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와 관군산복합체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동에 구축되는 미사일방어체계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 밑에 세계전략문제(Global Strategic Affairs) 담당 차관보라는 직책이 있다. 현재 세계전략문제 담당 차관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은 매들린 크리던(Madely R. Creedon)이라는 여성이다. 2012년 3월 26일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크리던 차관보가 중요한 사실을 공개하였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와 중동지역에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일본, 호주, 남측과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유럽지역에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중인데,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중동지역에서도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자국 본토에 이미 구축해놓은 미사일방어체계와 더불어 유럽지역, 아시아태평양지역, 중동지역에 각각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미사일방어체계를 전 세계적 범위로 확장하는 것이다. 미국은 자국 본토에 구축해놓은 미사일방어체계를 본토 미사일방어체계(homeland missile defense system)라 하고, 해외 3개 지역에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를 지역 미사일방어체계(regional missile defense system)라 한다. 크리던 차관보는 위에서 말한 해외 3개 지역에서 “맞춤형의 단계적이고 적응적인 접근(tailored, phased and adaptive approach)”에 의거하여 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은 러시아군 미사일전력에 맞서는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전력에 맞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이란혁명수비군과 시리아군 미사일전력에 맞서는 중동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해외 3개 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가운데 미국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다. 미국은 ‘잠재적 적국’으로 분류해놓은 나라들 가운데 러시아의 미사일전력이 가장 강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러시아군 미사일전력에 맞서는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부터 서둘렀다.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 유럽지역 미국군 기지들, 미국의 유럽동맹국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까닭은, 미국의 잠재적국인 중국의 미사일전력이 증강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실제적국인 북측의 미사일전력이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는 북측과 중국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 아시아태평양지역 미국군 기지들, 남측과 일본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중동지역에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까닭은, 미국의 잠재적국들인 이란과 시리아가 미사일 전력을 증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미사일방어체계는 이란과 시리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중동지역 미국군 기지들과 이스라엘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축되고 있을까? 2012년 5월 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미국-러시아 회담에서 크리던 차관보가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U.S. Ballistic Missile Defense)’라는 제목으로 해설한 내용에서 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제1단계는 미사일 추적 레이더 기지를 터키에 설치하고, 1세대 요격미사일 SM-3 블록(Block) I-A를 탑재한 이지스 군함을 지중해에 배치한다.
제2단계는 2015년까지 루마니아에 이지스 해안기지(Aegis Ashore site)를 확충하고, 1세대 개량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I-B를 배치한다.
제3단계는 2018년부터 폴란드에 이지스 해안기지를 신설하고, 2세대 요격미사일 SM-3 블록 II-A를 배치한다.
제4단계는 2021년까지 2세대 개량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II-B를 배치한다.

SM-3을 탑재한 이지스 군함들

위와 같은 단계별 구축과정에 등장하는 미국산 해상발사 요격미사일은 ‘스탠더드 미사일-3(Standard Missile-3)’이다. 2009년 9월 17일 미국은 폴란드에 지상발사식 요격미사일을 배치하고 체코공화국에 미사일 추적 레이더를 배치하려던 원래 계획을 변경하여, 1세대 해상발사 요격미사일 SM-3 블록 I-A를 탑재한 타이콘데로가급(Ticonderoga class) 이지스 순양함과 알레이버크급(Arleigh Burke class) 이지스 구축함을 지중해에 배치하고, 터키에 미사일 추적 레이더를 배치하는 새로운 계획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계획변경에 따라 새로 등장한 신형 요격미사일이 GPS 항법장치의 도움을 받아 관성항법장치로 비행하는 SM-3이다.

3단형 추진체로 구성된 SM-3은 적국이 발사한 표적 미사일을 향해 접근하는 중에 일정한 거리에 이른 순간 역학 탄두(kinetic warhead)를 탄두부에서 발사하여 표적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설계되었다. 역학 탄두란 고폭탄두의 폭발 에너지로 표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탄두가 직접 표적 미사일을 맞춰 역학 에너지(kinetic energy)로 표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다. SM-3이 표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역학 에너지는, 시속 965km로 돌진하는 10t 화물차가 벽에 충돌하는 에너지와 같다. 미국은 2003년 12월 11일 하와이 인근에 있는 태평양 미사일 사격장에서 발사한 단거리 표적 미사일을 이지스급 순양함이 발사한 1세대 요격미사일 SM-3 블록 I-A로 파괴하는 요격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요격고도는 137km 상공이었고, 요격 직전의 역학 탄두 비행속도는 초속 약 3.7km였고, 요격시간은 4분이었다.

