 되면, 기체에 장착된 고성능 항공전자장비와 공대공 미사일은 무용지물이 된다. 전투기의 항공전자장비와 공대공 미사일은 최단사거리 이상 떨어진 공간에서 움직이는 대상물을 포착하거나 파괴하도록 제작된 것들이다.

이를테면, 미군의 주력기종인 에프(F)-15이(E)에 장착되어 있는 항공레이더는 큰 목표물을 1백80km 밖에서, 작은 목표물은 90km 밖에서 판별하는 장거리 판별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적외선 열추적 공대공 미사일인 싸이드와이더(Sidewinder)의 사거리는 16km, 암람(AMRAAM)의 사거리는 50km, 스패로우(Sparrow)의 사거리는 55km다.

그러나 동서의 길이가 약 1백25km, 남북의 길이가 약 1백km밖에 되지 않는 한(조선)반도의 상공에서 미군 작전기의 항공전자방비와 공대공 미사일은 무용지물이 된다. 북(조선)군의 전투기가 재빨리 최단거리 안으로 들어와 버리면 미군 작전기의 항공전자장비와 공대공 미사일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적아의 작전기들이 비좁은 공간에서 뒤섞여 비행하면, 적외선 열추적 공대공 미사일은 아군기도 격추시킬 수 있는 위험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럴 경우에는 전투기 조종사가 육안으로 적기를 식별하고 30mm 기관포(미그-19기), 23mm 기관포(미그-21기), 20mm 발칸포(에프[F]-14기)를 사용하여 근접공중전을 벌여야 한다.

북(조선)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는 미군과 남(한국)군의 전투기에 장착된 공대공 미사일의 최단사거리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공격하는 공중기동술을 끊임없이 훈련해오고 있다.

미군이 보유한 전투기들은 먼 거리에 비행하는 적기를 고성능 항공레이더로 먼저 발견하고 공대공 미사일로 공격하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무거운 항공전자장비와 사거리가 긴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어서 기체가 크고 무거우므로 상승력과 회전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좁은 공간에서 날렵하게 비행하기 힘들다.

이를테면, 미그-21기는 에프(F)-14기에 비해 3.3배 가볍고, 에프(F)-15이(E)기에 비해 3.6배 가볍다. 기체의 길이도 크게 차이가 나는데, 미그-21기는 16.6m인데 비하여, 에프(F)-14기는 19.10m, 에프(F)-15이(E)기는 19.43m다. 미그-21기의 상승한도는 18km인데, 비하여 에프(F)-5에이(A)의 상승한도는 15.8km, 에프(F)-16의 상승한도는 15.2km다.

복잡한 항공전자장비가 없어 기체가 가볍고 날렵한 북(조선)의 전투기들은 비행회전각이 예리하고 기동성이 뛰어나 적아의 각종 작전기 수백대가 한꺼번에 뒤엉킨 비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매복전과 기습전에 매우 유리하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기들이 북베트남을 폭격하기 위하여 비행하던 중에 북베트남군의 전투기와 예상밖에 조우하여 공중전을 벌여야 했을 때, 기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싣고 가던 폭탄과 연료탱크를 내버려야 하였다. 미군의 주력기종인 에프(F)-15이(E)기는 북(조선)군의 지하요새를 파괴하기 위한 2천2백50kg짜리 대형정밀유도폭탄인 비엘유(BLU)-113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기종인데, 그렇게 무거운 폭탄을 싣고 비행하는 경우 북(조선)군의 전투기에 의해서 격추될 위험이 매우 많다. 미군 전폭기들은 무거운 지상공격용 폭탄을 싣고 비행하다가 북(조선)군의 전투기가 접근하면 폭탄을 내버리고 공중전에 돌입해야 한다.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여 미군은 공중요격에 사용할 기종으로 개발한 에프(F)-15씨(C)를 보유하고 있다.

북(조선)군이 주력기종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그-21기는 1965년말 베트남전쟁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미그-21기는 수평선회력이 뛰어나고 고공상승력이 분당 1만7백m 이상으로 매우 강해서 최고 성능의 요격능력을 가지고 있다. 급속한 수평선회와 급속한 고공상승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미그-21기는 근접공중전을 위해 제작된 우수한 요격기다.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면 북(조선)이 미그-21기를 주력기종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유, 1999년에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미그-21기를 40대 사들인 이유를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나라들은 제트엔진의 추력과 공대공 미사일의 정밀유도력을 강화하는 문제에 관심을 집중했던 까닭에 선회력과 상승력의 전술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외면하였다. 그러한 편향에서 벗어나게 된 충격적 계기는 베트남전쟁이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북베트남의 미그-17기가 자기의 전투기보다 10년이나 뒤떨어진 '고물 전투기'라고 과소평가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군의 최신 전투기는 그 '고물 전투기'와 벌인 근접공중전에서 수없이 격추되었다.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처음에 '고물 전투기'라고 과소평가했던 미그-17기를 나중에는 '베트남전쟁의 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근접공중전은 복잡하고 예민하고 무거운 항공전자장비의 성능에 의해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 조종사가 경험, 훈련, 판단력에 의하여 공중기동술과 기총사격술을 어떻게 발휘하는가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 적기보다 높은 고도를 점유하는 공중기동술, 적기의 후방에 접근하여 하강하며 기관포로 공격하는 기총사격술은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된다.

