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건조한 인공지능전투함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형전투함 기동훈련을 지도하면서 군지휘관들과 수행간부들에게 지침을 주었다. 뒤쪽에 신형전투함 선체 일부가 보이고, 오른쪽에 천막조립대가 보인다.     © 한호석 소장 제공

 

신형전투함의 특이한 이층포탑

북이 개발하는 세계 정상급 성능의 각종 첨단무기를 볼 때마다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이 놀라고 있다. 이것은 과장어법이 아니다. 2012년 4월 15일 인민군군사행진으로부터 2013년 7월 27일 인민군군사행진에 이르기까지 1년 3개월 동안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은 북의 각종 첨단무기들과 첨단군사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놀랐다. 이를테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3호와 함께 지구궤도 위에 올라선 북의 군사정찰위성이 그러하였고, 전 세계에서 오직 세 나라만 실전배치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이 그러하였고,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선군-915가 그러하였고, 초정밀타격능력을 시위한 무인타격기가 그러하였고, ‘불벼락’의 대명사로 알려진 300mm 신형방사포가 그러하였고, S-400급 최첨단요격미사일체계가 그러하였고, 핵배낭으로 무장한 세계 유일의 특전병대오가 그러하였다.

그런데 북이 아직 세상에 보여주지 않은 것은 공군력과 해군력이다. 인민군 항공군과 해군이 지상에서 펼쳐지는 군사행진에 첨단무기를 참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측면은 공군력과 해군력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미국과 정면으로 대치한 북은 자기의 공군력과 해군력을 공개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자체 기술로 제작한 것을 보면 스텔스전투기나 전략잠수함도 능히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하늘과 바다를 누비는 그런 첨단무기들은 세상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 8월 25일 <로동신문>에 실린 보도기사와 현장사진이 북의 군사과학기술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또 다시 입증해주었다. 현대군사과학기술정보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 보도기사와 현장사진이 평범한 것으로 생각되었을지 모르지만, 실상은 전혀 그런 게 아니다.

주목할 점은, 북의 군대와 인민들에게 8월 25일이 매우 중요한 날이라는 사실이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북에서는 8월 25일을 선군절로 지킨다. 1960년 8월 25일 근위서울류경수105땅크사단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의 표현을 빌리면, “선군혁명령도의 첫 자욱을 새긴” 날이 바로 선군절의 기원이다. 특히 올해는 선군절 63주년을 맞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하여 “중대한 군사문제”를 토의결정하였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담화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선군혁명사상과 업적을 길이 빛내여나가자’가 발표되었다. 북이 선군절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북에서 그처럼 중시하는 선군절에 북의 언론매체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사부문 현지지도를 일제히 보도하였으니, 그 보도야말로 선군절에 즈음하여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특별한 의미를 파악하려면,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부에 실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전투함선의 기동훈련을 지도하시였다’는 제목의 기사와 보도사진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형전투함 기동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현장을 촬영한 <사진 1>이다. 그 사진의 오른쪽을 보면, 알루미늄파이프조립대가 세워져 있고, 철사 여러 가닥이 그 조립대를 지탱해주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누가 봐도 그것은 천막조립대인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형전투함 기동훈련을 지도하는 현장에 천막이 설치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긴 시간 동안 현장에 머물면서 각별히 지도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천막이라면 당연히 햇빛을 가리는 비닐 또는 천이 조립대 상부에 펼쳐져 있어야 하는데, 사진에는 천막조립대만 보인다. 천막을 걷어놓고 사진을 촬영한 것이다.


왜 천막을 걷어놓고 사진을 촬영하였을까?

