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는 투명한 인공위성이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수구세력의 불수의적 거부충동

2012년 3월 16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한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 담화가 나오자 세계 정치계와 언론계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9년 2월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광명성 2호 발사를 예고한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을 때 미국이 조성한 심각한 대결상황이 세간의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북측이 광명성 2호를 쏘아올리면 요격하겠다고 위협하다가 북측의 강력한 반격이 두려워 요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은, 북측의 위성발사문제를 유엔안보리로 끌고 가서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을 강행함으로써 북미관계에 첨예한 대결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다. 미국이 3년 전에 일으킨 요격설 유포소동과 제재결의안 채택소동이 세간의 기억에 남아있으므로, 이번에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한 담화발표가 미국의 반발과 소동을 다시 불러오는 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우려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인지 모른다.

북측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지금 북미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조차도 알지 못하는 수구세력들은 광명성 3호 발사 예고소식을 듣고 거부충동을 느꼈고, 친미언론이 그들의 거부충동을 보도하는 바람에 세간의 우려가 증폭되었다. 이를테면, 수구세력들은 북측이 2.24 베이징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예고하였다느니, 또는 북측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안보리가 또 다시 대북제재를 가할 것이라느니, 또는 북측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 2.24 베이징 합의가 깨질 것이라느니, 또는 북측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예고는 북측이 북미관계 개선보다 내부체제 결속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억지를 쓰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광명성 3호를 지구궤도로 실어나를 은하 3호는 장거리미사일이 아니라 위성운반로켓이다. 위성운반로켓은 장거리미사일 제작기술로 만들 수 밖에 없는데, 장거리미사일 제작기술로 만들었으니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지 말라는 것이야말로 우주를 평화적으로 개발, 이용하는 국가적 권리를 존중해온 국제질서에 배치되는 망발이 아닌가. 만일 북측이 장거리미사일 제작기술로 은하 3호를 만든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장거리미사일 제작기술로 위성운반로켓을 만든 것도 모조리 국제법 위반이다.

비단 위성운반로켓에 대해서만 그런 게 아니라 북측의 모든 현실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수구세력들은 북측의 인공위성 발사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불수의적 거부충동을 느낀다. 파블로브의 개(Pavlov's dog)가 어떤 특정현상에 대해 불수의적 반사행동(involuntary reflex action)을 보이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하지만 그들의 거부충동은 인체의 신경반응체계에서 일어나는 자극현상일 뿐이지, 지금 북미관계에서 전개되고 있는 객관현실이 아니다. 불수의적 거부충동과 얼토당토하지 않는 억측이 뒤섞인 혼합물을 걷어내고, 그 혼합물을 여과없이 전하여 세간의 우려를 증폭시킨 친미언론의 엉터리 보도를 무시하고 나서, 이성적 판단으로 현 상황을 다시 바라보면, 전혀 다른 현실이 시야에 들어온다.

꼭두새벽에 나온 공보성명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조선중앙통신> 누리집에 게시된 시각이 나와있지 않지만, <조선중앙통신> 누리집을 24시간 주시하는 <연합뉴스>가 그 담화발표소식을 처음 누리집에 게시한 시각은 2012년 3월 16일 낮 12시 14분이었다. 시간흐름을 가늠해보면, 북측이 3월 16일 낮 12시를 막 넘긴 시각에 <조선중앙통신> 누리집을 통해 광명성 3호 발사예고소식을 내보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시간대에서 2012년 3월 16일 낮 12시라면, 미국 동부 시간대에서는 3월 15일 밤 11시가 된다. 세계 각국에 나가있는 미국 외교관들이 시시각각 전송하는 방대한 분량의 전문을 24시간 접수하는 국무부 상황실이 운영되고 있지만, 그 상황실에서 세계 각국의 언론보도를 24시간 주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밤 11시쯤에 나온 해외언론보도를 미국 국무부가 검색하는 것은 대체로 이튿날 오전 9시쯤에나 가능하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2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광명성 3호 발사예고에 대한 미국 국무부 대변인 공보성명(press statement)이 나온 시각은 3월 16일 새벽 4시 45분이었다. 국무부 출입기자들이 잠들었던 꼭두새벽에 국무부 대변인 공보성명이 나온 것은, 국무부가 광명성 3호 발사예고소식을 듣고 밤을 꼬박 새웠음을 말해준다.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