2012년 5월 15일 미국은 2세대 해상발사 요격미사일인 SM-3 블록 I-B의 요격실험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중요한 것은, SM-3가 미국 해군과 미사일방어국(MDA)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이지스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Aegis BMD)에 등장하는 해상발사 요격미사일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한 본토 미사일방어체계는 지상발사 요격미사일로 가동되는 데 비해, 해외 3개 지역에 배치하는 지역 미사일방어체계는 해상발사 요격미사일로 가동된다. 따라서 미국은 해군력과 미사일 기술력이 발달한 동맹국들을 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에 끌어들였는데, 일본, 호주, 영국, 네덜란드가 미국이 추진하는 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을 추종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에 일본과 호주를 끌어들였고,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에 영국, 네덜란드를 끌어들였다. 1세대 요격미사일 SM-3 블록 I-A를 탑재한 이지스 군함은 27척인데, 그 가운데 23척은 미국 해군 군함들이고, 나머지 4척은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들이다.

일본 방위상과 호주 해군참모총장은 왜 남측에 갔을까?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에 끌어들인 일본과 호주의 최근 군사동향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군사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남측 정부 관계자가 전한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2년 4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미국이 태평양에서 실시한 미사일방어체계 훈련에 여러 해째 참가해왔다. 이것은 미국 해군이 자국군 이지스 군함에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에 한국군이 참가해왔음을 뜻한다. 또한 이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과 호주가 참가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남측도 끌려들어갔음을 뜻한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2011년 1월 10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당시 일본 방위상이 서울에서 김관진 국방장관과 회담한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회담 직후 남측 국방부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협정체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한일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남측과 일본의 군사협정은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사지원협정(ACSA)’을 뜻한다.

남측 정부 소식통이 전한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2년 5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과 일본의 군당국 실무자들이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사지원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2012년 5월 말 김관진 국방장관이 일본에 가서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일본 방위상과 만나 두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한다.

사상 처음 대일군사협정을 체결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친일성향을 비판하는 남측의 국민여론이 표출되자, 남측 군부와 수구언론은 그런 여론을 무마하려는 허튼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를테면, 남측이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베트남을 비롯해 20여 개국이고, 앞으로 중국과도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할 수 있고, 남측이 ‘상호군사지원협정’을 체결한 나라는 미국, 뉴질랜드를 비롯해 10여 개국이므로, 일본과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남측이 대일군사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문제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남측의 대일군사협정 체결은,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끌려들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대일관계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2012년 5월 14일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남측을 방문 중인 레이 그릭스(James Ray Griggs) 호주 해군참모총장과 만나 군사교류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올해부터 남측과 호주가 연합해상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하였다. 남측과 호주는 이미 2000년부터 해군회의를 개최해왔고, 최근에는 남측과 호주의 외교 및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담’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측과 호주의 군사협력 강화는,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끌려들어가는 것이다.

현실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남측과 일본의 군사협력, 남측과 호주의 군사협력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권은 미국의 그런 요구를 맹종하면서 일본 및 호주와의 군사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킬릭스(Wikileaks)가 폭로한 비밀전문에 나온 표현처럼, 이명박 정권은 뼛속까지 친미적이고 친일적인 정권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측 정권이 미국의 요구에 맹종하여 일본 및 호주와의 군사협력에 박차를 가할수록 북측과 중국도 그에 맞서는 대항수위를 높일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탄시킬 수밖에 없고, 중국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인민군 배합전법 앞에서 SM-3은 무용지물

미국 해군 이지스 군함에서 SM-3을 발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그런 사진만 보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굉장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은 군사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대중을 현실과 거리가 있는 시각효과로 현혹하여 ‘초강대국 신화’를 믿게 만드는 ‘요술사진’이다.

