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등판에 풀피리 소리 울릴 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북에서 쓰이는 ‘먹는 문제를 푼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북은 이제껏 인민의 먹는 문제를 풀기 위해 끊임없이 힘써왔다. 북에서 쓰이는 “먹는 문제를 푼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쌀, 옥수수, 콩, 밀, 보리 같은 곡물을 더 많이 생산하여 인민의 식량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킨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북에서 먹는 문제를 푼다고 했을 때, 그 말은 곡물증산을 뜻하는 것이지 ‘기근 탈출’을 뜻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대북악담 중독자들은 북측 인민들이 기근을 겪고 있다는 황당한 헛소문을 아직도 퍼뜨리고 있고, 그런 헛소문이 언론에 보도되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헛소문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우매한 사람들이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북의 현실과 기근을 겪는 소말리아의 현실은 서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도, 대북악담 중독자들이 말이 되지 않는 북의 ‘기근설’을 자꾸 퍼뜨리는 까닭은, 북의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가 자기 인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할 만큼 피폐하였다는 식의 중상비방을 늘어놓음으로써 대북 혐오감을 남측 민중에게 심어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2년 11월 7일 <중앙일보>는 최근 북에서 이제껏 곡물을 생산해오던 곡창지대 여기저기를 과수원으로 갈아엎고 있다고 하면서, “북한이 올해 대외적으로 선전해온 식량난이 과대포장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썼다. 북이 ‘먹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식량난’이라는 말을 꺼낸 적은 없는데도, 그 보도기사에는 북이 대외적으로 식량난을 선전해왔다고 쓰여 있다. 세상에 식량난을 밖에 선전하는 나라도 있을까? 북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헛소문을 퍼뜨려온 쪽은 <중앙일보> 자신이면서도, 북이 대외적으로 식량난을 선전해왔다는 황당한 거짓말까지 늘어놓은 것이다.