그 까닭은 천막을 원상대로 설치해놓고 사진을 촬영하면 계류장에 정박된 신형전투함이 천막에 가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천막을 걷어놓고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천막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촬영하면, 신형전투함의 전모가 사진에 담기게 되므로 선체 일부만 공개하려는 의도에서 그처럼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선체 일부만 보이는 그 신형전투함은 어떤 전투함일까? 보도사진에서는 신형전투함 갑판에 설치된 포탑만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투함 갑판에 설치된 그런 종류의 무기체계를 근접방어무기체계(close-in defense weapon system)라 부르는데, 그것의 작전임무는 외부방공망을 뚫고 들어와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전투기, 공격헬기, 순항미사일, 유도폭탄 등을 마지막 단계에서 근접 요격하는 것이다. 항공모함을 비롯한 거의 모든 수상전투함들에 근접방어무기체계가 설치되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북의 신형전투함에 설치된 근접방어무기체계는 2문의 자동고사포를 위아래에 각각 1문씩 장착한 이층포탑이다. 보도사진을 보면, 이층포탑 위아래에 각각 장착된 2문의 자동고사포는 포신길이가 서로 다른데, 위쪽 자동고사포의 포신은 조금 짧고, 아래쪽 자동고사포의 포신은 조금 더 길다.

이층포탑 아래쪽에 장착된 자동고사포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1991년식 30mm 6렬(six-barreled) 자동고사포다. 2013년 6월 초 내가 무장장비관 중무기실을 참관할 때 직접 목격한 그 자동고사포의 해설판에는 속사능력이 분당 5,000발이고, 사거리는 4km라고 쓰여 있었다. 이층포탑 위쪽에 장착된 또 다른 자동고사포는 1991년식 30mm 자동고사포의 성능을 향상시킨 개량형 30mm 자동고사포로 보이는데, 외형이 러시아 해군 전투함에 설치된 자동고사포 AK-630과 거의 똑같이 생겼다. AK-630의 분당 속사능력은 10,000발이고, 사거리는 5km이므로, 북의 신형전투함에 설치된 개량형 30mm 자동고사포의 성능도 그와 같을 것이다.

자동고사포 2문이 위아래로 있는 특이한 이층포탑을 설치한 전투함은 전 세계에서 북이 이번에 새로 건조한 신형전투함뿐이다. 전투함에 자동고사포 2문을 설치하는 경우, 다른 나라 전투함에서 그러한 것처럼 횡렬 또는 종렬로 나란히 2문을 설치한 일층포탑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북은 왜 설계와 제작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이층포탑을 만들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부 보도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이 건조한 신형전투함은 “각종 대상물들에 대한 타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층포탑에 장착된 2문의 자동고사포가 180도 다른 방향으로 포신을 서로 돌려 사격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래쪽 고사포는 동쪽으로 사격하고 위쪽 고사포는 서쪽으로 사격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전투함에 설치된 포탑에는 방탄철갑을 씌워놓은 것이 일반적인데, 특이하게도 북의 신형전투함에 설치된 이층포탑에는 중간부분에 불투명한 판유리처럼 보이는 몇 개의 평면판이 둘러쳐져 있다. 왜 그런 불투명한 평면판을 포탑측면에 죽 둘러놓았을까? 그것은 평면배열안테나(flat panel array antenna)다. 포탑측면에 평면배열안테나를 배열한 목적은 타격목표를 찾아내는 식별장치와 고사포를 쏘는 사격통제장치를 자동적으로 연동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생각된다.

날아오는 대함미사일의 적외선유도장치를 교란하기 위해 발사하는 섬광탄(flare) 3기가 이층포탑 아래쪽에 장착된 것이 보인다. 그 섬광탄을 쏘면, 대함미사일이 열을 추적하며 날아오다가 섬광탄이 뿜어내는 강한 열에 의해 교란되면서 방향을 잃는다.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의 무장력은 사진에 나타난 30mm 자동고사포 2문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신형전투함선을 건조할 때 30mm 고사포 2문만 설치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 비록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신형전투함에 대함미사일도 설치된 것이 확실하다. 다시 말해서, 신형전투함 앞쪽에는 30mm 고사포 이층포탑이 설치되었고, 뒤쪽에는 대함미사일 발사대가 설치된 것이다. 사진에 실물이 나타나 있지 않아서, 그 대함미사일의 성능을 정확하게 지적하기 힘들지만, 그 신형전투함과 같은 급의 전투함에 탑재하는 대함미사일은 사거리가 100∼120km에 이르는 대함미사일이다.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에는 그런 대함미사일 2기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각각 사격할 수 있는 30mm 6렬 자동고사포 2문과 대함미사일 2기로 무장한 전투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형전투함 기동훈련을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함선의 높은 기동력과 타격력을 보시고 대만족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신형전투함은 위에서 언급한 2종의 무장장비를 갖춘 것만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항해하는 고속기동력도 지닌 것이다.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항해할 수 있을까? 그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북의 보도기사에 나오지 않아서 정확하게 지적하기 힘들지만, 일반적으로 신형전투함의 경우 시속 60km 이상으로 항해하여야 고속기동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종합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시속 60km 이상 매우 빠른 속도로 항해하는 신형전투함이 공중과 해상에 출현한 여러 개의 타격목표를 동시에 추적, 식별하고, 대함미사일과 30mm 자동고사포를 동시에 발사하여 격파하는 실탄사격기동훈련에 대해 큰 만족을 표시하였던 것이다. 

