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림팩 2012’와 일본의 한반도 재침흉계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2012년 6월 29일 하와이 앞바다에 집결한 합동기동군 25,000명

‘림팩 2012’가 2012년 6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실시되었다. ‘림팩(RIMPAC)’이란 환태평양(Rim of the Pacific)의 영어식 약칭이다. ‘림팩’은 미국군이 다른 나라 군대들과 합동기동군(Combined Task Force)을 구성하여 하와이와 인근해역에서 2년마다 한 차례씩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해상전투훈련이다. 올해 이 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USS Nimitz)를 비롯한 군함 40척, 잠수함 6척, 작전기 200대, 병력 25,000명이 동원되었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스타-애드버타이저(Star-Advertiser)> 2012년 8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림팩 2012’에서는 A-10 근접지원기,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 C-17 전략수송기, P-3 대잠해상초계기, 대잠헬기 등이 동원되어 공대지 미사일발사, 공중폭격, 공중강습, 대잠작전 등을 연습하였다. ‘림팩 2012’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아래와 같다.

첫째, 근 40년에 이르는 ‘림팩’훈련 사상 처음으로, ‘림팩 2012’ 다국적 구성군 지휘부에 미국군 사령관이 아닌 다른 나라 군대 사령관들이 포함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 사령부를 둔 미국 해군 제3함대 사령관 제임스 비먼(James R. Beaman)이 ‘림팩 2012’ 다국적 구성군 총사령관으로 훈련 전반을 지휘한 가운데, 해군 구성군은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사령관 스투아트 메이어(Stuart Mayer)가 지휘하였고, 공군 구성군은 캐나다 공군사령관 마이클 후드(Michael Hood)가 지휘하였다. 또한 미국 국방부는 일본 해상자위대 제3호위함대 사령관 기타가와 후미유키(北川文之)와 캐나다 해군사령관 론 로이드(Ron Lloyd)를 각각 ‘림팩 2012’ 다국적 구성군 부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림팩 2012’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가 다른 참가국 군대들과 달리 독자적인 지휘체계로 훈련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이 ‘림팩 2012’ 다국적 구성군 부사령관에 임명한 기타가와 후미유키가 훈련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를 지휘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왜 ‘림팩 2012’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에게만 특별히 독자적인 지휘권을 주었을까? 이것은 미일군사동맹이 크게 강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북측과 중국의 ‘안보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미일동맹군의 침략적 무력증강에 힘을 집중하고 있으며, 그로써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로 눈길을 돌려보면, 미일동맹군은 동중국해에 있는 다섯 개 작은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에서는 센카쿠[尖閣]라고 부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영토분쟁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취하고 있다. 이를테면, 일본 방위성이 2010년 12월에 완성한 새로운 ‘방위계획대강’에 의거하여 일본 자위대가 수립한 것이 댜오위다오 작전계획이다. 일본 자위대는 댜오위다오 인근해상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무력충돌을 벌이는 도발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그 작전계획에 따라 2011년 11월에 육해공 자위대 병력 35,000명을 동원한, 자위대 훈련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전급 3군 통합훈련을 일본 열도 남쪽과 오키나와 부근 해역에서 감행하였다.

그처럼 무력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식의 태도를 중국에게 드러내보이는 일본이 믿는 것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다. 2010년 10월 30일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 미국 국무장관은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회담에서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이므로 미일안보조약의 적용범위에 그 섬이 포함된다고 주장하였고, 2012년 7월 9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공동방위공약을 재확인하였다.

그런데 미일동맹군이 노리는 댜오위다오 분쟁수역보다 무력충돌위험이 더 높은 ‘화약고’ 같은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서해 5도 분쟁수역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인민군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분쟁수역 무력증강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이것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국지전 위험이 극도로 높아졌음을 뜻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전면전 위험이 조성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만일 댜오위다오 분쟁수역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그 무력충돌은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없고 분쟁수역 국지전으로 끝나게 되지만, 만일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그 무력충돌은 분쟁수역 국지전으로 끝나지 않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포괄하는 범위에서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일동맹군의 무력증강이 노리는 일차적인 목표는 대북전쟁력 증강이다. 대북전쟁력을 증강한다는 점에서, 미일동맹군의 무력증강은 한미연합군의 무력증강과 밀접하게 결부된다. 미일동맹군과 한미연합군이 동반적으로 무력을 증강하면서, 한반도 전면전을 상정한 대북전쟁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저들의 무력증강을 도발적이고 침략적이라 하는 것이다.

