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핵실험 폭발위력은 ‘상상초월’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미국에게 응징의사 표명한 제3차 핵실험

2013년 2월 12일 북이 실시한 제3차 핵실험은 큰 충격파를 일으키며 세계를 흔들었다. 미국과 친미국가들은 충격을 견디지 못해 반발하였고, 미국을 반대하는 세계 각국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북의 핵실험을 지지하였다. 국제사회가 북의 핵실험을 놓고 지지하는 쪽과 반발하는 쪽으로 갈라진 것이다. 친미수구언론이 반발만 보도하고 지지는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의 핵실험을 지지하는 국제사회 분위기가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뿐이다.

1990년대 후반 중국, 인도, 파키스탄이 각각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는 국제사회가 지지와 반발로 갈라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북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국제사회가 그처럼 둘로 갈라진 것을 보면, 북의 핵무기야말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국제사회를 흔드는 ‘절대무기(absolute weapon)’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북의 핵무기가 다른 나라 핵무기와 달리 그처럼 충격파를 일으켜 국제사회를 흔든 까닭은 무엇일까? 똑같은 수단이라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극강의 전쟁수단인 핵무기도 마찬가지다. 북은 다른 핵보유국들이 생각하지 못할 특별한 목적을 위해 핵실험을 하였기 때문에, 그처럼 국제사회를 흔드는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 것이다. 북의 제3차 핵실험을 생각할 때, 그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다른 핵보유국들이 생각하지 못할 특별한 목적, 북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목적은 무엇일까? 2013년 2월 12일 북측 외무성이 발표한 대변인 담화가 그 목적에 대해 말해주었다. “이번 핵시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날강도적인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보여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끝까지 지키려는 선군조선의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는 것이다. 인용문에서 ‘미국의 날강도적인 적대행위’란 북의 인공위성 발사를 범죄로 몰아간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추가제재를 결의하게 만든 행위를 뜻한다. 대변인 담화에 담긴 외교어법을 직설어법으로 다시 표현하면, 북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목적은 북을 상대로 ‘날강도적인 적대행위’를 감행한 미국에게 응징의사를 표명한 것이었다. “치솟는 분노를 보여준다”는 말은 응징의사를 표명한다는 뜻이다.

북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목적이 미국에게 응징의사를 표명한 데 있다고 보는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북은 2009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전에 미국을 북미정치협상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메시지’를 백악관에 비공식적으로 한 차례 보냈고, 공식적으로 또 다시 한 차례 보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전에는 미국을 북미정치협상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이것은 제3차 핵실험의 목적이 미국을 압박하여 협상으로 끌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응징의사를 표명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제2차 핵실험의 목적과 제3차 핵실험의 목적이 그처럼 서로 달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북은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를 범죄로 몰아간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를 배후에서 추동하여 북의 자주권을 침해한 미국을 응징하기 위해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 2013년 1월 14일 북측 국방위원회는 성명에서 “높은 수준의 핵시험”을 진행할 것이며, “미국과는 말로써가 아니라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응징의사를 표명한 말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이제껏 미국은 전 세계를 정치-군사적으로, 경제-기술적으로, 문화-사상적으로 지배하는 ‘초강대국’처럼 군림해왔고, 그래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게 맞섰다가 되레 응징을 받고 짓눌린 사건이 한 두 차례가 아니었다. 그런데 북이 그런 미국을 핵실험으로 응징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뒤흔든 사변이 아닌가.

지금 북은 미국에게 맞섰다가 되레 미국의 응징을 받았던 반미국가들처럼 미국에게 저항하는 게 아니다. 북은 미국을 무력으로 응징하여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고, 미국의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지배를 받아온 낡은 세계질서를 대미무력응징으로 뒤집어버리는 혁명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 혁명의 시작점이 한반도의 통일이며, 그 혁명의 종착점이 북에서 말하는 ‘세계의 자주화’이며, 그 혁명의 전개방식이 북에서 말하는 ‘반미대결전’이다.

북과 중국의 고위층과 접촉하는 위치에 있는 중국인 소식통이 전해준 말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 2013년 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올해 핵실험을 몇 차례 더 강행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중국인 소식통은 “(북에서는) 모든 게 준비되었다. 제4차, 제5차 핵실험과 로켓발사가 올해에 곧 실시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 취재기자에게 말했다. 이것은 북이 올해 안에 ‘반미대결전’을 벌여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결심을 굳혔음을 말해준다.

