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굴욕비행과 북측의 비행전투행동조법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세계 최강’이라더니 왜 자꾸 떨어졌을까?

2012년 7월 28일 미국 공군 F-22 전투기 1개 비행대대가 일본 오키나와(沖繩)에 있는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착륙하였다. 미국 공군 1개 비행대대는 전투기 12대로 편성되었으므로, F-22 12대가 그 공군기지에 전진배치된 것이다. 미국 전투기 제조기업에서 생산된 F-22 187대를 미국 공군이 구입하는데 790억 달러를 쏟아부었으니, F-22는 대당 가격이 4억2,000만 달러나 하는 역사상 가장 비싼 최고가 전투기다.

그런데 미국이 자국 공군의 공중우세를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세계 최강 전투기라고 떠들썩하게 소문을 낸 F-22 랩터(Raptor)는 그런 소문과 달리 추락사고와 기체결함으로 얽룩진 불명예 전투기다. 물론 F-22에는 미국 군수기업들이 최첨단 기술로 개발한 각종 최신 장비 및 부품이 들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 최강 전투기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제아무리 최첨단 기술로 개발했다고 해도 실전에서 허점과 결함이 나타난다면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없다.

F-22가 추락한 사고는 1992년 4월, 2004년 12월, 2009년 3월, 2010년 11월에 있었다. 세계 최강이라더니 왜 자꾸 떨어졌을까?

2004년 12월 20일 미국 서부 네바다주에 있는 넬리스 공군기지(Nellis Air Force Base)에서 F-22가 이륙 중 추락한 사고원인을 미국 공군이 자체 조사를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비행제어장치 오작동이 추락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비행제어장치에 나타난 결함을 바로잡을 때까지 모든 F-22는 장기간 이륙금지조치에 묶여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9년 3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있는 에드워즈 공군기지(Edwards Air Force Base)를 이륙하여 비행 중이던 F-22가 추락하여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그 조종사는 비행 중에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는데, 의식을 회복한 순간에는 이미 F-22가 너무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있었으므로 조종사가 비상탈출하면서 입은 강한 충격으로 사망하였다는 것이다.

F-22 사고경력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0년 11월 16일 미국 앨래스카주 앵커리지 인근에 있는 엘먼도프 공군기지(Elmendorf Air Force Base)를 이륙한 F-22가 비행 중에 갑자기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이 끊어졌다. 공군 조종사는 사망하였고, 기체는 추락하여 산산조각이 났다. 추락한 기체잔해를 정밀조사하였더니, 놀랍게도 산소공급장치(OBOGS)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F-22에 장착된 산소공급장치가 과열되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도록 설계되었고, 산소공급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 조종사는 비상용 산소공급장치를 켜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사고기 조종사는 비상용 산소공급장치를 켜지 못한 채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이 추락사고에 앞서 2009년 3월 25일에 있었던 추락사고에서도 공군 조종사가 비행 중에 잠시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F-22를 타고 비행할 때마다 원인 모를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낀다고 호소한 공군 조종사가 12명이나 되었다. 그 소문이 퍼지자, 미국 공군 조종사들은 F-22 조종을 꺼리며 그 전투기에 타지 않으려 하였다. 이처럼 F-22 조종사들이 비행 중 의식을 잃거나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원인은 산소가 조종사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저산소증(hypoxia)으로 밝혀졌다.

2012년 7월 20일 미국 공군 지휘부는 미국 국방장관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에게 F-22 조종사가 의식을 잃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원인은 비행 중 조종사에게 공급되는 산소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압착조끼와 산소공급장치에서 결함이 각각 발견되었고 보고하였다.

압착조끼는 F-22가 고속회전비행을 할 때 조종사의 혈관에서 피가 한쪽으로 몰려 의식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해 순간적으로 자동팽창하면서 혈관을 압박하도록 만든 보호장비다. 그런데 고속회전비행 직후 압착조끼가 부풀어오르기 전 원상태로 돌아가도록 압박공기의 흐름을 조절해주는 압착조끼 조절판막(valvue)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고장이 일어났던 것이다. 일반속도로 비행하는 중에도 계속 부풀어오른 상태로 남아있는 압착조끼로부터 혈관이 계속 강한 압박을 받아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기계적 결함은, 비행 중인 조종사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산소공급장치에 달려있는 여과통(canister filter)이 불량품이었고, 산소공급관도 굵기가 너무 작고, 산소공급관 연결부위도 부실해서 산소가 새어나가거나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F-22 조종사가 비행 중에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었던 원인이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F-22의 압착조끼와 산소공급장치는 결함이 없는 새 것으로 교체되었을까? 미국 국방부 2012년 7월 26일 보도자료와 미국 언론의 관련보도를 읽어보면, 미국 공군은 F-22의 결함을 고치지 못했다. 우선 급한대로, F-22 조종사들이 압착조끼를 입지 못하도록 금지하였고, 산소공급장치에 달려있는, 공기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여과통을 떼어내는 ‘응급처방’만 내린 상태다.