2012년 3월 16일 <뉴욕 타임스> 보도기사와 출입기자단 물음에 답한 빅토리아 눌런드(Victoria Nuland) 국무부 대변인의 답변을 종합하면, 광명성 3호 발사예고에 관한 북측 외무성의 통보가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12년 3월 15일 “오후(evening)에” 뉴욕에 있는 유엔주재 북측대사관을 통해 미국 국무부에 전달되었다. 광명성 3호 발사예고가 세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때, 놀랍게도 북측은 미국에게만 그 정보를 알려준 것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북측이 미국에게만 미리 알려준 광명성 3호 발사예고에 관한 정보는 즉각 백악관에 보고되었고, 그에 따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긴급회의를 소집하였을 것이다. 그 긴급회의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정보분석과 대책토의를 통해 미국의 대응방침이 정해졌고, 그 대응방침이 3월 16일 새벽 4시 45분에 있었던 국무부 대변인 공보성명 발표였던 것이다.

전혀 다른 상황이 조성되었다

위의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요점은 두 군데다. 하나는, 북측이 왜 광명성 3호 발사예고를 미리 미국에게만 알려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아보려면, 3년 전 북측이 광명성 2호를 쏘아올리기 직전 상황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9년 11월 2일 <CNN>이 방영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로벗 깁스(Robert Gibbs) 당시 백악관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2009년 4월 5일 새벽 4시쯤 미국 국방부로부터 북측의 위성발사소식을 전해들은 대통령 보좌관들은 잠든 오바마 대통령을 깨워 보고하였고, 그 긴급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 당시 국방장관, 제임스 카트라이트(James E. Cartwright) 당시 합참부의장 등에게 긴급히 전화를 걸어 대책을 상의하였다. 그 때 체코를 방문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은 프라하에 머물고 있었다. 고위관리들과 긴급전화통화를 한 때로부터 몇 시간 뒤에 오바마 대통령은 프라하 현지에서 대통령 성명을 서둘러 발표하였다. 성명은 “북측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것은 동북아시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고, “북측이 유엔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하고 추가적인 도발행동을 하지 말 것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당시 북측이 미국에게 사전통보를 하지 않고 광명성 2호를 쏘아올렸음을 말해준다.

그런에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북측은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하기 전에 미리 미국에게 사전통보를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북측의 사전통보는, 북측이 광명성 3호 발사로 북미관계에 긴장이 조성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2009년의 광명성 2호 발사와 달리, 올해 광명성 3호 발사는 대미압박공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에게 알려준 것이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북측이 광명성 3호 발사예고를 미국에게 통보할 때, 어떤 내용을 통보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광명성 3호 발사가 대미압박공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북측이 미국에게 알려주려 했다면,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를 쏘아올린다는 식으로 간략하게 통보하였을 리 없다. 북측이 <조선중앙통신> 2012년 3월 17일 보도를 통해 발표한 계획에 나와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 우주과학기술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하여 서해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등을 보여주고, 광명성 3호 발사실황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려는 계획도 미국에게 통보하였을 것이다. 그런 계획까지 알려주어야 미국의 반발과 소동을 차단할 수 있다.

북측이 광명성 3호 발사현장에 초청하려는 다른 나라의 우주과학기술부문 전문가들이란 미국의 국가항공우주국(NASA) 또는 중국의 베이징 항천지휘통제중심(北京航天指揮控制中心) 또는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 소속 전문가들일 것이며, 광명성 3호 발사현장에 초청하려는 기자들이란 전 세계 방송망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보도전문 텔레비전 방송 <CNN>의 취재진일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극비보안시설인데, 북측이 그런 극비보안시설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사변이다. 이러한 대담한 공개는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의 3월 16일 담화에 나온 표현대로 북측이 광명성 3호 발사와 관련하여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하려는 것이다.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광명성 3호는 ‘투명한 인공위성’이다. 세계 우주개발사에서 유례 없는 ‘투명한 인공위성’이 지구를 박차고 우주공간으로 솟구쳐올라 궤도에 진입하는 실황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것은 북측의 최고영도자만이 결정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 따라서 북측은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대담하고 기상천외한 구상에 따라 ‘투명한 인공위성’을 전 세계에 공개할 것이다.

당황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북측의 사전통보를 받고 매우 당황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측이 서해위성발사장은 물론 위성관제종합지휘소까지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광명성 3호 발사가 대미압박공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 세계 앞에 명백하게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측이 예고한 위성발사에 대해 갑자기 침묵할 수도 없고, 초강대국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뭔가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어서 매우 당황하였던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대응방침을 토의한 끝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규탄성명이 아니라 촉구성명을 내기로 결정하였다. 촉구성명은 “국제적 의무를 직접 위반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계획한 북측의 발표는 매우 도발적”이라고 지적하고,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비롯하여 타당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북측에게 촉구한다”고 하였다.

