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호는 쌍둥이 위성운반로켓이었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은하 3호의 오작동과 자동폭발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북측의 지구관측위성(EOS) 광명성 3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가 2012년 4월 13일 오전 7시 38분 55초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올랐다. 은하 3호는 지구중력에서 차츰 벗어나 지구궤도를 향해 솟구쳐오르던 중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켜 공중에서 폭발하였고, 광명성 3호의 성공을 기대하였던 북측 인민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우주개발선진국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에서도 위성발사에서 실패한 사례가 드물지 않으므로, 북측이 위성발사에서 한 차례 실패하였다고 해서 우주개발사업이 위축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북측이 난관과 역경을 뚫고 나아가는 강인한 기질을 발휘하였던 경험을 보면, 북측은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우주개발사업에 도리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북측의 위성발사를 미사일발사라고 왜곡하면서 저지해보려고 안달하였으나, 그런 부당한 행동을 단호히 배격한 북측은 자기의 예정된 일정대로 위성발사를 추진하였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는 왜 공중에서 폭발하였을까? 위성운반로켓에는 고도상승비행 중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비해 자동폭발하는 비상자폭장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은하 3호는 바로 그 장치가 가동되어 공중자폭한 것이다. 2012년 4월 10일 평양의 양각도 국제호텔 1층에 있는 회의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우주개발국 류금철 부국장은 만일 은하 3호가 궤도를 이탈하여 다른 나라 영토에 추락할 위험이 생긴다면, 지상관제소에서 자폭장치에 지령하여 공중폭발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구궤도를 향해 고도상승비행 중인 은하 3호에서 갑자기 일어난 오작동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오작동에 관한 상세정보가 있어야 오작동을 일으킨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데, 은하 3호의 오작동에 관한 상세정보는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원래 위성운반로켓은 로켓엔진의 압력과 온도를 측정한 자료, 추진체의 단계적 분리에 관한 자료 등을 지상관제소로 송신하고, 지상관제소는 궤도추적탐지기와 원격수신장치를 가동하는 법이므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은하 3호의 오작동에 관한 상세정보를 알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의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은하 3호의 오작동 원인을 찾아내도 그에 관한 자료를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우주개발선진국들도 그런 민감한 기술정보는 세상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처럼 북측 외부에서 은하 3호의 오작동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 글에서는 아래와 같은 관련정보를 살펴보면서 오작동 원인이 무엇인지 추론할 뿐이다.

위성운반로켓에 관한 기초상식

은하 3호 같은 위성운반로켓이 무거운 인공위성을 싣고 지구중력에서 벗어나 지구궤도로 날아오르려면 매우 강한 추력(推力)을 내는 로켓엔진을 달아야 한다. 위성운반로켓의 엔진은 강한 추력을 내도록 정밀하게 설계, 제작된 것이다. 강한 추력을 내는 추진제로 연료와 산화제의 혼합물을 쓰는데, 일반적으로 등유(kerosene)를 연료로 쓰고 액화산소(liquid oxygen)를 산화제로 쓴다. 우주개발선진국들은 추력효율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연료와 산화제를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북측이 자체로 개발한 연료와 산화제가 무엇인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위성운반로켓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오작동이 일어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은하 3호는 3단형으로 설계되었는데, 제1단 추진체와 제2단 추진체에는 각각 연료저장실과 산화제저장실이 있다. 제3단 추진체는 고체연료를 쓴다. 발사 직전 연료저장실에 주입된 연료는 발사 순간에 저압연료 배기공급장치(turbo pump)를 통해 연료 예비연소기로 공급되고, 산화제저장실에 주입된 산화제는 저압산화제 배기공급장치를 통해 산화제 예비연소기로 공급된다. 예비연소기에서 각각 1차로 연소된 연료와 산화제는 고압배기압송장치를 통해 연소기로 보내져 2차로 연소되면서 혼합고온가스로 변하여 배기분사구(nozzle)를 통해 밖으로 분출된다. 이런 분사원리에 따라 로켓엔진을 가동하려면, 점화장치, 압력조절장치, 판막(valve)장치, 냉각장치, 교신장치, 전동장치, 자세제어장치(DACS), 조속장치(servo motor) 등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내부장치들을 설계, 제작, 조립하려면 첨단기술이 있어야 한다.