둘째, ‘림팩 2012’ 훈련에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40,000t급 초대형 상륙강습함 에쎅스호(USS Essex)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장병력 2,000여 명과 각종 작전헬기 및 해상작전기 36대를 싣고 상륙전에 참가하는 에쎅스호는 원래 오키나와에 전진배치한 미국 제31해병원정군 상륙강습헬기와 상륙전투병력을 한반도로 실어갈 작전임무를 부여받은 전투함선이다.

상륙강습함 에쎅스호의 ‘림팩 2012’ 참가에 주목하는 까닭은, 그 전함이 2012년 5월 16일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31,200t급 초대형 유류보급함 유콘호(USNS Yukon)와 충돌하여 크게 파손되었기 때문이다. 해상에서 유류를 보급받던 중 충돌사고가 일어났는데, 에쎅스호는 함체파손 수리작업을 끝내지도 않은채 ‘림팩 2012’ 훈련에 서둘러 참가한 것이다. 왜 그처럼 다급하게 움직여야 하였을까? 그 까닭은, 상륙강습함 에쎅스호가 ‘림팩 2012’ 훈련의 마지막 일정으로 진행된 상륙훈련에 빠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함체 일부가 파손된 꼴로 훈련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에쎅스호에는 상륙훈련에 참가할 해병대 병력 2,200명이 탑승하였다. 하와이 해안에서 바라다보이는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에쎅스호에서 쏟아져나온 상륙장갑차들이 다섯 대씩 횡대로 포하쿨로아훈련지(Pohakuloa Training Area) 해안에 상륙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유투브(Youtube)>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와이 해안에 상륙한 상륙장갑차에서 한국군 해병대 병력이 쏟아져나왔다는 점이다. 해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누리집 <네이벌 테크놀로지(Naval Technology)>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림팩’훈련에 참가해온 한국군은 이번에 처음으로 해병대 병력을 ‘림팩’ 상륙훈련에 참가시켰다. 또한 한국군 해병대는 상륙 이후의 전투상황을 가정한 지상전투훈련에도 참가하였는데, ‘특수목적 해병대 공중 지상 제3타격단(Special Purpose Marine Air Ground Task Force 3)’이 지휘한 시가전훈련에 한국군과 뉴질랜드군이 참가하였고, 지상무기훈련에 한국군과 멕시코군이 참가하였다.

한국군 해병대가 올해 ‘림팩’훈련에 처음 참가하면서 대북상륙전에 앞장설 상륙강습함 에쎅스호에 사상 처음으로 탑승하여 미국군 지휘 밑에 상륙훈련을 벌인 것은, 한미연합군이 북측 해안에 기습상륙하는 침공작전연습을 전례없이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소수의 한국군 해병대 병력이 미국군 상륙강습함을 타고 하와이 해안에서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을 대북침공작전연습으로 보는 것은 너무 예민한 반응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아래의 심층정보를 읽어보면 그런 되물음은 무의미해진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는 일본의 장기목표

근 40년에 이르는 ‘림팩’훈련 사상 처음으로 재난구호작전연습(disaster relief operation exercise)이 ‘림팩 2012’에 포함되었다. 원래 재난구호작전이란 심각한 자연재해나 대형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군병력을 긴급투입하여 벌이는 비전투행동을 말한다. 지진이나 홍수 같은 심각한 자연재해를 입은 재난지역에서 군병력을 투입한 재난구호작전이 벌어지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지만, 미국군이 올해 ‘림팩’훈련에 처음으로 재난구호작전연습을 포함시킨 것은 그런 긍정적인 의미로는 생각할 수 없는 심각한 징후로 보인다.

‘림팩 2012’ 재난구호작전연습에 숨겨진 심각한 징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비밀사연이 담긴 문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일미국대사관 대리대사 제임스 줌월트(James P. Zumwalt)가 작성하여 2009년 4월 13일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미일한 3자안보협력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관리들 및 학자들의 견해(JAPANESE, ROK OFFICIALS' AND ACADEMICS' VIEWS ON U.S.-JAPAN-ROK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가 바로 그 비밀사연을 말해주는 문서다. 이 비밀전문은 줌월트가 일본의 안보관련 주요인사들과 만나 그들로부터 들은 정보를 정리, 수록한 것이다.

