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상태 소멸과 통일대전 선전포고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인민군 정찰총국장은 대변인이 아니다

2013년 3월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였다. 원래 북에서는 국방위원회, 외무성,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가 중대계기에 대변인 성명을 각각 발표해왔는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매우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대변인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011년 6월 29일, 2012년 3월 2일과 4월 18일에 각각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그 세 차례의 성명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직접 나서야 할 만큼 엄중한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에 발표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 차례의 대변인 성명은 남에서 북의 최고영도자를 모독한 사건을 두고 응징의지를 천명한 것이었다. 북에서 자기 최고영도자에 대한 충성심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남측의 군부대와 반북단체들이 북의 절대적인 충성심을 심히 자극하는 행동을 취했으니, 북의 시각에서 보면 격분을 자아내는 엄중한 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응징의지를 천명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2013년 3월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네 번째로 발표한 대변인 성명은 내용과 형식에서 이전에 발표했던 대변인 성명과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 글에서는 그 네 번째 대변인 성명을 3.5 성명으로 약칭한다.

3.5 성명은 발표형식부터 완전히 달랐다. 북의 성명발표형식에서 돋보이는 관례는, 북의 각 신문들에 일제히 성명 전문을 게재하고, 북의 라디오방송과 텔레비전방송에서 방송원이 성명 전문을 낭독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3.5 성명은 그런 관례를 사상 처음으로 뛰어넘어 대변인이 직접 나와서 구두로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구두발표실황이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도되었고, 발표장면을 촬영한 현장사진들도 보도되었다. 60년 이상 지켜온 오랜 관례를 뛰어넘어 새로운 형식으로 3.5 성명을 발표한 데는 반드시 어떤 특별한 의미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3.5 성명을 발표한 사람은 인민군 대장 직급을 가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최고사령부 대변인이 아니다. 원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이 누구인지 외부에 알려진 바 없으나, 대장 직급을 가진 고위지휘관은 최고사령부 대변인을 겸직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남측에서 대장 직급을 가진 합참의장이 국방부 대변인을 겸직하지 않는 것처럼, 북에서도 그러하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현역 군인이 아니라 미국 중앙정보국(CIA) 대변인 출신이며, 남측 국방부 대변인도 현역 군인이 아니라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런데 이번에 북에서는 뜻밖에도 대장 직급을 가진 정찰총국장이 나와서 3.5 성명을 구두로 발표하였으니, 미국이나 남측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 파격적인 발표형식이어서 어리둥절해진다.

왜 대장 직급을 가진 정찰총국장이 3.5 성명을 발표하였을까? 3.5 성명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위임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중대조치들을 내외에 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위임이라는 말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김영철 정찰총국장에게 위임하여 3.5 성명을 발표하게 하였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위임을 받고 최고사령관의 뜻을 세상에 밝힌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최고사령부 대변인 역할이라기보다 최고사령관 대변인 역할을 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자신의 의사를 정찰총국장이 발표한 3.5 성명을 통해 세상에 밝혔으므로, 3.5 성명은 매우 중요한 문서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3.5 성명 발표를 왜 하필이면 정찰총국장에게 위임하였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정찰총국이 어떤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군사기관인지 알아야 한다. 정찰총국은 국방위원회 산하 기관이 아니라 최고사령부 산하 기관이다. 북에서 ‘총국’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기관은 해당부문 최고책임자의 직속이므로, 정찰총국은 최고사령관의 직속기관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자신의 의사를 담은 3.5 성명을 발표할 때, 자신의 직속기관인 정찰총국 책임자에게 발표를 위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래 정찰총국은 인민무력부 정찰국이었는데, 2009년 2월에 정찰총국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최고사령관 직속기관으로 되었다. 기존 정찰국이 정찰총국으로 확대, 개편된 것은 정찰병을 적진에 침투시키는 북의 재래식 정찰작전에서 ‘변혁’이 일어나 새로운 방식의 정찰작전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정찰작전이란 인공위성체계와 사이버공간(cyberspace)을 이용한 현대식 정찰작전을 뜻한다.

