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는 왜 평택 상공을 날아갔을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전략핵폭격기 한반도 출격과 집단적 정신착란

2013년 3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을 만난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 바로 그 시각, 정말로 전략핵폭격기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맴돌고 있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북의 핵무기를 두고 그렇게 말했지만,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이 진행되던 시각에 B-52 전략핵폭격기 한 대가 강원도 영월군 태백산에 있는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폭격연습을 4시간 동안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폭격연습을 4시간 동안이나 벌였으니, 얼마나 많은 모의폭탄을 떨어뜨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자기 머리 위에 날아다니는 미국의 전략핵폭격기 B-52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넘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며 전율해야 정상이다. B-52가 폭격연습을 하던 ‘필승사격장’에서 청와대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171km밖에 되지 않는다. 전략핵폭격기가 171km밖에서 폭격연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병적인 불감증이다.

그런데 그런 병적인 불감증이 아니라, 안도감을 느끼고 있으니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다. 미국의 전략핵폭격기가 자기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핵우산’이 ‘북의 핵위협’으로부터 자기를 지켜주리라 믿으며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미국군의 핵타격 준비태세에 관한 심층정보를 접할 수 없고, 그래서 ‘핵우산’을 믿으라는 미국의 설교만 줄곧 들어온 사람들은, B-52의 한반도 출격이 ‘북의 핵위협’에 대응해 남측의 안보를 지켜주는 ‘핵우산’ 제공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민족사의 피어린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이 ‘북의 핵위협’을 막아주기 위해 ‘핵우산’을 제공한다고 설교한 것처럼, 80여 년 전 일제침략자들은 ‘미영귀축(美英鬼畜)의 위협’을 막아주기 위해 이 땅에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한다고 설교하였었다. 저들의 설교는 8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세상을 속이고 7천만 민족을 죽음에 몰아넣으려는 사기극이다.

미국의 핵타격 전략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접하게 되면,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할 때 미국의 전략핵타격으로 한반도 전체 인구가 핵참화 속에서 타죽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미국의 ‘핵우산’을 믿는 것은 두뇌의 인식활동이 완전히 파열된 극도의 정신착란이 아닐 수 없다. B-52의 한반도 출격을 바라보며 안도감을 느끼는 이 땅의 사람들이 정신착란에서 벗어나는 길은, 미국의 ‘핵우산’ 사기극에 깊이 파묻힌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우선 아래의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B-52를 전략핵폭격기라고 부르는 까닭은, 수 십 킬로톤급 전술핵탄두가 아니라 수 백 킬로톤급 열핵탄(수소폭탄) 탄두를 탑재한 공대지 미사일을 공중에서 불시에 발사하는 선제핵타격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B-52의 미사일 발사장치에는 두 종류의 핵타격 미사일을 장착된다.

첫째, AGM-86 ALCM이라는 핵타격 미사일이다. ALCM이란 공중발사순항미사일(air-launched cruise missile)의 영어 머리글자인데, 200킬로톤급 폭발력을 지닌 열핵탄 탄두를 탑재하고 시속 890km의 순항속도로 2,500km를 날아간다. 인공위성에서 발신하는 정보에 따라 비행하는 이른바 위성항법장치(GPS)로 순항비행을 한다.

둘째, AGM-129 ACM이라는 핵타격 미사일이다. ACM이란 개량형 순항미사일(advanced cruise missile)의 영어 머리글자인데, 150킬로톤급 폭발력을 지닌 열핵탄 탄두를 탑재하고 시속 800km의 순항속도로 3,000km를 날아간다. 사전에 입력된 지형영상자료에 따라 비행하는 지형대조항법(TERCOM)으로 순항비행을 한다.

이번에 남측 언론들은 그 밖에 AGM-69 단거리공격미사일(SRAM)도 B-52에 싣는다고 보도하였지만, 이 미사일은 1993년까지 사용하였고 그 이후 1,048발을 해체하였기 때문에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B-52의 선제핵타격에 사용되는 공대지 미사일은 위에 언급한 AGM-86과 AGM-129 두 종류다.