60년이 넘도록 지속되어온 북과 미국의 상호적대관계는, 북이 미국의 한반도 지배질서를 완전히 종식시키고 통일을 실현하느냐 아니면 미국이 한반도 지배질서를 계속 유지하면서 분단시기를 연장하느냐 하는 심각한 문제를 놓고 물리적으로 격돌할 ‘반미대결전’ 개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다른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놓고 물리적으로 격돌하게 되었으므로, 이제는 어느 쪽도 뒤로 물러설 수 없고, 타협이나 절충을 위한 정치협상도 불가능하다. 북이 개전시기를 찾고 있는 ‘반미대결전’을 미국이 피할 길은 없다.

북의 제3차 핵실험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의 적대행위를 보고 격노한 북은 핵실험 강행으로 미국에 대한 응징의사를 표명하였고, 미국은 북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고 ‘입조심’을 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북측 군사동향을 주시하며 ‘입조심’을 하는 미국의 위축된 모습은, 북에 대한 발언수위를 조절한 데서 드러나 보인다. 이를테면, 북의 제3차 핵실험 직후 백악관 대변인실이 발표한 대통령 성명이나 이튿날 연방의회에서 진행된 대통령 국정연설의 대북관련 연설대목을 읽어보면, 미국이 북에 대한 발언수위를 조절하며 ‘입조심’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의 성명과 국정연설에는 핵실험을 강행한 북에 대해 “단호한 행동(firm action)”을 취하겠다는 모호하고 상투적인 말만 들어 있다. 이것은 미국에게 응징의사를 표명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의 위세에 눌린 미국이 대응발언수위를 조절하며 위축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205km 떨어진 도시 전체를 뒤흔든 엄청난 진동

핵실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얼마나 강한 폭발력이 발생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은 얼마나 강했을까? 이 물음의 정답은 오직 북만 알고 있다. 북의 핵실험을 바라보는 외부에서는 핵폭발로 발생한 인공지진파를 측정하여 폭발력을 추산하는 수밖에 없다.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말해주는 언론보도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신문> 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3년 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주민들은 북의 핵실험 진동을 약 1분 동안 느꼈다고 한다. 이를테면, 훈춘에 사는 어느 주민은 자기 집안의 탁자 위에 놓인 술병이 진동으로 넘어지고, 가구들이 마구 흔들리는 바람에 큰 지진이 일어난 줄로 직감하고 집안에 있던 식구들과 함께 밖으로 뛰쳐나왔는데, 밖에 나가보니 진동에 놀란 이웃사람들도 집 밖에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탁자 위에 놓인 술병이 넘어지고 가구들이 마구 흔들리는 강력한 진동이 일어난 것은, 도시 전체가 진동으로 흔들렸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북의 핵실험장에서 훈춘까지 직선거리는 북동쪽으로 205km다.

<조선일보> 2013년 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주민들은 북의 핵실험 진동으로 아파트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일부 건물외벽이 갈라지는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주민들이 대피하였다고 한다. 북의 핵실험장에서 혜산까지 직선거리는 78km이므로, 훈춘보다 혜산이 훨씬 더 심한 핵실험 진동을 받은 것이다.

북이 2009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하였을 때는 이번처럼 강력한 진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보도기사를 찾아보면, 북의 핵실험장에서 185km 떨어진 중국 옌지(延吉)에서는 등교한 학생들이 옌벤교통방송의 지진발생경보를 듣고 서야 교실 밖으로 대피하였다. 제2차 핵실험과 달리, 이번에 제3차 핵실험으로 훈춘시 전체가 흔들린 것은 진도 5.0 이상 규모의 엄청난 진동이 발생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의 제3차 핵실험 진동에 대해, 미국 국립지질조사국(USGS)은 진도 5.1 규모의 진동이라고 발표하였고, 독일 정부 산하기관인 연방지질자원연구소(BGR)와 일본 기상청은 진도 5.2 규모의 진동이라고 각각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북의 핵실험으로 진도 4.9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하였다. 북의 핵실험 직후 진도 5.1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던 남측 기상청은 수정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진도 4.9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갑자기 말을 바꿨다. 남측 국방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발표하고 남측 기상청이 수정하여 발표한 진도 4.9 규모의 진동을 인정하였다.