 
북은 왜 소형전투함을 건조하였을까?

이층포탑 아래쪽에 일부만 보이는 선체는 높이가 낮고, 길이도 짧아 보이는데, 이것은 신형전투함이 소형함선임을 말해준다. 그처럼 크기가 작은 소형함선을 왜 만들었을까?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부 보도기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보도기사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와 해당부문에서 최첨단군사과학기술성과들이 도입된 전투함선을 자체의 힘과 기술로 훌륭히 건조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고 서술되었는데, 첨단수준이 아니라 최첨단수준이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첨단군사과학기술로 건조한 소형함선은 사람이 전혀 타지 않는 무인선밖에 없다.

사람이 전혀 타지 않는 소형비행기를 무인기(unmanned aerial vehicle/UAV)라 부르고, 사람이 전혀 타지 않는 소형선박을 무인선(unmanned surface vehicle/USV)이라 부른다.

오늘날 무인선을 건조하는 최첨단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스웨덴, 이탈리아인데, 그 가운데서도 미국이 무인선건조부문에서 단연 앞서간다. 미국이 무인선건조부문에서 앞서간다는 말은 미국이 다른 무인선건조국들보다 한 발 앞서서 무장력을 갖춘 무인선 곧 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는 뜻이다. 미국 이외에 다른 무인선건조국들은 무인선을 해양연구선박이나 해양기후관측선박 등으로 건조하지만, 아직 무인전투함을 건조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다만 이스라엘이 그 분야에서 미국과 어깨를 겨루며 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북은 최첨단군사과학기술을 집대성하여 이번에 전투함의 무인화를 실현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북이 무인전투함을 건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에게는 이미 2011년 초에 무인전투함을 건조한 선행경험이 있다. 2011년 8월 22일 남측 언론매체들은 북이 무인어뢰정을 2011년 초에 개발하였고, 같은 해 8월부터 동해와 서해의 해군함대에 실전배치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남포조선소의 927연락소기지와 원산조선소의 313연락소기지에서 올해(2011년을 뜻함-옮긴이) 12월 말까지 총80대의 무인조정어뢰정이 생산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 어뢰정은 다른 어뢰정과 달리 1발의 어뢰를 장착하고 무인자동조종기술을 이용한 GPS장치를 이용하여 해상목표물을 타격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북이 그처럼 이미 2년 전에 무인어뢰정을 건조하여 실전배치하였으므로, 만일 이번에 그 무인어뢰정과 성능이 비슷한 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아 기동훈련을 직접 지도하면서 “높이 평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 보도기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기존 무인어뢰정을 능가하는) 새로운 전투함선을 건조할 데 대한 임무를 인민군대와 해당부문에 주”었고, 최고사령관명령을 받은 “인민군대와 해당부문에서는 창조적인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 우리 식의 현대적인 전투함선을 건조하였다”고 서술하였다.