B-52에는 그 두 종류의 핵타격 미사일을 최대 20발까지 실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핵폭탄보다 폭발력이 훨씬 더 큰 수소폭탄 20발을 싣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만일 B-52가 그 모든 핵타격 미사일을 공중발사하는 경우, 한반도만이 아니라 동아시아대륙이 핵참화로 타버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전략핵폭격기가 자기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며 폭격연습을 하고 있는데 안도감을 느낀다니, 그것이야말로 정신착란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들은 선제핵타격명령 내리면 4시간 30분 만에 그 명령을 수행한다

2013년 3월 19일 <한국일보>가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보도사진 한 장을 실었다. 사진기자가 그 날 오후 경기도 평택 상공을 날아가는 B-52를 지상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보도사진이다. 이 ‘희귀한’ 보도사진에서 아래와 같은 정보를 엿볼 수 있다.

서태평양의 미국 영토인 괌(Guam)에서 이륙한 B-52가 동중국해와 제주도 서쪽 해상을 거쳐 한반도 서해로 북상한 뒤에 경기도 남쪽 평택 상공에서 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강원도 영월군 태백산에 있는 폭격연습장으로 향하는 비행경로를 그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다. 보도사진은 폭격연습장 상공을 돌아치면서 4시간 동안 폭격연습을 감행한 뒤에 괌으로 돌아가는 B-52가 평택 상공을 지날 때 촬영한 것인데, 괌에서 폭격연습장으로 날아갈 때도 같은 비행경로로 날아갔던 것이 분명하다. 평택과 폭격연습장은 각각 북위 37도선에 거의 근접한 위도에 있다.  

B-52가 북위 37도선 상공까지 북상한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B-52가 폭격훈련을 하고 있었던 폭격훈련장에서 평양까지 직선거리는 344km다. 만일 B-52가 폭격훈련장 상공에서 AGM-86을 발사하면, 그 핵타격 미사일이 평양에 도달하는 시간은 23분이고, AGM-129를 발사하면, 그 핵타격 미사일이 평양에 도달하는 시간은 26분이다.

위에 언급한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나 직감할 수 있다. 평양을 10번 이상 파괴할 열핵탄 탄두가 탑재된 핵타격 미사일을 싣는 B-52가 순항미사일 비행속도로 평양에서 불과 20여 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최근접 발사거리까지 바짝 접근하여 폭격훈련을 감행하였던 것이다.

B-52가 이륙한 출격기지는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다. 거기서 이륙한 B-52가 한반도 중부지역 상공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비행시간은 약 4시간이다. 만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지도 위에서 아예 없애버리라는 선제핵타격 명령을 내리면, B-52는 4시간 30분 뒤에 그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키 리졸브-독수리’ 북침전쟁연습에 관해 보도하는 세상의 모든 언론들이 말하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가지만, 무고한 북녘 동포 수 백 만 명을 4시간 30분 만에 대량살육하려는 극악무도한 선제핵타격이 B-52의 한반도 출격의 실체인 것이다. 미국은 이번에만 해도 그런 B-52 선제핵타격연습을 3월 8일과 3월 19일 두 차례나 감행하였다. 이것은 북의 심장부에 칼을 들이대는 노골적인 적대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2013년 3월 20일 북측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B-52의 한반도 출격을 “참을 수 없는 도발”이라고 비난하였다.

핵타격 작전시간으로 보면 평양에서 불과 20여 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최근접 발사거리에서 선제핵타격연습을 감행하는 B-52의 잔인한 행동을 바라본 사람들은 이성과 양심으로 말해야 한다. 지난 60년 동안 그처럼 숨 막히는 미국의 선제핵타격 위협을 받으며 살아온 북이 B-52 핵공갈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핵타격력을 보유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세대에 세대를 이어 저지르는 끊임없는 선제핵타격 위협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고 참아서도 안 되는 북은 올해 ‘통일대전’으로 결판을 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비정상적인 비행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13년 3월 19일 오후 경기도 평택 상공을 날아가는 B-52를 지상에서 촬영한 <한국일보> 보도사진에서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정보가 있다.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지상에서 육안으로 B-52의 비행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었으므로, 그 전략핵폭격기가 아주 저고도로, 저속으로 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알려진 대로, B-52의 비행고도는 15km이고, 비행속도는 시속 844km(마하 0.86)이다. 그런데 그런 전략폭격기가 왜 평택 상공에서 저고도로, 저속으로 비행하였을까?

