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솔악단’의 경축공연과 평양의 새해맞이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격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2013년 새해를 맞은 평양

2012년 12월 31일 자정을 앞둔 시각, 수많은 인종들과 나라들만큼이나 형형색색 다양한 새해맞이 행사들이 세계 각국 대도시들에서 진행되었다. 원래 새해맞이 행사에는 새해 첫 시각을 맞는 환희와 희망이 넘쳐나야 하는 법인데,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이라는 국가재정파탄의 벼랑 끝에 몰린 미국은 미증유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새해를 맞았다.

미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재정절벽’이란 감세혜택이 끊기고, 정부예산 지출이 대폭 삭감되면서 미국의 국가재정체계 전반이 붕괴되는 것을 뜻한다. 북이 1990년대 후반기에 ‘고난의 행군’을 헤쳐갈 때,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말을 쓰곤 하였는데, 이제는 ‘재정절벽’으로 떠밀린 미국에서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말이 쓰이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 오바마 행정부와 연방의회는 ‘재정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한 숨가쁜 협상을 계속한 끝에 겨우 새해 첫날밤에 가서야 ‘2개월짜리 미봉책’을 합의하고 파산위험을 간신히 모면하였으니, 워싱턴 정가와 뉴욕 금융가가 어떤 분위기 속에서 2013년을 맞았는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만일 미국이 ‘재정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면,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에서 일자리 600만 개가 사라지며 실업률이 12%로 치솟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자, 그 사정을 알게 된 미국인들은 연말연시를 불안과 공포로 떨며 보내야 하였다. 또한 만일 미국이 ‘재정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면, 몰락의 거대한 충격파가 즉각 세계시장을 강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미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세계 자본주의시장경제는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며 여기저기서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본주의 나라들이 불안과 공포 속에서 2013년을 맞고 있었던 긴장된 시각에 그런 나라들과는 아주 극적인 대조를 보이며 2013년을 맞은 나라가 있었으니, 그 나라가 스스로를 ‘백두산 대국’이라 부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북은 미국이 설치한 ‘세계화’라는 거대한 고리에 결착된 세계 자본주의시장경제와 단절되어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로 살아가는 나라이므로, 미국의 ‘재정절벽’과는 무관하다. 그래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식 사회주의는 세계적인 대정치파동 속에서도 끄떡없이 서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요즈음 북은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는 구호를 들고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북이 전략적 구호로 내건 ‘새 세기 산업혁명’은 북이 세계 역사상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던 1970년대의 ‘기술혁명’을 계승, 발전시킨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은 본질에 있어서 과학기술혁명이며 첨단돌파에 경제강국 건설의 지름길이 있습니다”고 지적하고,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강국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아야 하겠습니다”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요즈음 북측 각지의 생산현장들에서는 생산공정을 CNC화, 무인화하고, 자체역량으로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돌파하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는 발전전망에 대해 널리 이야기되고 있는데, 바로 그러한 사회주의문명국이 ‘새 세기 산업혁명’으로 건설되는 것이며,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몸소 지휘하는 북의 우주개발 국책사업이야말로 북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을 강력하게 촉진시키는 결정적 요소인 것이다. 북이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성공에 대해 그토록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2012년 4월에 실패하였던 광명성 3호 발사를 연말에 성공시킨 극적인 반전은 2013년 새해를 맞는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을 격정으로 들끓게 하였다. 북이 그런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았으니, 올해 새해맞이 행사가 이전의 새해맞이 행사와는 달리 격정적으로 진행된 것은 당연하였다.

축포가 발사되는 새해 첫 시각, 특별한 신년축하회가 열렸다

2013년 1월 1일 0시에 맞춰 진행된 북의 격정적인 새해맞이 현장을 북측 외부에 보여주는 동영상들은 아래와 같다.

첫째, 2013년 1월 1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시된 동영상 ‘강성번영할 2013년 시작을 알리는 불보라’라는 영상물과 1월 2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록화보도 새해 2013년을 맞는 평양의 0시’라는 영상물이다.
둘째, 2013년 1월 2일 ‘유투브’에 게시된 ‘기록영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평양시민들, 주조 외교대표들과 함께 모란봉악단 신년경축공연을 관람하시였다 주체 102(2013). 1. 1’이라는 영상물이다.

셋째, 2013년 1월 2일 ‘유투브’에 게시된 ‘실황록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모시고 진행한 모란봉악단 신년경축공연 <당을 따라 끝까지>’라는 영상물이다.

위에 열거한 영상물들을 함께 시청해야 북의 새해맞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명백하게도, 위에 열거한 영상물들에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다.