2009년 5월 북에서 배포되었고, 같은 해 10월 5일 일본 <마이니치신붕>이 전문을 번역, 보도한 북의 대외비 문건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전자전(electronic warfare)에 조예가 깊은데, 2009년 2월 정찰총국의 전자전 능력을 대폭 강화하여 최고사령관 직속기관으로 확대, 개편한 것은 당시 김정은 후계자가 김정일 최고사령관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군사지휘관은 전투를 개시하기 직전에 적진정찰부터 시작하는 법이므로, 전투는 정찰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인민군 정찰총국은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하기 위한 정찰작전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정찰총국장에게 위임을 주어 3.5 성명을 발표하게 한 것은,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하라는 최후돌격명령을 내릴 때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징후로 보인다.

60년 정전상태 소멸시키고 통일대전 선전포고를 한 최고사령관

북측 국방위원회가 3.5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3.5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북의 최고영도자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며 동시에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다.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라는 말은 조선인민군만이 아니라 로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모든 무력을 총지휘하는 최고사령관이라는 뜻이다. 북의 현행 사회주의헌법 제102조에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국방위원회 명의로 3.5 성명을 발표할 수도 있었고, 최고사령부 명의로 3.5 성명을 발표할 수도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3.5 성명 발표에서 택한 것은 최고사령부 명의였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최고사령부 명의로 3.5 성명을 발표하게 한 까닭은, 그 성명발표로 정전협정을 완전히 백지화하는 중대조치를 취하였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그 협정을 유지하고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책임은 “적대 쌍방 사령관들”이 맡아보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3.5 성명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번 전쟁연습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 유지되여오던 조선정전협정의 모든 효력을 전면 백지화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60년 전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그 협정문을 조인하였으므로, 이번에 정전협정의 모든 효력을 완전히 백지화하는 조치도 당연히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최고사령부 명의로 발표해야 하였던 것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정찰총국장에게 위임하여 정전협정의 모든 효력을 완전히 백지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정전상태가 완전히 소멸되었다는 뜻이다. 1953년 7월 27일 22시에 효력을 발생하였던 정전협정은 2013년 3월 11일 0시에 60년 간의 존재를 마치고 마침내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정전협정 체결 쌍방이며 적대적 무력대치 쌍방인 북과 미국은 2013년 3월 11일 0시부터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정전협정의 모든 효력을 전면 백지화시킨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결정적인 조치에 놀라 기겁한 사람들은 정전협정 제5조 61항을 지적하면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이 법리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정전협정 관련 조항을 제대로 해독하지 못한 무식한 소리다. 그 조항은 “본 정전협정에 대한 수정과 증보는 반드시 적대 쌍방 사령관들의 호상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지, 정전협정을 파기할 때 적대 쌍방 사령관들이 상호합의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아니다. 정전협정 파기는 적대 쌍방 사령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파기선언을 하면 현실화되는 것이다.

미국은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다는 선언은 하지 않았으면서도 실제로는 그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린지 오래되었다. 미국은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북침전쟁연습을 60년 동안 계속해옴으로써 사실상 정전협정 효력을 백지화하였다. 그에 맞선 북은 국제법적 관례를 따라 정전협정 효력을 전면 백지화하는 조치를 이번에 발표하고,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조국통일전쟁을 개시하려는 것이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최고사령부의 3.5 성명 발표는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였음을 뜻한다.