원래 B-52는 기체가 매우 크고 육중한데다가, 기체 내부의 폭탄창에 폭탄을 잔뜩 싣고, 그것도 모자라 양 날개 밑에까지 미사일을 주렁주렁 매달고 출격하기 때문에 초음속 전투기에 비해 비행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만일 적진에서 출격한 날쌘 전투기 편대가 날아가서 B-52에 공대공 미사일을 쏘면, B-52는 그 걸로 끝장이다. 그래서 미국은 실제 전쟁을 개시할 때는 잠수함, 군함,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정밀타격으로 적의 방공망과 공군력을 먼저 공습한 뒤에 B-52 편대를 출격시키게 된다. 그리고 B-52 편대가 공습에 나설 때에도 호위 전투기 편대가 따라붙게 되는 것이다. 지난 시기 미국이 두 차례 일으킨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B-52는 그런 순차에 따라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여 이라크 국토를 무참히 파괴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그런 순차적 공습은 한반도에서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이 북침공격을 개시하는 순간, 아니 미국의 북침공격 징후가 나타난 순간, 북이 먼저 막강한 화력을 총동원한 선제공격으로 미국의 ‘급소’를 기습타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한반도에서 북침전쟁을 노리는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이번에 그러한 것처럼, 단독비행으로 폭격연습을 하는 것처럼 위장한 B-52 한 대가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 북에게 핵타격 미사일을 불시에 발사하는 선제기습타격도 가능한 일이다. 위장행동으로 적을 속이는 치명적인 선제기습타격으로 무력침공을 도발한 사례는 세계 전쟁사에 흔하다.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비록 한 대가 단독으로 비행한다 해도,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상적인 고도에서 정상적인 속도로 비행한다면, 그것은 폭격연습으로 위장한 선제핵타격을 노린 공습일 수 있다.  

그러므로 폭격연습으로 위장한 B-52의 기습타격을 막아내야 하는 인민군 반항공군은 B-52가 한반도 상공에 정상비행으로 접근하면, 그런 정상비행을 선제핵타격을 위한 위장비행으로 간주하고 무조건 요격미사일을 쏘게 되어 있다. 불시에 선제핵타격을 노리며 한반도 상공에 접근하는 B-52를 요격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북의 국가적 생사존망이 걸린 문제이므로, 인민군 반항공군은 그런 정황에서 무조건 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미국은, 폭격연습을 위해 B-52를 한반도에 출격시킬 때는 반드시 저고도로, 저속으로 비정상적인 비행을 하라고 명령한다. B-52가 그렇게 비정상적인 비행을 해야 선제핵타격을 노린 실전비행이 아니라 모의폭격을 위한 연습비행이라는 사실을 북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어 피격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일 이번에 B-52가 정상비행으로 한반도 상공에 접근하였다면, 인민군 반항공군이 쏜 요격미사일에 맞아 즉각 격추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심각한 물음이 제기된다. 북은 과연 B-52의 선제핵타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대답해야 할 문제이므로, 아래와 같은 정보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B-52 격추할 인민군 반항공군의 최신형 요격미사일

2013년 2월 20일 이란 언론들은 탐지거리가 3,000km에 이르는 장거리 방공레이더를 이란에서 자체로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이란도 북처럼 B-52의 선제핵타격 위협을 받으며 방공망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는 나라다. 그런 처지에 있는 이란이 B-52가 3,000km 밖에서 핵타격 순항미사일을 불시에 발사하는 선제핵타격 위험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려면 탐지거리가 매우 긴 장거리 방공레이더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핵타격 작전시간으로 20여 분 떨어진 최근접 발사거리까지 B-52를 바짝 접근시켜 선제핵타격 위협을 가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B-52를 이란 영공 부근에 출격시킨 적도 없다. 그런 이란이 3,000km 장거리 방공레이더를 자력으로 만들어 실전배치하였다면, 이란보다 더 오랫동안, 더 심하게 미국의 선제핵타격 위협을 받아오는 북도 당연히 장거리 방공레이더를 자력으로 만들어 이란보다 훨씬 먼저 실전배치하였을 것이다.