미국, 일본, 독일의 유력한 관계기관들이 북의 핵실험으로 진도 5.1∼5.2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하였는데, 왜 한국지질자원연구원만 진도 4.9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하였을까? <연합뉴스> 2013년 2월 12일 보도에 나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의 말에서 그 사정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북의 핵실험) 지진 관련 분석은 1급 비밀이다. 안보 때문에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분석내용은 그때그때 정부 직속기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국방부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측정치라고 하면서 발표한 진도 4.9 규모의 진동은 국방부의 ‘대북안보조치’에 의해 얼마든지 가공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따라서 신뢰할 수 없는 정보로 보인다.

위의 사실을 종합해보면, 북의 제3차 핵실험으로 진도 5.1∼5.2 규모의 진동이 발생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제3차 핵실험 폭발력에 대해 쉬쉬하는 한반도 주변 4개국

진도 5.1∼5.2 규모의 진동을 일으킨 핵폭발력을 일반폭약(TNT) 폭발력으로 환산하면 몇 킬로톤(kiloton)이 되는 것일까? 1킬로톤은 일반폭약 1,000톤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 폭발력이다.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추정치를 발표하지 못하고 침묵하였다. 그들의 침묵은 무반응이 아니라,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위력이 너무 커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는 무언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의 제3차 핵실험이라는 ‘응징의 직격탄’을 맞은 당사자인 미국은 북의 핵실험 폭발력에 대해 무슨 말을 하였을까? 2013년 2월 12일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들은 그들이 발표한 성명에서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이 “대략 몇 킬로톤(approximately several kilotons)”이라고 말했다. 북의 제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6월 15일에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은 성명에서 북의 제2차 핵실험 폭발력이 “대략 몇 킬로톤(approximately a few kilotons)”이라고 말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소리를 되풀이하였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도 중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위력이 너무 커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유별나게도, 남측 국방부만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3년 2월 12일 국방부 대변인은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에 대해 “6-7킬로톤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취재진 앞에서 말했다. 이것은 분석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온 성급한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나온 <인테르팍스 통신> 2013년 2월 12일 보도에서 러시아 국방부 관리는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이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6∼7킬로톤보다 더 크다”고 말하면서 오류를 지적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에 대한 러시아 국방부의 추정치를 밝히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갔다. 역시 러시아도 미국,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의 핵실험 폭발위력이 너무 커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위력이 얼마나 강했기에 그처럼 한반도 주변 4개국이 모두 쉬쉬한 것일까? 한반도 주변 4개국이 북의 제3차 핵실험 폭발력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하기 때문에, 1998년 5월 28일 파키스탄이 실시한 핵실험의 진동 및 폭발력과 비교하여 추정치를 얻는 수밖에 없다.

우선 파키스탄 핵실험에서 얼마나 강한 진동이 일어났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15년 전 당시 키르지스탄 지진 네트워크(KNET)는 파키스탄 핵실험으로 진도 4.8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하였고, 미국 국립지질조사국과 미국 프로토타입 국제자료센터(PIDC)는 진도 4.9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다고 각각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진도 4.8∼4.9 규모의 진동을 발생시킨 파키스탄 핵실험의 폭발력은 얼마나 강력했을까?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28일 핵실험에서 핵무기 5기를 터뜨렸는데, 그 가운데 4기는 폭발력이 1킬로톤에 미치지 못한 미임계 폭발(subcritical blast)을 일으켰고, 1기만 성공적으로 폭발하였다. 그 1기가 일으킨 폭발력은 30∼36킬로톤이었다.

15년 전 파키스탄 핵실험에서 진도 4.8∼4.9 규모의 진동을 발생시킨 폭발력이 30∼36킬로톤이었는데, 남측 국방부는 북의 제3차 핵실험에서 진도 4.9 규모의 진동이 발생하였다고 축소한 것도 모자라서, 폭발력이 6∼7킬로톤밖에 되지 않는다고 터무니없는 추정치를 발표했으니, 고의적으로 축소하여 발표한 것이 확실하다.