대북악담 중독자들은 이전에 식량난 또는 식량위기라는 말을 자주 쓰더니, 요즈음에는 식량부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고, 아주 최근에는 영양부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식량난, 식량위기라는 말과 식량부족, 영양부족이라는 말은 사실상 같은 뜻이다. 예컨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2년 12월 6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35개 식량부족국가들 가운데 북을 제멋대로 포함시키면서, 북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280만 명이 굶주릴 위기에 놓여있다고 하였는데, 그들이 북의 만성적인 식량부족이나 굶주릴 위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엉터리 통계자료를 만들어 헛소문을 퍼뜨리는 짓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펴낸 북의 식량사정에 관한 자료가 헛소문 퍼뜨리기에 악용된다고 지적하는 까닭은, 위에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에서는 이제껏 곡물을 생산해오던 곡창지대를 여기저기 갈아엎어 초대형 과수원만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형 남새온실(채소온실), 그리고 묘목생산시설과 화초생산시설도 함께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북에서는 곡물생산 이외에 과일생산, 채소생산, 묘목생산, 화초생산에도 국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북에서 곡창지대 곳곳을 갈아엎고 초대형 과수원과 초대형 남새온실, 묘목생산시설과 화초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북이 곡물을 자급자족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늘어놓는 왜곡된 자료에 나온 것처럼, 만일 북이 정말로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면, 곡창지대에서 곡물을 생산해야 하는 것이지 그런 지대를 갈아엎지는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우선 곡물생산에 국력을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북측 곳곳에 초대형 과수원과 초대형 남새온실이 건설되는 것은, 북에서 말하는 인민의 ‘먹는 문제’가 곡물문제, 과일문제, 채소문제를 총체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통계자료를 인용한 <미국의 소리> 2012년 11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연간 식량수요량은 540만t인데,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통계자료를 인용한 <연합뉴스>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말에서 2013년 초에 북의 수확량은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580만t이 될 것이라고 한다. 연간 식량수요량이 540만t이고, 올해 말과 내년 초 수확량이 580만t이라면, 식량 40만t이 남는 데도, <자유아시아방송> 2012년 11월 21일 보도는 북측 인민 24,00만 명 가운데 약 350만 명이 굶주리고 있다는 황당한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북의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를 헐뜯으려는 악의를 가지고 날조한 그런 거짓말은, 너무 오랫동안 들어와서 이제는 환멸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이 추산한 북의 올해 수확량 580만t은 매우 부정확한 통계수치다. 왜냐하면, 그 통계수치는 방북조사단 몇 명이 열흘 동안 강원도, 함경남도, 평안남북도에서 40개 군만 돌아보고 추산한 통계값이기 때문이다. 북에 200개 군이 있는데, 방북조사단은 그 가운데서 겨우 20%에 해당하는 40개 군만 돌아보았을 뿐 아니라, 북이 방북조사단에게 ‘조사활동’을 허용한 40개 군은, 다른 군들에 비해 작황이 상대적으로 그리 좋지 않는 지역들이므로, 그 조사단이 추산한 수확량 580만t은 매우 부정확한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계획 대표단이 대북식량상황 조사방식에 관해 언급한 <조선일보> 2011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유엔세계식량계획 방북조사단의 조사활동은 식량비축창고에 가서 실물을 확인하는 게 아니고, 북이 방북조사단에게 넘겨준 자료를 가지고 책상 위에서 추산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북의 실제 수확량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북의 올해 실제 수확량은 유엔세계식량계획이 추산한 580만t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해서는 <조선신보> 2009년 8월 12일 보도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보도에 따르면, 3년 전 당시 석탄 가스화 공정이 건설되고 있었던 함경남도의 흥남비료련합기업소와 평안남도의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두 곳에서 석탄 가스화 설비를 각각 완성하여 생산설비를 만가동하면 연간 비료생산량을 100만t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인데, 연간 비료생산 100만t 목표를 달성하는 목표시점을 올해 2012년으로 잡아놓았던 것이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비료 1t당 식량 10t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2012년에 비료를 100만t 생산하면 식량도 최고 1,000만t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던 것이다.

북이 연간 비료생산량을 외부에 발표하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연간 비료생산 100만t 목표를 내건 올해에 그 목표에 근접하였다면, 식량생산량도 당연히 580만t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북의 올해 실제 식량생산량은 유엔세계식량계획이 추산한 식량생산량보다 50만t 정도 늘어난 630만t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북이 방대한 양의 곡물을 전시식량으로 비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의 전시식량은 조국통일대전에 대비하여 전략적으로 비축한 식량이므로, 평시에는 전시식량에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남측 정부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1997년 10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15년 전에 북의 전시식량 비축분은 놀랍게도 120만t이나 된다는 것이다. 1997년이라면 북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인데, 그처럼 힘든 조건에서도 전시식량을 120만t이나 비축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전시식량 생산량이 유엔세계식량계획 방북조사단에게 북이 제공한 수확량 통계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생산, 비축한 전시식량이 120만t이었다면, 식량생산량이 부쩍 늘어난 요즈음에 비축하는 전시식량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50만t이 늘어난 170만t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북의 올해 식량생산량은 실제 식량생산량 630만t과 전시식량 생산량 170만t을 합해 모두 800만t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북의 축산정책, 얼마나 선진적일까?