북측의 광명성 3호 발사를 미사일 발사(missile launch)로 왜곡하였고, 도발적(provocative)이라는 자극용어가 들어가기는 하였지만, 공보성명을 백악관이 아니라 국무부에서 발표하였고, 발표자 명의의 등급을 세 단계나 낮춰 대통령도 아니고 국무장관도 아닌 국무부 대변인으로 정했다.

<동아일보> 2012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새벽 4시 45분에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 이름으로 공보성명을 냈다가, 두 시간 뒤에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 국무장관 이름으로 고쳤다가, 다시 눌런드 대변인 이름으로 고쳤다. 이런 실수의 연발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였음을 말해준다.

<뉴욕 타임스> 2012년 3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글린 데이비스(Glyn T. Davies)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월 16일 “꼭두새벽(before dawn)에” 일본, 중국, 러시아, 남측에 각각 전화를 걸어 북측이 예고한 위성발사에 대해 “일치된 반응(unified response)”을 보이도록 조절하였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공보성명이 나온 판에, 북측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가장 격렬하게 반발해온 미국 국방부가 조용할 수 없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John Kirby)는 2012년 3월 16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북측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려는 결정을 재고(reconsider)해주기 바란다고 하면서 북측에게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urge)하였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이러한 촉구발언은 국무부 대변인이 낸 촉구성명과 같은 수위로 조절된 것이다.

북측의 위성제작기술, 어디까지 발전했나?

<한국일보> 2012년 3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의 나로호 추진단장은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기술력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발사체를 의도한대로 유도하는 ‘제어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깎아내렸고, 한국연구재단 우주과학단장은 “(북측의 경우) 고성능 화약으로 로켓을 분리시키는 단분리 기술력이 떨어져 중국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기 직전인 1970년대 말 정도의 기술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깎아내렸다. 이런 폄하발언들은 북측의 위성제작기술과 위성발사기술과 관련하여 미국이 퍼뜨린 허위선전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제멋대로 지껄인 소리다.

만일 그들의 폄하발언이 진실이라면, 그리하여 북측의 위성제작기술과 위성발사기술이 1970년대 수준이라면, 북측이 다른 나라 우주과학기술부문 전문가들에게 서해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보여줄 리 만무하며, 광명성 3호 발사실황을 외국 언론에 공개할 리도 만무하다. 북측의 위성제작기술수준과 위성발사기술수준을 알려주는 자료가 북측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지만, 아래 정보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2009년 2월 24일 광명성 2호 발사를 예고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는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에 따라 우리는 1단계로 가까운 몇 해 안에 나라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통신, 자원탐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실용위성들을 쏘아올리고 그 운영을 정상화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2009년 4월 6일 <조선신보>에 실린 대담기사에서 북측 기상문수국 중앙기상연구소 고상복 소장은 북측이 “가까운 몇 해 안에 실용적인 극궤도기상위성이나 정지기상위성을 쏘아올리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번 시험통신위성의 발사는 기상위성을 비롯한 실용위성을 쏘아올리는 앞단계의 공정”이라고 말했다.

그보다 몇 달 앞서 광명성 1호 발사 10주년을 맞은 2008년 8월 31일 <평양방송>은 “우리나라는 마음만 먹으면 목적한 실용위성을 성과적으로 임의의 시각에 쏴올릴 수 있는 수준에 있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계속 쏴올릴 수많은 우리나라의 위성들도 광명성의 이름을 달고 우주공간을 나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하는 것은, 북측의 기술수준이 시험위성을 쏘아올리는 단계를 지나 실용위성을 쏘아올리는 단계에 있다는 점이다. 2009년 2월 24일에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는 광명성 2호가 시험통신위성(ECS)이라고 밝혔는데, 2012년 3월 16일에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는 광명성 3호가 지구관측위성(EOS)이라고 밝혔다. 2009년에 쏘아올린 광명성 2호는 저고도 경사궤도를 회전하는 시험통신위성이었는데, 이번에 쏘아올릴 광명성 3호는 중고도 극궤도를 회전하는 지구관측위성이다. 저고도 경사궤도를 회전하는 시험통신위성이 3년 만에 중고도 극궤도를 회전하는 지구관측위성으로 발전한 것이다.