줌월트가 만난 안보관련 주요인사들 가운데는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 다카미자와 노부시게(高見澤將森)도 있었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라는 직책은 일본의 군사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요직이므로, 다카미자와의 말은 그냥 스칠 수 없는 묵직한 비중을 갖는다. 다카미자와가 줌월트에게 말한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한 비밀전문에는 그의 발언이 이런 첫 문장으로 수록되었다. “일본이 미국, 한국과 함께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장기목표다.”

이게 무슨 소린가?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주일미국대사관 대리대사 앞에서 꺼내놓은 첫 발언내용은 충격적이다. 왜냐하면, 다카미자와가 말한 한반도 급변사태란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작성한 ‘작전계획 5029’가 바로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의 군사행동지침이다. 그런데 다카미자와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이 일본 정부의 장기목표라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만 그렇게 말한 게 아니었다. 줌월트가 작성하여 2008년 8월 14일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국방차관보 그렉슨, 7월 16일과 17일에 열린 미일한 3자국방회담에 참석하다(ASD[APSA] GREGSON PARTICIPATES IN JULY 16-17 U.S.-JAPAN-ROK DEFENSE TRILATERAL TALKS)’에서 일본 방위성 전략기획실 부실장 다카하시 스기오(高橋衫雄)도 “(북측에서) 정권붕괴와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변화가 일어났을 때 대처할 조치들을 담은 행동수단(toolbox)을 마련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줌월트에게 말했다. 또한 같은 비밀전문에서 주한일본대사관 공사 도미타 고지(富田浩司)는 2008년 8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북측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일본, 한국이 모든 대응부담을 책임질 정권붕괴 시나리오에 관한 3자협의를 더욱 심화시키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을 노리는 일본의 흉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일본 내각 비서실 소속 국가안보 및 위기관리 담당 부자문관을 지낸, 정책연구대학대학원 교수 미치시다 나루시게(道下德成)다.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미치시다는 “세 나라(한미일을 뜻함 - 옮긴이)는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에서 각자 수행할 역할과 임무들, 예컨대 안정화 사업, 군비감축, 사법행정 등에 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미한 세 나라의 합동능력은 본질상 역량을 극대화하는 요인이므로 일본 자위대의 능력부족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줌월트에게 말했다.

미치시다가 말한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는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이 아니라 북측에 침투한 테러단체가 ‘급변사태’를 유발하여 북측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측을 점령하는 ‘북진통일’을 말한다. 또한 그가 말한 ‘안정화 사업’은 ‘급변사태’를 유발하여 북측 정권을 무너뜨린 뒤에 점령통치를 실시한다는 뜻이고, 그가 말한 ‘군비감축’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상호군축이라는 뜻이 아니라 ‘급변사태’로 지휘체계가 무너진 인민군을 무장해제하고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한다는 뜻이고, 그가 말한 ‘사법행정’은 정권붕괴 직후 북측을 점령한 미국군사령부가 군정을 실시한다는 뜻이다.

명백하게도, 침략야욕에 사로잡힌 일본의 지배세력은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을 군사적으로 추진하려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적극 참가할 흉계를 품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일본의 지배세력이 420년 전 조선침략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서 시작되어 107년 전 조선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으로 이어진 극악무도한 침략망상에 사로잡혀 광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다카미자와와 미치시다가 각각 언급한 ‘한반도 급변사태 유발계획’을 실제행동으로 옮기는 흉악한 범죄집단은,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그 존재가 드러난 이른바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약칭 동까모)’다. 북측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동까모’는 ‘북한인민해방전선(약칭 북민전)’ 산하 대북테러조직이다. 일본 정부의 장기목표가 ‘동까모’ 같은 테러조직을 앞세운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이라고 밝힌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의 ‘급변사태’ 관련 발언은, 일본 방위성이 대북테러를 모의하는 테러집단이고 일본은 대북테러를 노리는 테러국가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다. 지난 시기 한반도에서 저질렀던 침략전쟁범죄 청산과 식민지강점범죄 청산을 거부해오는 일본이 이제는 테러국가로 전락하였으니,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을 이미 넘어가버린 꼴이다.