북에서는 인민들에게 열량(calory)을 원만히 공급하기 위한 곡물증산을 넘어서, 인민들에게 비타민(vitamin) 등의 영양소를 원만히 공급하기 위한 과일증산과 채소증산을 맹렬한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 글에서 맹렬한 속도라는 말을 쓰는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예컨대, 2008년 12월에 착공하여 2011년 6월에 완공한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은 건설비용이 북측 화폐로 10억9,580만원이 들어간 초대형 과일생산기지인데, 135,070 평방미터의 부지에 키 작은 우량품종 사과나무 360만 그루를 심고, 그 밖에도 배, 복숭아, 딸기도 심었다. 2014년에 가면,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의 연간 수확량이 50,000t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2008년 현재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추산한, 북측 전역의 사과 생산량은 635,000t이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영양단위 가운데는 열량과 비타민은 물론이고 단백질도 있다. 농업생산이 늘어나고 식품가공이 발달하여 식생활이 더 풍성해질수록, 사람들은 열량과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많은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을 찾게 된다. 그것이 현대인의 건강한 생활에 요구되는 균형 잡힌 식생활이다. 그러므로 북에서도 인민의 먹는 문제를 풀려면 열량 식품과 비타민 식품만이 아니라 단백질 식품도 원만히 공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당연히 축산과 낙농에 힘써야 한다.

북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만연된 북측 외부에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북은 이제껏 선진적인 축산정책을 실시해왔다. 북의 축산업에서 나타난 선진적 특징을 열거하면 이렇다.

첫째, 축산에서 알곡먹이를 적게 쓰는 사료를 개발하거나 알곡먹이를 사료로 쓰지 않아도 되는 비알곡 축산업을 육성한다. 이것은 알곡먹이가 아니라 풀먹이를 주는 집짐승을 기르는 방식으로 축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북에서 돼지, 닭, 오리는 알곡먹이가 적게 들어간 사료로 써서 기르는 축산품종이고, 염소와 토끼는 알곡먹이 대신에 풀먹이를 사료로 써서 기르는 축산품종이다. 2008년 현재 북의 연간 토끼고기 생산량은 91,000t으로, 북은 세계 4위 토끼고기 생산국이다. 또한 북에서는 염소젖을 가공하여 생산한 치즈, 버터, 요구르트, 케피르 같은 각종 낙농제품을 생산한다.

둘째, 북에서는 군단위로 농업과 축산업을 발전시켜 인근식량체계(local food system)를 건설하였다. 쉽게 말해서, 인근식량체계란 식량의 생산, 유통, 공급이 근거리에서 지역단위로 이루어지도록 상호연결된 체계를 뜻한다. 북에서는 1970년대에 사회주의농업체계를 완성할 때부터 이미 인근식량체계를 세웠는데, 축산부문에서도 각종 목장들을 군단위로 건설하였고, 지방식료산업을 육성하는 원칙에 따라 군단위로 축산과 낙농을 발전시켜온 것이다.

그런데 인근식량체계의 우월성을 뒤늦게 자각한 미국, 서유럽, 일본 같은 나라들에서는 2000년대에 와서야 기존 원격식량체계(global food system)를 인근식량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하였다. 이를테면, 미국의 인근식량시장(local food market) 증가추세를 보면, 2001년 400개소에서 2005년 1,144개소로 늘어났으며, 2010년 초에는 1,400개소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런 발전추세를 비교해보면, 인근식량체계를 세우는 데서 북은 미국, 서유럽, 일본보다 30년 이상 앞서나갔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북은 농산과 축산의 순환체계, 농산과 양어의 순환체계를 세웠다. 이것을 농산과 축산, 농산과 양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라고 부른다.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는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여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 가장 선진적인 식량생산체계다.

<조선중앙통신> 2010년 1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9년 10월과 11월에 평안북도닭공장, 석정돼지공장,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침을 제시하였고, 그 방침에 따라 고리형 순환생산체계가 북측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 북의 농축산부문에서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는 이미 대세로 되었다.

세포등판에 빠른 속도로 건설 중인 초대형 축산기지

지금 북에서는 세포등판 대자연개조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종합적인 대규모 축산기지를 세포등판에 건설하기 위한 군민련환궐기모임이 12월 4일에 진행되었다.

