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위험 안고 출범하는 박근혜 정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불안요인은 충격적이고, 위험요인은 재앙적이다

막을 내리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2008년 2월 25일에 출범한 이래 다섯 가지 위험을 겪었다. 그 위험을 열거하면, 2008년 대규모 촛불시위, 2008년 미국발 국제금융위기,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악화되어온 빈부격차와 민생파탄, 그리고 민심이반을 촉발한 권력형 부정부패다. 이 다섯 가지 위험 때문에 이명박 정권은 집권 기간 내내 불안을 느끼며 전전긍긍하였다. 이명박 정권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이 땅의 대중들은 5년 전 출범 당시 그들이 꺼내놓은 ‘747 공약’이니 ‘선진국 진입’이니 하는 요란한 공약들이 헛소리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통속어법을 빌리면, 이명박 정권은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막돼먹은 정권’이다. 그런 정권을 이 땅의 대중이 신뢰하고 지지할 리 만무하다. 각종 여론조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율은 역대 정권들과 비교하여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를테면, 2011년 5월 12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대중적 호감도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 큰 격차로 뒤쳐져 사상 최저인 7.6%에 머물렀다. 이것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뜻하는데, 그 정권이 그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5년 동안 버텨온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러면 2013년 2월 25일에 출범할 박근혜 정권이 처한 상황은 이명박 정권에 비해 호전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전망적 대답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보다 더 심각한 위험을 안고 출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망하는 까닭은, 아래에서 논할 불안요인들과 위험요인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이 각종 불안요인을 해소하기도 힘들 판인데, 거기에 더하여 각종 위험요인까지 겹쳤으니 그 정권이 처하게 될 상황을 어찌 위태롭다 하지 않겠는가.

각종 불안요인은 충격적이고, 각종 위험요인은 재앙적이다. 충격적 불안요인과 재앙적 위험요인은 한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요인들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에 의해 이미 오래 전에 발생되어 차츰 악화되었고 이제는 전면파국을 끌어당긴 요인들이다.

그처럼 겹겹이 둘러싸인 각종 불안요인과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위기상황을 뚫고 나아갈 능력이 박근혜 정권에게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네 가지 불안요인이 그 정권을 둘러쌀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불안요인에 둘러싸여 출범하게 된다. 지금 박근혜 당선인과 정권 인수위원회가 아는지 모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출범 자체가 좀 불안해 보인다. 박근혜 정권을 둘러싸고 있는 불안요인은 아래와 같다.

첫째, 이명박 정권은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위험을 겪으면서 ‘한미동맹 강화’에 매달렸다. 이명박 정권은 ‘한미동맹 강화’에 매달림으로써 ‘안보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위험수위가 높아질수록 이명박 정권이 ‘한미동맹 강화’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 사정을 간파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각별한 친근감을 이 대통령에게 표시하면서 ‘동맹 강화’를 연출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그런 연출효과가 아니라 오바마-이명박 밀착관계를 유지시킨 배경이다. 이명박의 대북 적대정책과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 대결정책이 일맥상통한 것이 바로 그 배경이었다. 다시 말해서, 오바마-이명박 밀착관계는 대북 대결구도라는 공통분모 위에 존립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3년 상황은 달라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의 최고영도자로 추대되고,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여 집권 2기에 들어선 오늘 한반도 정세에서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미상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북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를 선언하고 전쟁이냐 평화냐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미국에 보냈고, 자국에게 치명적인 북미전쟁을 피할 수밖에 없는 미국은 결국 대북 대결관계를 완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에게 북미전쟁은 대북침공을 위한 군사적 선택을 뜻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국가로서 존립할 수 없는 멸망을 뜻한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집권 2기에 들어선 오바마 행정부는 속으로는 여전히 북에게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겉으로는 하는 수 없이 대북 대결정책을 완화하는 쪽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 못지않게 대북 적대정책에 매달릴 것이다. 아직 대통령직에 공식 취임하지도 않은 그녀가 ‘국가안보실’을 새로 내오겠다고 하면서 박정희식 ‘총력안보’를 꺼내든 것은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대북 적대정책을 넘겨받을 것임을 예고하는 사례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대결정책 완화와 박근혜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 유지는 미국과 남측의 대북 정책공조가 흔들리게 되리라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집권기에는 ‘한미동맹 강화’가 구호로만 떠돌아다니고, 노무현 정권 시기에 그러했던 것처럼 미국과 남측의 대북 정책공조가 어렵게 될 것이다. 대북 정책공조가 어려운 상황이 ‘한미동맹’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박근혜 정권에게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둘째, 북은 광명성 3호 2호기의 성공적 발사로 고무되어 우주개발사업에 국력을 더욱 집중할 것이다. 벌써부터 은하 9호 위성운반로켓에 관한 전망적 발언들이 북측 언론보도에 나오는 것은 우주개발에 대한 북의 의지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말해준다.