여기서 다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5개월 전에 나온 보도기사와 보도사진이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4일부 보도기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1501부대를 시찰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서술하였다. “군부대에서 자체로 연구제작한 첨단전투기술기재들을 보아주”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부대지휘관으로부터 장비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고, “장비들을 오래도록 쓸어보시며 멋쟁이라고, 연구를 많이 했다고, 정말 잘 만들었다고 환하게 웃으시”며, “첨단장비들이 싸움에 편리하게 제작되었고 당장이라도 결전장으로 튀여나갈 것만 같이 보기에도 좋다고, 적진을 향해 명중탄을 날리며 맹렬히 돌진하는 모습이 선히 보이는 것만 같다고 말씀하시”고, “군부대에서 개발한 첨단전투기술기재들이 전투환경에서 기동이 대단히 빠르게 제작되고 지능화, 경량화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말씀하시였다.” <사진 2>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날 인민군 제1501부대를 시찰하면서, 그 부대가 제작한 첨단군사장비를 살펴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 <사진2> 2013년 3월 2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제1501부대가 제작한 첨단군사장비를 살펴보았다. 북은 이 첨단군사장비를 제작한 때로부터 꼭 5개월만에 인공지능전투함을 건조하였다.     © 한호석 소장 제공

위의 보도기사가 나온 때로부터 5개월이 지난 2013년 8월 25일에 나온 보도기사는 신형전투함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높은 평가를 이렇게 서술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된 함선은 항해와 사격조종을 비롯한 모든 전투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으며 각종 대상물들에 대한 타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21세기의 전투함선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위에 인용한, 5개월 시차를 두고 나온 두 가지 보도기사를 종합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제1501부대에 무인전투함을 건조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 명령에 따라 제1501부대가 지난 3월 하순 무인전투함에 설치될 첨단설비를 개발하였으며, 그 첨단설비를 갖춘 신형무인전투함을 그로부터 5개월 만에 건조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위에 인용한 두 보도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지능화(intelligentize)라는 개념이다. 지능화는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의 최첨단성능을 단적으로 표시해주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개념이다. 지능화는 무인화(unmanned)보다 한 급 더 높은 수준의 자동화기술로 개발하는 최첨단설비체계를 일컫는 것이므로, 북은 전투함을 무인화하는 단계를 지나 전투함을 지능화하는 최고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여기서 전투함의 무인화와 전투함의 지능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투함의 무인화를 실현하였다는 말은 조종사의 원격조종을 받으며 작전하는 첨단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는 뜻이고, 전투함의 지능화를 실현하였다는 말은 조종사의 원격조종조차 필요 없이 무인전투함이 작전상황을 스스로 판단식별하고 스스로 작전하는 최첨단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는 뜻이다.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의 성능을 묘사한 위의 인용보도기사에서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된 함선은 항해와 사격조종을 비롯한 모든 전투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서술한 문장에서 인공지능전투함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북이 2년 전에 건조한 무인어뢰정은 원격조종식 무인전투함이고,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은 원격조종이 필요하지 않는 인공지능화된 무인전투함인 것이다. 땅위에서 걸어 다니는 로봇(robot)이 스스로 판단식별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바다를 항해하는 인공지능전투함도 스스로 판단식별하고 스스로 작전한다. 북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전투함은 고도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움직이는 초현대식 전투함인 것이다.

▲ <사진 3> 2013년 3월 2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살펴본 첨단군사장비는 인공지능전투함에 장착하는 전자광학조준장치(EOTS)였다.     © 자주민보

<사진 3>은 2013년 3월 24일 인민군 제1501부대를 시찰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부대가 제작한 첨단군사장비를 살펴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인데, 그 보도사진에 나타난 군사장비가 무엇인지 당시에는 짐작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5개월 뒤 신형전투함을 건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 다시 살펴보니, 그것은 인공지능전투함에 내장되는, 타격목표를 스스로 추적, 식별하는 전자광학조준장치(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였다.

북의 인공지능전투함이 북의 초정밀무인타격기와 함께 해상공중작전을 전개하는 경우, 미국해군 항모타격단과 미국해병대 원정강습단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 <사진 4> 이스라엘이 2006년 8월 세계 최초로 건조한 원격조종식 초소형무인전투함 '보호자'     © 한호석 소장 제공
 

무인전투함 개발에 뛰어든 선진국들

세계 최초로 무인전투함을 건조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이 건조한 무인전투함의 공식명칭은 ‘보호자(Protector)’다. <사진 4>에 나타난 것처럼, 이스라엘 무인전투함 ‘보호자’는 고속기동력을 지닌 초소형함선이다. 그런데 무장력을 견줘보면, 이스라엘해군 무인전투함 ‘보호자’의 무장력은 북이 이번에 건조한 인공지능전투함의 무장력에 대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미약하다. 그래서 이스라엘해군은 무장력이 매우 약한 무인전투함 ‘보호자’를 해상전투에는 투입하지 못하고, 해상정찰용이나 해적퇴치용으로나 운용한다.