극궤도를 회전하는 지구관측위성은 어떤 위성일까? 극궤도(polar orbit)란 적도면에 대해 90도 각도로 북극 상공과 남극 상공을 지나는 궤도를 뜻한다.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북극 상공과 남극 상공을 지나는 극궤도를 회전하는 위성은 지구 위의 동일지역을 약 12시간 주기로 지나면서 지구 전체를 관측하게 된다. 그래서 지구관측위성이라 한다. 그런 위성이 수행하는 지구관측(earth obervation)이란 지구자원을 탐사하고 해양상태와 기상상태를 관측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보면, 광명성 3호에 지구자원탐측장비 또는 해양관측장비 또는 기상관측장비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후보원사이며 박사인 고영해 김일성종합대학 물리학부 교수는 <로동신문> 2012년 3월 17일부에 발표한 글에서 “일반적으로 지구관측위성에는 지하자원이나 깊은 바다 속의 유용광물들도 모조리 탐측할 수 있는 고도로 예민한 측정설비들과 관측기구들이 탑재되여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북측이 시험통신위성을 지구관측위성으로 발전시키는 데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은, 북측의 위성제작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런 발전속도라면, 북측은 몇 해 안에 정보수집위성(IGS)도 만들 것이다.

북측도 달탐사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북측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을 향해 광명성 3호를 쏘아올리면, 전라남도와 중국 사이의 공해 상공을 지나면서 솟구쳐오르게 된다. 광명성 3호가 궤도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은하 3호의 정상작동 여부에 달려있다.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는 시험통신위성인 광명성 2호보다 훨씬 더 무거울 것이다. 무거운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위성운반로켓의 추력이 그만큼 더 강해야 한다.

이전 경험을 보면, 광명성 2호의 회전궤도는 광명성 1호의 회전궤도보다 원에 가까워진 모양을 하였기 때문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광명성 1호의 165분6초보다 1시간 이상 짧아진 104분12초였다. 이것은 은하 2호의 추력이 그만큼 강력하였음을 뜻하는 것이다.

2009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협회 토론회에서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은하 2호에 관한 연구결과가 2010년 1월 15일 <마이니치신붕>에 보도되었는데, 그 보도에 따르면 은하 2호의 추력은 1998년 8월 31일에 쏘아올린 백두산 1호의 추력보다 8배나 강했고, 2007년 9월 14일 일본이 달탐사위성 씰리니(SELENE)를 실어 쏘아올린 위성운반로켓 H2A의 추력과 비슷하였다는 것이다. 일본의 H2A는 2단 로켓인데, 1단 로켓엔진 LE-7A의 추력은 1,098kN이었고, 2단 로켓엔진 LE-5B의 추력은 137kN이었다. 일본의 달탐사위성 씰리니는 달궤도를 1년 8개월 동안 회전하고 2009년 6월 10일 달표면에 추락하였다. 미국이 자랑하는 우주왕복선(Space Shuttle)의 추력이 2,278kN이고, 은하 2호의 추력과 일본 H2A의 추력이 서로 비슷하므로, 은하 2호의 추력은 미국 우주왕복선 추력의 절반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광명성 2호를 저고도 경사궤도에 올려놓은 은하 2호의 추력이 그 정도였으므로, 광명성 2호보다 훨씬 더 무거운 광명성 3호를 저고도 경사궤도보다 훨씬 더 높은 중고도 극궤도에 올려놓을 은하 3호는 은하 2호보다 훨씬 더 강한 추력을 내리라는 것이 확실하다.

북측의 탄탄한 위성운반로켓 제작기술력은, 장차 광명성 4호를 고고도 정지궤도위성으로 쏘아올리고, 광명성 5호를 달탐사위성으로 쏘아올릴 것임을 예고한다.

왜 서해위성발사장을 3년 동안 쓰지 않았을까?

2009년 6월 4일 미국의 군사전문 누리집 ‘글로벌 시큐리티’의 선임연구원 팀 브라운(Tim Brown)은 미국 상용위성회사 ‘디지틀 글로브’가 6월 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서해위성발사장이 이미 완공되어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2000년에 착공하여 9년이 지난 2009년에 완공한 서해위성발사장은 인공위성을 일정 간격으로 여러 개 발사할 수 있는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발사장 규모도 동해위성발사장에 비해 3배나 크게 확장되었다. 특히 위성운반로켓 엔진을 시험분사하는 시설, 위성운반로켓을 제어하고 조종하는 시설, 연료를 위성운반로켓에 주입하는 시설이 자동화되었고, 화염분출구도 지하화되었다. 북측은 이미 2009년에 현대적인 서해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완공하였으나, 2012년에 맞을 태양절 100주년에 사용하기 위해 서해위성발사장을 남겨두고 기존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2호를 쏘아올렸다.