또한 로켓엔진 분사과정에서 용광로만큼 뜨거운 3,000도의 고열이 발생하므로 이를 식혀줄 냉각장치가 있어야 하는 데, 연소기를 이중벽으로 만들어 그 이중벽 사이로 연료를 순환시켜 냉각효과를 얻은 뒤에 연소기 안으로 연료를 압송하여 연소되도록 설계되었다. 그런 냉각장치를 가동하더라도 3,000도의 고열을 어느 정도밖에 식히지 못하고, 게다가 고압가스까지 분사되므로, 로켓엔진은 엄청난 고열과 고압에 견딜 고강도 특수철강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특수소재를 개발하는 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은하 3호는 질량이 92t인데, 그처럼 무거운 물체를 상공으로 밀어올리려면 강력한 로켓엔진을 한 기 이상 달아야 한다. 은하 3호의 제1단 추진체에는 로켓엔진이 네 기가 달렸다. 그런데 그 네 기의 로켓엔진이 똑같은 추력을 동시에 발생하도록 배기분사하는 장치도 역시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또한 지상관제소는 고도상승비행 중인 위성운반로켓에서 보내오는 각종 운항정보를 파악하면서 위성운반로켓의 균형을 잡고 궤도를 수정하여 지구궤도에 진입시켜야 하는 데, 그를 위해 필요한 복잡하고 정교한 자세제어장치도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남측의 위성운반로켓 개발기술은 북측에 비해 10년 이상 뒤졌다. 남측은 위성을 쏘아올릴 제1단 추진체 로켓엔진을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러시아산 제1단 추진체 앙가라(Angara)를 2억1,000만 달러나 주고 수입하였다. 2010년 6월 10일 남측의 2단형 위성운반로켓 나로호는 그렇게 러시아의 기술로 조립되어 발사되었으나, 고도상승비행 중 오작동이 일어나는 바람에 발사 후 137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하였다. 나로호 발사에 실패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위성운반로켓을 2021년까지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제1단 추진체 로켓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자신이 없어서 우크라이나의 유즈노예 설계국(Yuzhnoye Design Bureau)으로부터 핵심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미국이나 유럽 같은 1급 우주개발선진국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같은 2급 우주개발국에서 핵심기술을 도입하려는 까닭은, 1급 우주개발선진국들이 남측에게 너무 많은 기술이전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은하 3호는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였다

은하 3호의 고도상승비행에 관한 대략적인 정보는 남측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이 취재기자들 앞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은하 3호는 오전 7시 41분 10초경에 70.5km 고도에서 추진체가 분리되었고, 오전 7시 42분 56초경에 151.4km 고도로 상승하였고, 7시 47분 42초에 추진체가 10여 개로 쪼개져 낙하하였다. 이 발표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오전 7시 38분 55초에 발사된 은하 3호는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135초(2분 15초) 뒤 70.5km 고도에서 제1단 추진체를 분리하였고,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241초(4분 1초) 뒤에 151.4km 고도까지 상승하였고,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527초(8분 47초) 뒤에 오작동에 대비한 비상자폭장치가 가동하여 폭발하는 바람에 10여 개 조각으로 쪼개져 낙하한 것이다.