위의 영상물이 보여주는 것처럼, 2013년 1월 1일 0시 제야의 종소리가 평양 시내에 울려 퍼지면서, 평양 시내 여러 곳에서 일제히 축포발사(남측에서는 불꽃놀이)가 개시되었다. 형형색색 축포가 밤하늘을 현란하게 수놓을 때마다 곳곳에 모여든 수많은 평양 시민들은 탄성을 연발하였고, 새해맞이 분위기는 축포발사로 한껏 고조되었다.

그런데 축포발사보다 조금 앞선 시각, 건물 외부에 새해경축 불장식을 밝힌 음악공연장의 구내식당에서는 특별한 신년축하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특별한 신년축하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주재하는 세계 각국 대사 부부들, 국제기구 대표 부부들, 무관 부부들을 만나 축하인사를 나눈 자리였다. 기록영화에는 만면에 미소를 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새해축하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과 세계 각국 언어를 쓰는 국제인사들의 축하인사말을 현장에서 동시통역해야 하였으므로, 여러 언어를 통역하는 동시통역사들이 여러 명 동원되었다. 이윽고 평양 시내 곳곳에서 축포발사를 개시한 0시 정각,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신년축하회장 벽에 걸린 대형화면에서 생중계되는 축포발사 동영상을 바라보면서 신년축하회 참석자들과 함께 축배를 드는 장면이 나온다.

북의 최고영도자가 세계 각국 대사들, 국제기구 대표들, 무관들과 함께 새해를 맞은 것은 북의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세계 각국의 국가지도자들 가운데 자기 나라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 국제기구 대표들, 무관들과 함께 새해 첫 시각을 맞는 국가지도자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북의 2013년 신년축하회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구상이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구상은, 요즈음 북측 언론에서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주체의 사회주의강성국가’를 건설하여 세계가 우러러보는 천하제일강국으로 일어서려는 조선식 국가발전전략”이다. 북측 자료에 따르면, 생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분발하고 또 분발하여 위대한 당, 김일성 조선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하라!”고 말하였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6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나가자”에서 “우리는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볼 데 대한 장군님의 뜻대로 높은 목표와 리상을 가지고 투쟁하며 모든 면에서 세계를 디디고 올라서야 합니다”고 말했으며, 2013년 신년사에서 “우리 당은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우리 인민에 의거하여 우리 식, 위대한 장군님 식으로 이 땅 우에 사회주의강성국가, 천하제일강국을 보란 듯이 일떠세울 것입니다”고 말하였다.

북의 견해에 따르면, 북은 정치사상적으로, 군사적으로 이미 강국의 지위에 올라섰으므로, 과학기술분야에서 최첨단 돌파전으로 패권을 쥐면 “세계가 우러러보고 인류가 부러워하는 천하제일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조선식 국가발전전략을 자신만만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북측 외부에서 볼 때, 이것은 북측의 오늘 현실과 동떨어진 과장이 아니다.

북의 기아인구가 350만 명이나 된다는 대북악담 중독자들의 헛소문을 듣고 있는 북측 외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북의 국가발전전략을 쉽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런 황당한 헛소문을 걷어내고 북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면 북이 ‘사회주의강성국가, 천하제일강국’을 세우려는 국가발전전략을 성과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국가발전전략을 추진하는 정치사상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김정일 애국주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김정일 애국주의를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내 나라, 내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도록 하여야 합니다”고 말하였다.

모란봉악단은 ‘친솔악단’이다

모란봉악단이 출연한 신년경축공연장의 대형 원형무대 뒤쪽에는 음악공연 내용에 맞춰 기록영화장면이나 주제관련 동영상을 비춰주는 초대형 동영상 화면이 설치되었고, 그 양옆으로는 연주장면을 비춰주는 대형 동영상 화면이 설치되었고, 바로 그 아래에는 긴 직사각형 꼴의 대형 동영상 화면이 설치되었다. 말하자면, 무대 전체를 동영상 화면으로 둘러싼 것이다.

또한 초대형 동영상 화면 양쪽에는 은하 3호 모형과 은하 9호 모형이 각각 서 있었고, 원형무대 양쪽에는 은하 9호 모형과 은하 3호 모형을 각각 손에 들고 있는 대형 눈사람이 서 있었다.