오늘 국제사회에서 어떤 나라의 우주개발능력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수준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국력지표로 인정되기 때문에, 북이 광명성 계열의 인공위성을 계속 쏘아올리고 우주강국으로 등장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에게 상당한 불안요인으로 될 것이다.

2012년 11월 29일 제3차 발사를 16분 앞두고 오작동 위험이 발견되어 발사를 중지한 ‘나로호’가 기술적 결함을 극복하고 발사에 성공하면 불안요인이 좀 덜하겠지만, 만일 ‘나로호’가 이번에도 또 다시 실패하여 남측의 우주개발사업이 존폐위기로 몰리는 경우 박근혜 정권에게 우주개발사업 좌절은 상당한 불안요인으로 될 것이다.

셋째, 북이 2012년 12월 12일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하자,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북이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시비를 걸면서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하는 결의를 유엔안보리 이름으로 채택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중국의 저지에 막혀 대북 제재 강화기도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이제껏 한 달이 넘도록 엉거주춤하고 있는 꼴이다.

중국의 저지에 가로막혀 유엔 안보리 이름으로는 대북 제재강화 결의를 채택하지 못하게 된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유엔 안보리 이름을 빌리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대북 제재강화를 결의하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대결행동을 취하는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만일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그런 식의 결의를 채택하거나 그에 준하는 대결행동을 취하는 경우, 북은 제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다. 북의 인공위성 발사→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강화 결의→북의 전격적인 지하핵실험 실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방전은 이미 2009년에 진행되었다.

2012년 12월 이후 미국 전문가들이 북의 제3차 지하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중앙일보>는 2013년 1월 12일 기사에서 북의 지하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오판으로 대북 제재강화를 결의하고, 그에 대응하여 북이 제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에게 심각한 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

넷째, 일본 극우정권이 독도강탈책동을 재개하는 것도 박근혜 정권에게 불안요인으로 될 것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아베 정권의 출현으로 일본 정치권의 극우화가 더 급속히 추진되는 중이다. 극우성향을 드러내는 아베 정권의 출현은 일본에서 민생경제가 파탄되고 사회적 불안이 가속화된 사정에 직결된다. 진보정당을 갖지 못한 일본 국민들은 민생경제가 파탄되는 불행과 고통에서 자기들을 탈출시켜줄 ‘강한 집권세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는데, ‘쇼와(昭和)시대의 부흥’을 외치던 일본 극우정당이 그런 정치적 기대에 편승하여 정권을 탈환한 것이다.

아베 정권은 ‘쇼와 시대의 부흥’을 실현할 통로를 어디서 찾으려고 할까? 세계 자본주의시장경제가 파산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 이미 1990년부터 최장기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일본 경제가 지금에 와서 회복될 가능성은 없으며, 급속히 더 악화되어 무너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다행이다. 그러므로 아베 정권이 ‘쇼와 시대의 부흥’을 경제재건에서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은 결국 아베 정권이 어떤 특정한 정치목표에 집착함으로써 ‘쇼와 시대의 부흥’을 실현해보려고 애쓰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아베 정권이 노리는 정치목표들 가운데 들어있는 것이 독도강탈이다.

2012년에 일본 시마네현, 오이타현, 히로시마현 주민들과 리쓰메이칸 대학의 일본인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도를 일본 영토 ‘다케시마’라고 믿는 응답자가 66.6%였고, 독도를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답한 응답자는 2.0%였다. 이것은 역대 일본 정권들로부터 세뇌를 받은 일본 국민들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둔갑시킨 거짓선동에 말려들어갔음을 말해준다. 아베 정권의 독도강탈책동이 재개될 국민적 공감대가 일본 사회 전반에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요즈음 아베 정권은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려던 것을 유보한다느니,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려던 것을 유보한다느니 하면서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권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지만, 그들이 품고 있는 독도강탈야욕은 변하지 않았으며, 그들이 독도강탈책동을 재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앞으로 아베 정권이 이명박 집권기에 강행했던 것보다 물리적 강도가 훨씬 더 높은 독도강탈책동을 강행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에게 상당한 불안요인으로 될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게 다가오는 재앙적 위험요인 다섯 가지