북측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린 은하 2호의 제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120초였는데, 이번에 쏘아올린 은하 3호의 제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약 135초였다. 제1단 추진체 연소시간을 비교하면, 은하 3호가 은하 2호보다 약 15초 더 길었다. 주목하는 것은, 은하 3호가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135초 뒤에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 콜로라도주 피터슨 공군기지에 있는 북미항공사령부(NORAD)와 미국북부사령부(USNORTHCOM)는 2012년 4월 12일(현지 날짜)에 발표한 성명에서 “초기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하 3호를 뜻함-옮긴이)의 제1단이 서울에서 서쪽으로 165km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고, 나머지 추진체들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것은 은하 3호가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였으나 제2단과 제3단 추진체는 분리하지 못하고 공중자폭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성공적으로 분리된 제1단 추진체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원래 남측 국방부가 예상한 낙하지점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에서 서쪽으로 140km 떨어진 서해 해상이었는데,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충청남도 안면도 서쪽 해상에 “최초 분리된 동체”가 떨어졌다. 위에서 언급한 북미항공사령부와 미국북부사령부 공동성명이 은하 3호 제1단 추진체의 낙하점을 서울에서 서쪽으로 165km 떨어진 해상이라고 밝혔는데, 서울에서 서남쪽으로 165km 떨어진 서해 해상까지 직선거리를 그으면 그 해상이 바로 안면도에서 서쪽으로 140km 떨어진 해상이다.

이처럼 은하 3호가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한 것이 확실한데도, 남측 국방부는 은하 3호에서 분리된 제1단 추진체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최초로 분리된 동체”라고 모호하게 표현하고 슬그머니 넘어갔다. 은하 3호가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눈길을 끈다. 은하 3호의 제1단 추진체는 은하 2호보다 약 15초 동안 더 연소하였을 뿐 아니라, 남측 국방부가 예상한 낙하점보다 100여 km 정도나 더 북쪽으로 올라간 해상에 떨어진 것이다. 이것은 은하 3호의 제1단 추진체가 은하 2호에 비해 훨씬 더 강한 추력을 내며 가파른 각도로 고도상승비행을 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강한 추력으로 고도상승비행을 하던 은하 3호는 제1단 추진체를 분리한 때로부터 약 106초 뒤에 151.4km 고도까지 상승하고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였다. 은하 2호의 제2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110초였는데, 은하 3호의 제2단 추진체는 약 106초 동안 연소하는 도중 어느 순간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켜 151.4km 고도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고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 상승고도비행 중에 오작동이 일어나 분리되지 않은 제2단과 제3단 추진체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나머지 동체”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물론 분리되지 않은 제2단 추진체에서 오작동이 일어나는 바람에 비상자폭장치가 가동하여 자폭하였으므로, 군산 서쪽 공해상에 떨어진 것은 추진체가 아니라 추진체 폭발잔해들이었다. 남측 군부가 추적레이더로 포착한 큼지막한 추진체 폭발잔해가 10여 개이므로, 추적레이더가 포착할 수 없는 작은 폭발잔해는 얼마나 더 많은지 알 수 없다.

위의 정보를 종합하면, 은하 3호는 제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였으나 제2단 추진체 연소과정에서 오작동을 일으켜 얼마 동안 비행하다가 자폭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1957년부터 2003년까지 위성발사에 실패한 세계 각국의 사례 198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추진체계 고장으로 실패한 사례가 66.2%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분리장치 고장으로 실패한 사례가 12.6%, 전자장비 고장으로 실패한 사례가 10.7%, 설계 오류로 실패한 사례가 4.5%, 전기장비 고장으로 실패한 사례가 4.0%, 그 밖의 사례가 2.0%다. 이처럼 다른 나라들의 실패경험에 비춰봐도, 은하 3호의 제2단 추진체 연소과정에서 오작동을 일어나 자폭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은하 3호의 제2단 추진체 연소과정에서 어떤 오작동이 일어난 것일까? 남측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나와있는 것처럼, 은하 3호는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527초(8분 47초) 뒤에 오작동에 대비한 비상자폭장치가 가동하여 자폭한 것이다. 이것은 은하 3호의 제2단과 제3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채,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241초(4분 1초) 뒤 151.4km 고도까지 상승한 뒤에도 약 151초(2분 31초) 동안 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만일 오작동이 제2단 추진체 로켓엔진에서 일어났다면, 151.4km 고도까지 상승하고 나서 약 151초 동안 더 비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약 151초 동안 계속된 비행시간은, 오작동이 제2단 추진체 로켓엔진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일어났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남측의 우주공학 전문가들은 연료와 산화제가 이음매 틈새로 누수되었을 것으로 추론하였는데, 그런 추론이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일보> 2012년 4월 14일 보도기사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남측 군당국자는, 은하 3호가 제1단 추진체도 분리하지 못한 채 발사 후 80여 초만에 50km 고도에서 초보적 기술결함으로 공중폭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2012년 4월 13일 남측 국방부 대변인이 발표했던 내용을 하루 만에 뒤집어버린 것이다. 북측이 행한 일이라면 덮어놓고 비방하고 깎아내리는 남측 군부는 익명의 당국자를 내세워 하루 만에 발표내용을 뒤집고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3년 전에 똑같이 만든 쌍둥이 위성운반로켓