<로동신문>은 2013년 1월 1일 모란봉악단 신년경축공연 보도기사에서 “모란봉악단의 창작가, 예술인들은 위대한 당, 위대한 군민을 칭송하는 시대의 송가, 승리의 행진곡을 새롭고 특색 있게 형상하여 환희로운 신년경축무대에 펼쳐놓았다”고 격찬하였는데, 모란봉악단의 신년경축공연을 본 북측 인민들은 때로는 폭풍처럼 드세게 휘몰아치는 격한 감정을 받아안았고, 때로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을 받아안았고, 때로는 기쁨과 감격으로 격동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모란봉악단의 신년경축공연은 ‘애국가’가 연주된 다음, 여성7중창 ‘빛나는 조국’이 첫 무대를 장식하였고, 경쾌한 선율의 경음악 연주와 여성7중창 ‘설눈아 내려라’가 그 뒤를 이었다. 경음악 연주와 여성7중창 ‘설눈아 내려라’는 공연의 말미를 장식한 종곡으로 또 다시 연주되었다.

노래 ‘빛나는 조국’이나 ‘설눈아 내려라’는 모두 자기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을 음악으로 형상한 곡들이므로, 모란봉악단이 펼친 신년경축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에게 제시한 ‘김정일 애국주의’를 음악으로 형상한 공연주제였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처럼 ‘김정일 애국주의’를 음악공연 전반에 걸쳐 예술적으로 형상한 것은, 모란봉악단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의도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모란봉악단의 음악공연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의도를 정확히 반영한 것은, 그 악단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를 받는 ‘친솔악단’이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31일 모란봉악단에 전달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의 감사문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원대한 구상과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조직된 우리 당의 친솔악단이며 국보적인 예술단체”이고, “예술창조사업의 원칙과 방법으로부터 공연의 주제와 형상요소들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모란봉악단을 조직하여 조선로동당의 친솔악단으로 내세워주고, 친히 지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시한 음악정치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북측 시각에서 바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음악정치는 ‘김정일 애국주의’를 모란봉악단식 전자음악으로 표현하고 전파하는 ‘21세기 음악정치’라고 말할 수 있다.

네 편의 구성부분으로 정밀하게 짜여진 음악공연

모란봉악단이 펼친 신년경축무대는 네 편의 구성부분으로 정밀하게 짜여진 음악공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자기 영도자에 대한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의 충정을 예술적으로 형상한 음악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은 전체 공연순서에서 맨 앞과 맨 뒤에 각각 배치되어 중요성을 더하였다.

공연순서 가운데 맨 앞에 배치된, 경음악 연주와 여성중창으로 무대에 오른 ‘장군님을 우러러 부르는 노래’라는 연곡형식의 공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공연순서에서는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 10곡이 비반복적인 연곡형식으로 연주되었는데, 전곡을 연주한 것이 아니라 악곡 가운데 선별하여 전자음악풍에 맞춰 편곡한 주제선율만 연곡형식으로 연주하여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의 절절한 감정을 펼쳐보였다.

다른 한 편, 공연순서 가운데 맨 뒤에 배치된 것은 여성중창으로 연주한 노래 ‘인민은 일편단심’이었는데, 그 노래가 연주될 때, 무대 뒤편에 있는 초대형 동영상 화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하는 모습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하는 모습이 연이어 비춰졌다. 그 순간, 관람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렬한 기립박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그리움과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정을 표시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북측에서 음악과 정치가 서로 떨어질 수 없을 만큼 결합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북에서는 ‘음악정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둘째,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이 즐겨 부르는 조선식 대중가요와 조선민요를 무대에 올린 음악공연이 있었다. 특히 경음악으로 연주한 노래 ‘단숨에’의 강렬한 선율이 울려나올 때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장면이 동영상 화면을 가득 채웠고, 관람자들은 모두 환성을 올리며 열광적인 박수갈채를 보냈으며, 관람자들 가운데 젊은이들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었다. 관람자들의 열화 같은 재청으로 경음악연주 ‘단숨에’는 두 차례 연속하여 반복연주되었다.

또한 모란봉악단이 내세우는 여성가수 김유경이 열창한 조선식 대중가요 ‘불타는 삶을 우린 사랑해’도 관람자들의 감흥을 북돋아주었고, 김설미, 리명희, 김유경이 전자음악형식으로 편곡된 민요 ‘노들강변’을 꽹과리 가락에 맞춰 민요창법으로 노래할 때는 우리 노랫가락에 어느덧 흠뻑 취한 관람자들이 너도나도 흥겨운 춤판을 펼쳤다.

