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반도 뒤흔든 발사폭음의 정체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미국의 대북정찰을 3중 차단한 북의 치밀한 교란전술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은 2013년 5월 18일 오전 8∼11시 사이에 정체불명의 발사체를 두 발 쏘았고, 오후 2∼3시 사이에 또 한 발을 쏘았고, 5월 19일 오후에 정체불명의 발사체 한 발을 쏘았고, 5월 20일 오전 11∼12시 사이에 정체불명의 발사체 한 발을 쏘았고, 오후 4∼5시 사이에 또 한 발을 쏘았다고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위의 언론보도는 발사시각이 언제이고 발사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모호하기 짝이 없다. 북의 미사일 발사상황을 감시하는 것은 미국 정찰위성밖에 없으므로, 위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발사시각이 언제인지 알지 못했고, 발사체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 미국 정찰위성이 북의 발사상황을 탐지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과거 경험과 대조해보면 더 뚜렷이 드러난다. 북이 2009년 5월과 7월에 각각 미사일 여러 발을 쏘았을 때 남측 언론매체는 북의 미사일 발사시각을 분단위로 보도하였는데, 이것은 미국 정찰위성이 미사일 발사시각을 정확히 파악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2009년 5월 26일과 5월 27일 <연합뉴스>는 북이 5월 26일 낮 12시 8분께 미사일 한 발을 동해 쪽으로 쏘았고, 오후 5시 3분께 미사일 두 발을 쏘았고, 밤 9시 10분께 미사일 한 발을 쏘았다고 보도하였다. 또한 2009년 7월 4일 <연합뉴스>는 북이 7월 4일 오전 8시부터 8시 30분 사이에 미사일 두 발을 동해 쪽으로 쏘았고, 오전 10시 45분과 정오, 오후 2시 50분과 5시 40분께 각각 미사일 한 발씩 추가로 쏘았다고 보도하였다.

이처럼 2009년에 북의 미사일 발사시각을 분단위로 파악하였던 미국이 이번에 발사시각을 2∼3시간 단위로 파악한 것은, 미국 정찰위성이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정찰위성이 아닌 다른 탐지수단을 통해 발사시각을 대충 어림잡았음을 뜻하는 것이다. 고성능 정찰위성을 동원해 북의 미사일 발사상황을 감시한다던 미국이 왜 아무 것도 탐지하지 못하였을까? 관련 언론보도를 정밀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원래 미국 정찰위성은 전자광학촬영장비를 탑재하고 북의 미사일 발사현장을 촬영하는데, 이번에는 한반도 상공에 구름이 덮여 있어서 전자광학촬영장비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 장비는 구름이나 안개가 낀 날에도 무용지물이고 밤에도 무용지물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2013년 5월 20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북의 발사체에 관해 설명하던 중 “지금 한반도 전체에 구름이 끼어 있다”고 언급한 것은, 구름 낀 날씨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의 전자광학촬영장비가 무용지물이 되었음을 뜻하는 말이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북이 미사일을 발사한 함경남도 상공에는 줄곧 구름과 안개가 끼어 있었다.

미국 정찰위성은 전자광학촬영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궂은 날씨에 대비하여 적외선촬영장비와 영상레이더촬영장비(SAR)도 함께 탑재하였는데, 적외선촬영장비는 감시대상이 발산하는 열을 포착하여 이를 영상화하는 것이고, 영상레이더촬영장비는 지상에 쏜 마이크로파가 정찰위성을 향해 반사되는 신호의 시간차를 측정하여 영상화하는 것이므로 구름이나 안개가 낀 날에도 촬영할 수 있고 밤에도 촬영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전자광학촬영장비, 적외선촬영장비, 영상레이더촬영장비를 모두 탑재한 고성능 정찰위성 KH-11을 다섯 대밖에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북측 상공을 미국 정찰위성이 지나가는 시간대를 레이저 탐지기를 사용하여 정확히 파악한 북이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해서는 안 되는 군사활동을 전개할 때는 위성정찰 시간대를 피하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의 대북정찰활동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마치 미국 정찰위성이 북의 모든 군사활동을 속속들이 촬영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허풍보도가 아닐 수 없다.