얼마 전까지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에 수직으로 서 있었던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를 찍은 현장사진을 확대해보면,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난다. 위성운반로켓 추진체에 흰색 바탕으로 칠한 상태가 좀 선명하지 않게 나타난 것이다. 봄철에 불어오는 황사 때문에 추진체 겉면에 모래먼지가 내려앉아서 그런 게 아니라, 오래 전에 칠해서 약간 변색된 것으로 보인다.

은하 3호의 제2단 추진체에는 북측 국기를 각각 세 방향에서 똑같이 그려넣었는데, 현장사진을 확대해보면, 발사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보이는 북측 국기는 좌우 양쪽에 그려넣은 북측 국기들과 좀 다르다. 좌우 양쪽에 그려넣은 북측 국기는 도료로 그린 것이지만, 정면쪽에 보이는 북측 국기는 그린 것이 아니라 북측 국기 인쇄물을 추진체에 붙여놓은 것이다. 북측 국기를 그리지 않고 왜 인쇄물을 붙여놓은 것일까? 국기를 그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갑작스럽게 인쇄물을 붙여놓은 것으로 보인다. 은하 3호를 쏘아올리기에 앞서 외국 참관자들에게 보여주라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가 있은 직후부터 외국 참관자들이 서해위성발사장에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였기 때문에,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실무자들이 도료로 국기를 그리지 못하고 국기 인쇄물을 임시로 붙여놓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좌우 양쪽 방향에 쓰인 ‘은하 3’이라는 큰 글자를 촬영한 현장사진을 확대해보면, 원래 쓰였던 어떤 다른 글자를 흰색으로 덧칠해 지우고 그 위에 ‘은하 3’이라는 글자를 다시 쓴 것이 눈에 뜨인다. 은하 3이라는 세 글자 중에서 ‘은’이라는 글자와 ‘3’이라는 글자를 그렇게 다시 쓴 것이다. ‘은’이라는 글자와 ‘3’이라는 글자 주위에 정사각형으로 덧칠해진 흰색은 얼마 전에 새로 칠해서 선명한데, 그에 비해 추진체 전체에 칠한 흰색 바탕은 오래 전에 칠해서 선명하지 않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은’이라는 첫 글자를 쓰기 전에 원래 ‘조’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고, ‘3’이라는 마지막 글자를 쓰기 전에 원래 ‘선’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조선’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은하 3’이라는 글자를 다시 쓴 것이다.

은하 3호 추진체의 흰색 바탕이 꽤 오래 전에 칠해져 상태가 선명하지 않다는 점과 ‘조선’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은하 3’이라는 글자를 다시 썼다는 점을 생각하면, 2009년 4월 5일 북측이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쏘아올린 은하 2호 추진체에 ‘조선’이라는 붉은색 글자가 쓰여 있었던 것이 기억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은하 2호의 추진체에 그러했던 것처럼 은하 3호의 추진체에도 원래 ‘조선’이라는 붉은색 글자가 쓰여 있었던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은하 3호는 이번에 새로 만든 위성운반로켓이 아니라 은하 2호를 만들었던 3년 전에 은하 2호와 함께 똑같이 만든 쌍둥이 위성운반로켓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측은 2009년에 똑같은 위성운반로켓 두 기를 만들었고, 그 가운데 한 기를 은하 2호로 쏘아올리고 다른 한 기는 3년 동안 보관해오다가 이번에 ‘조선’이라는 붉은색 글자를 지우고 ‘은하 3’이라는 파란색 글자를 다시 써서 쏘아올린 것이다. 은하 3호의 길이, 질량, 추진체 지름 등이 은하 2호와 같다는 사실도 은하 3호가 3년 전에 은하 2호와 함께 만들어진 쌍둥이 위성운반로켓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은하 3호가 3년 전에 만든 것이었으므로, 당연히 오작동이 일어날 확률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조선우주공간개발위원회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은하 3호를 쏘아올리기 전에 정밀점검을 실시하였겠지만, 그런 정밀점검은 제2단 로켓엔진에서 발생한 오작동을 예방하지 못하였다.

