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헬기들은 왜 거기에 나타났을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서해 5도 분쟁수역에 조성된 국지전 위기

2012년 7월 24일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한 편이 눈길을 끌었다. 남측 정부 소식통이 전한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황해남도에 있는 태탄공군기지와 누천공군기지에 2012년 5월부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 20여 대가 전진배치되었다고 하면서, 전진배치의 목적이 서해 분쟁수역에 있는 5개 섬을 점령하는 기습상륙전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같은 내용을 보도한 기사에서 인민군 공격헬기 및 수송헬기가 20여 대가 아니라 50여 대나 전진배치되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지명표기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서해 5도 분쟁수역 일대를 가리켜 북측은 서남전선지구라 부르고, 남측은 서북도서지역이라 부른다. 이 글에서는 북측이 언급한 내용을 다룰 때는 서남전선지구라는 지명을 쓰고, 남측이 언급한 내용을 다룰 때는 서북도서지역이라는 지명을 쓴다.

인민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가 황해남도 공군기지 두 곳에 전진배치된 것이 서해 분쟁수역에 있는 5개 섬을 점령하는 기습상륙전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남측 언론의 ‘분석’이 나온 까닭은, 남측 언론매체들이 인민군의 상륙전연습에 관해 이미 몇 차례 보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민군의 상륙전연습에 관한 남측 언론보도는 2011년에 두 차례, 2012년에 한 차례 나왔다.

그에 관한 보도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남전선지구에 주둔하는 인민군 제4군단 특수전 병력의 기습상륙훈련이 2011년 4월 초에 실시되었고, 넉 달 뒤인 8월 말에는 서해 남포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를 점령하는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이 실시되었고, 2012년 3월 14일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도하는 육해공군합동타격훈련이 서해 남포 앞바다에서 실시되었다.

인민군의 서남전선지구 군사동향에 관한 남측 언론보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민군은 황해남도 장산반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60-70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발진기지를 2012년 초에 완공하였고, 인민군 특수전 병력 가운데 최정예 병력으로 알려진 해상저격여단 병력 3,000명을 황해남도 과일군 비파곶 해군기지에 배치하였다.

중요한 것은, 서남전선지구에 대한 북측 최고영도자들의 시찰이다. 2011년 11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서남전선지구를 시찰하였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2월 24일에 또 다시 서남전선지구에 있는 인민군 제4군단사령부와 예하 부대들을 시찰하였다.

위에 열거한 서남전선지구 군사동향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남측 언론이 ‘분석’한 것처럼, 서해 분쟁수역에 있는 5개 섬을 기습점령하려는 움직임일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의 정보를 좀 더 읽어보고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첫째, 2010년 12월 29일 남측 국방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1년 6월 15일에 창설되었다. 또한 정승조 합참의장은 2012년 2월 9일에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예하 부대를 시찰하면서 “적이 도발하면 우리가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현장에서 신속, 정확, 충분하게 응징해야 한다. 도발한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대응하라”고 전투지시를 내렸다.

둘째, 2011년 3월 2일 남측 국방부는 서북도서에 군사력을 증강배치하는 계획을 밝혔고, 그에 따라 백령도와 연평도의 군사력이 급속히 증강되었다. 이를테면, 전차, 다련장로켓포 ‘구룡’, 대포병레이더 ‘아서’, 음향표적탐지기 ‘할로’, 코브라 공격헬기, 링스 대잠헬기, 무인정찰기를 새로 또는 증강하여 배치하였고, K-9 자주포진지와 참호 및 교통호를 비롯한 120여 개 군사시설을 강화콘크리트로 요새화하고, 해병대 병력 1,000명을 증원배치하였으며, 백령도에는 공격헬기 격납고를 완공하였다.

셋째, 2011년 3월 2일 남측 국방부는 서북도서지역에서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매년 1-2회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2011년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백령도에서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하였고, 백령도에 전진배치한 코브라 공격헬기를 동원한 실탄사격훈련을 2012년 1월과 2월 20일에 연속적으로 실시하였다.