그래서 지금 F-22 조종사들은 압착조끼도 입지 못하고, 비행 중에 공기공급량을 증가시켜주는 여과통도 없는 상태에서 비행해야 하는 처량한 신세에 빠졌다. 압착조끼를 입지 못했으니 고속회전비행을 하지 못하고, 여과통을 떼냈으니 산소가 희박한 13km 이상 비행고도에서 고공비행을 하지 못하고 중고도 및 저고도에서나 비행할 수밖에 없고, 1시간 30분 이상 장거리비행도 하지 못한다.

미국 버지니아주 대서양 해안에 있는 랭글리-유스티스(Langley-Eustis) 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까지 직선거리로 12,532km나 되는데, 1시간 30분 이상 장거리비행을 하지 못하는 F-22 편대가 그처럼 먼 거리를 어떻게 이동하였을까? <뉴욕 타임스> 2012년 7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F-22 편대는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해안 이륙→북미대륙 횡단→알래스카 경유→알류샨열도 경유→일본열도 경유→오키나와 착륙으로 이어진 긴 항로를 따라 2,500km를 비행한 1시간 30분마다 착륙과 이륙을 계속 반복하며 어렵사리 이동하였다. 대륙간 이동비행 중에 10차례 정도 이착륙을 해야 하였을 것이다. 비행기 제트엔진이 발명되기 이전 1930년대에 프로펠러식 비행기도 그처럼 파행항로를 간신히 비행하지는 않았을 터이니,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은 이번에 최악의 굴욕비행을 한 것이다.

‘랩터 샐러드’를 점심으로 먹었다는 독일 공군 조종사들

2012년 6월 중순 미국 공군은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인근에 있는 에일슨 공군기지(Eielson Air Force Base)에서 ‘붉은기 훈련(Red Flag exercise)’을 진행하였다. 두 주간 동안 지속된 이 공군훈련에는 미국, 독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폴란드 등 여러 추종국들에서 100대가 넘는 전투기들이 참가하였는데, 특히 참가국 공군요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세계 최강’이라는 4억2,000만 달러 짜리 전투기 F-22 랩터와 2억 달러 짜리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이 맞붙은 모의 근접공중전(mock dogfight)이었다.

F-22와 유로파이터는 ‘붉은기 훈련’ 기간 중 모두 여덟차례 1 대 1로 맞붙어 모의 근접공중전을 벌였는데, 뜻밖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세계 최강’이라는 F-22가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유로파이터보다 우세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미국 언론에서는 미국의 체면을 생각해서 F-22가 유로파이터보다 우세하지 못하였다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하였지만, 실제로는 유로파이터가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F-22를 이긴 것이다.

유로파이터를 조종하며 F-22를 상대로 모의 근접공중전을 벌인 독일 공군 조종사는 모의 근접공중전을 마친 뒤, “우리는 랩터 샐러드(Raptor salad)를 점심으로 먹었다”고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랩터는 F-22의 기종명칭이고, 서양인들이 점심에 샐러드를 먹는다는 말은 간편한 식사를 즐겼다는 뜻이니,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유로파이터가 F-22를 간단히 제압하였다는 뜻이다. F-22를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해온 미국 공군으로서는 굴욕적인 패배가 아닐 수 없었다.

모의 근접공중전에 참가한 독일 공군 조종사들은 “우리는 유로파이터가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F-22에게) 밀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대등하게 (F-22를) 상대하였다. 그들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회전할 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F-22는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서 장거리 공중전을 벌일 때는 “압도적으로” 우세한 능력을 발휘하였지만, “근접상황에 들어가자 유로파이터는 F-22를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근접공중전에서 유로파이터는 유리한 조건에서 F-22만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전투기 성능을 비교하면, F-22가 유로파이터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능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적국의 지상레이더 탐지망을 뚫고 적국 내부로 은밀히 파고들어갈 수 있는 스텔스 비행능력인데,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F-22는 그런 스텔스 기능으로 감추지 못하는 많은 적외선을 비행 중에 방출하는 바람에 유로파티어가 적외선 감지기로 F-22를 먼 거리에서 발견하였다. 다른 하나는, 정밀한 탐지레이더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F-22가 적국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서 비행하면서 적국 전투기를 먼저 발견하고 공대공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원격공중전 능력은 근접공중전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F-22는 근접공중전에 맞게 설계된 전투기가 아니라, 원격공중전에 맞게 설계된 전투기인 것이다.