그런데 양자 사이에는 그런 무장력 격차보다 더 중요한 기술적 격차가 있다. 이스라엘해군이 지중해 연안에 배치한 무인전투함은 지상기지에서 조종하는 원격조종식 무인전투함이다. <디펜스 업데이트(Defense Update)> 2006년 제2호의 자료에 따르면, 원격조종식 무인전투함 ‘보호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첨단무기생산업체들인 라파엘(RAFAEL)이 주도하고 BAE시스템스(Systems)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개발과정에 참가하여 건조된 것이다. 2006년 8월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의 무인전투함 ‘보호자’를 미국에 보내 미국 해군기지, 연안경비대기지, 특수전부대, 수도 워싱턴 등지를 순회시키면서 시범기동훈련을 통해 그 성능을 시위하였다.

이스라엘이 무인전투함을 건조한 것을 보고 자극 받은 미국은 그에 뒤질세라 무인전투함 건조에 달라붙었다. 그리하여 2008년 5월 2일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무인전투함을 건조하였다. <우주전쟁(Space War)> 2008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11MUC0601’이라는 공식명칭으로 불리는 미국산 무인전투함은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계열사 로봇시스템스(Robot Systems), AAI 코퍼레이션(Corporation), 마리타임 어플라이드 피직스(Maritime Applied Physic)가 3자 합작으로 건조하였다.

미국산 무인전투함은 해상정찰만이 아니라 해상전투에도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장력이 약한 이스라엘산 무인전투함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산 무인전투함은 적국 잠수함을 추적, 공격하는 대잠무인전투함이다. 미국해군이 잠수함공포증에 걸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무인전투함을 건조해도 대잠작전에 참가하는 무인전투함부터 서둘러 건조하였는지 모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무인전투함을 건조한 것을 보고 자극 받은 영국도 무인전투함 개발계획을 2012년 8월에 발표하였고, 캐나다도 무인전투함 개발계획을 2012년 6월에 발표하였다. 군사과학기술이 발달한 선진국들이 무인전투함 개발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국산 무인전투함이 전자동식 인공지능전투함이 아니라 반자동식 무인전투함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산 무인전투함은 독자적으로 해상작전을 전개하지 못하고,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능력과 적국 잠수함을 구축하는 구잠능력을 갖추고 연안전투함(Littoral Combat Ship)의 해상작전을 지원해주는 작전만 전개할 수 있다. 실상이 그러한데도 미국해군은 자기의 무인전투함을 함대급(fleet-class) 무인전투함이라는 과장명칭으로 부른다.

▲ <사진 5> 미국이 2008년 5월에 건조하여 2013년 8월 현재 시험운용 중인 함대급 무인전투함 '11MUC0601'     © 자주민보

<사진 5>에 보이는 미국해군의 함대급 무인전투함 ‘11MUC0601’의 배수량은 7.7t이고, 선체길이는 12m이고, 선체높이는 3.4m이며, 적재중량은 2,300kg이며, 항해속도는 시속 65km이며, 작전시간은 48시간이다. 2013년 8월 현재 미국해군은 함대급 무인전투함 4척을 시험운용 중인데, 2015년에 가서야 시험운용을 마치고 실전배치할 수 있다. <웨이니 닷컴(wany.com)> 2011년 7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해군은 ‘트라이던트 워리어(Trident Warrior)’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개최하는 해군력실험에 무인전투함 시제품을 참가시키고 있다. 
 