북측이 최초로 만든 지구관측위성의 제작기술수준

그렇다면 북측은 왜 위성운반로켓을 새로 만들지 않고 3년 전에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을까? 위성운반로켓은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첨단제작물이므로 일단 만들어놓으면 폐기하기 힘들다. 위성운반로켓을 이미 3년 전에 만들어놓았던 북측은 지난 3년 동안 지구관측위성인 광명성 3호를 제작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신보> 2012년 4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가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한 외국 참관단의 우주공학전문가들과 기자들에게 북측이 우주개발에 “무진 애를 기울여왔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지난 3년 동안 광명성 3호를 만들기 위해 간고분투하였음을 뜻하는 말이다.

비록 공중자폭으로 사라졌지만, 북측이 최초로 만든 지구관측위성의 제작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두 가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2012년 4월 10일 평양의 양각도 국제호텔 1층에 있는 회의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측 우주관제종합지휘소 백창호 소장은 “임의의 조종요구에 따라서 위성을 충분히 조종한 다음에 필요한 사진자료가 얻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북측이 500km 상공의 태양동기궤도(SSO)를 회전하는 지구관측위성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고도의 위성조종기술을 확보하였음을 말해준다.

둘째, 위의 기자회견에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우주개발국 류금철 부국장은 광명성 3호에 설치된 지구관측 촬영장비의 분해능이 100m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광명성 3호가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촬영한 위성영상을 평양에 있는 우주관제종합지휘소로 보내오도록 설계되었고, 촬영장비 분해능(resolution)이 100m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광명성 3호의 촬영장비 분해능을 미국 국가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지구관측위성의 촬영장비 분해능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1972년 7월 23일 미국 국가항공우주국이 처음으로 제작하여 태양동기궤도로 쏘아올린 지구관측위성 랜드샛 1호(LandSat 1)는 2년 동안 지구 전체의 75%에 이르는 면적을 촬영한 위성사진 10만 장을 보내왔다. 미국 국가항공우주국은 1972년 7월 23일부터 1999년 4월 15일까지 27년 동안 랜드샛 1호부터 7호까지 지구관측위성 7개를 쏘아올리는 가운데 한 기는 발사에 실패하였는데, 그 동안 촬영장비성능은 RBV(Return Beam Vidicon)→MSS(Multispectral Scanner)→TM(Thematic Mapper)→ETM(Enhanced Thematic Mapper)으로 세 차례 개량되었다. 랜드샛 1호 촬영장비의 분해능은 80m였는데, 랜드샛 7호 촬영장비의 분해능은 30m다. 미국 국가항공우주국이 지구관측위성의 촬영장비 분해능을 80m에서 30m로 줄이는 데 무려 27년이나 걸렸지만, 첫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에 장착한 분해능 100m의 촬영장비를 자력으로 만들어내기까지 3년밖에 걸리지 않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앞으로 불과 몇 해 안에 분해능을 100m에서 30m로 줄이는 기술적 진보를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4월 15일 미국은 추종국들을 동원하여 북측의 은하 3호 발사를 '중대한 위반'이라고 규정한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이라는 것을 채택하기로 하였다.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일본, 인도는 수없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그 뒤를 따르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오직 북측만 인공위성을 쏘아올리지 말라는 것은 북측에게 과학기술발전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황당무계한 소리다. 앞으로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북측의 정당한 위성발사를 또 다시 방해하려고 비열한 술책과 불법행동을 저질러도, 우주개발로 나아가는 북측의 과학기술진보를 한 치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북측의 과학기술진보를 가로막아보려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2012년 4월 16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