미국 정찰위성이 그처럼 매우 제한된 능력밖에 없으므로, 미국은 정찰위성의 능력한계를 보완해주기 위해 고고도 정찰기 U-2 두 대를 군사분계선 가까운 상공 27km 높이에 12시간 교대로 띄워놓고 북측 상공을 측면감시공중레이더(SLAR)로 정찰하는 수밖에 없다. 고고도 정찰기에 탑재된 측면감시공중레이더는 162km 밖에서 날아가는 비행물체를 탐지할 수 있지만, 북측 전역을 한꺼번에 전면 감시하는 능력은 갖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미국은 북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지점을 예측하고 그 일대를 고고도 정찰기로 24시간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이 미사일을 발사할 지점이 어디인지 예측하는 정보판단인데, 그런 고도의 정보판단력이 미국에게 없다는 점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북은 미사일을 쏘기 전에 교란전술로 미국의 ‘시야’를 가려버리는 것이다. 이번에 있었던 북의 미사일 발사가 그런 교란전술을 동반하였다. 미국의 ‘시야’를 가린 북의 교란전술은 아래와 같이 펼쳐졌다.

남측 언론에 보도된 미국의 정보판단에 따르면, 2013년 4월 초에 북은 미국이 ‘무수단’이라고 부르는 화성-10 중거리 미사일 두 기를 특별수송열차에 실어 강원도 원산 인근 군사시설로 옮겼고, 함경남도 함흥시 북쪽에 있는 덕산비행장(인민군 항공군 비행기지)에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미사일 발사차량) 일곱 대를 전개하였다. 강원도와 함경남도에 각종 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아홉 대가 출현한 것이다. 또한 북은 덕산비행장 활주로에 각종 자행발사대 일곱 대를 전개한 이후 무선통신과 레이더전파를 지속적으로 날려 보냈다고 한다. 이런 이례적인 움직임을 미국이 포착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이 화성-10 중거리 미사일을 원산 인근 군사기지에서, 그리고 다른 미사일들을 덕산비행장에서 연속 발사하려고 준비하는 줄로 판단한 미국은, 정찰위성과 고고도 정찰기를 동원하여 그 두 지점을 집중 감시하기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미사일 추적함까지 동해로 급파하였다.

그런데 원산 인근 군사기지와 덕산비행장에 각각 출현하였던 자행발사대들이 2013년 4월 20일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고, 전날까지 북이 지속적으로 날려 보내던 무선통신과 레이더전파도 갑자기 끊어지더니 잠잠해졌다. 그런 상황변동을 파악한 미국은 북이 미사일 발사준비를 중지하고 현장에서 철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뉴스 1> 2013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미사일들이 사라진 것에 대해 “주한미군측은 철수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동해에 전진배치해두었던 미사일 추적함도 4월 26일에 일본으로 철수하였다.

그러나 미국이 북의 미사일 발사준비가 중지된 것으로 판단하고 미사일 추적함을 철수한 것은 북의 교란전술에 말려들기 시작한 첫 걸음이었다. 만일 북의 교란전술이 거기서 멈추었다면, 북은 미국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놀랍게도, 이번에 북은 3중 교란전술을 연속 펼치면서 미국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였다.

북이 두 번째로 펼친 교란전술은 <연합뉴스> 2013년 4월 28일 보도기사에서 엿볼 수 있다. 남측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개성 송악산 후방에서 실시해오던 포사격 훈련과 북측 각지에서 실시해오던 전투기 비행훈련을 미국군 미사일 추적함이 동해에서 철수한 다음날인 4월 27일에 갑자기 중지하고, 서해안 남포 인근지역에서 항공군과 포병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합동화력훈련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원산 인근 군사기지와 덕산비행장에서 각각 미사일이 발사될 것으로 판단하고 그 두 지역을 집중 감시해오던 미국의 정찰활동을 서해안 남포 인근지역으로 유인하기 위해 북이 펼친 두 번째 교란전술이었다. 그로써 미국은 북의 교란전술에 더 깊숙이 말려들게 되었는데, 북의 교란전술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지난 시기 북이 동해 또는 서해 쪽으로 미사일을 쏠 때는 사전에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일정기간 동안 설정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통보하는 관례를 지켜왔다. 그런 관례가 있었으므로, 미국 정찰위성은 해당기간에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다가 북이 발사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북은 미국의 감시와 정찰을 따돌리기 위해 그런 기존 관례를 깨고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다. 이것이 북이 펼친 세 번째 교란전술이었다.