법적 절차에 의한 정전상태의 완전 소멸은 전쟁상태 진입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북미관계에서 정전상태는 소멸되고,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박한 전쟁상태에 진입한 것이다. 전쟁상태 진입은 북이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한다는 뜻이므로, 3.5 성명은 사실상 북의 선전포고인 것이다. 북에서 선전포고권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에게 있다. 이미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을 최종 결재하고 전군, 전민에 전시동원령을 내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이번에 3.5 성명을 통해 조국통일대전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3.5 성명을 통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북이 2013년 3월 11일 이후 임의의 시각에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해도, 그런 전쟁행위는 국제법상 문제로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평화상태를 깨고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정전상태가 소멸되어 전쟁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3.5 성명은 “우리도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음이 없이 임의의 시기, 임의의 대상에 대하여 제한 없이 마음먹은 대로 정의의 타격을 가하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대업을 이룩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인용문은 북이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하기 위한 군사적 준비를 완료한 것은 물론이고 법적 절차까지 완료하였으므로 이제부터는 최고사령관의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북측 외무성은 2013년 3월 7일에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미국의 핵전쟁연습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 11일부터 조선정전협정을 완전히 백지화해버릴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그 시각부터 우리 혁명무력이 정전협정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나 임의의 순간에 임의의 대상에 대한 자위적인 군사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3.5 성명 발표 전후 북의 긴박한 군사동향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하려는 북의 최근 군사동향은 언론보도를 통해 부분적으로 알려졌는데, 관련된 정보는 아래와 같다.

첫째, 3.5 성명은 “이미 우리 전선군집단을 비롯한 륙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 군부대들과 전략로케트군 부대들,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최종 수표하신 작전계획에 따라 전면대결전에 진입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을 최종 결재한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전시동원령이 이미 전군과 전민에 하달되었음을 말해준다.

<자유아시아방송> 2013년 2월 28일 보도와 3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지금 북에서는 주요도로와 평지에 은폐호와 전투진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외지통행증 발급과 해외출장이 중지되었고, 각지 주민들에게 전시식량을 공급하였고, <연합뉴스> 2013년 3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서 군사작전 위장망을 덮어씌운 버스와 열차들이 운행되고 있다.

남측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한 <한국일보> 2013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민군 병력과 장비들이 강원도 원산 주변으로 집결되고 있다. 또한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선데이> 2013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황해남도 남쪽 해안 절벽에 곳곳에 배치된 해안포 900여 문을 갱도진지에서 꺼내 임의의 시각에 발사할 수 있게 포문을 열어놓았으며, 황해남도에 있는 인민군 미사일 레이더 기지들도 평상시보다 가동률을 훨씬 더 높여 서해에 운항 중인 한국군 군함들을 추적하고 있다.

<데일리 NK> 2013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지금 북에서는 모든 인민반(최소 단위 주민조직)들이 불침번 연락망을 조직하였고, 주민들은 전시비상식량을 준비하고 있으며, 로농적위군은 인민군이 착용하는 인식표(목에 거는 군번줄)를 발급받고 진지훈련과 갱도훈련에 돌입하였다. 민간무력단위에 인식표를 발급한 것은 전사자가 생길 경우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치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북은 전시동원상태에 있는데, 미국과 남측은 무사태평상태에 있다. 한 쪽에서는 임박한 조국통일대전에 대비하여 전군, 전민이 군사행동을 취하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그냥 무덤덤하게 지낸다. 전쟁승패의 예감을 불러오는 극적인 대조가 아닐 수 없다.

둘째, 3.5 성명은 “이미 천명한 대로 미국을 비롯한 온갖 적대세력들의 극악무도한 전쟁행위에 대처하여 보다 강력한 실제적인 2차, 3차 대응조치들을 련속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인용문에 나온 “보다 강력한 실제적인 2차, 3차 대응조치”는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을 뜻하는 게 아니다. 3.5 성명에서 말한 대응조치는, 미국의 주도로 현재 진행 중인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는 연속적인 군사행동을 뜻한다. 이것은 북이 자기의 조국통일대전 직전에 연속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임을 말해준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2013년 3월 1일부터 ‘독수리 연습’을 시작하였는데, 이 북침전쟁연습은 4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정전상태가 완전히 소멸되는 3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는 ‘키 리졸브’라는 작전명의 북침전쟁연습도 추가로 실시된다.

