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선진국 따라잡을 북측의 10개년 계획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17년 만에 나온 경제개발전략계획

세상에 알려진 대로, 북측이 달성하려는 국가발전목표는 강성대국 건설이다. 강성대국 건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국가발전목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과 국가의 지도간부들에게 자신의 강성대국 건설 구상을 처음 밝혔던 때는 1999년 1월 1일이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것은 수령님의 생전의 뜻이였고 웅대한 목표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수령님께서 한생을 바쳐 마련해놓으신 사회주의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에 의거하여 우리 식으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여야 합니다.” (로동신문 1999년 2월 6일, 7월 26일)

목표는 있는데 계획이 없을 수 없으므로, 북측이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국가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개발계획을 세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측이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한 경제개발계획을 완성한 때는 2010년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때가 2011년 1월 15일이었으니, 그 계획은 2010년 하반기에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건국 이래 지금까지 경제개발계획을 실행한 경험은 다섯 차례다. 5개년 경제계획을 1956년에 시작하여 1960년에 끝마쳤고, 제1차 7개년 경제계획을 1961년에 시작하여 1970년에 끝마쳤다. 6개년 경제계획을 1971년에 시작하여 1976년에 끝마쳤다. 제2차 7개년 경제계획을 1978년에 시작하여 1984년에 끝마쳤고, 제3차 7개년 경제계획을 1987년에 시작하여 1993년에 끝마쳤다. 이런 경험을 보면, 북측이 경제계획을 실행한 기간은 5년 단위와 6년 단위가 각각 한 차례씩, 그리고 7년 단위가 세 차례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7년만에 나온 이번 경제개발계획의 실행기간이 10년으로 정해졌으니, 북측이 처음으로 추진하는 최장기 계획인 것이다. 10개년 경제개발계획은 2011년에 시작하여 2020년에 끝마치게 된다. 또한 명칭도 이전에는 경제계획이라 하였는데, 이번에는 경제개발전략계획으로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는, 북측이 1956년부터 1993년까지 다섯 차례 실행하였던 20세기형 경제개발계획과는 크게 다른 21세기형 경제개발계획을 세웠음을 말해준다. 새로운 경제개발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

북측이 새로운 경제개발계획에 대해 자세히 밝힌 적은 없으나, <조선중앙통신> 2011년 1월 15일 보도기사를 살펴보면, 그 계획을 실행하는 세 가지 기본방침이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국가경제개발 전략대상들을 실행하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총괄하는 정부적 기구”로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국가경제개발 전략계획에 속하는 주요대상들을 전적으로 맡아 실행할 것을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에 위임”하였다는 점이다.
셋째, “하부구조 건설과 농업, 전력, 석탄, 연유, 금속 등 기초공업, 지역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경제개발의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10년 동안 1,000억 달러 투자한다

위의 보도내용에서 주목하는 것은, 내각 산하 정부기구인 국가경제개발총국의 지도와 감독을 받는 민간기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실무단위로 나섰다는 점이다.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은 그 명칭이 말해주듯 외자를 유치하는 민간기구다.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민간기구가 전면에 나선다는 말은, 10개년 경제개발계획의 성공여부가 얼마나 많은 투자금을 마련하는냐 하는 자금조달문제에 달려있음을 뜻한다.

북측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실행할 경제개발계획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하려는 것일까? 북측이 투자규모에 대해 밝힌 적은 없으나, 2011년 1월 15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한국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투자규모가 자그마치 1,000억 달러다. 이것은 북측이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100억 달러씩 경제개발에 집중투자한다는 뜻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천문학적 투자액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이 큰 지도자’로 알려졌지만, 10년 동안 1,000억 달러를 투자하여 경제선진국을 건설하려는 거창한 계획이 나올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였다. 정치적 시각으로 보면,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1,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개발계획을 세운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또 다시 충격과 경악으로 몰아넣은 사변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그 동안 대북 경제제재의 고삐를 틀어쥐었다고 내내 큰 소리를 쳐왔지만, 그들은 소리만 크게 냈을 뿐 아무런 실효도 거두지 못한 채 멍하니 있다가 결국 망신만 톡톡히 당하고 말았다.