인민군 반항공군은 탐지거리가 3,000km 이상인 것으로 보이는 고성능 장거리 방공레이더를 실전배치해놓고 B-52의 한반도 출격을 24시간 쉴 틈 없이 감시하고 있다. B-52의 한반도 출격을 24시간 정밀감시하는 것은 북이 미국의 선제핵타격을 막아내는 첫 관문이다. 3,000km는 얼마나 먼 거리일까? 평양에서 필리핀 마닐라까지 직선거리가 2,760km다. 그러므로 괌에서 이륙한 B-52가 필리핀해 북쪽 상공에 이르렀을 때부터 인민군 반항공군은 B-52가 어느 쪽으로 날아가는지 감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자국의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영공 밖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해놓고 그 구역으로 접근하는 모든 비행물체를 감시한다. 북도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 북은 방공식별구역을 어디쯤 설정해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만일 B-52가 필리핀해 북쪽 상공에서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어 북상하기 시작하면, 인민군 반항공군은 즉각 비상대기태세에 돌입하게 된다.

이처럼 인민군 반항공군이 B-52의 비행을 사전에 먼 거리에서 장거리 방공레이더로 탐지하고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B-52가 방공식별구역을 넘어 북상할 때, 재빨리 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B-52를 격추하는 것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탐지만 하고 격추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인민군 반항공군이 B-52를 격추할 요격수단은 아주 먼 거리를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장거리 요격미사일이다. 단 한 발만 쏴도 평양을 10번 이상 파괴할 수 있는 핵타격 미사일을 20발이나 실은 B-52가 한반도 상공에 다가오기 전에 되도록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재빨리 요격할수록 북에게는 유리하다. 따라서 북은 B-52를 격추할 요격미사일의 사거리를 늘이고 비행속도를 초음속으로 높이는 아주 어렵고 힘든 기술개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선제핵타격을 노리고 맹수처럼 덤벼드는 B-52를 먼 거리에서 재빨리 격추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북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가 통일된 먼 훗날 세상에 알려지겠지만, 북의 미사일 부문에서 일해온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B-52를 먼 거리에서 격추할 강력한 요격미사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전쟁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다른 것을 뒤로 미루고서라도 그런 강력한 요격미사일 개발사업에 우선적으로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미사일 부문에서 러시아는 북보다 아주 멀리 앞서 먼저 출발하였지만, 북은 미국의 끊임없는 핵공갈로부터 자기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미사일 기술개발을 다그쳤을 터이니, 그 개발속도가 다른 미사일 개발국들을 앞질러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랐다. 북이 미국에게 전력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서, 북의 미사일 기술수준을 저평가하는 것은 그런 내부사정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다.

지금 러시아군이 실전배치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최신형 요격미사일로 평가받는 S-400은 사거리 400km, 사고도 185km, 비행속도 마하 12다. 2012년을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S-400 72기를 실전배치해놓고, 미국의 잠재적 공습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B-52는 전투반경이 7,210km나 되어 매우 멀리까지 날아가지만, 비행고도는 15km, 비행속도는 시속 844km이어서 음속 이하의 속도로 날아간다. 위에서 언급한, B-52에 싣는 두 종류의 핵타격 미사일도 순항거리는 2,500∼3,000km나 되어 매우 멀리까지 날아가지만, 순항속도는 800∼890km이므로 미사일로서는 매우 느리다. 그러므로 음속보다 12배나 빨리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S-400을 쏘면, 시속 800∼890km로 날아오는 B-52는 물론이고, 거기서 공중발사한 핵타격 미사일도 400km 밖에서 격추할 수 있다.