<연합뉴스> 2013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 정부 소식통이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 10일부터 오늘(5월 21일을 뜻함-옮긴이)까지 동해 상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 사무관은 세계항해경보제도 지침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북이 설정한 선박항해금지구역과 시행기간에 관한 정보를 주변나라들이 통보를 받게 되어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이것은 북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으니, 발사체가 탄착할 해상을 지나는 선박들이 피격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어찌된 일이었을까? 아래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이번에 북이 쏜 발사체는 해상에 탄착하지 않았고, 그처럼 탄착점이 없기 때문에 선박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동아일보>가 2013년 5월 21일 기사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영상정보(IMINT)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북의 3중 교란전술에 말려든 미국의 대북정찰활동이 완전히 실패로 끝났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은 치밀하게 짜인 3중 교란전술로 미국의 정보판단을 교란하고 미국의 감시와 정찰을 완벽하게 따돌리고 나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체를 사흘 연속 발사할 수 있었다.

북의 3중 교란전술에 말려든 미국이 엉뚱하게 서해안 남포 인근을 감시하는 사이에 북은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 사흘 동안 연속적으로 발사체를 쏘았다. 지난 시기에 북이 동해 쪽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과거경험을 돌아보면, 북은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또는 함경남도 정평군 신상리, 또는 함경남도 금야군 삼봉리에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함경남도 최남단에 있는 호도반도에서 발사체를 쏘았다.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자행발사대들이 호도반도에 출현하여 사흘 동안 발사체 여섯 발을 쏘았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발사과정에 나오는 두 곳이 눈길을 끈다. 한 곳은 미사일 자행발사대 일곱 대가 출현하였던 함경남도 덕산비행장이고, 다른 한 곳은 자행발사대가 사흘 동안 발사체 여섯 발을 쏜 함경남도 호도반도다. 왜 북은 덕산비행장에 자행발사대들을 출현시켰다가, 호도반도에서 발사체를 쏘았을까? 이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풀어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실상에 접근할 수 있다.

북이 호도반도에서 쏜 발사체는 300mm 방사포가 아니다

북이 호도반도에서 쏜 발사체는 무엇이었을까? 미국은 정찰위성이 발사현장을 촬영하지 못해 영상정보가 없으므로, 고고도 정찰기의 측면감시공중레이더가 포착한 희미한 영상정보를 놓고 추측하는 수밖에 없었다.

<연합뉴스> 2013년 5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KN-02 단거리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북이 쏜 발사체를 KN-02 단거리 미사일 개량형으로 한국군 정보당국이 추측한 것은, 그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120km 정도이었음을 측정하고 그렇게 추측한 것이었다. 이전부터 미국군 정보당국은 북의 KN-02 미사일 사거리가 110∼130km인 것으로 보았다.