미국은 ‘독수리 연습’에 미국군 병력 10,000 명과 한국군 병력 200,000만 명을 동원하고, ‘키 리졸브’에는 미국군 3,500명과 한국군 10,000명을 동원한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북침전쟁연습이 계속되는 동안에, 북이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하는 것은 북에게 작전상 불리할 것이다. 따라서 북은 2013년 3월 11일 0시에 정전상태를 소멸시키고, 4월 30일까지 몇 차례 연속적인 군사행동으로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한 다음에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2013년 4월 30일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은 현재 북미적대관계를 중심으로 조성된 일촉즉발의 전쟁분위기를 전부 설명해주지 못한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을 동원한 실전급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고, 그에 맞서 조국통일대전 돌입태세를 취한 북이 강력한 대응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취하는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99%에 이른다.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에서 비록 소규모라도 어떤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전면전 폭발로 비화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은 사전에 일정을 예고하지만,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사전에 일정을 예고하지 않는다.

셋째, <데일리 NK> 2013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지금 북측 당국은 주민들에게 유선방송을 통해 핵경보시 대처요령을 반복하여 알려주고, 비상갱도대피 및 대응행동에 대해서도 교육하고 있으며, 인민위원회, 체신소(남측에서는 우체국), 지방 라디오방송국, 지방 신문사 등 공공기관이 전부 지하갱도로 들어갔다. 이러한 전쟁대비태세는 북이 핵전쟁을 각오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증거다.

북은 미국의 핵보복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견고한 지하갱도와 지하시설들을 전국 각지에 건설해놓고 전군, 전민에게 미국의 핵보복 대처훈련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핵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북의 인민들이 미국의 핵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인민군이 미국에게 핵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섬멸핵타격과 정밀핵타격을 모두 준비하였다

3.5 성명은 “(줄임)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원쑤들이 (줄임) 핵으로 위협하면 그보다 더 위력한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으로 맞선다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불변의 립장이며 백두산식 대응방식”이라고 밝혔다. 이 언급은 인민군이 정밀핵타격수단을 즉시 발사하는 대기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목하는 것은, 3.5 성명에서 ‘우리식의 핵타격수단’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이라고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핵타격에 ‘정밀’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느냐 마느냐 하는 차이는 엄청난 작전격차를 불러온다. 왜냐하면, 일반핵타격과 정밀핵타격은 완전히 다른 작전개념이기 때문이다.

일반핵타격은 탄두부에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타격목표를 향해 발사한다는 뜻인데, 탄도미사일 탄착에는 오차범위가 생기는 법이므로 탄도미사일로 정밀핵타격을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반핵타격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전략핵탄두로 대도시 전체를 날려버리는 섬멸핵타격이 되는 것이다. 이제껏 북은 미국에게 ‘섬멸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런 섬멸핵타격과 달리, 정밀핵타격은 정밀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미사일을 발사하여 특정한 타격목표를 외과수술식으로 제거한다는 뜻이다. 정밀핵타격은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전술핵탄두를 발사하여 타격목표만 외과수술식으로 제거하는 것이므로 타격목표 주변의 민간지대에 거의 피해를 주지 않는다.

정밀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가 훨씬 짧다. 그러므로 정밀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미사일을 적진을 향해 쏘려면, 타격수단을 타격목표에 접근시켜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접근이란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근접거리가 아니라, 준중거리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300∼1,000km 정도의 거리를 뜻한다.

그런데 타격수단을 그처럼 근거리에 들여보내면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되레 피격당할 위험이 커진다. 그러므로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기 힘든 전투기나 군함은 정밀핵타격수단으로 되지 못하며,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타격목표에 접근하는 전략잠수함을 정밀핵타격수단으로 동원해야 하는 것이다. 북이 미국 본토에 정밀핵타격을 가하려면, 인민군 전략잠수함을 대서양에 출동시켜야 할 것이다. 인민군 전략잠수함의 대서양 출동이 가능한 일인가?