다카미자와가 줌월트에게 그런 발언을 한 때가 2009년 4월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년 전 그의 발언은, 미국, 일본, 남측이 적어도 2009년 이전부터 대북테러를 밀실회의에서 모의한 것만이 아니라 은밀한 행동으로 추진해왔음을 말해준다. 아니나 다를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2012년에 들어와서, 대북테러준비와 정권전복음모에 연관된 충격사건들이 줄줄이 터져나온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2012년 3월 29일 김영환 일당이 중국에서 대북침투공작을 모의하다가 체포, 구금된 사건, 5월 23일 당시 주한미국군 특수작전사령관 닐 톨리(Neil Tolley)가 공개발언을 통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대북침투정찰에 대해 언급하여 파문을 일으킨 사건, ‘동까모’에 연계되었다가 북측에 자수한 탈북자가 7월 19일 평양에서 내외기자회견을 통해 ‘동까모’의 실체를 폭로한 사건 등이다.

재난구호작전을 구실로 한반도를 재침하려는 교활한 일본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 수록된 다카미자와의 발언을 좀 더 들어보면, 충격에 충격이 더해지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올해 ‘림팩 2012’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재난구호작전연습에 관한 심층정보가 3년 전에 있었던 그의 발언에 이미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다카미자와는 줌월트에게 “재난구호연습은 세 나라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그가 미일한 3자합동 재난구호연습을 가리켜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을 준비하기 위한 상호협력을 모색할 좋은 출발점이라고 인정한 발언이었다. 재난구호작전이 어떻게 대북테러-정권전복 시나리오에 결부되는 것일까?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일본 외무성 일미안보조약국 부국장 아베 노리아키(安培德明)는 줌월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반도) 급변사태시 대피자들을 피신시킬 비전투적 집합소 및 시설들에 관한 정보, 그리고 비전투원들을 소개하는 데 사용할 공항과 항만에 관한 정보를 한국으로부터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피계획에 따라 일본 자위대 작전기와 함선들이 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허락하는 것인데,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미일한 3자협의라는 지렛대는, 한일 양자회담을 좀 더 진전시키도록 한국 정부에게 촉구하는 좋은 방도가 될 것이다.”

아베가 언급한 그 문제에 대해 다카미자와가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재난구호작전(DRO)이 일본 자위대와 일본 비정부기구들에게 중요한 경험과 방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일본 자위대의 재난구호작전 참가가 일본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재난구호작전이 다른 안보현안들보다 더 많은 국제협력을 이끌어낸는 점에서, 3자합동 재난구호와 잠정적인 평화유지협력은 일본과 한국의 냉각상태를 해소하는 좋은 계기다. 일본 방위성이 3자합동 재난구호협력에서 기대하는 성과를 열거하면, 각국의 재난대응시간에 관한 정보교환, 각국 정부의 요구사항 또는 재난발생지역의 군대배치규정에 관한 공통적 이해, 장비와 통신 같은 부문에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요구사항, 역할, 임무, 능력을 포함하여 3자합동으로 작성하는 재난대응계획 초안, 정보공유조치 등이다. 또한 세 나라는 재건과 안정화에 관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역할분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자위대는 아직 갖지 못하였으나 한국군은 급변사태 이후의 재건과 안정화 작전에 관한 능력을 가졌으므로, 일본은 3자협의에서 많은 것을 얻을 준비가 되어 있다.”

다카미자와의 설명은 계속된다. “일본 자위대는 한국군에게 화학공격, 생물학공격, 방사능공격, 핵공격에 대응하는 합동훈련에 참가하라고 독촉하고 있다. 만일 급변사태시 조선이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일본이 엄청난 부수적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일본 방위성은 한국군과의 협력을 최우선 과업으로 여기고 있다. 양측은 테러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재난구호와 평화유지작전에 관한 양자 및 3자 협의를 진행한 다음,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부문에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상세히 협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협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성과를 가지고, 세 나라는 앞으로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계획수립에 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길게 인용한 다카미자와의 발언에서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가 노리는 ‘한반도 급변사태’의 군사적 시나리오가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으로 북측이 대혼란에 빠지는 경우, 인민군은 한미연합군에게 대량파괴무기(WMD)를 사용할 것인데, 인민군의 대량파괴무기 사용으로 발생할 재앙적 피해에 대응하는 재난구호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가 말하는 ‘재난’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고가 아니라 한반도 전쟁에서 발생하는 혹심한 전화(戰禍)를 뜻한다.