위에 열거한 한국군의 서북도서 군사력 증강조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한국군이 그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공격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그에 대응하여 인민군도 그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군사훈련을 실시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군이 서북도서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한 때는 2011년 3월 초였고, 인민군이 서남전선지구에서 상륙훈련을 실시한 때는 2011년 4월 초였으니, 1개월 시차를 두고 쌍방의 무력충돌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군사력 증강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백령도에 전진배치한 미국산 코브라 공격헬기다. 코브라 공격헬기를 백령도에 배치한 것은 남측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1년 10월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코브라 공격헬기는 육상항공작전에 적합하게 설계된 지상군 군사장비이기 때문에 백령도 상공에서 전개하는 해상항공작전에서는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남측 국방부도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한국군은 해상항공작전에 쓰지 못하는 코브라 공격헬기를 왜 백령도에 전진배치한 것일까? 한국군은 코브라 공격헬기를 인민군의 백령도 기습상륙을 저지할 방어무기로 전진배치한 것이 아니라, 북측 서남전선지구 해안과 내륙을 기습침공할 공격무기로 전진배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연합뉴스> 2011년 11월 11일 보도기사는 “서북도서 작전개념이 북한의 기습상륙 저지라는 방어적 개념에서, 유사시 북한 해안기지와 내륙지역 일부에 대한 선제타격이 가능한 공격거점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시 말해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창설과 군사력 증강은, 인민군의 기습상륙에 대비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북측의 서남전선지구를 선제공격하는 국지전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군이 서북도서지역에 군사력을 증강배치하고 대북선제공격을 상정한 국지전 실전연습까지 강행하였으니, 인민군이 그에 대응하여 서남전선지구에 군사력을 증강배치하고 대응훈련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북측이 생산한 공격헬기

<조선일보> 2012년 7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이 서남전선지구에 전진배치한 헬기 기종은, 소련산 공격헬기 Mi-2의 개량형인 혁신-2, Mi-4, Mi-8 등인데, “대전차미사일 등을 갖춘 본격적인 공격용 헬기인 Mi-24는 전진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이제껏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군사정보를 말해준다.

첫째, 인민군이 소련산 공격헬기 Mi-2를 개량한 ‘혁신-2’라는 자국산 공격헬기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2년 7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은 공격헬기 혁신-2를 1980년대 중반에 생산하였다는 것이다. 북측이 25여 년 전에 생산한 혁신-2는 23mm 기관포 1문, 사거리 4km의 57mm 로켓포 16련장 발사기 2대를 탑재한 공격헬기다.

1980년대 중반에 공격헬기를 자체로 만든 나라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극소수였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늘에도 공격헬기를 자체로 만드는 나라는 불과 10개국 미만이다. 군용헬기부문에서 남북의 기술격차는 매우 크다. 1985년 남측의 국방과학연구소가 KM-181 박격포를 만들기 시작하였을 때, 북측은 공격헬기 혁신-2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남측이 개발한 기동헬기 ‘수리온’ 시제품이 첫 시험비행을 한 때는 25년이 지난 2010년 3월 10일이다. 지금 남측은 기동헬기를 자체로 만들지만, 공격헬기는 만들지 못한다. 공격헬기를 자체로 만드는 것은 국방공업기술이 고도로 발달되었음을 뜻한다.

둘째, 군사전문 누리집 <글로벌 시큐리티(Global Security)>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북측은 1980년대에 군용헬기를 40여 대에서 300여 대로 늘렸다고 한다. 인민군 군용헬기 보유수량이 1980년대에 그처럼 260여 대나 급증한 까닭은, 인민군이 1980년대 중반에 자국산 공격헬기 혁신-2를 생산하였기 때문이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인민군이 보유한 Mi-2는 1990년에 100대였는데 1995년에 140대로 늘었고 2015년까지 139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그 자료에서는 북측이 만든 자국산 공격헬기 혁신-2와 북측이 수입한 소련산 공격헬기 Mi-2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Mi-2라고 표기하였지만, 인민군은 혁신-2를 25년 전부터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므로 그 동안 낡은 소련산 공격헬기 Mi-2는 개량형 혁신-2로 전부 교체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2012년 현재 인민군이 운용하는 공격헬기 139대는 모두 혁신-2인 것이다.

셋째, 위에 나온 <조선일보> 2012년 7월 24일 보도기사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더 들어있는데, 그것은 인민군이 소련산 공격헬기 Mi-24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민군이 공격헬기 Mi-24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남측 언론보도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련산 공격헬기 Mi-24는 12.7mm 4렬 속사기관포 1문, 15mm 2렬 기관포 1문, 사거리 4km의 57mm 로켓포 16련장 발사기 2대, 사거리 5km의 전파유도식 대전차 미사일 4기를 탑재하고, 최고 시속 335km로 비행한다. 항속거리는 450km이며, 최고 비행고도는 4.5km이고, 특수전 무장병력 8명이 탑승한다.