주목하는 것은, 북측이 10년 동안 투자금 1,000억 달러를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북측이 경제개발 투자규모를 1,000억 달러로 정하였을 때는 무턱대고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어떤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정하였다고 보아야 이치에 맞다. 1,000억 달러 투자금을 마련하려는 북측의 조직적 준비태세부터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2006년 9월 27일 평양에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창설하였는데, 외자유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방위원회가 직접 나서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정비, 강화하였다. 2010년 1월 20일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이사회 제1차 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령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활동을 보장할 데 대하여’가 그 회의에 전달되었다. 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참사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한 김양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였고, 조선족 기업가 박철수 씨가 상임부이사장 겸 총재에 취임하였고, 북측의 관련부서 간부 5명이 이사에 취임하였다.

둘째, 북측의 외자유치사업을 민간기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기구인 합영투자위원회가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10년 7월 8일 내각 산하에 설치된 합영투자위원회는 투자협정 체결과 경제특구 관리를 전담하는 정부기구다. 북측은 2010년 7월 합영투자지도국을 합영투자위원회로 승격시켰다.

셋째, <조선중앙통신> 2010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령과 국방위원회 결정으로 “국제금융기구, 국제상업은행들과 거래하며 국가정책에 따르는 중요대상들에 대한 투자업무를 수행”할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2010년 3월 10일 국가개발은행 이사회 제1차 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월간 중앙> 2010년 3월호는 2008년 1월에 작성된 ‘조선국제개발상업은행 설립 제안서’를 보도했는데, 그 제안서에 따르면 북측 정부와 대풍그룹이 7 대 3 비율로 등록 자본금 100억 달러를 마련하고, 융자 자본금 1,250억 달러를 확보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정황을 보면, 2008년 1월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작성한 국제개발상업은행 설립방안을 국방위원회가 전면 재검토하여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정보를 종합하면, 북측이 어떤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1,000억 달러 총투자규모를 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북측이 투자금 1,000억 달러를 만들어낼 객관적 근거는 무엇일까?

김정일 국방위원장, 억만장자를 접견하다

2011년 1월 2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 사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집트 억만장자 나기브 사위리스(Naguib Sawiris)를 접견하는 장면을 담은 매우 특별한 사진이다. 나기브 사위리스는 170억 달러의 자산가치를 지닌 중동지역 최대 통신회사 오라스콤 통신회사(Orascom Telecom Holding S.A.E.) 이사장이다. 접견장에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석하였다. <연합뉴스> 2011년 1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장성택 부위원장은 합영투자위원회를 총괄한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위리스 이사장의 손을 잡고, 사위리스 이사장은 장석택 부위원장의 한 쪽 팔을 끼고 가운데에 서서 찍은 기념사진이라는 점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접견을 마치고 사위리스 이사장에게 만찬까지 베풀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국인 억만장자를 접견한 것도 처음 있는 놀라운 일이고, 더욱이 그를 가운데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만찬까지 베푼 것은 의전관례를 뛰어넘은 실로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왜 이집트 억만장자를 접견하였는지를 알려면 아래의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오라스콤 그룹 계열사들은 이제까지 북측에 7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2008년 1월 조선체신회사와 오라스콤 통신회사가 합작으로 체오합작회사를 평양에 세웠는데, 그 합작회사가 2008년 12월 15일부터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3세대 이동통신망 고려링크(Koryolink)를 운영하기 시작하였고, 평양에 오라은행을 개설하였다. 오라스콤 통신회사가 체오합작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4억 달러다.

다른 한편, 2007년 7월 오라스콤 그룹 계열사인 오라스콤 건설업(Orascom Construction Industries)이 평양 근교에 있는 상원세멘트련합기업소 현대화 사업에 1억1,500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2007년 12월 오라스콤 건설업은 세계 최대의 프랑스 건설자재기업 라파주(Lafage SA)에 129억 달러에 팔렸는데, 라파주의 최대 주주는 그 기업의 주식 11.4%(41억 달러)를 소유한 나쎄프 사위리스(Nassef Sawiris)다. 그는 나기브 사위리스의 친동생이다.