미국 군부가 ‘독사’ 또는 KN-02라고 부르는 북측 미사일의 공식명칭은 금성-2다. 금성-2 미사일 실전배치를 이미 10여 년 전에 완료한 북은 지난 시기 통상적인 발사훈련을 실시할 때마다 그 미사일을 한꺼번에 여러 발 쏘았다. 북이 금성-2 미사일을 가장 최근에 발사한 사례는 제3차 지하핵실험 이틀 전인 2013년 2월 10일에 실시한 미사일 발사훈련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북이 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서로 달랐다.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이 2013년 5월 18일과 19일에 각각 쏜 발사체 네 발은 120km 정도 날아갔고, 5월 20일에 쏜 발사체 두 발은 150km 정도 날아갔다고 한다. 한국군 정보당국은 120km 정도 날아간 발사체 네 발이 단거리 미사일 금성-2라고 추측하였지만, 150km 정도 날아간 발사체가 어떤 미사일인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이 이제껏 파악해놓은 북의 미사일 목록에는 사거리가 150km인 단거리 미사일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150km 정도를 날아간 발사체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에 한국군 정보당국은 북이 금성-2의 사거리를 늘린 금성-2 개량형을 쏜 것으로 추측하였는데, 과연 그러했을까? 어떤 미사일의 성능을 향상시킬 때, 사거리를 30km 정도 늘리는 경우는 없고, 대체로 200∼500km 정도 크게 늘리는 법이다. 그런데 이번에 북이 발사한 비행거리 150km 정도의 발사체는 금성-2 사거리보다 30km 정도밖에 더 멀리 날아가지 못했으니 그 발사체가 금성-2 개량형이 아닌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단거리 미사일 금성-3의 사거리를 일부러 단축하여 쏜 것일까? 금성-3의 사거리는 400km인데, 발사각을 조절하여 저탄도 발사를 한다고 해도 사거리가 400km인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150km로 줄여서 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비행거리 150km 정도의 발사체는 금성-3도 아니다. 150km 정도 날아간 발사체가 금성-2 개량형도 아니고 금성-3도 아니므로,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은 그 발사체의 정체를 알지 못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남측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3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정보당국은 북이 단거리 미사일을 쏘았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고, 미국군 정보당국은 북이 신형 방사포를 쏘았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는데, 양측의 정보판단이 그처럼 엇갈리기 때문에 “당분간 판단을 유보하기로 양측이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이 알지 못하는 정체불명의 발사체를 북이 쏘았으니, 대북정보판단을 주도하는 미국군 정보당국이 그에 대한 최종적인 정보판단을 내리게 된 것은 당연하였다. 미국군 정보당국의 판단을 한국군 정보당국이 추종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북 군사정보판단의 현실이다. 북이 2013년 5월 20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발씩 모두 두 발을 발사한 비행거리 150km 정도의 발사체가 미사일이 아니라 300mm 방사포탄이라는 것이 미국군 정보당국의 최종 정보판단이었다. <연합뉴스> 2013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 정부 소식통은 “어제(5월 20일을 뜻함-옮긴이) 150km 정도 날아간 발사체는 300mm 대구경 방사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북이 쏜 발사체의 정체에 관하여 기존 언론보도내용과 다른 새로운 언론보도가 나왔다. 남측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JTBC> 2013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북이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쏜 발사체 여섯 발이 모두 300mm 신형 방사포라는 것이다. 그 보도기사에서는 “궤도와 속도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단정하였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5월 23일 남측 정부 고위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는 북이 쏜 발사체가 발사관 4개를 장착한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쏜 300mm 신형 방사포인 것으로 “식별됐다”고 하면서, 북이 쏜 여섯 발 가운데 네 발은 150km 정도 날아갔고, 두 발은 130km 정도 날아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하였다.

북이 쏜 발사체 가운데 네 발이 120km 정도 날아갔고, 두 발이 150km 정도 날아갔다고 보도한 것이 이틀 전에 나온 <연합뉴스> 보도내용이었는데, 이틀 만에 <연합뉴스> 보도내용은 네 발이 150km 정도 날아갔고, 두 발이 130km 정도 날아간 것으로 바꿔졌다. 이것은 어느 보도내용이 정확한지 알 수 없을 만큼 오락가락한 것이다.  

북이 쏜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관한 남측 언론보도가 오락가락한 것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3년 5월 20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대구경 로켓을 실전배치하는 단계에 있지 않고, 개발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는데, 이튿날 한국군 정보기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이미 개발 단계를 마치고 최근 300mm 방사포를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충적인 보도가 하루 사이에 나온 것은 남측 군부 관계자들이 대북군사정보를 제멋대로 가공하여 언론에 흘려주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생각해보면, 북이 이번에 300mm 방사포 여섯 발을 쏘았다는 언론보도는 믿을 수 없는 것이다.

2013년 5월 23일 <경향신문>은 “단거리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탄의 궤적과 꽁무니 불꽃 등은 큰 차이가 없어 문제의 발사체를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3일 동안 동일한 위치에서 비슷한 궤도로 6발을 쏜 것으로 보아 미사일보다는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하였다. 북이 쏜 발사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발사체가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위의 <경향신문> 보도내용은 위에 열거한 다른 보도내용들보다 진실에 훨씬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명백하게도, 북이 300mm 방사포 여섯 발을 쏘았다는 언론보도는 매우 무리한 추측보도인 것이다.