그러면 인민군 반항공군은 러시아군의 S-400처럼 강력한 요격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을까? 인민군 반항공군이 S-400보다 한 급 낮은 S-300을 실전배치한 것은 이전에 실물로 확인된 바 있다. 201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인민군 열병식에 등장하여 군사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주체식 요격미싸일종합체’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2012년 4월 14일 평양에서 성대하게 개관식을 진행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주체식 요격미싸일’을 싣고 이동하는 3축6륜 발사차량이 발사관과 함께 상설전시되었다. 어느 나라나 박물관에는 자국산 최신형 무기보다 한 급 낮은 무기를 전시하는 법이다. 북이 S-300급 ‘주체식 요격미싸일’ 발사차량을 무장장비관에 상설전시한 것을 보면, 인민군 반항공군이 그보다 한 급 높은 S-400 수준의 최신형 요격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다.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하는 사진이 2012년 5월 3일 북측 언론에 실렸는데, 그 지휘부를 김일성 주석이 459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25차례나 현지지도하였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북에서 최고영도자의 현지지도가 어느 특정단위에 그처럼 집중된 것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B-52의 선제핵타격을 막아낼 요격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날 시찰 중에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군지휘관들과 함께 지휘부 마당에서 최신형 요격미사일을 살펴보았다. 북의 언론에서는 그 요격미사일 발사차량의 왼쪽 바퀴들이 보이는 부분만 살짝 촬영하여 실물공개를 차단하였는데, 이미 2010년 10월 10일에 세상에 공개하였고 2012년 4월에는 무장장비관에도 상설전시해놓은 S-300급 요격미사일이라면 그처럼 실물을 보여주지 않을 리 없다. 그러므로 그 날 시찰에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살펴본 요격미사일은 S-400급 최신형 요격미사일인 것이 틀림없다.

군사과학기술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달한 중국도 S-400급 요격미사일을 자력으로 개발하지 못해, 2013년 현재 러시아의 기술을 들여가 합작으로 만드는 중인데, 북이 그런 최첨단 요격미사일을 2012년에 자력으로 생산하였으니 실로 경이적이다.

만일 인민군 반항공군이 황해남도 해주에서 남쪽을 향해 S-400급 최신형 요격미사일을 쏘면, 전라남도 진도 상공에서 비행하는 B-52 또는 핵타격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 인민군 반항공군이 실전배치한 S-300급 요격미사일은 6개의 비행물체를 동시에 격추할 수 있는데, S-400급 최신형 요격미사일은 그 보다 좀 더 향상된 동시타격능력을 지녔을 것이다.

한반도로 접근하는 B-52에 무엇이 실렸는지 북으로서는 알 수 없으므로, B-52가 전라남도 진도 상공에 이르면 인민군 반항공군은 즉각 최신형 요격미사일 발사태세를 갖추게 된다. 이런 사정을 아는 B-52는 동중국해를 지나 한반도 남해로 향할 때는 저 멀리 이어도 남쪽 상공에서부터 반드시 저고도로, 저속으로 비정상적인 비행을 하며 조심하는 것이다.

인민군 반항공군은 요격미사일을 쏘는 것만이 아니라, 강력한 방해전파도 쏜다. 그러므로 위성항법장치로 순항비행하는 핵타격 미사일 AGM-86은 인민군 반항공군이 쏘는 강력한 방해전파에 걸려 방향을 잃고 추락할 것이다.

B-52가 한반도 상공에 다시 출격한다면

베트남 전쟁 시기에 이른바 ‘융탄폭격’으로 베트남 인민을 무차별로 대량살육하고 베트남 국토를 파괴하던 B-52 한 대가 1972년 11월 22일 북베트남 빈(Vinh) 상공에서 격추되었다. 북베트남군이 쏜 지대공 미사일을 맞고 사상 처음으로 격추된 것이다.