또한 2008년 4월 오라스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오라스콤 호텔개발(Orascom Hotels and Development)이 평양에 있는, 주거건축물로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105층(지상 330m 높이) 류경호텔을 완공하는 사업에 2억1,500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둘째, 2010년 미국의 격주간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374번 째인 나기브 사위리스 이사장이 소유한 현금자산은 25억 달러다. 그는 2007년에 현금자산 100억 달러를 소유하여 억만장자 순위에서 62번 째였는데, 2008년에 자본주의세계시장을 강타한 금융위기로 75억 달러를 잃었다.

2010년 10월 나기브 사위리스 이사장은 자기가 소유한 웨더 인베스트먼트(Weather Investments S.p.A.)의 주식 51.7%,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통신회사인 윈드 뗄레꼬뮤니까죠니(Wind Telecomucazioni S.p.A.)의 주식 100%를 처분하였다. 그것을 사들인 기업체는 러시아 2위의 이동통신회사 빔펠콤(VimpelCom Ltd.)이다. 사위리스 이사장은 주식처분으로 20억 달러를 손에 쥐었고, 빌펠콤 주식 20%도 소유하게 되었다.

2011년 1월 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의전관례를 뛰어넘어 사위리스 이사장을 파격적으로 접견한 것은, 대북투자로 북측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그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앞으로 더 많이 북측에 투자하려고 결정한 것을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북측은 사위리스 이사장의 투자공로를 치하하여 이미 2009년 9월 20일 만수대의사당에서 그에게 친선훈장 제1급을 수여한 바 있다.

사위리스 이사장이 결정한 제2차 대북투자규모는 얼마나 될까? 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중요한 것은 사위리스 이사장의 대북투자가 북측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직결된다는 점이다.

북측의 석유개발로 세계 유전지도 바뀐다

<연합뉴스> 2011년 1월 15일 보도기사에는 한국기업은행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분석한 내용이 실렸는데, 북측이 제시한 경제개발계획 전망목표들 가운데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지하자원 개발이다.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북측은 각종 값비싼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묻혀있는 자원부국이다. 북측 애국가가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이라는 첫 줄로 시작되는 것은 단순히 가사만 그렇게 쓰여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북측이 전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는 자원부국이라는 사실은, 남측의 광물자원공사와 통계청이 2008년을 기준으로 작성한 통계자료에서 입증된다. 그 통계자료에 나와있는, 북측에 묻혀있는 지하자원 가운데 잠재가치가 10억 달러 이상 되는 주요광물 13종을 순서대로 열거하면 이렇다. 마그네사이트 2조6,700억 달러, 갈탄 2조1,434억 달러, 석회석 1조1,838억 달러, 무연탄 5,194억 달러, 철 3,045억 달러, 금 613억 달러, 인회석 388억 달러, 납 110억 달러, 구리 92억 달러, 아연 26억 달러, 은 19억 달러, 몰리브덴 16억 달러, 흑연 12억 달러 등이다. 그 밖에도 중석, 망간, 니켈, 고령토, 활석, 형석, 중정석 등 값비싼 광물이 많이 묻혀있다. 북측에 묻혀있는 지하자원 20종의 총잠재가치는 6조9,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만일 북측이 2020년까지 10년 동안 자국에 묻혀있는 지하자원 가운데 단 1%만 개발해도 69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지하자원 개발로 벌어들인 자금을 쌓아놓고 세계 각국에서 유망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억만장자들의 투자욕구를 자극할 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북측이 경제개발계획에서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목표를 세운 것은, 앞으로 10년 동안 지하자원 개발로 수 백 억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북측이 2010년까지 실행할 경제개발계획에 조달하려는 투자금 1,000억 달러는, 위에서 언급한 지하자원 개발만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석유자원 개발로 상당 부분 충당될 것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2011년 1월 15일 <조선중앙통신>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대해 보도한 기사에서 “농업, 전력, 석탄, 연유, 금속 등 기초공업, 지역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경제개발의 전략적 목표”가 확정되었다고 지적한 중에 연유를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북측에서는 휘발유를 연유라 하므로, 그 보도기사는 북측이 휘발유를 개발하는 전략목표를 정했음을 말해준다. 원유 1배럴을 정제하면 연유 45-50%, 난방유 20-24%, 항공유 6%, 나프타 3-6%, 아스팔트와 부탄 등이 나온다. 또한 <연합뉴스> 2011년 1월 15일 보도기사에 실린, 한국기업은행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대한 분석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목은 석유자원 개발이다. 이러한 정황을 보면, 북측이 오랜 침묵을 깨고 석유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측에는 얼마나 많은 원유가 묻혀있을까? 원유매장량과 관련하여 북측과 비교할 만한 나라는 브라질이다. 2008년 4월 브라질은 자국 해안에서 273km 떨어진 수심 2km의 대서양 심해에서 대형유전을 발견하였다. <블룸벅(Bloomberg)> 통신 2008년 4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그 해저유전 매장량은 330억 배럴이다. 까리오까(Carioca)라는 이름이 붙여진 그 해저유전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대형 유전이다. 830억 배럴이 묻혀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가와르(Ghawar) 유전과 720억 배럴이 묻혀있는 쿠웨이트의 부르간(Burgan) 유전 다음으로 브라질의 까리오까 해저유전을 손꼽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유전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왜냐하면 북측 서조선만 분지의 원유 매장량이 660억 배럴(89억7,600만t)이나 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북측은 브라질을 앞질러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초대형 유전을 보유한 석유부국인 것이다.