세포등판은 어디에 있는 지명일까? 등판이라 했으니, 서해안 평야지대보다 높은 고원지대를 뜻하는 것이 분명하다. 지도를 보면, 서북쪽으로 야호비령산맥이 흐르고, 동북쪽으로 태백산맥이 흐르고, 남쪽으로 광주산맥이 흐르는 강원도 북측 지역 한 복판에 자리잡은 세포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세포등판에 종합적인 축산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은 세포군만이 아니라 세포군에 인접한 평강군과 이천군을 비롯한 3개 군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2012년 12월 27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혁신창조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는 세포등판’이라는 북측 방영물은 군인건설자들을 비롯하여 남포시, 철도성, 조선대양총회사, 인민봉사총국, 황해남도 등에서 모여든 수많은 건설돌격대들이 눈 덮인 세포등판에서 풀판조성을 위한 토지정리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껏 축산업을 군단위로 발전시켜 인근식량체계를 운영해온 북에서 이제는 국책사업으로 초대형 축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니, 매우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측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 일대에 인공풀판과 자연풀판을 조성하여 초대형 축산전문기지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기존 군단위 축산업에 국가적 차원의 초대형 축산업을 추가하는 새로운 축산업 발전방침을 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군단위 축산업은 종전대로 발전시키면서, 국가적 차원의 초대형 축산업을 병진시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단위 과수업을 종전대로 발전시키면서, 국가적 차원의 과수업을 병진시키기 위해 초대형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건설한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세포등판에 초대형 축산종합농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12월 19일 <조선중앙텔레비죤>이 보도한 ‘20시 보도’에 나온 강원도 농촌경리위원회 김철민 부위원장의 발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세포등판 개간사업은 “자연풀판, 인공풀판, 방풍림, 저류지”를 건설하고, 소, 양, 염소 같은 풀먹는 집짐승을 기르는 사육기지와 가공기지, 그리고 축산업 근로자들의 주택단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북의 표현을 빌리면, “사회주의문명강국 건설”을 위한 “웅대한 대자연 개조구상”으로 추진되는 “종합적인 대규모 축산기지” 건설사업인 것이다. 그 보도에서는 평토기(bulldozer)들이 눈 덮인 땅을 고르고 있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위의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자연풀판과 인공풀판을 건설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풀판이란 방목초지라는 한자말을 순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북의 조선식 축산용어인데,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나온 강원도 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연풀판과 인공풀판을 구분하였다. 자연풀판은 풀먹이 집짐승들을 놓아먹이는 방목지를 뜻하고, 인공풀판은 목초를 생산하는 목초지를 뜻한다. 다시 말해서, 자연풀판은 자연상태로 방치한 초원이라는 뜻이 아니라, 방목에 적합한 자연친화적 사육환경을 조성한 풀판이라는 뜻이다. 잡초와 관목이 무성하고 지면굴곡이 심한 풀판은 방목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를 정리하고 잡초와 관목을 제거해야 한다. 더욱이 인공풀판을 건설하는 경우에는 석회와 비료를 주고, 품종이 좋은 풀씨를 뿌려 목초지로 개간하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보도내용은 세포등판에 초대형 방목지와 초대형 목초지가 건설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포등판의 방목지 건설은 밀폐된 공장식 축사에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사료급식으로 집짐승을 키우려는 게 아니라, 드넓은 풀판에서 친환경적 사육방법으로 집짐승을 키우려는 것이다. 인민의 건강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북에서 그런 친환경적 사육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는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기 위한 농축산물 생산을 개인의 사적 경영에 맡겨두고 누구도 변동을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처분’만 기다리는 데 비해, 사회주의계획경제에서는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기 위한 농축산물 생산을 국가가 합리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니 더 선진적이다. 세포등판에 세워질 초대형 축산기지가 바로 그런 사회주의축산업의 발전된 형태다.

지금 북의 각 지역 산업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새 세기 산업혁명’은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등판에서도 열정의 불꽃을 일으키는 중이다. 2013년 세포등판에 눈뿌리 아득하게 드넓은 풀판이 펼쳐지는 날, 청춘남녀 사육공들의 유정한 풀피리 소리가 봄하늘 저편에 울려갈 것이다. (자주민보 2012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