북(조선)군의 조종사들은 근접공중전에서 요구되는 대담하고 강인한 공중기동술과 기총사격술을 집중적으로 훈련하였다. 북(조선)군의 근접공중전 능력은 지난 시기 해외에서 벌어진 미군과의 공중전에서 입증되었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북(조선)군 전투기 조종사 2백여명은 미그기를 몰고 하노이 상공을 방어하는 공중전에 참가하여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들을 기습전술과 매복전술로 격추하였다. 북(조선)군은 1966년 제3차 중동전이 일어났을 때 시리아에 전투기 조종사 25명을 파견하였으며, 1973년 제4차 중동전이 일어났을 때는 이집트와 시리아에 전투기 조종사 30여명을 파견하였다. 1976년에도 시리아에 전투기 조종사 40여명을 파견하였다. (『조선신보』 2000년 4월 3일자)

베트남전쟁에 참전하였던 북(조선)군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미그-21기를 조종하여 저공비행으로 미군기의 후방에 고속으로 돌진하여 미그-21기의 뛰어난 상승력을 이용하여 고속으로 상승하면서 미군기의 후방에 기습적으로 기관포 사격을 퍼부어 격추하고 신속한 회피기동으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큰 소리를 쳤던 미군은 북(조선)군과의 근접공중전에서 타격을 입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수많은 전투기들이 격추된 뒤에야 자기들의 공중전 전술이 잘못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이라크 공군은 전투기 한 대도 발진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미군은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우세한 공중화력에 크게 의존하여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조선)반도의 전쟁에서는 공중화력에 대한 미군의 의존도가 크게 감소될 것이다.

 

(6) 전자전 준비태세  

미군은 전자전(electronic warfare) 능력에서 다른 나라의 군대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앞서있지만, 북(조선)군도 1970년대부터 30년 동안 전자전 기술을 도입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하였다. 한국국방연구원 방산기술연구실장이 1995년에 발표한 논문 '북한의 군사기술과 군수산업'에 따르면, 북(조선)군은 "매우 우수한 전자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연합뉴스』 1995년 9월 23일자)

북(조선)군은 미군의 열추적 장치, 전자감응장치를 피할 수 있는 각종 교란장치와 엄폐장치를 개발하였다.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미군이 처음으로 사용한 '전자폭탄(e-bomb)'이 이라크군의 전자장비를 마비시켰다고 하는데, 북(조선)군은 미군의 전자교란작전에 맞설 수 있는 독자적인 비전자식 통신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조선)군은 사이버공격전술을 이용한 정보전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북(조선)군은 1년에 약 1백명씩 전문해커를 양성하고 있으며 해킹수준은 미국 중앙정보국 수준이라고 한다. 북(조선)군은 미군의 지휘통신망을 교란하기 위한 바이러스 해커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2003년 4월 3일자 보도 참조)

북(조선)의 군사력에 관하여 정리한 위의 내용은 북(조선)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였는가를 말해준다. 북(조선)은 미국의 선제핵공격 위협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는 나라가 아니며, 미국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사강국이다.

1991년에 미국 국방부가 실시한 한(조선)반도 전쟁 모의실험(simulation)에서 북(조선)군은 핵무기를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이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뉴스위크』 1993년 11월 29일자)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의 2003년 1월 24일자 평양발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제230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미제침략자들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안겨줄 준비가 되어 있는 영웅적 인민군대가 있으므로 우리는 어떤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5. 미군의 패전경험이 말해주는 것

 

군사력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한다. 전쟁문제를 논할 때 군사력에 대한 평가를 중시하는 것은 군사력이 전쟁승패의 결정요인이기 때문이다. 북(조선)과 미국의 전면전을 논할 때에도 당연히 북(조선)의 군사력에 대한 평가가 중시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조선)의 군사력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과소평가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북(조선)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한 경우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미국 정부와 남(한국) 정부가 자기들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서 북(조선)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한 경우와 서방의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평화주의적 관점에서 과소평가한 경우다.

