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개정된 당규약 서문 14개 항목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국가건설과 국가활동의 노선, 원칙, 정책이 헌법 서문에 담겨있는 것처럼, 조선로동당의 당건설과 당사업의 노선, 원칙, 정책은 당규약 서문에 담겨있다. 조선로동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영도하므로, 북측의 국가활동 기본방침도 당규약 서문에 반영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2010년 9월 28일 당대표 1,653명이 출석하고, 방청인 517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당대표자회에서 30년 만에 개정된 당규약 서문이야말로 북측의 정치현실을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할 수 있다.

5차 개정 당규약 서문(5차 서문으로 약칭)과 6차 개정 당규약 서문(6차 서문으로 약칭)을 비교하면, 종전 대로 존치한 항목, 종전과 다르게 수정한 항목, 새로 보충한 항목이 눈에 들어온다. 당규약 서문의 존치항목은 조선로동당이 노선, 원칙, 정책을 계속 견지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수정항목과 보충항목은 그 당이 어떻게 변화 발전되는 지를 말해준다.

1. 당건설사상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되었다. 5차 서문 첫 문장은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창건된 주체형의 혁명적 맑스-레닌주의당”이고, 6차 서문 첫 문장은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당”인데, 그 아래에서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을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하는 주체형의 혁명적 당”이라고 거듭 명시하였다.

5차 서문은 당건설사상을 주체형의 혁명적 맑스-레닌주의라고 표현하였지만, 6차 서문에서는 당건설사상이 주체사상이라고 명시하였다. 조선로동당이 자기의 당건설사상을 주체형의 혁명적 맑스-레닌주의에서 주체사상으로 전환한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있은 일이지만, 지난 30년 동안 당규약을 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전환된 내용이 당규약에 반영되지 못하였다.

6차 서문에 따르면, 조선로동당의 당건설사상은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1974년에 정식화한 것처럼, 이 사상의 실체는 “주체사상과 그에 의하여 밝혀진 혁명과 건설에 관한 리론과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다. 그는 “주체의 사상, 리론 및 방법의 체계”를 김일성주의(Kimilsungism)로 정립하였다. 그는 지난 시기 북측 일각에서 주체사상을 맑스-레닌주의를 계승한 아류 혁명사상으로 보았던 오류를 바로잡았다. 그는 주체의 철학적 세계관이 맑스-레닌주의 철학적 세계관을 선결적 구성성분으로 포괄하였음을 해명함으로써, 주체의 철학적 세계관이 지닌 사상적 완결성을 논증하였다. 또한 그는 김일성주의 혁명사상이 맑스-레닌주의 혁명사상의 시대적 제한성을 뛰어넘은 독창적인 혁명사상이라는 사상적 독창성도 논증하였다. 주체의 철학적 세계관과 김일성주의 혁명사상이 지닌 완결성과 독창성에 대한 그의 해명과 논증은, 1974년 2월 19일 15일 간에 걸친 전국 당선전일군 강습회를 지도한 그의 강연내용을 담은 장문의 강연문 ‘온 사회를 김일성주의화하기 위한 당사상사업의 당면한 몇 가지 과업에 대하여’에 들어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고 명시되었고,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을 당건설과 당활동의 출발점으로, 당의 조직사상적 공고화의 기초로, 혁명과 건설을 령도하는 데서 지도적 지침으로 한다”고 명시되었다. 이처럼 조선로동당이 자기의 당건설사상을 주체사상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은, 그 당이 맑스-레닌주의 좌파정당과 근본적으로 다른 발전경로를 밟아왔음을 말해준다.

아닌 게 아니라, 소련이 몰락하고 사회주의 진영이 해체된 뒤로, 세계 각국의 좌파정당들 가운데 맑스-레닌주의를 아예 청산하거나 또는 맑스-레닌주의 명칭만 내걸고 내용적으로는 변질되거나 또는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당들이 많지만, 조선로동당은 가혹했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도 자기의 당건설사상을 견지하였고 지속적으로 강화발전되었다. 그 까닭에 대해서는 조선로동당의 독창적인 당건설사상이 다른 좌파정당들의 당건설사상에 비해 결정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달리 설명할 길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맑스-레닌주의 좌파정당에 들어맞는 인식좌표를 가지고 조선로동당을 인식하는 것은 오류다. 북측 외부에서 조선로동당을 인식하고 평가하려면, 그 당이 자기의 당건설과 당활동에서 주체사상을 얼마나 충실히 구현하였는지를 파악하는 내재적 인식좌표에 의거해야 한다.