파키스탄 핵실험에서 진도 4.8∼4.9 규모의 진동을 발생시킨 폭발력이 30∼36킬로톤이었으므로, 이번에 북의 핵실험에서 진도 5.1∼5.2 규모의 진동을 발생시킨 폭발력은 당연히 30∼36킬로톤보다 더 컸던 것이 분명하다.

독일 정부 산하기관인 연방지질자원연구소는 북의 제3차 핵실험에서 40킬로톤의 폭발력이 발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무슨 근거로 40킬로톤의 폭발력이 발생하였다고 추산하였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북의 제2차 핵실험에서 발생한 진동 및 폭발력과 대비하여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을 추산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국립지질조사국 발표에 따르면, 북의 제2차 핵실험으로 진도 4.7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고, 당시 러시아 국방부 고위관리가 러시아 언론에 전한 바에 따르면 10∼20킬로톤의 폭발력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북이 이번에 실시한 제3차 핵실험에서는 진도 5.1∼5.2 규모의 진동이 일어났으므로, 제3차 핵실험의 진도가 제2차 핵실험의 진도보다 0.4∼0.5 더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진도가 0.2 높아질 때마다 핵폭발력은 두 배 더 강해지므로,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은 제2차 핵실험 폭발력보다 네 배 더 강한 것이다. 따라서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은 최소 40킬로톤 이상으로 추산된다. 친미수구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만일 북의 제3차 핵실험에서 10여 킬로톤의 폭발력이 발생하였다면, 핵실험장에서 205km 떨어진 도시 전체가 진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남측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3년 2월 14일 보도를 읽어보면, 추가로 계산해야 할 문제가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북의 핵실험장 입구가 핵실험 이후에도 멀쩡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처럼 강력한 핵폭발이 일어난 현장에서 어찌 이런 ‘신기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핵실험 이후에도 핵실험장 입구가 멀쩡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은, 1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핵실험장 갱도가 강력한 완충기능을 수행하는 특수공법으로 건설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만일 40킬로톤급 이상의 엄청난 폭발력이 발생한 핵실험을 강력한 완충기능이 없이 실시하였다면, 혜산시 아파트들이 핵실험 진동으로 무너졌을 것이고, 훈춘과 옌지를 비롯한 중국의 인근 도시들도 건물외벽이 갈라지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북은 강력한 핵실험을 하기에는 영토가 너무 좁기 때문에, 40킬로톤급 이상의 폭발력을 일으키는 핵실험을 실시하려면 핵실험장 갱도를 강력한 완충기능을 수행하는 특수공법으로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 인용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주위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였다”고 언급했던 것이다.

북의 핵실험장이 강력한 완충기능을 수행하는 특수공법으로 건설되었으므로, 실제 폭발력은 40킬로톤 이상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제3차 핵실험 폭발력을 50킬로톤으로 추산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증폭분열탄을 성공적으로 폭발시킨 제3차 핵실험

2013년 1월 24일 북측 국방위원회는 성명에서 “높은 수준의 핵시험”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었고, 핵실험 직후에 나온 <조선중앙통신> 2월 12일 보도는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핵실험이 진행되었다고 하면서,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였다”고 지적하였다. 이 인용구절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핵무기를 터뜨렸다는 언급과 북의 핵억지력이 다종화되었다는 언급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핵무기라는 말은, 미사일 탄두부에 탑재할 수 있도록 작고, 가볍게 만든 핵탄두를 뜻한다. 핵보유국들마다 핵탄두를 서로 다르게 만들었지만, 대체로 소형화되고 경량화된 핵탄두라고 하면 길이가 60cm 정도이고, 무게는 500kg 이하다.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 실전배치된 각종 전략미사일들에 그런 핵탄두가 탑재되었다는 사실은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이미 몇 차례 논했으므로, 여기서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북의 핵억지력을 왜곡, 축소하는 선동가들은 명백한 진실을 부인하면서 북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식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위의 인용구절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북의 핵억지력이 다종화되었다는 언급이다. 다종화(多種化)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종류가 생겼다는 뜻이므로, 북의 핵억지력이 다종화되었다는 말은 여러 종류의 핵무기를 보유하였다는 뜻이다.