이를테면, F-22에 장착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앰람(AMRAAM)은 최신형으로 성능개량된 것의 사거리가 180km나 된다. 원래 초기형 앰람이 실전배치된 때는 1992년이었는데, 미국 공군 전투기들인 F-15와 F-16이 이라크전과 코소보전에서 벌인 아홉차례 공중전에서 적기 9기를 격추하였다. 그런데 그 아홉차례 공중전 가운데 조종사의 가시거리 안에서 적기를 격추한 사례가 4번이다. 이런 경험은 공군 조종사의 가시거리 안에서 벌어지는 근접공중전이 실제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그러면, 실전에서는 원격공중전과 근접공중전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일까? 미국 공군의 요청에 의해 연구용역을 맡은 미국의 민간연구소 랜드(RAND)가 2008년에 펴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대 이래 공중전 격추사례 588회를 분석하였더니,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적기를 격추한 사례는 불과 24번밖에 되지 않았고, 나머지 564번은 조종사의 가시거리 안에서 벌어진 근접공중전에서 기관포로 적기를 격추한 것이었다. 그 연구결과는, 미국 공군 전투기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예상한 것보다 90%나 더 적은 미미한 전투효과를 보여주었을 뿐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미국 공군에게는 매우 우울한 연구결과다.

미국의 군사평론가 에반 애커만(Evan Ackerman)은 2012년 8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글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약점 드러난 F-22 랩터(F-22 Raptors prove vulnerable in mock dogfights)’에서 다른 전투기들이 F-22를 이길 수 있는 네 가지 요인에 대해 언급하였다.

첫째, F-22의 적외선을 포착하라는 것이다. F-22는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지만, 비행 중에 엔진에서 매우 많은 적외선이 뿜어져나오므로, 유로파이터는 50km 밖에서 적외선 감지기로 F-22를 발견할 수 있었다.

둘째, F-22 가까이 접근하라는 것이다. F-22는 원격공중전에 매우 강한 전투기이므로, 근접공중전을 벌일 수 있도록 무조건 가까이 접근해야 F-22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공격적인 회전기동으로 근접공중전을 펼치라는 것이다. F-22는 매우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고속회전비행을 할 수 있지만, 고속회전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 직후 약점을 드러내게 되므로,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공격적인 회전기동으로 맞붙어야 F-22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헬멧장착시현장치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F-22 조종사가 첨단화된 통합헬멧장착시현장치에 눈길을 빼앗기는 사이에, 상대 전투기 조종사는 일반 헬멧장착시현장치를 사용하여 간단히 F-22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근접공중전에서 미그-29가 F-22를 이길 수 있을까?

미그-29가 F-22를 근접공중전에서 이길 수 있을까? 근접공중전과 관련하여 살펴보아야 할 것은, 기체중량, 추력, 상승속도 세 가지 요인이다.

기체중량을 비교하면, F-22의 기체중량은 19,700kg, 유로파이터의 기체중량은 11,150kg, 미그-29의 기체중량은 11,000kg이므로, 비교대상 중 가장 가벼운 전투기가 미그-29다. 또한 추력을 비교하면, F-22의 추력은 23,500 파운드 포스(lbf), 유로파이터의 추력은 13,000 파운드 포스, 미그-29의 추력은 18,300 파운드 포스이므로, 미그-29 추력이 F-22 추력보다는 조금 약하지만 유로파이터 추력보다는 조금 더 강하다. 또한 상승속도를 비교하면, F-22의 상승속도는 공개되지 않았고, 유로파이터의 상승속도는 초속 315m, 미그-29의 상승속도는 초속 330m다.

위의 비교자료에 따르면, 미그-29가 상대적으로 날렵하고 빠른 전투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근접공중전에서는 적기를 조준하거나 적기의 조준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속회전비행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기체가 가볍고 날렵한 전투기가 무조건 유리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그-29야말로 근접공중전에 가장 적합한 전투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실전에서 벌어지는 근접공중전은 위에서 언급한 ‘붉은기 훈련’에서 그러했던 처럼 아군기와 적기가 1 대 1로 맞붙는 상황이 아니라, 교전쌍방이 각각 여러 대씩 출격시킨 전투기 편대들이 서로 미사일 회피용 섬광탄을 마구 쏘아대며 한꺼번에 뒤엉켜 싸우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1 대 1로 맞붙는 단순한 근접공중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복잡한 전투상황이 근접공중전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으므로, 실진에서 벌어진 근접공중전에서는 전투기에 장착한 장거미 공대공 미사일을 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도 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적기가 섬광탄을 쏘아 피하는 경우, 그 미사일이 다른 아군기를 맞출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고, 또한 미사일에 피격당해 공중폭발한 수많은 기체잔해들이 다른 전투기들과 충돌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접공중전에서 미사일 교전상황은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그처럼 어렵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근접공중전에서는 전투기들이 고속회전비행을 하면서 기체에 장착된 속사기관포를 적기를 향해 쏘게 된다. 미국 공군이 인터넷에 유포한 공중전 동영상들을 보면, F-15 또는 F-16 같은 미국산 전투기들이 공중에서 표적기를 향해 공대공 미사일을 쏘아 격추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런 상황은 가상일 뿐이며 근접공중전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드넓은 동중국해 상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과 달리, 전투종심이 매우 짧은 한반도 상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은 당연히 근접공중전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진행된 ‘붉은기 훈련’에서 입증된 것처럼, 미그-29보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느린 유로파이터가 모의 근접공중전에서 F-22를 제압하였으니, 유로파이터보다 더 근접공중전에 적합하게 설계된 미그-29가 근접공중전에서 F-22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에게 비결이 있다