2. 당창건의 역사적 근원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되었다. 5차 서문에서 밝힌 당창건의 역사적 연원은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이었다. 그 서문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192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공산주의적 혁명조직으로서 타도제국주의동맹을 결성하시였으며 오랜 항일혁명투쟁을 통해 당창건을 위한 조직적 사상적 기반을 마련하시였으며 이에 기초하여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을 창건하시였다”고 명시되었다. 그런데 6차 서문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창시하시고 항일혁명의 불길 속에서 당창건의 조직사상적 기초와 빛나는 혁명전통을 마련하시였으며 그에 토대하여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을 창건하시였다”고 명시되었다. 이것은 김일성 주석이 주체사상을 창시하고, 그 사상에 의거하여 혁명전통을 세우고, 그 혁명전통을 기초로 하여 당을 창건하였음을 밝힌 것이다.

3. 당의 강화발전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이룩된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발전시킨다”고 간단히 명시되었다. 그에 비해 6차 서문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혁명적 당건설 로선과 원칙을 일관하게 견지하시여 조선로동당을 사상의지적으로 통일단결되고 높은 조직성과 규율성을 지닌 강철의 당으로, 인민대중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불패의 당으로 강화발전시키시였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당건설사상과 업적을 옹호고수하고 빛나게 계승발전시키시여 조선로동당을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적 령도체계가 확고히 선 사상적 순결체, 조직적 전일체로, 선군혁명을 승리적으로 전진시켜 나가는 로숙하고 세련된 향도적 력량으로 강화발전시키시였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의 당건설업적은 ‘사상의지적으로 통일단결되고 높은 조직성과 규율성을 지닌 당’으로, ‘인민대중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당’으로 강화발전시킨 것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당건설업적은 당 안에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한 것, 그리고 당을 ‘선군혁명을 수행하는 향도적 역량’으로 강화발전시킨 것이다.

4. 당의 정체성에 대한 항목이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혁명적 조직관’과 ‘혁명적 수령관’에 의거하여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우리나라에서 로동계급과 전체 근로대중의 선봉적, 조직적 부대이며 전체 근로대중 조직체 중에서 최고 형태의 혁명조직”이라고 명시되었다. 이것은 그 당이 스스로를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최고 형태의 혁명조직으로 규정하였음을 뜻한다. 여기서 근로대중(working mass)이란 농민(협동농장과 국영농장에서 일하는 농업근로자 계층)과 근로인텔리(working intellectuals, 정신노동과 기술노동을 하는 지식인 계층)를 뜻하는 개념이다. 이처럼 ‘혁명적 조직관’에 의거하여 자기의 정체성을 규정한 것은, 전세계 좌파정당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다른 좌파정당들과 다르게, 조선로동당은 ‘혁명적 조직관’에 더하여 ‘혁명적 수령관’을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6차 서문에서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영원히 높이 모시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하여 조직사상적으로 공고하게 결합된 로동계급과 근로인민대중의 핵심부대, 전위부대”라고 명시한 것이다.

예컨대 종교라고는 기독교밖에 알지 못하고, 다른 종교를 ‘우상숭배’라고 배척하는 설교만 들어온 기독교 신자가 다른 종교의 교리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주체사상에 대한 이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우파세력이 ‘개인숭배’ 또는 ‘우상화’라고 비방하는 반북선전만 들어온 남측 독자들이 ‘혁명적 수령관’을 즉각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혁명적 수령관’을 이해하려면, 우선 북측에서 말하는 ‘사회정치생명사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치생명이라는 말은 남측에서도 종종 쓴다. 어떤 정당이 더 이상 존립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당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말을 쓰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생명이란 정치인들이 정당으로 결속되어 활동하는 정치생활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북측의 논법에 따르면, 그와 똑같은 이치에서, 인민대중이 사회적 협동과 사상적 단결을 실현하여 자주적으로 살아가는 사회정치생활의 근원을 사회정치생명이라 한다. 그들에게 사회정치생명은 곧 자주성이다. 사회정치생명을 공유하고 자주적으로 생활하는 사회적 관계의 총체가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다.