그런데 <글로벌 시큐리티>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인민군이 보유한 소련산 공격헬기 Mi-24는 1995년에 80대였는데, 2000년에 24대로 급감한 이후 2015년까지 24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공격헬기 Mi-24를 1995년에 80대나 보유하였던 인민군이 왜 56대나 줄였는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큐리티> 게시물에 밝혀져 있지 않지만, 군사작전적 가치가 큰 공격헬기를 갑자기 56대나 줄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또한 <글로벌 시큐리티>에 게시된 같은 자료에는 기종을 밝히지 않고 그냥 ‘공격헬기’라고만 표기한 인민군 공격헬기가 1995년에 140대 있었고 2000년에 84대로 급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대북전쟁위험이 고조되었던 긴장된 시기에 인민군이 공격헬기를 무려 140대나 폐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인민군 공격헬기 140대가 폐기되었다는 <글로벌 시큐리티> 기록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인민군이 공격헬기를 대량으로 폐기한 것이 아니라면, 진실은 무엇일까? 위의 자료를 다시 살펴보면, 1995년에 인민군이 소련산 공격헬기 Mi-24를 80대가 아니라 24대 보유하였고, 북측 외부에 기종이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공격헬기 140대를 보유한 것으로 읽어야 뜻이 통한다. 다시 말해서, 소련에서 수입한 공격헬기 Mi-24는 24대이고, 익명의 공격헬기는 140대인 것이다. 익명의 공격헬기를 140대라고 보는 근거는, <글로벌 시큐리티> 자료에서 1995년에 급감한 것처럼 기록된 공격헬기 56대와 2000년에 급감한 것처럼 기록된 공격헬기 84대를 합한 수량이 140대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북측 외부에 기종이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공격헬기가 북측에서 자체로 생산한 2세대 공격헬기 혁신-3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 시큐리티>는 인민군이 보유한 익명의 공격헬기 56대가 1995년에 급감한 것처럼 기록하였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북측이 1990년대 중반에 소련산 공격헬기 Mi-24와 같은 급의 신형 공격헬기 혁신-3을 자체로 생산하였다는 뜻으로 고쳐 읽어야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군사전문 누리집 <밀리터리 팩토리(Military Factory)>에 게시된 자료에 북측이 소련산 최신형 공격헬기 Mi-28을 수입하였다고 기록된 것이다. 대당 가격이 1,470만 달러나 하는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 Mi-28은 Mi-24의 전투병력 탑승인원 8명을 3명으로 줄이는 대신, 지상공격력을 크게 강화한 것이다. 이를테면, 30mm 속사기관포 1문, 사거리 3km의 20련장 로켓포 발사기 2대, 80cm의 장갑을 관통하는 사거리 6km의 전파유도식 대전차미사일 8기가 Mi-28에 탑재되었다.

최신형 공격헬기 Mi-28은 미국산 공격헬기 AH-64 아파치에 필적하는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이며, 러시아군이 2006년부터 실전배치하기 시작하여 2011년 2월 현재 24대밖에 없다. 북측이 Mi-28을 몇 대나 수입하였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민군이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를 종합하면, 인민군은 1세대 공격헬기 혁신-2 139대, 2세대 공격헬기 혁신-3 140대, 소련산 공격헬기들인 Mi-24 24대와 Mi-28을 포함하여 310대가 넘는 공격헬기를 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국산 코브라 공격헬기는 70대다.

공격헬기 이외에도, 인민군은 특수전 병력을 실어나르는 소련산 수송헬기 Mi-8/Mi-17 70대, 중국산 수송헬기 Z-5 40대를 비롯하여 수송헬기 110대를 운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군은 미국산 수송헬기(CH-47 Chinook) 30대, 미국산 수송헬기(UH-60) 141대를 비롯하여 수송헬기 171대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인민군은 미국산 소형기동헬기 MD-200 80대를 제3국에서 수입하여 운용하고 있고, 한국군은 같은 기종의 미국산 소형기동헬기를 257대 운용하고 있다.