다카미자와는 한반도에서 그런 ‘재난’이 일어나면, 인접국인 일본도 “엄청난 부수적 피해(considerable collateral damage)”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일본의 군사정책 담당자가 꺼낸 발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인민군의 전쟁전략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헛소리다. 만일 한반도에서 ‘급변사태’ 또는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인민군은 한반도에서 대량파괴무기를 절대로 쓰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측은 ‘조국통일성전’을 벌여 매우 짧은 시간에 전쟁을 결속하고 조국통일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하여왔다. 북측의 정치사상적, 군사전략적 관점을 이해하면, 그런 공언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북측 시각으로 보면, 남측은 대량파괴무기로 초토화하여야 할 적국 영토가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 아래로 통합하여야 할 자국 영토의 절반이다. 북측은 자국 영토 절반을 대량파괴무기로 초토화하여 풀조차 자라지 않는 폐허로 만드는 자해행위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들의 민족관, 조국관, 미래관이 그런 어리석은 짓을 용납하지 않는다.

예컨대, 6.25 전쟁 시기에 있었던 인민군의 서울해방작전(남측에서는 서울점령작전)에 관한 북측의 역사자료가 그러한 사실을 말해준다. 당시 인민군 제105땅크련대(당시 편제명칭)가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의정부-창동 방어선을 순식간에 돌파하고 미아리 고개에 이르렀을 때 날이 어두워졌는데,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서울해방작전’을 앞두고 내린 명령서에는 야간전투를 하지 말라는 긴급명령이 담겨있었다. 야간전투는 인민군이 가장 중시하고 또 가장 자신있는 작전인데, 그처럼 유리한 작전을 결정적인 진격순간에 멈추라고 명령한 까닭은, 만일 야간전투를 강행하는 경우 서울에 있는 문화재가 파괴되고 서울시민들이 부수적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인민군은 진격연기명령에 따라 미아리 고개에서 진격을 멈추고 밤을 지새운 다음 날이 밝자 다시 진격하여 6시간 만에 서울을 ‘해방’하였다. 만일 그 때, 인민군이 서울로 밤새 진격하여 야간전투를 벌였더라면, 남측 정부 고위관리들과 군사지휘관들은 한강을 미처 건느지 못하고 전쟁포로로 붙잡혔을 것이며 그로써 전쟁승패는 일찌감치 결정되었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당시 김일성 인민군 최고사령관은 전쟁승패를 결정지을 엄청난 전황보다 더 중시해야 할 그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 북측 시야에서 보면, 대량파괴무기로 파괴하려는 적국은 대북테러와 정권전복을 노리는 미국과 일본이다. 특히 일본 영토 곳곳에는 ‘한반도 급변사태’를 노리는 대규모 침략전쟁거점들이 지하화되지도 않은 대형표적물처럼 지상에 즐비하게 노출되어 있다. 인민군이 보유한 장거리 타격력을 평가하면, 주일미국군기지들과 일본 자위대 기지들은 전쟁 개시 후 불과 몇 분 안에 인민군이 집중발사한 초강력한 대량파괴무기로 완전히 폐허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 급변사태’가 일어났을 경우 다카미자와가 상상하는 “엄청난 부수적 피해” 같은 것은 없을 것이며, 전쟁범죄 청산과 식민지강점범죄 청산을 거부해오다가 이제는 대북테러와 정권전복까지 노리는 백년숙적 일본을 재기불능상태에 빠뜨릴 파멸적 타격만 있을 것이다.