북측의 시공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서해위성발사장 건설공사를 9년 동안 계속한 것은, 현대적인 위성발사장을 건설하기 위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공사를 진행하였음을 뜻한다. 9년 동안 많은 설비와 자금과 노력을 들여 현대적인 위성발사장을 2009년에 완공해놓고 3년 동안 위성발사를 준비해오다가, 올해 북측이 가장 중시하는 특별한 계기를 맞아 위성을 쏘아올리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북측이 가장 중시하는 특별한 계기는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태양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태양절 100주년에 맞춰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국가발전계획을 세우고 국력을 그 계획을 추진하는 데 집중시켰는데, 지금은 김정은 부위원장이 계획추진을 책임지고 있다. 북측 언론보도가 전해주는 것처럼, 김정은 부위원장이 이끄는 강성국가 건설은 인민의 물질적, 문화적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고 첨단과학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하는 두 가지 당면과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민의 물질적, 문화적 생활수준 향상과 첨단과학기술의 자력개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므로, 김정은 부위원장은 태양절 100주년까지 그 유훈을 관철해야 하는 것이다.

북측이 자력으로 개발한 첨단과학기술을 나라 안팎에 과시하려는 것이 광명성 3호 발사다. 광명성 3호 발사는 사회주의자력갱생의 힘과 의지로 연마하고 축적해온 과학기술력을 나라 안팎에 과시하여 북측을 세계무대에 과학기술강국으로 화려하게 등장시키려는 것이다. <로동신문> 2010년 8월 24일부에 실린 ‘정론’이 밝혀준 것처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세계가 조선을 우러러보게 하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그가 남긴 유훈이 되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강성국가 건설을 선포할 태양절 100주년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서거하였지만, 지금 광명성 3호 발사를 기다리는 북측 인민들은 “세계가 우러러보는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려는 김정은 부위원장의 자신감과 패기를 느끼고 있다.

북미관계 악화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북측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것은 확실하다. 얼마 전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전략로케트사령부 시찰소식이 북측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만 봐도,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관련된 정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미국은 정보차단에 주력해왔다.

그런데 만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한 어떤 적대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면, 미국이 그 시험발사를 자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면서 잔뜩 긴장할 수 있겠지만, 이미 오래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을, 그것도 처음 쏘아올리는 것도 아니고 세 번째로 쏘아올리고, 위성발사장은 말할 것도 없고 위성관제종합지휘소까지 세상에 공개하는 판이므로, 미국이 2009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실제로는 요격하지도 못하면서 요격설을 퍼뜨리거나 유엔안보리를 통해 대북제재를 가하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미국이 유연한 외교술로 광명성 3호 발사에 대응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이 광명성 3호 발사계획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재고하라고 발언수위를 낮추면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한 것은, 유연한 외교술로 대응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명박 정권은 북측의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해 심하게 반발하겠지만, 미국이 유연한 외교술로 대응하는 판이므로 집권말기에 들어간 이명박 정권의 무맥한 반발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것이다.

현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측과 세 차례 북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하면서 마련한 2.24 베이징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2009년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었던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가 2012년 3월 8일에 펴낸 책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Obama and China's Rise)’에서 2009년 4월 5일 북측이 광명성 2호를 쏘아올렸을 때, “북측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누가 뭐라 하든 우리는 그것이 미사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생억지를 부렸던 것처럼, 미국이 만일 이번에도 북측의 위성발사를 미사일발사로 왜곡하면서 정세를 긴장시킨다면 그것은 북측과 미국이 마련한 2.24 베이징 합의가 백지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에 북미관계가 또 다시 악화되는 경우에 사태는 합의 백지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일 미국이 광명성 3호 발사에 시비를 걸면서 2.24 베이징 합의를 무효화하면, 북측은 즉각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고, 인공위성이 아니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을 강행하면서 미국에게 압박공세를 퍼부을 것이다. 이처럼 북미관계에서 긴장이 다시 격화되는 것은, 대선을 앞둔 오바마 정부가 정치적 치명상을 입고 집권연장에 실패하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측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2012년 3월 19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