현실을 직시하면, 미국 해군 이지스 군함에서 발사하는 SM-3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나, 비행속도가 느린 까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요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이 SM-3을 탑재한 이지스 군함을 동해에 배치해도 북측이 일본을 향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미국을 향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

SM-3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므로, SM-3을 탑재한 미국의 이지스 군함을 동해나 서해에 배치하면 북측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다. 북측은 미국이 SM-3을 발사하는 것에 대비하여 방사포를 집중발사하는 중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배합전법을 쓰고 있으므로, 미국이 발사하는 SM-3이 인민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 실제 전투상황에서는 SM-3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될 것이다. 인민군이 그런 배합전법을 쓰면, 한국군이 2015년까지 완성하려는 지상발사식 하층방어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도 인민군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고, 앞으로 그 어떤 기술로 만든 요격무기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3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도하고 인민군 고위급지휘관들과 당 및 국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육해공군 합동타격훈련에서 공중, 해상, 지상에 배치된 전력이 가상의 “적함선 집단에 섬멸적 타격을” 가하였다고 한 것은, 인민군이 발사한 대함미사일이 배합전술로 뚫린 요격망을 파고들어가 미국 이지스 군함들을 격침하는 대함타격훈련을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1999년 이후 12년 동안 미국은 무려 900억 달러가 넘는 국가재정을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에 쏟아 부었지만, 인민군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요격하지 못하고 대함미사일에 격침될 위험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요격미사일이 인민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데도, 미국 군부는 자기들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을 계속 밀고 나가기 위해 크게 왜곡한 군사정보로 세상을 속이고 있다. 그들의 속임수는 북측의 미사일 전력을 터무니 없이 과소평가하고, 북측이 핵억지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완성하기 전에 하루빨리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야 미국의 안보를 북측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이를테면 2012년 4월 17일 크리던 차관보가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에 제출한 ‘원자력 방어활동 및 핵전력 프로그램을 위한 2013년 회계연도에 관한 답변서’는 “북측이 플루토늄형 핵무기 설계물을 실험한 적이 있으며, 지금은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하여 더욱 발전된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북측이 핵탄두를 보유한 것이 아니라 원시적인 핵폭발 장치를 실험하고, 우라늄농축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단계에 있으므로 아직 핵무기를 작전배치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크리던 차관보는 불과 이틀 전에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열병식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화성 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 10호 중거리 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제 눈으로 뻔히 보았으면서도, 연방상원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북미관계에서 바라보는 관군산복합체의 운명

미국은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무모하게 집착하고 있다. 2012년 4월 19일 <아전스 프랑스 프레스(AFP)> 보도에 따르면, 2012년 4월 18일 미국 연방상원 세출위원회 방위 소위원회에 출석한 패트릭 오레일리(Patrick J. O'Reilly) 미사일방어국장은 “비록 이전에 실시한 두 차례 요격실험이 실패하였지만, 올해 우리는 최신형 지상발사식 외기권 요격미사일로 요격실험을 실시하는 것을 미사일방어국의 최고 우선 순위로 삼고 공격적인 사업추진을 계속하겠다”고 말하면서, 전년 대비 6억5,000만 달러를 감축한 2013 회계연도 미사일 방어국 예산 75억5,000만 달러를 요청하였다.

2013 회계연도에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에 지출할 예산 75억5,000만 달러가 책정되면, 그 돈은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용역을 맡은 미국의 대표적인 군수업체들인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에게 넘어갈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미국 군부와 미국 군수업체들이 상호결탁한 관군산복합체가 국가재정적자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만일 미국군 정찰위성이 2012년 3월 말에 평양 인근에서 포착한, 북측이 보유한 길이 40m의 세계 최대 갱도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하였더라면, 미국 군부가 이제껏 12년 동안 허위군사정보로 세상을 속이며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것이고, 그에 따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미국 군부는 내외여론의 공격을 받아 대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미국군 정찰위성이 북측에서 세계 최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착하였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받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2012년 4월 7일 느닷없이 대통령 특사를 평양에 급파하였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만일 북측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어버릴 막강한 핵억지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세상에 공개하는 경우, 미국의 관군산복합체는 와해될 것이고, 미국은 재앙을 입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세계를 사실상 지배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의 ‘몸통’인 관군산복합체의 운명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을 지휘하는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2012년 3월 28일 연방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주한미국군사령관 제임스 서먼(James T. Thurman)이 한반도 현 정세가 “위험천만한 불확실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판으로 갈 수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의 핵억지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전부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미국의 관군산복합체가 와해되는 사태가 일어날까봐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정치적으로 굴복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군할 때까지 인민군의 핵억지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단계적으로 하나씩 세상에 공개하면서 미국의 관군산복합체를 옥죄는 치명적 압박공세를 계속할 것이다. 2012년 5월 22일 “실지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밝힌 북측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치명적 압박공세를 얻어맞기 싫으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라는 촉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자주민보 2012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