그렇다면 북이 300mm 방사포 여섯 발을 쏘았다는 추측보도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추측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른 엉터리다. 그렇게 판단하는 몇 가지 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원래 방사포란 한꺼번에 십 여 발 이상 쏘는 일제사격무기다. 몇 시간 간격을 두고 한 발씩 띄엄띄엄 쏘는 것은 방사포가 아니다. 그런데 북은 5월 18일 오전에 두 발, 오후에 한 발 쏘고, 5월 19일 오후에 한 발 쏘고, 5월 20일 오전에 한 발, 오후에 한 발을 쏘았으니, 이것은 방사포를 쏜 게 아니라 미사일을 쏜 것이 분명하다. 만일 그처럼 며칠에 걸쳐 띄엄띄엄 쏘는 이상한 방사포가 있다면, 그것은 실전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므로 어느 나라에서도 그런 방사포는 만들지 않는다.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이 언론에 퍼뜨린 방사포 발사설을 사실왜곡이라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원래 북이 실전배치한 300mm 방사포는 발사관이 12개 달린 12련장 방사포인데,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은 이번에 북이 발사한 300mm 방사포가 4련장 방사포라고 하였다. 그들이 언론에 퍼뜨린 4련장 방사포설이 사실왜곡이라는 점은 아래의 정보를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북의 300mm 방사포에 관한 정보는 2012년 2월 22일 <중앙일보>가 처음 보도하였다. 보도기사에서 한국군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이 “300mm 방사포 개발을 마치고 실전배치하였다는 첩보를 입수하였다”고 하면서, 300mm 방사포는 12련장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300mm 방사포의 사거리는 170∼200km로 추정되며, “러시아제 위성위치정보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 기술을 적용해 유도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남측 언론매체들이 2012년 2월 하순에 북의 300mm 방사포에 관해 보도한 것은, 평양에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이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명명된 직후 그 광장에서 진행된 인민군 열병행진에 처음 등장한 신형 방사포를 한국군 정보당국이 보고 그에 관한 정보를 언론에 흘려준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2012년 2월 16일 <조선중앙통신> 온라인 보도사진에는 신형 3축6륜 발사차량에 탑재된 대구경 12련장 방사포가 열병행진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12련장 방사포가 신형 300mm 방사포인 것이다.

러시아군이 실전배치한, BM-30 스머취(Smerch)라 부르는 300mm 방사포도 북이 실전배치한 300mm 방사포처럼 12련장 방사포인데, 러시아군의 300mm 방사포의 사거리는 90km다. 또한 중국인민해방군이 실전배치한, A-100이라 부르는 300mm 방사포는 10련장 방사포인데, 사거리는 120km다. 이처럼 러시아나 중국의 경우를 보면, 300mm 방사포에 발사관을 겨우 4개만 얹어놓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정보를 살펴보면, 북이 이번에 300mm 방사포를 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한데, 미국군 정보당국은 어째서 북이 방사포를 쏘았다는 헛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거기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북이 쏜 발사체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 미국 군부에게 매우 불리해지기 때문에 미국군 정보당국은 방사포 발사설을 날조하여 유포하였다고 볼 수 있다.

호도반도 뒤흔든 발사폭음의 정체를 알면 세계가 놀란다

북이 호도반도에서 쏜 발사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동아일보> 2009년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2008년부터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미국군 정보당국과 한국군 정보당국은 그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KN-06이라 부르고, 사거리를 150∼200km로 추정하였다고 한다. 또한 <연합뉴스>와 <AP통신> 2011년 6월 8일 보도를 보면, 북이 2011년 6월 1일 평안북도 서해안에서 한 발 발사한 KN-06 미사일은 비행 중인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공중격파하는 지대공 미사일이었다.

미국이 KN-06이라 부른 지대공 미사일은, 201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 경축 열병행진에 등장한 ‘주체식 요격미사일종합체’의 지대공 미사일이었다. 남측 국방부가 2010년 12월 30일에 펴낸 ‘국방백서’에는 2010년 10월 10일 당창건 경축 열병행진에 등장한 북의 지대공 미사일이 “KN-06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수록되었다.