서조선만 대륙붕에 660억 배럴의 원유가 묻혀있다는 놀라운 정보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oration)가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원래 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서조선만 분지의 원유매장량을 확인한 때는 2004년 10월인데, 1년 동안 그 사실을 차마 발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2005년 10월에 가서야 발표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이 발견한 거대한 원유매장지가 북측과 중국의 서해 중간선에서 북측으로 들어간 해역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북측으로부터 탐사권을 얻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석유탐사회사 메리디언(Meridian)이 서조선만 분지에 시추정을 뚫고 원유를 하루에 230-440 배럴씩 시험적으로 뽑아냈던 위치는 북측 해안으로부터 130km 떨어진 해역인데, 2004년 10월에 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확인한 서조선만 분지의 원유매장지는 북측 해안으로부터 약 100km 떨어진 해역에 있다. 중국 지질조사국 발전연구중심은 5만1,000㎢에 이르는 방대한 서조선만 분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동경 124도에서 동쪽에 있는 바다밑 평평한 대륙붕 지대를 북측에서 가장 풍부한 원유매장지로 지목하였다.

서조선만 분지만이 아니라, 동조선만 해저에도 원유가 묻혀있다. 2010년 5월 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조선에너지와 런던에 있는 영국계 아일랜드 유전개발회사 아미넥스(Aminex)가 코렉스(KOREX)라는 합작회사를 세웠다. 코렉스는 동조선만에 있는 50,681㎢ 넓이의 해역에서 원유탐사를 2011년 안에 시작한다. 또한 <중앙일보> 2003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은 함경북도 최북단 종성과 삼봉에서도 유징을 발견하였다. 그 지역에서 시추한 원유는 물처럼 맑은 고품질 원유(superlight crude oil)였다.

북측이 유전을 개발하면, 사우디 아라비아나 쿠웨이트에서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북측에도 석유자금(oil money)이 넘쳐날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원유 1배럴당 100 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데, 원유가격을 배럴당 100 달러로 계산하면 북측에 묻혀있는 원유 660억 배럴의 화폐가치는 6조6,000억 달러다. 660억 배럴 매장량 가운데 단 1%만 채굴해도 66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이미 2005년부터 활기찬 성장세를 보이는 북측의 경제발전에 그처럼 엄청난 석유자금이 쏟아져 들어가면, 앞으로 10년 뒤에 북측이 경제선진국들을 따라잡는 것은 확정적이다. 두 말할 나위 없이, 북측의 석유개발사업은 세계 유전지도를 바꿔놓고, 동아시아 경제를 뒤흔들어놓을 엄청난 사변이 아닐 수 없다.