위에서 논한 불안요인보다 더 심각한 것이 위험요인이다. 위험요인들이 불가피하고, 임박하며, 재앙적이라는 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박근혜 정권의 앞날은 어두워 보인다. 그 재앙적 위험요인들을 논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2008년에 일어난 미국발 민간금융위기는 그로부터 4년 6개월이 지난 오늘에 와서 미국발 국가재정위기로 한층 더 악화, 전면화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라비 바트라(Ravi Batra)는 현대 금융자본주의가 불가피하게 금융위기와 경제파탄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원인을 과도한 불평등과 정치권 부패에서 찾았지만,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극소수 대자본가들과 절대다수 노동계급 사이에 조성된 사회계급관계에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적대적 모순의 폭발위험이 억제한계를 넘어서며 결국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에 미국 금융자본이 파산상태에 빠지자, 미국 연방정부는 금융회사들을 국유화하고 1조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국가재정을 긴급투입하여 간신히 살려놓았는데, 이제는 그런 방만한 재정운영의 후과로 미국 연방정부마저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떠밀리고 말았으니, 전면파산의 재앙을 피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주목하는 것은, 그런 불가항력적인 미국발 파산재앙이 박근혜 정권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국가재정파산과 민간경제파탄이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경우, 박근혜 정권은 그 엄청난 재앙에 누구보다 먼저 휘말려들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전적으로 의지하고 추종하게 될 미국에게서 그 정권을 무너뜨릴 재앙적 위험이 밀려오게 되는 것이야말로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 아닌가.

둘째, 이명박 정권 기간 내내 줄곧 악화되어온 빈부격차와 민생파탄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지금 남측 사회에서는 빈부격차와 민생파탄을 원인으로 하는 각종 참사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통계자료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각종 흉악범죄가 창궐하였고, 빈곤인구가 급증하였고, 사회적 궁핍이 만연되었고, 가족관계가 해체되었고, 정신질환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확산되었고, 자살률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참혹한 소식들이 매일 같이 들려오고 있으며, 각계각층 대중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고통과 불행은 혹심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약 5,000만 명에 이르는 남측 사회구성원들 가운데 상위 10%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중위 40%는 몰락공포에 사로잡혔고, 하위 50%는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생지옥’에 빠졌다. 어떤 사회가 극소수의 ‘부귀영화’와 다수의 ‘생지옥’으로 양극화되면 내파위험이 커지게 되는데, 어떤 물체가 과열 또는 과랭되는 경우 파열위험이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이처럼 사회적 양극화가 극도로 악화된 현실을 생각하면, 재앙적 내파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출범하는 박근혜 정권의 앞날이 얼마나 위태롭게 될지 직감할 수 있다.

셋째, 이명박 정권이 2008년에 출범하자마자 터져 나온 대규모 촛불시위는 차츰 격화되어 정권퇴진투쟁으로 발전하는 도중에 대중운동의 자연발생적 한계와 정권의 집중적인 탄압에 발목이 잡혔고, 결국 ‘대중의 촛불’은 꺼지고 말았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문제를 계기로 공분이 폭발하였던 2008년 당시 거리와 광장을 가득 메운 저항의 물결이 청년층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이것은 어떤 공분촉발계기가 다시 생기면, 청년층에 잠재된 저항의지가 또 폭발하게 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지금 취업난, 대량실업, 저임금, 생활고, 학자금 인상 등으로 20대, 30대 청년들 속에서 끓어오른 사회경제적 불만은 폭발력을 키워왔다. 이를테면, 하루 3시간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105만 6,000명으로 늘었고, 세계 최고 수준인 26%로 치솟은 저임금 노동자 비율 중에서 청년층이 34%로 가장 많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추락하였고, 10대 취업자 가운데 64%는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살인적인 저임금을 받고 있다. 게다가 권력형 부정부패와 2012년 정권교체 실패가 청년층에게 정치적 반감까지 더해주는 바람에 청년층의 불만과 저항심리는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공분촉발계기가 생기면, 청년층의 사회경제적 불만과 정치적 반감은 2008년 촛불시위보다 훨씬 더 큰 폭발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2008년 촛불시위에는 청년층만 참가하였지만, 앞으로 대폭발이 일어나는 경우 청년층은 물론이고 빈부격차와 민생파탄으로 불행과 고통을 겪는 각계각층 근로대중, 실업인구, 빈곤인구가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거대한 정권퇴진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박근혜 정권은 정권퇴진운동의 ‘시한폭탄’이라는 재앙적 위험요인을 안고 출범하는 셈이다.