열병행진 현장보도사진에 나타난 KN-06 지대공 미사일의 원통형 수직발사관은 세 개였다. 그런데 이번에 호도반도에 출현한 자행발사대에는 발사관이 네 개 실려 있었다. 이것은 북이 원통형 수직발사관 네 개를 실은 자행발사대를 동원하여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였음을 말해준다. 러시아군이 2020년까지 실전배치하게 될 신형 요격미사일 S-400 트라이움프(Triumf)도 발사관이 네 개다. 놀랍게도, 북은 ‘주체식 요격미사일종합체’를 열병행진에 공개한 때로부터 3년 만에 또 다른 신형 요격미사일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공군기지 활주로는 전투기가 이착륙하는 공간이지 미사일 자행발사대가 전개되는 공간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 함경남도 덕산비행장 활주로에는 각종 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일곱 대가 출현하였다. 북이 이례적으로 미사일 자행발사대를 덕산비행장 활주로에 전개한 것은, 거기서 표적미사일을 쏘았고, 호도반도에서는 지대공 미사일을 쏘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덕산비행장 활주로에 전개한 미사일 자행발사대에서 각종 표적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쏘고, 그와 거의 동시에 함경남도 최남단에 있는 호도반도에 전개한 지대공 미사일 자행발사대들이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여 표적미사일을 공중격파하는 탄도미사일 요격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번에 북이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호도반도에서 동쪽으로 쏘지 않고 북동쪽으로 쏜 까닭은, 덕산비행장 활주로에서 동남쪽으로 발사되어 날아오는 표적미사일을 공중격파하여야 하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북은 표적미사일 여섯 발과 지대공 미사일 여섯 발을 합해 모두 열두 발을 쏘았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북이 이번에 호도반도에서 사흘에 걸쳐 쏘았던 지대공 미사일 여섯 발은 미국이 KN-06이라 부르는 기존 지대공 미사일보다 성능을 더 향상시킨 강력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2012년 5월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할 때, 지휘부 청사 앞마당에서 원통형 수직발사관이 발사대기태세로 곧추 세워진 신형 지대공 미사일 자행발사대를 살펴보는 모습이 북측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는데, 바로 그 신형 지대공 미사일이 이번에 북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이다. 이 신형 지대공 미사일은 오는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될 전승 60주년(남측에서는 정전 60주년)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발사폭음으로 호도반도를 뒤흔들며 극초음속(hypersonic)으로 날아가 표적미사일을 공중격파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은 어떠할까? 미국이 KN-06이라 부르는, 북의 기존 지대공 미사일은 현재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지대공 미사일 S-300에 필적하는 고성능 미사일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S-300의 요격거리를 알아보면, 전투기를 요격하는 경우는 140km이고,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경우는 90km이며, 요격고도는 27km에 이른다.

그런데 요격능력이 S-300에 비해 크게 향상된 최첨단 지대공 미사일 S-400은 600km 밖에서 날아가는 공중이동표적 36개를 동시에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데, 240km 밖에서 날아가는 스텔스 전투기, 무인기, 순항미사일을 공중격파할 수 있고, 그보다 훨씬 더 빨리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120km 밖에서 공중격파할 수 있다. S-400의 비행속도는 다른 요격미사일보다 두 배 이상 빠른 마하(Mach) 12에 이른다. 이처럼 러시아군의 S-400은 미국군의 페이트리엇(Patriot) 요격미사일을 상대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2010년까지 러시아에서 S-300을 수입하였던 중국은 S-400을 2015년에 수입하려고 최근 러시아와 구매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북이 이번에 쏜 신형 지대공 미사일들 가운데 네 발의 비행거리가 150km 정도였고, 다른 두 발의 비행거리가 130km 정도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북의 신형 지대공 미사일이 150km 밖에서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공중격파하는 강력한 요격능력을 발휘하였음을 말해준다. 러시아가 세상에 현존하는 각종 지대공 미사일들 가운데 최강이라고 자랑하는 S-400은 탄도미사일 요격거리가 120km인데 비해, 북이 이번에 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의 탄도미사일 요격거리가 150km에 이른 것은 놀라운 일이다.

북은 이번에 150km 밖에서 날아가는 표적미사일을 신형 지대공 미사일로 공중격파함으로써 최첨단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였음을 실증하였다. 세상에 현존하는 어떤 미사일로도 뚫지 못할 세계 최강 미사일 방어망이 북에 구축되었으므로, 한미연합군 미사일은 실전에서 공중격파될 운명에 처했고, 한미연합군 전투기는 군사분계선이나 북측 해안선으로부터 300km 바깥에서 비행해야 마음이 놓이게 되었다. 이것은 한미연합군과 조선인민군 사이에 조성된 기존 공중전력 전략균형이 이번에 북의 신형 지대공 미사일이 보여준 군사기술적 우세로 깨져나갔음을 뜻한다. 이에 당황망조한 미국군 정보당국은 북이 300mm 방사포를 쏘았다는 헛소문을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경탄 어린 시선이 북의 최첨단 미사일 방어망에 쏠리지 않도록 차단하였던 것이다. (자주민보 2013년 6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