핵무기는 어떤 종(種)으로 분류되는가? 사람들은 이 물음에 대해 플루토늄 핵분열탄과 고농축우라늄 핵분열탄으로 분류된다고 답할지 모른다. 그러나 핵무기의 종을 플루토늄 핵분열탄과 고농축우라늄 핵분열탄으로 나누는 분류법은 70년 전 미국이 원시적인 핵폭탄을 처음 제조할 때 통용된 낡은 분류법이다. 히로시마를 초토화한 핵폭탄은 우라늄-235로 만든 포신형(gun-type)이었고, 나가사키를 초토화한 핵폭탄은 플루토늄-239로 만든 내폭형(implosion-type)이었다는 식으로 분류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핵무기공학의 발달로 핵무기가 다종화되면서 분류법도 달라졌다. 요즈음에는 순분열탄(pure fission bomb), 증폭분열탄(boosted fission bomb), 열핵탄(thermonuclear bomb), 순융합탄(pure fusion bomb)으로 분류한다. 그 가운데서 열핵탄은 일반적으로 수소탄(hydrogen bomb)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순융합탄은 실제로 무기화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핵무기의 종은 순분열탄과 증폭분열탄으로 분류된다.

증폭분열탄은 순분열탄에 비해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폭발력을 두 배 이상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요즈음 핵강국들은 순분열탄을 만들지 않고 증폭분열탄만 만든다.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이 핵억지력이 다종화되었다고 밝힌 것은, 순분열탄과 종을 달리한 50킬로톤급 증폭분열탄을 성공적으로 터뜨린 성과를 얻었다는 뜻이다. 북이 이번 핵실험에서 증폭분열탄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은 핵실험 이전부터 여기저기에서 나온 바 있는데, 2013년 2월 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한국군 합참의장도 북이 “증폭분열(boosted fission) 단계의 실험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북의 제3차 핵실험에서 50킬로톤급 증폭분열탄이 성공적으로 폭발한 것은, 최근에 새로 개발한 시제품이 제대로 터지는지 시험해보고, 이번 폭발시험이 성공하면 앞으로 증폭분열탄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실전배치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2013년 2월 12일 북측 외무성이 대변인 담화에서 “원래 우리에게는 핵시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북은 증폭분열탄 실전배치를 이전에 완료했기 때문에 이번에 구태여 증폭분열탄 폭발실험을 실시해야 할 필요나 계획이 없었으나 미국을 응징하기 위해 실시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주변 4개국은 북이 제3차 핵실험에서 50킬로톤급 증폭분열탄을 터뜨렸다는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또한 대북군사정보에 관한 왜곡보도나 오보를 반복하는 친미수구언론들은, 북의 제3차 핵실험에서 발생한 진동과 폭발력을 크게 축소시킨 왜곡정보를 유포하는 상투적인 수법으로 북의 50킬로톤급 증폭분열탄 폭발을 은폐하였다.

열핵탄에 열핵탄으로 맞서는 ‘반미대결전’

증폭분열탄을 만들면 열핵탄(수소탄)도 만들 수 있다. 중국의 핵무기 개발경험에서 그런 사실이 입증된다. 중국은 1964년 10월 16일 22킬로톤급 순분열탄을 터뜨린 실험을 실시하였고, 1967년 6월 17일에는 3.3메가톤(megaton)급 열핵탄을 터뜨린 실험을 실시하였다. 중국의 경우, 순분열탄을 만든 다음에 증폭분열탄 제조단계를 거쳐 열핵탄을 만들기까지 불과 2년 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09년 6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2002년 이전에 이미 증폭분열탄 연구를 시작하였다고 하니, 북이 지난 10년 동안 증폭분열탄은 물론 열핵탄까지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은 이치에 부합한다. 1960년대에 중국이 2년 8개월 만에 간단히 만들어냈던 열핵탄을 45년이 지난 오늘 북이 개발사업 착수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아직 만들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2011년 1월 22일 서울을 방문하는 중에 <연합뉴스>와 대담한 이란 외교부 대변인 라민 메흐만파라스트(Ramin Mehmanparast)은 “핵분야에서 보면 지금 북한은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와 비슷하다”고 말했는데, 북의 핵능력이 미국, 중국, 러시아와 비슷하다는 그의 말은 북이 최고 수준의 핵무기공학기술로 만드는 열핵탄도 보유하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자이퉁> 2011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핵과학자들이 이란에 가서 이란 핵과학자들에게 고도의 핵기술을 교육하였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북의 핵무기공학 기술수준을 잘 알고 있는 이란 정부 고위관리가 북의 핵무기공학 기술수준을 미국, 러시아,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한 것은 과장발언이 아니다.