넷째, 이명박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부터 일방적으로 파기하였고, 집권 기간 내내 대북 적대정책에 매달리며 북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북은 그에 대응하여 이미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총돌격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로써 한반도 군사상황은 사실상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지경으로 떠밀려 갔다.

그런데 2013년 2월 25일에 출범할 박근혜 정권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할 가능성은 없으며, 이명박 정권의 전철을 밟아 대북 적대정책에 계속 매달리며 북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박근혜 정권이 대북 대결심리에 사로잡힌 나머지 무분별한 자극행동을 취하는 경우, 그런 사태가 북의 전면적 보복공격을 불러오리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2010년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전에서 북은 연평도 주민들이 입을 피해를 생각해서 매우 제한적인 기습포격으로 끝내고 말았지만, 앞으로 북의 보복공격이 개시되는 경우에는 북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북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그 ‘대전’이 박근혜 정권의 물리적 종말을 뜻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박근혜 정권은 자신을 물리적 종말로 끌어갈 재앙적 위험을 안고 출범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요즈음 동북아시아 정세도 박근혜 정권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동중국해에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와 주변해역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중일분쟁이 날로 격화되면서 이제는 물리적 충돌위기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원래 영토주권 및 해양주권에 관한 문제는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여서 당사국들이 절대로 양보하지 않으므로, 영토주권 및 해양주권에 관한 국제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된 사례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없다. 따라서 댜오위다오와 주변해역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중국과 일본의 분쟁도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망은 없다.

만일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와 주변해역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중일관계와 중미관계가 어떻게 뒤집혀질지 예상하기 힘들며, 한중관계와 한일관계도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고, 박근혜 정권은 격돌하는 중국과 일본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지지하고 다른 한 쪽을 등질 수밖에 없는 전략적 양자택일의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중국은 그 동안 자국을 견제, 압박해온 미일동맹에 타격을 주려고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미일동맹에 직접적인 공격태세를 갖춘 북과 당연히 적극 공조할 것이고, 미일동맹체제에 대한 피격위험을 느낀 미국은 박근혜 정권을 미일동맹 방어선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일본이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그에 대응하여 미국이 미일동맹체제를 전쟁태세로 전환시키면, 한반도에서도 자연히 전쟁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중일분쟁에서 일본이 중국을 이길 가망은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러하다. 우선, 중국은 일본 열도의 전략거점을 타격할 장거리 공격력을 가진 반면에, 일본은 중국 본토의 전략거점을 타격할 장거리 공격력을 갖지 못한 것이 일본의 발목을 붙잡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일본이 미국 제7함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중일분쟁이 격화되면, 북은 당연히 중국을 지원하게 될 것이고, 미일 연합함대의 동중국해 집결을 저지하기 위해 동해에 인민군 무력을 충돌시켜 미일 연합함대의 배후를 위협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중일분쟁이 전면전으로 폭발하는 상황을 피할 것이며, 중일분쟁을 댜오위다오 인근 해상에 제한시켜 끝내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중일분쟁에 말려들어 중국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미국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가 막대할 것이고, 더욱이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일분쟁에 무력개입을 하는 경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에게 ‘조국통일대전’ 총돌격명령을 내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중일분쟁에 개입하는 데서 미국이 취할 수밖에 없는 소극적인 태도는 일본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된다.

중일분쟁에서 중국이 승리하여 댜오위다오를 탈환하는 경우, 동북아시아 정세는 전면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은 북중동맹이 미일동맹을 태평양 쪽으로 밀어내는 것이며,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결정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중일분쟁에서 중국을 등지고 일본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정권에게 중일분쟁의 폭발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재앙적 위험을 안겨줄 것이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박근혜 정권이 네 가지 불안요인에 둘러싸여 매우 불안정하게 출범하게 되고, 더욱이 다섯 가지 위험요인이 그 정권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박근혜 정권이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역사적 시각에서 톺아보면, 박근혜 정권은 남측의 역대 정권들이 저지른 엄중한 과오가 겹쌓인 결과로 그처럼 불안과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며, 그런 과오를 청산할 의지가 박근혜 정권에게 없기 때문에 불안과 위험이 더욱 증폭,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근본적인 물음이 떠오른다. 박근혜 정권은 자기 임기 5년을 버틸 수 있을까? (2013년 1월 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