또한 군사전문 누리집 <콤뱃에어크래프트(combataircraft)>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인민군은 소련산 대잠헬기 Mi-14를 10대 운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군은 미국산 링스 대잠헬기를 25대 운용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정보를 살펴보면, 인민군은 공격헬기 작전에 주력하고, 한국군은 수송헬기 및 소형기동헬기 작전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인민군 공격헬기를 육군이 아니라 공군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민군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들이 미국군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벗어나 각지의 지하기지에 주기되어 있는 것처럼, 인민군 공격헬기들도 각지의 지하기지에 들어가 있다. 전투기 지하기지를 건설하려면 지하활주로까지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공격헬기 지하기지는 활주로가 없어도 되므로 건설하기가 훨씬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군과 한국군은 인민군 공격헬기가 주기된 지하기지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최근 남측 언론매체들이 황해남도에 있는 태탄공군기지와 누천공군기지에 2012년 5월부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 수 십 대가 전진배치되었다고 보도한 것은, 실제동향은 알지 못한 채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극히 부분적인 동향을 말해주는 허술한 정보를 기사화한 것이다.

인민군 공군전술훈련이 급증한 까닭

전투기와 마찬가지로 공격헬기도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는 고비용 무기체계다. 다른 운영비는 그만 두고라도, 공격헬기 1대가 한 차례 비행할 때마다 약 2,500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사회주의군대의 특성상, 인민군 무기운용비가 미국군 무기운용비보다 훨씬 적게 들어간다 해도, 인민군이 310대가 넘는 공격헬기를 운용하는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특히 공격헬기가 소모하는 항공유의 비용이 상당히 많다.

북측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1990년 중반에는 항공유가 부족해서 전투기와 공격헬기의 비행훈련이 줄어들었다. 북측의 사회주의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미국을 비롯한 외부세력들은 항공유 부족으로 비행훈련을 하지 못하는 인민군 공군이 전투력을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되었다고 하면서 그들을 얕보았다.

그러나 전투력이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되었다는 것은 고의적인 과장이었다. 당시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컴퓨터화된 모의비행훈련을 더욱 강화하면서 최소 수준의 비행훈련을 계속하고 있었으며, 인민군 지휘부는 모든 것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공군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였다. 예컨대, 남측 정부 고위당국자가 전한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1997년 10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인민군은 ‘고난의 행군’으로 시련을 겪고 있었는데도, “공군 3대 전단을 6개 사단으로 증편하고, 전술기를 전방배치했으며 공군협동전술훈련도 총 18회로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공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민군이 그처럼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공군력을 강화하였으니, 오늘에는 공군력 강화에 얼마나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을까? <조선일보> 2012년 3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 2월 2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서남전선지구에 주둔하는 제4군단 사령부와 예하 부대들을 시찰한 직후부터 인민군 전투기 비행훈련이 급증하였다고 한다. 이를테면, 지난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하루에 100회 미만밖에 출격하지 못하던 인민군 전투기들이 요즈음은 하루에 650여 회나 출격하여 “한미 군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였”고, 지난 시기 인민군 전투기들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비행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주말과 휴일에도 비행훈련을 하고, 한국군이 백령도 북쪽 64km 상공에 임의로 그어놓은 ‘전술조치선(TAL)’까지 여러 차례 남하비행을 하는 바람에 한국군 전투기들이 대응출격을 자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보도기사는 인민군이 지난 시기에 비해 항공유를 두 배나 더 많이 소모하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인민군 공군의 비행훈련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인민군 유류공급이 결정적으로 증가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인민군 유류공급이 그처럼 크게 증가한 까닭은, 북측 서해 대륙붕 유전에서 석유가 증산되기 때문인데, 서해 대륙붕 유전의 석유생산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에서 논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재론하지 않는다. 인민군 전투기 비행훈련이 그처럼 급증하였으니, 인민군 공격헬기 비행훈련도 그만큼 급증한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언급한 2012년 7월 24일 <조선일보> 보도기사가 지적한, 태탄공군기지와 누천공군기지에 2012년 5월부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 수 십 대가 전진배치된 것은, 인민군이 백령도를 점령하는 기습상륙전을 위한 준비행동이 아니라, 북측 유전의 석유증산에 비례하여 인민군 공격헬기 비행훈련이 증가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군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군사력을 증강배치하고 대북선제공격을 준비하였고, 인민군은 그에 대응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하여 국지전 위기가 더욱 고조되었는 데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인민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가 황해남도 공군기지 두 곳에 배치된 것을 두고 인민군이 서해 분쟁수역 5개 섬을 기습점령하는 상륙작전을 곧 감행할지 모른다는 식의 ‘억측’을 꺼내놓았다.

한국군이 서북도서지역에서 대북선제공격을 준비한 것은 거대한 화약고에 발화통을 올려놓는 것과 같은 실로 위험천만한 행동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향한 전민족적인 의사와 염원에 배치되는 호전적 행동이다.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국지전 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정전협정 체결 59주년을 맞은 오늘,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전민족적 요구는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자주민보 2012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