북측의 정유목표량은 원유 1억4,700만 배럴

그렇다면 북측은 석유자원을 왜 아직 개발하지 않는 것일까? 개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서 세상이 알지 못하는 것이다. 아래의 정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신화통신> 2005년 12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과 중국은 ‘조중 정부간 해상 원유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다. 북측에서 로두철 부총리가, 중국에서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가 협정에 서명하였다. 5년 전에 북측이 중국과 서조선만 대륙붕에서 유전을 공동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었다면, 그 동안 그 협정에 따른 석유자원 공동개발은 어떻게 추진되었을까?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중국의 유전개발사업에 관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중국의 3대 석유기업 가운데 하나가 중국해양석유총공사다. <로이터(Reuters)> 통신 2011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그 거대한 국유기업은 앞으로 5년 동안 1,210-1,5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의 자회사가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CNOOC Ltd.)다. 또한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의 자회사가 중국유전복무유한공사(China Oilfield Services Ltd.)인데, 이 회사의 본사도 홍콩에 있다. 중국유전복무유한공사는 유전탐사와 원유채굴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실제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서아프리카, 중동, 카스피해 등 세계 각지에서 유전을 탐사하고 원유를 채굴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와 중국유전복무유한공사의 본사가 모두 홍콩에 있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 2011년 1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의 경제개발계획에 1,000억 달러 자금을 조달할 중심축인 합영투자위원회 산하에 13개 국(局)이 설치되었는데, 그 가운데 5국이 홍콩을 전담하는 국이다. 5국이 홍콩을 전담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합영투자위원회 산하 5국이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와 중국유전복무유한공사를 상대하면서 ‘조중 정부간 해상 원유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실행에 옮긴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2011년 1월 15일 보도기사에 실린, 한국기업은행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북측은 원유 2,000만t을 정제하는 대담한 목표를 세웠다. 원유 2,000만t은 1억4,700만 배럴이고, 그것의 화폐가치는 147억 달러다. 북측이 2020년까지 원유 2,000만t을 정제한다는 말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원유 2,000만t을 정제한다는 뜻이 아니라 서조선만 대륙붕에 있는 유전에서 중국과 공동개발한 원유를 정제한다는 뜻이다.

북측이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원유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 그에 따라 북측의 정유능력도 당연히 늘어나야 한다. 현재 북측의 연간 정유능력은 450만t인데, 서부에 있는 봉화화학공장 정유능력이 250만t, 동북부에 있는 승리화학련합기업소 정유능력이 200만t이다. <내일신문> 2011년 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상무부가 투자규모 35억 달러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는데, 그 가운데 승리화학련합기업소 정유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다. 봉화화학공장과 승리화학련합기업소 생산공정을 CNC화하여 생산능력을 100만t 정도 더 증대시키면, 원유 2,000만t을 정제하는데 3년 6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위에서 논한 내용을 종합하면, 북측에 묻혀있는, 엄청난 잠재가치를 지닌 석유자원과 지하자원이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석유자원과 지하자원을 각각 1%씩만 개발해도 1,35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중국과 공동개발하는 석유자원의 수익을 절반으로 나누고, 외자유치로 개발한 지하자원의 수익도 절반으로 나눈다 해도, 북측은 675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물론 자존심이 매우 강한 북측이 다른 나라나 외국기업과 협정 또는 투자계약을 체결할 때, 수익을 절반씩 나누도록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며, 수익배분비율을 북측에게 더 유리하게 계약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자원과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벌어들일 수익 이외에도, 5대 물류산업단지로 조성할 라선, 신의주, 원산, 함흥, 청진에서 벌어들일 수익도 엄청날 것이고, 2013년에 남측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여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는 경우 북측이 남북경제협력으로 벌어들일 수익도 크다. 또한 앞으로 10년 안에 북측이 일본과 관계정상화를 실현하는 경우, 일본으로부터 받을 청구권 자금도 100억 달러가 넘는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북측이 10개년 경제개발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목표는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월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보도하면서, “2020년에는 앞선 나라들의 수준에 당당하게 올라설 수 있는 확고한 전망이 펼쳐지게 됐고”, “당당한 강국으로서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국제경제관계에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전망하였다. 이것은 북측이 2012년에 강성대국 진입기에 도달하고, 2020년까지 경제선진국들을 따라잡는다는 전망을 언급한 것이다. 지금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담대한 경제전략구상에 따라 2020년에 경제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일정을 밀고나가는 중이다. (2011년 4월 18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