셋째, 외국곡 주제선율을 전자음악형식으로 편곡하여 선보인 이채로운 음악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순서에는 “경음악과 노래연곡 세계명곡묶음”이라는 제목이 달렸는데, 세계 각국에서 연주되는 애창곡과 명곡들의 주제선율을 뽑아 무려 19곡을 비반복적인 연곡형식으로 연주하였다. 모란봉악단이 연주한 세계 각국의 애창곡과 명곡들 가운데는 서양고전음악,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대중가요와 민요, 이탈리아의 가곡, 라틴아메리카의 탱고, 유럽의 무도곡, 외국영화 주제곡, 중국 노래가 포함되어 그야말로 세계음악공연을 보는 듯하였다.

이 공연순서에서 모란봉악단은 예술음악, 대중음악, 전통음악으로 분류되는 동서고금의 각이한 음악장르(music genre)를 넘나드는 경이로운 연주기량을 뽐냈으며, 뛰어난 실력으로 편곡한 전자음악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동서고금의 각이한 음악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을 보노라면, 지구를 휘감고 도는 광명성 3호 2호기처럼 음악연주로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본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외국곡 주제선율을 연곡형식으로 연주하기 시작할 때와 연주를 마칠 때 북측 노래 ‘세상에 부럼 없어라’가 반복적으로 연주되었다는 점이다. 노래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51년 전에 창작된 노래이므로, 공연장을 가득 메운 각계각층 관람자들 가운데 60대 이하 연령층은 누구나 그 노래를 부르며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그 노래는 “하늘은 푸르고 내 마음 즐겁다 손풍금 소리 울려라 사람들 화목하게 사는 내 조국 한없이 좋네”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세계 각국의 애창곡과 명곡들을 연주하는 공연순서에서 왜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는 노래를 앞뒤에서 반복적으로 연주하였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모란봉악단은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지침에 따라 세계 각국의 애창곡과 명곡들을 공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12월 31일 모란봉악단에 전달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의 감사문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의 창작가, 예술인들은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볼 데 대한 당의 요구를 심장에 새기고 창작창조실력과 예술적 기량을 부단히 높여 세계를 디디고 올라서며 우리 인민의 재능과 슬기를 만방에 빛내여나가야 한다”고 하였다.

넷째, 조국통일의지를 발산하는 통일노래를 연주한 공연순서가 있었다. 모란봉악단이 통일노래를 집중적으로 연주한 것은 창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서, 특히 통일노래 연주가 북측 외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모란봉악단의 통일노래 연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천명한 조국통일의지를 음악적으로 형상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1월 1일 오전 9시 생중계 방송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는 조국통일의 앞길에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놓인다 하여도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삼천리 강토 우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우고야 말 것입니다”고 말하여 강한 조국통일의지를 천명하였고, “올해에 온 민족이 단합하여 거족적인 통일애국투쟁으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아야 합니다”고 강조하였다.

여성7중창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이 연주될 때는, 금빛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한반도 지도가 공연무대 뒤쪽에 있는 초대형 화면 정중앙에 나타나고, 푸른 동해 한 복판에 울릉도와 독도가 뚜렷이 표시되고, 민족공동행사에 남북해외 동포들이 통일열망을 안고 모여들었을 때 휘날리고, 국제경기대회에 남북단일선수단이 입장할 때 휘날린 통일기가 관람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때, 공연장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우리 민족의 성원이라면 누구나 가슴으로 부르는 민족공동의 통일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공연장에 울려 퍼질 때, 그리고 6.15 공동선언이 안겨준 통일의 신념을 경쾌한 선율에 담은 통일노래 ‘통일 6.15’가 연주될 때는 박정희 정권이 군사분계선에 축성한 콘크리트 분단장벽이 초대형 화면에 나타나고, 그 분단장벽을 넘어 “조국통일!”을 절규하는 남, 북, 해외 동포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노래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가 연주될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각각 감격적으로 상봉하는 장면이 나오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선 관람자들 속에서 열렬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처럼 모란봉악단이 새해 첫 시각에 조국통일의지를 발산하는 통일노래를 연주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천명한 조국통일의지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것이며, 북이 올해 2013년에 조국통일을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모란봉악단은 뛰어난 음악연주기량과 참신한 음악공연활동으로 북측 인민들과 장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유투브’를 통해 국제사회에도 알려지면서 차츰 세계 각국 음악애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12월 31일 모란봉악단에 전달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의 감사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지는 “모란봉악단을 축으로 세우고 그것을 본보기로 주체예술의 새로운 개화기를 열어나가며 핵폭탄보다 더 위력한 예술의 힘으로 천만군민의 정신력을 총폭발시켜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를 이룩해나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북측 시각에서 바라보면, ‘친솔악단’이 펼친 신년경축공연은 핵폭탄보다 더 강한 저력이 북측 내부에 축적되고 있음을 세상에 과시한 계기인 것이다. (자주민보 2013년 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