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미국 영사관의 정치경제담당 참사 크리스토퍼 비드(Christopher Beede)가 2008년 9월 26일 본국에 보낸 ‘6자회담 지연에 우려를 표명한 상하이 학자들’이라는 제목의 2급 비밀전문에 따르면,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SIIS) 미국연구부의 중국인 연구원 쑤첸(Xue Chen)이 “북의 해안에 비밀해저핵시설(secret underwater nuclear facilities)들이 있다는 중요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그런데 대북군사정보가 부족한 그는 북이 잠수함기지를 해저에 건설하였다는 정보를 알지 못했다. 북은 비밀핵시설을 해저가 아니라 육지의 지하에 건설하였다. 해저핵시설은 지하핵시설에 비해 건설비용도 훨씬 많이 들고, 건설공법에서도 기술적 난제가 많은데, 북이 손쉽고 안전한 지하핵시설을 건설하지 않고 해저핵시설을 건설할 이유가 없다. 그가 말한 비밀해저시설은 핵시설이 아니라 잠수함기지인 것이다.

미국군 정찰위성을 따돌리고 해저잠수함기지에서 출동한 인민군 전략잠수함은 바다로 통한 곳이라면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은밀히 접근할 수 있다. <한국일보> 2013년 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잠수함대는 바다 얼음장을 폭파하는 방식으로 잠수함기지 주변에서쇄빙작업을 하였는데, 이것은 잠수함대가 출동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3년 3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잠수함대는 동해와 서해에서 이미 “본격적인 기동훈련”에 들어갔다.

정밀핵타격을 하려면, 타격좌표를 파악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타격목표 주변의 지형지물과 타격시각의 기상상태까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정밀핵타격이 가능하다. 타격목표 주변의 지형지물과 타격시각의 기상상태를 파악하려면, 타격목표 주변을 반드시 정찰해야 하는데, 그런 정찰에 이용되는 것이 지구관측위성과 사이버공간의 위성관측자료다. 2012년 12월 22일 북이 쏘아올린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 2호기가 보내오는 영상정보를 정찰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5 성명에서 언급한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은 인민군 전략잠수함이며, 인민군 전략잠수함의 정밀핵타격 대상은 미국의 ‘급소’다. 다시 말해서, 북의 조국통일대전에서 인민군 전략잠수함을 동원하는 정밀핵타격은 적국을 한 방에 거꾸러뜨릴 ‘급소핵타격’인 것이다. 인민군 전략잠수함의 ‘급소핵타격’은, 미국의 ‘급소’를 선제타격하여 북에게 핵보복을 할 수 없도록 미국의 국가기능전반을 전면 마비시키는 것이므로, 북은 미국의 핵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013년 3월 7일 평양에서 100,000명 군중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민대회’에서 인민군 장병들을 대표하여 연설한 강표영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조국통일대전의 출발진지를 차지한 인민군 장병들은 방아쇠에 손을 걸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미 타격목표를 확정한 대륙간탄도미싸일을 비롯한 각종 미싸일들은 경량화, 소량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상태에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이 자기의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들이 발사대기상태에 있는 것은 물론, 정밀핵타격미사일을 탑재한 인민군 해군의 전략잠수함도 미국 본토에서 가까운 대서양 해저에서 발사대기상태에 진입하였음을 강하게 암시한 것이다.

3.5 성명에서 “임의의 시기, 임의의 대상에 대하여 제한 없이 마음먹은 대로 정의의 타격을 가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북이 미국의 핵타격을 받고 보복핵타격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의 ‘급소’를 불시에 찔러 한 방에 거꾸러뜨리는 선제핵타격을 하겠다는 뜻이다. 인민군 전략잠수함의 ‘급소핵타격’은 선제핵타격이다. (2013년 3월 11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