▲ <사진 6> 미국에서 2010년 8월에 건조된 항만급 무인전투함 시제품     ©한호석 소장 제공

<사진 6>에 보이는 무인전투함은 원래 무인기를 만드는 미국 무기생산기업인 AAI가 건조한 항만급(harbor-class) 무인전투함 시제품이다. <지구비행(Flight Global)> 2010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그 시제품의 선체길이는 11.9m, 선체높이는 3.1m, 항해속도는 시속 52km, 항속거리는 2,200km, 적재중량은 1,950kg이다. 2.5m 높이의 파도를 헤치며 항해할 수 있고, 6m 높이의 파고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항만급 무인전투함은 연안에서 정보수집, 감시, 정찰을 할 수 있고, 다른 전투함들을 위한 병참보급활동에도 동원될 수 있고, 적진에 침투하는 특전병을 수송하는 해상침투작전에도 동원될 수 있다.

<네이벌 테크놀로지 닷컴(naval-technology.com)> 2012년 1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해군은 함대급 무인전투함의 무장력을 강화한 본격적인 무인전투함 ‘펨(PEM)’을 2012년에 개발하였다. 선체길이가 11m인 무인전투함 ‘펨’은 사거리 2.5km의 스파이크(Spike) 미사일 6기와 사거리 6.8km의 M2 기관총 1정으로 무장하였다. 현재 미국해군이 시험운용하고 있는 무인전투함 ‘펨’은 2012년에 실시한 실탄사격시험에서 스파이크 미사일을 쏘아 해상표적을 격파하였고, M2 기관총으로 공중이동표적도 격파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해군이 시험운용하고 있는, 무장력을 갖춘 무인전투함 ‘펨’도 함대급 무인전투함, 항만급 무인전투함과 마찬가지로 지상기지에서 조종하는 원격조종식 무인전투함이다. 전 세계에서 군사과학기술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미국도 인공지능전투함을 아직 건조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무인전투함 앞지른 북의 인공지능전투함

무인전투함은 현대군사과학기술의 최고 결정체이므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무기생산기업이라 하더라도 단독으로는 개발하기 힘들고, 그래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건조경험에서 보는 것처럼,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첨단기술을 가진 무기생산기업들이 상호 협력하여 개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인전투함들보다 월등히 우수한 인공지능전투함을 북이 독자적으로 건조하였으니 북의 군사과학기술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명백하게도, 북은 전투함을 인공지능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으며, 그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수준을 앞지르기 시작하였다. 해군력이 강하다는 선진국들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전투함을 건조한 북의 실력을 보고 그만 무색하게 되고 말았다. 인민군에게는 성능이 뒤떨어진 노후무기밖에 없다는 식의 거짓말만 들어오며 주입된 북의 군사과학기술에 대한 무지와 편견과 오해에서 한시바삐 벗어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로동신문> 2013년 8월 25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형전투함 기동훈련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다용도화된 전투함선들을 많이 건조하고 장비시켜 해군의 해상작전전투능력을 부단히 높여나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해군무력을 21세기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더욱 강화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다용도화된 전투함선이란 이번에 건조한 인공지능전투함만이 아니라 적국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공격할 인공지능전투함, 적국 잠수함대를 공격할 인공지능전투함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위와 같은 각종 인공지능전투함들을 “많이 건조하고 장비시키라”고 지시한 것이다.

2011년 8월 22일 남측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2011년 초에 무인어뢰정을 건조한 북은 같은 해 12월 말까지 총80척의 무인어뢰정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무인어뢰정을 연간 80척씩 건조한다면 대량건조능력을 갖춘 것이다. 북의 무인어뢰정 건조능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북이 그런 수준의 무인어뢰정 건조능력을 가졌으므로, 인공지능전투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면 앞으로 1년 동안 40척 정도 건조할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8월 25일 선군절에 즈음하여 발표한 담화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선군혁명사상과 업적을 길이 빛내여나가자’에서 “국방공업부문에서는 우리나라를 천하무적의 군사강국으로 빛내이기 위한 투쟁에서 보다 큰 전진을 이룩하도록 하는데 힘을 집중하여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더 질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고 지적하였다. 2013년 8월 25일 선군절을 맞아 인민무력부가 마련한 경축연회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차수는 연설을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인 선군령도가 있어 군건설의 최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번에 북이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전투함을 건조하였으니 군건설의 최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다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자주민보 2013년 9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