2012년 8월 7일 북측 언론매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한 소식을 보도하였다. 그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휘소의 로대에서 비행사들의 훈련을 장시간에 걸쳐 보아주시”면서, “어렵고 복잡한 정황 속에서 비행사들이 자기 앞에 맡겨진 전투임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준비되여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료해하시였다”고 한다.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비행훈련을 하고 있을까? 북측 언론매체는 그들의 비행훈련에 관해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으나, 아래 두 가지 보도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근접공중전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번 비행훈련지도를 보도한 기사가 그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를테면, “비행사들은 평시에 련마해온 자기들의 높은 비행술을 남김없이 과시하”면서, “급상승하며 아득히 사라졌다가 <적>진에로 벼락같이 급강하”하였는데, 그러한 비행훈련은 “적과의 공중전에서 실지 써먹을 수 있는 비행전투행동조법들을 완전무결하게 숙련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근접공중전 비행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군 전투기들이 멀리서 인민군 전투기들을 먼저 발견하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먼저 쏠 수 있으므로,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의 비행전투행동조법에는 초저공비행훈련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전에서 인민군 전투기들이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경우, 고공으로 비행하는 미국군 전투기는 그렇게 비행하는 인민군 전투기를 향해 공대공 미사일을 쏘기 힘들다.

<한겨레> 2005년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공대공 미사일을 쏘는 연습보다 “조준기를 겨누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사격술은 상당”하며, 심지어 “식사시간에도 (식탁 맞은편에 앉은) 상관의 이마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려 방아쇠를 당기는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전투기에 장착된 속사기관포를 쏘아 적기를 격추하는 근접공중전 연습에 얼마나 전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근접공중전에서 F-22보다 성능이 우세한, 외양이 미그-29와 비슷한 자국산 ‘폭풍전투기’를 몰고 강도높은 근접공중전을 끊임없이 연마해온 인민군 전투비행사의 공중전 비행술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둘째,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근접공중전이 벌어지면 적기를 반드시 격추한다는 필격의 전투의지와 사상정신력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번 비행훈련지도를 보도한 기사에는 “적들과의 대결은 사상과 신념의 대결, 담력과 배짱의 대결”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근접공중전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두 가지 요인은 공중전 비행술과 강한 사상정신이다. 적기를 격추하려는 일념을 안고 적기를 향해 육박해들어가는 담력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에게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사상정신력의 폭발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붉은기 훈련’에서 모의 근접공중전을 벌인 미국 공군의 F-22 조종사들과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조종사들은 그런 사상정신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실전에서 근접공중전 도중에 위험한 정황에 처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피하게 된다.

그와 달리,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인민군은 ‘육탄정신’과 ‘총폭탄정신’으로 사상정신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계속해왔다고 하니,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근접공중전이 벌어지면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결사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모는 ‘폭풍전투기’의 근접공중전 성능도 우수하지만, 그보다 더 위력적인 것은 그처럼 결사전을 벌이는 사상정신이다.

지금 미국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북측에서 1,300km 떨어진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F-22를 전진배치하고 북측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란에서 불과 35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군기지에 F-22를 전진배치하고 이란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는 세계 최강이 아닌데도 세계 최강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린 F-22를 그처럼 전진배치하면, 인민군이 위협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으므로, 미국군 지휘부는 기체결함을 아직 고치지 못한 F-22를 오키나와에 끌어다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F-22가 오키나와에 전진배치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세계 최강’이라는 소문을 듣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리라고 미국 군부가 생각하였다면, 그것은 인민군에 대해 너무 모르는 오판이다. 위의 언론보도에서 능히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한반도 상공에서 F-22와 근접공중전으로 맞붙으면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결전의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군부는 ‘세계 최강’은커녕 불명예스러운 결함으로 굴욕비행을 해야 하는 F-22나 믿고, 한반도 상황을 크게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자주민보 2012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