북(조선)의 군사력에 대한 과소평가는 북(조선)의 군사력이 수적으로는 우세하지만 질적으로는 열세라는 점을 과장하면서 결국 북(조선)의 군사력은 전반적인 열세라는 결론을 이끌어 내곤 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군사력의 열세라는 개념은 무기성능의 열세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조선)의 군사력을 평가하는 방법은 컴퓨터 모의전쟁연습(war game)을 하는 것이다. 2002년말 미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기 직전에 미군 합동참모본부는 컴퓨터 모의전쟁연습을 약 40번이나 실시하여 작전계획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군이 자랑하는 컴퓨터 전쟁연습은 언제나 무기성능을 위주로 하여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북(조선)군의 무기성능이 미군과 남(한국)군의 무기성능에 비하여 열세라는 사실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대한 요인은 되지 못한다. 전쟁에서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가진 쪽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법칙은 없다. 무기성능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미국의 전쟁사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미군이 우수한 성능의 무기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전쟁은 걸프전쟁, 유고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이다. 반면에 미군이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가지고서도 이기지 못한 전쟁은 한국(조선)전쟁과 베트남전쟁이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모든 전쟁이 반드시 무기성능의 우열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한국(조선)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미군과 맞서 싸웠던 사회주의 국가의 군대들은 성능이 우수한 무기가 아니라 정치사상적 위력과 독자적인 전략전술에 의거하여 전쟁을 수행하였다. 그런데 미군의 컴퓨터 전쟁연습은 한국(조선)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전쟁의 운명을 좌우하였던 가장 중대한 요인을 입력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사회주의 국가들과 벌인 전면전에서 모두 패배하였다. 미국이 지금보다 더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1950년대 초반에 한(조선)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미국은 정치·군사적 패배를 맛보았다. 미국의 건국이래 처음으로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었던 것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도 역시 미국은 정치·군사적으로 패배했다.

미국이 이겼다고 주장하는 전쟁의 실상을 파악하면 미국의 승전주장과는 다른 결과가 보인다. 걸프전쟁은 미국이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었다. 미군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하지 못했고, 사담 후세인 정권은 여전히 건재하였다. 유고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은 전면전의 양상을 띠고 전개된 전쟁이 아니었으므로, 그 두 전쟁에서 승전이냐 패전이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전쟁에서 미군은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전쟁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최종적인 판단은 유보되어야 하지만, 만일 미국의 주장대로라면 이라크전쟁은 한국(조선)전쟁의 정전 이후 50년만에 미국이 처음으로 승리한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기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를 상대로 하여 벌인 전면전은 무력의 대결과 사상의 대결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었는데, 후자가 전자보다 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군대는 반미테러조직의 비정규무력과 달리 군사기술적으로 준비된 정규무력을 동원하였을 뿐 아니라, 다른 전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별한 요소를 동원하였다. 그것은 정치·사상적으로 준비된 힘이었다.

이에 비하여 미국 군대가 지니고 있는 취약성은 사상의 힘이 없다는 것이다. 미군도 자기들 나름대로 군대의 정신무장을 말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서방의 언론과 분석가들은 정신전력이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는데, 사회주의 국가의 군대가 보유하고 있는 전쟁승리의 결정적인 요소는 단순히 정신력이 아니라 사상의 힘이다. 정신력이라는 것은 군대의 사기와 전의를 뜻하지만, 사상의 힘이란 군대의 사기와 전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군대의 사기와 전의는 전세가 유리한가 불리한가 하는 상황변화에 따라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는 한계성과 동요성을 지닌다. 그에 비해서 사상의 힘은 전세가 불리하거나 유리하거나 상관없이 오로지 혁명적 신념과 의지로 승리하겠다는 강인한 전투태세를 갖추게 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를 기꺼이 희생하려는 전투태세를 갖추게 하는 무한대의 동력이다.

군대에서는 작전을 지휘하는 체계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전지휘체계를 무한대로 강화하는 요인도 역시 사상의 힘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 국가의 군대는 사상의 힘을 전투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자본주의 국가의 군대는 군대의 사기와 전의를 뜻하는 정신전력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전투력을 강화하는 하나의 보조수단정도로 밖에 인정하지 않는다.

이라크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므로 이라크전쟁에서는 사상의 대결이라는 요소가 빠져있었고, 무력의 대결만이 있었다. 무력의 우열을 가리자면 이라크군은 미군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으므로 이라크전쟁은 미군의 일방적인 공세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은 한(조선)반도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벌어진 전면전에서 최신식 무기를 총동원하였다. 반면에 사회주의 국가의 군대는 구식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전쟁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인 사상의 힘을 총동원하여 미군과 맞서 싸웠다. 그 전쟁에서 미군은 사상의 대결에서 꺾이는 바람에 패배하였다. 사상전의 패배, 바로 이것이 구식 무기와 최신식 무기의 대결에서 구식 무기를 가진 쪽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러한 패배의 교훈은 조·미 전면전이 미국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를 예고한다. 만일 미국이 북(조선)과 전쟁을 한다면, 미군은 1940년대의 태평양전쟁, 1950년대의 한국(조선)전쟁,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베트남전쟁, 1990년대의 걸프전쟁, 유고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그리고 2000년대의 이라크전쟁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최강의 군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미군은 최강의 군대로부터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이 선제공격전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전략을 북(조선)에게 섣불리 적용하지 못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한(조선)반도의 군사상황이 전세계에서 가장 위태롭고, 미국의 전쟁책동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의지는 군사강국 북(조선)의 대량보복전략에 의해서 억지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4월 19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