1972년 12월 18일 옌 비엔(Yen Vien), 12월 19일 킨 노(Kinh No)와 하노이(Hanoi), 12월 20일 옌 비엔 주변 세 곳, 12월 21일 킨 호 주변 세 곳과 하노이, 12월 22일 박 마이(Bac Mai), 12월 26일 지압 니(Giap Nhi), 12월 27일 하노이, 박 마이, 트룽 콴(Trung Quan), 그리고 1973년 1월 4일 빈...이것은 1972년 12월 북베트남군이 지대공 미사일로 B-52를 격추한 기록이다. 북베트남은 1972년 12월에 B-52 34대를 격추하였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왜 1972년 12월에 그처럼 수많은 B-52가 격추되었을까? 미국은 1972년 12월 18일부터 29일까지 B-52 42대를 동원하여 ‘라인백커 작전(Operation Linebacker II)’이라는 작전명으로 북베트남에 대한 ‘융단폭격’을 감행하다가 지대공 미사일을 맞고 그처럼 우수수 떨어진 것이다. 자칭 ‘하늘의 요새’라고 떠들어대며 ‘융탄폭격’으로 베트남 전선에 대량살육의 불구름을 몰아오던 B-52의 ‘불패신화’는 그렇게 산산이 깨져버렸다.

B-52의 ‘불패신화’를 깨뜨린 북베트남군의 지대공 미사일은 소련이 만든, 길이가 10.6m인 2단형 고고도 요격미사일 S-75다. S-75는 사거리가 45km이고, 사고도는 25km이며, 200kg의 고폭탄두를 탑재하고 마하 3.5의 속도로 날아가며, 전파통제신호로 유도된다.

북은 B-52를 격추하기 위해 S-75보다 사거리가 8.8배나 더 길고, 사고도가 7.4배나 더 높고, 비행속도가 3.4배나 더 빠른 아주 강력한 요격미사일을 만들어냈다. 인민군 반항공군은 아직 그 모습도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그 이름도 세상에 알리지 않은 최신형 요격미사일을 400km 밖에서 날아가는 비행물체들에 겨누고 있다. 40년 전 북베트남군은 S-75를 쏘아 45km 밖에서 날아오는 B-52를 한 대씩 격추하였지만, 오늘 인민군 반항공군이 S-400급 최신형 요격미사일을 쏘면 400km 밖에서 날아오는 B-52와 장거리 핵타격 순항미사일을 한 번에 6대 이상씩 우수수 격추하게 될 것이다. 2013년 3월 20일 북측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지금 우리는 전략폭격기 <B-52>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전략폭격기가 조선반도에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들은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튿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미국의 로골적인 핵공갈과 위협이 시작된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보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번에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B-52가 하루 뒤 한반도에 출격하여 폭격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한 발만 쏘아도 수 백 만 명이 핵참화 속에서 타죽게 되는 전략핵타격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천연덕스럽게 지껄일 수 있을까.

그런데 선제핵타격을 노리다가 인민군 반항공군이 쏜 요격미사일에 맞아 격추되는 B-52, 그리고 인민군 반항공군이 쏜 방해전파에 걸려 방향을 잃고 추락하는 핵타격 미사일들은 한반도 남부 해안지대 어디에 떨어질 것이다. 단 한 발로 대도시를 10번 이상 파괴할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핵타격 미사일들이 그렇게 요격미사일에 맞아 공중폭발 또는 추락하거나 그런 미사일을 20발이나 실은 B-52가 요격미사일에 맞아 추락하여 지상에서 폭발하는 핵참화가 일어나면, 얼마나 많은 남측 동포들이 참혹하게 희생될지 상상할 수 없다.  

사람들은 이제 최면상태에서 깨어나야 한다. 미국의 B-52가 펼쳐주는 ‘핵우산’이 ‘북의 핵위협’으로부터 자기들을 지켜준다는 사기극에 속아 넘어간 최면상태에서 한시바삐 깨어나야 한다. 이성과 양심을 마비시킨 ‘핵우산’ 사기극의 집단적 최면상태에서 빨리 깨어나, 7천만 민족을 핵재앙으로 멸살하려고 날뛰는 미국의 선제핵타격 위협에 끝까지 맞서 싸우며 북침전쟁연습을 저지, 파탄시키는 대중운동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그들 자신과 아이들을 생존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짓누르는 미국의 60년 묵은 ‘핵공갈’을 영구히 소멸하기 위해... (자주민보 2013년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