핵강국은 타격용도에 따라 폭발력이 각기 다른 열핵탄을 만드는데, 대체로 폭발력이 50킬로톤 이하로 내려가는 열핵탄은 거의 만들지 않는다. 열핵탄 폭발력은 100킬로톤에서부터 1메가톤 이상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다. 1메가톤급 폭발력은 일반폭탄 100만톤에 해당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발력이다.

1998년에 미국 국방부가 모의실험을 통해 15킬로톤급 핵무기가 폭발하는 경우에 발생할 인명피해를 추산하였더니, 약 62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 계산법에 따라 만일 미국이 1메가톤급 열핵탄 한 발로 적국을 직격하는 경우에 발생할 인명피해를 산술적으로 추산하면 약 4,000만 명이 사망하는 대참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은 6.25 전쟁이 일어난 63년 전부터 메가톤급 열핵탄으로 북을 초토화하겠다는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내었고, 북측 전역을 100번 이상 초토화할 엄청난 수량의 각종 열핵탄을 실전배치해놓고 장장 63년 동안 북을 끊임없이 위협해왔다. 지금 미국군이 연습하고 있는 ‘즉시적인 지구적 타격(Prompt Global Strike)’이라는 핵타격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군 전략사령부는 발사명령을 받은 뒤 불과 25분 안에 북에 선제핵타격을 개시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핵타격 시나리오는 평소에 연습만 하다가 마는 훈련용이 아니라, 핵타격작전을 위한 실전용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북측 전역을 100번 이상 초토화할 열핵탄을 실전배치해놓고, 임의의 시각에 25분 만에 선제핵타격을 개시해 지구 위에서 북을 소멸해버리겠노라고 위협해온 포악한 미국의 모습은 북의 시야에 어떻게 비쳤을까? 2013년 2월 14일 <로동신문>에 실린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북이 미국을 왜 “백년의 한이 맺힌 태평양 건너의 악마의 제국”이라고 저주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북이 왜 ‘응징의 열핵탄’을 겨눈 ‘반미대결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6.25 전쟁 이후 오늘까지 어느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핵타격 시나리오를 움켜쥔 채 북을 지구상에서 소멸하겠다고 벼르는 ‘악마의 제국’의 반인륜적인 핵타격도발연습을 지난 63년 동안 너그럽게 관용해오면서, 그처럼 포악한 미국의 도발에 맞선 북의 핵실험만 도발이라고 편파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이성과 양심에 배치되는 행동이다. 또한 그런 모순의 극치를 뻔히 보면서도 미국의 열핵탄이 북의 ‘남침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고 안심하는 것이야말로 자멸을 부르는 정신착란증이다.

북측 전역을 초토화할 열핵탄을 실전배치한 미국이 북을 63년 동안 계속 위협하며 평화협정 체결을 거부해왔으므로,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열핵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북도 올해 국운을 걸고 ‘반미대결전’을 벌여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다.

2013년 2월 7일 미국인 평론가 빌 거츠(Bill Gertz)가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하여 온라인 매체 <워싱턴 프리 비컨>에 게재한 글 ‘평양의 도발(Pyongyang Provocation)’에 따르면, 북은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이나 중거리미사일 화성-10을 쏘는 발사연습을 곧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또한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한국일보> 2013년 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잠수함대는 최근 함경남도 원산에 있는 잠수함기지에서 잠수함을 출동시키기 위해 기지주변 바다에서 쇄빙작업을 벌였는데, 상당한 작업시간을 요구하는 쇄빙선을 동원하여 바다얼음을 차츰 제거한 게 아니라 폭약발파로 단숨에 바다얼음을 제거하였다고 한다.

심상히 보아 넘길 수 없는 위의 두 보도를 읽어보면, 북이 ‘반미대결전’에서 반드시 동원해야 할 두 가지 전략무기들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잠수함이 이미 작전기동을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63년 동안 간고분투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최후 결전’을 기다려 참고 참아온 북의 무력응징의지가 ‘반미대결전’으로 거대한 폭발을 시작한 것이다. (2013년 2월 18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