정치인의 정치생명은 아무 데서나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에게 정치생명을 주는 부여자는 정당이다. 정당이 없으면 정치인의 정치생명도 있을 수 없다. 그와 똑같은 이치에서, 인민대중의 사회정치생명도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인민대중에게 사회정치생명을 주어 그들이 자주적으로 생활하도록 영도하는 사회정치생명의 부여자는,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수령이다. 수령이 당을 통하여 인민대중에게 사회정치생명을 준다는 것, 수령이 없으면 인민대중이 사회정치생명을 잃고 자주적으로 살지 못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혁명적 수령관’의 핵심내용이다.

자연계의 생물유기체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사멸하지만, 사회역사계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는 불멸하기 때문에 수령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와 함께 영생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북측에서 말하는 ‘수령영생사상’이다.

6차 서문에서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영원히 높이 모신다”고 한 것은 ‘수령영생사상’을 표현한 것이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하여 조직사상적으로 공고하게 결합되었다”고 한 것은 ‘혁명적 수령관’을 표현한 것이다.

5. 당의 성격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로동자, 농민, 근로인테리를 망라하는 근로인민들 가운데서 근로대중의 리익과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의 승리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복무하는 선봉적 투사들로서 조직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로동자, 농민, 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대중 속에 깊이 뿌리박고 그들 가운데서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하며 몸바쳐 싸우는 선진투사들로 조직한 로동계급의 혁명적 당, 근로인민대중의 대중적 당”이라고 명시되었다.

5차 서문에 나오는 ‘선봉적 투사들로 조직되었다’는 표현이나, 6차 서문에 나오는 ‘선진투사들로 조직되었다’는 표현은 용어선택의 차이일 뿐, 내용적인 차이는 아니다. 그런데 6차 서문에는 “로동계급의 혁명적 당, 근로인민대중의 대중적 당”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보충되었다. 이것은 조선로동당이 자기 성격을 전위정당(vanguard party)이며 동시에 대중정당(mass party)이라고 규정하였음을 뜻한다. 전위정당이며 대중정당이라는, 얼핏 모순된 표현으로 보이는 성격 규정은 무슨 뜻일까?

원래 맑스-레닌주의 좌파정당들은 전위정당의 성격과 대중정당의 성격이 좌파정당 안에서 양립될 수 없다고 하면서, 전위정당의 성격만 표방한다. 그와 다르게, 조선로동당은 전위정당의 성격만 표방해온 좌파정당의 기존 공식을 넘어서, 전위정당이며 대중정당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택하였다. 이 새로운 공식은 전위정당의 성격을 약화시키거나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전위정당의 성격과 더불어 대중정당의 성격도 가진다는 뜻이다.

원래 전위정당이란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선진역량을 중심으로 조직된 혁명정당을 뜻한다. 좌파정당들이 스스로를 노동계급의 전위정당으로 인식하는 까닭은, 혁명을 영도할 선진계급은 오직 노동계급 뿐이고 농민이나 지식인은 노동계급이 이끌어 갈 동반계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혁명과정에서 역할과 임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선진계급과 동반계층의 차별성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주체사상의 논리에 따르면, 사회정치생명을 공유한 사회정치적 생명체 안에서 선진계급과 동반계층 사이에 존재와 속성의 차이는 없다. 조선로동당이 스스로를 전위정당이며 대중정당이라고 인식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6. 당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당의 지위에 대한 제1항목은 바뀌지 않고 “조선로동당은 조선민족과 조선인민의 리익을 대표한다”는 똑같은 문장으로 표현되었다. 여기서 조선민족은 남, 북, 해외에 있는 전체 민족구성원을 뜻하고, 조선인민은 북측에 있는 사회구성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조선로동당이 북측 인민의 이익만이 아니라 전민족적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적 대표체의 지위에 있음을 밝힌 것이다.