둘째,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측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남측을 상대로 수행하려는 ‘조국통일성전’은,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는 비대칭전법으로 신속히 결속됨으로써 남측의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 인민군의 비대칭전법은 미국과 일본을 상대하는 작전과 남측을 상대하는 작전이 서로 달라서, 후자의 경우에는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는 전법이다. 한반도에서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하려는 쪽은 인민군이 아니라 미국군이다. 인민군의 비대칭전법이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군 전법과 미국군 무기체계로는 대응하기 힘든, 이제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기상천외한 특수전법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인민군의 비대칭전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논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서두르는 일본 자위대,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일본 방위성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다카미자와의 긴 발언은 이런 문장으로 끝난다. “일본 자위대의 대다수 성원들은 급변사태 계획수립에 관한 협의를 서두르기 위해 한국을 독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본 방위성은 단계적 접근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 문장에 따르면, ‘한반도 급변사태’ 침공작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남측과의 양자협의와 관련하여 일본 자위대는 좀 서두르는 데 비해, 일본 방위성은 단계적 접근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왜 ‘한반도 급변사태’ 침공작전계획을 단계적 접근방식으로 수립하려는 것일까?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일본 방위성 전략기획실장 나카지마 고이치로(中嶋降一郞)는 줌월트에게 “양국 정부(한일 양국 정부를 뜻함 - 옮긴이)가 노무현 정부 시기에 거의 전무하였던 방위 및 안보 회담을 재개하는 노력과 방위-안보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일본 외무성 일미안보조약국 부국장 아베 노리아키는 줌월트에게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한반도 급변사태에 관한 정책적, 작전적, 학술적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되는 경우 일본 자위대를 동원하여 주한일본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계획수립을 저해하였다”고 지적했다. 나카지마와 아베의 발언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한일 군사협력을 사실상 외면하는 바람에 일본 방위성이 단계적 접근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08년 2월 25일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의해 한일관계 분위기는 바뀌었다. 주일미국대사관 대리대사 줌월트는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3자구도와 양자구도에서 두 동맹국(남측과 일본을 뜻함 - 옮긴이)들이 상호신뢰를 강화하도록 돕기 위해, 미국 정부는 최근 도쿄와 서울 사이에 조성된 긍정적인 분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최근 조선의 대포동 2호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후하여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보여준 긴밀한 협력은 그 두 인접국들 사이의 장벽이 무너질 수 있음을 말해주는 징후”라고 지적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2009년 4월 13일자 비밀전문에서 일본 방위성 전략기획실장 나카지마 고이치로(中嶋降一郞)는 줌월트에게 “일본 측 참석자들은 2007년 제주도에서 한국 측 주최로 진행된 양자회담보다 후쿠오카에서 진행된 2008년 한일 양자회담에서 더 낙관적으로 전망하였다”고 하면서도, “회담 분위기가 현저하게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2007년 회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볼 때, 한일 양자회담은 본질적으로 아직 진전되지 못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한일 양자회담이 노무현 정부 시기의 한일 양자회담보다 진전되기는 하였으나 일본에게 여전히 불만스러운 까닭은, 한일 군사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비밀전문에서 나카지마 고이치로는 “긴밀한 협력을 가로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오래 지속되어온 역사문제와 영토문제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그가 말한 역사문제란 일본의 식민지역사왜곡을 뜻하고, 그가 말한 영토문제란 일본의 독도강탈책동을 뜻한다.

그런 장애물을 인정하였으면서도, 나카지마의 설명은 낙관적으로 이어진다. 그는 “일본 자위대와 한국군이 10여 년 전 동티모르에서 유엔 평화유지작전임무를 수행할 때 서로 협력하였던 경험이 있으므로, 일본과 한국이 역사문제와 영토문제를 넘어서기만 하면, 양국 정부가 긴밀한 방위협력을 실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양국 군대가 2008년에 합동으로 수색구조훈련(SAREX)에 참가한 것도 방위협력의 좋은 사례로 남아있다. 문제의 핵심은 한일 양국 군대의 협력을 넘어서, 그러한 협력을 기구화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나카지마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미 3년 전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일본의 지배세력이 미국의 ‘작전계획 5029’ 추진에 적극 동참하는 한반도 재침야욕에 광분하면서 한일 군사협력을 독촉한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면, 남측에서 반일감정이 격해지고 남북을 포함하는 한반도 전역에서 전민족적인 반일운동이 일어날 것임을 일본 방위성은 알지 못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얼마 전에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은밀히 체결하려다가 발각되고, 최근에는 일본 방위성이 독도를 일본의 고유한 영토 ‘다케시마’라고 규정한 ‘방위백서’를 펴내는 것에 격분한 남측 대중들에게서 일본에 대한 경계심과 반일감정이 격화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16세기 말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20세기 초 ‘한일합방’을 자행하였으며, 1965년 한일국교수립으로 한반도 재침통로를 뚫어놓은 일본은 자위대를 한반도에 파병할 북침도발음모를 준비하고 있다. 백년숙적 일제와 혈전을 벌여 조국을 되찾은 항일선열의 뜻을 이어, 일본의 한반도 재침흉계를 배격하는 전민족적인 반일운동을 일으켜야 할 때가 아닌가. (2012년 8월 6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