5차 서문에는 당의 지위에 대한 제2항목만 들어있었다. 그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우리나라에서 로동계급과 전체 근로대중의 선봉적 조직적 부대이며 전체 근로대중 조직체 중에서 최고 형태의 혁명조직”이라고 명시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6차 서문에는 당의 역할에 대한 항목을 새로 보충하였다. 그 서문은 “조선로동당은 근로인민대중의 모든 정치조직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형태의 정치조직이며, 정치, 군사, 경제,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를 통일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회의 령도적 정치조직이며, 혁명의 참모부”라고 하면서 당의 지위와 역할을 명시하였다.

7. 당의 사명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이룩된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발전시킨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이룩하신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고수하고, 계승발전시키며, 당건설과 당활동에 초석으로 삼는다”고 명시되었고, 그것에 더하여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개척하신 주체혁명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투쟁한다”는 새로운 내용이 보충되었다. 6차 서문에 따르면, 조선로동당의 사명은 ‘혁명전통을 계승발전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주체혁명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투쟁하는 것’이다.

북측에서 말하는 주체혁명위업이란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과업을 뜻하며, 주체혁명위업의 승리란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한다는 뜻이다.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한다는 말은, 인민대중이 자연계와 사회역사계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속박과 구속에서 벗어나 사회정치생명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발현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규정을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주의 최고이상을 실현한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

8. 당의 당면목적과 최종목적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명시되었다. 그에 비해,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데 있다”고 명시되었다. 당의 당면목적과 최종목적을 규정한 몇 가지 개념들이 바뀌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당의 당면목적을 명시한 항목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한다”는 표현이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라는 개념을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개념으로 바꾼 것이다. 북측에서는 2012년이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라고 공언해 왔다. 이것은 2012년이 사회주의 강성대국으로 들어서는 진입기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당면목적을 달성하는 때는 2012년이 지난 뒤에 올 것이다.

둘째, 당의 당면목적에 대한 항목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한다”는 표현이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한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서,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을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으로 바꾼 것이다.

당규약 서문이 개정되었어도 바뀌지 않은 ‘민족해방’이란 개념은, 6차 서문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남조선에서 미제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책동을 짓부시는 것”을 뜻한다.

또한 5차 서문에 나왔던 ‘인민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은, 193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각지에서 일어난 혁명을 말한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북위 38도선으로 갈라진 한반도 전역에서도 인민민주주의혁명이 일어났는데, 북측에서는 승리하였으나 남측에서는 좌절하였다.

사회성격론에 따르면, 60여 년 전 남측의 사회성격은 식민지반봉건사회였으나 1980년 중반 이후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로 전변되었다는 것인데, 조선로동당은 그러한 사회성격의 변화에 따라 혁명의 성격도 바뀌어 인민민주주의혁명이 민주주의혁명으로 전환되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6차 서문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남측이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수행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조선로동당의 논리에 따르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은 남측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왜 전국적 범위에서 일어난다는 식의 모순된 표현을 썼을까? 당규약 서문에 나온 ‘전국적 범위’라는 개념은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혁명역량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지리적 공간은 남측이지만, 조선로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책동을 짓부시는 것”을 남측만이 아니라 북측에게도 주어진 ‘전국적 범위’의 혁명과업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로동당이 대남혁명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북측이 남측과 함께 6.15 공동선언을 채택한 뒤로 10년 지났는데, 조선로동당은 왜 대남혁명노선을 계속 견지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 의문을 푸는 열쇠는 상응적 남북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남측 정부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통일을 추진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4조에 따라 흡수통합노선을 견지하는 한, 조선로동당도 그에 대응하여 대남혁명노선을 견지하는 것이다.

셋째, 당의 최종목적에 대한 항목에서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한다”는 표현이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한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 수정항목에는 무슨 뜻이 들어있을까?

원래 맑스-레닌주의 좌파정당의 최종목적은, 프레드릭 엥겔스(Frederick Engels)가 1884년에 집필한 저작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Family, Private Property and the State)’에서 언급하였던, “생산자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연합체에 기초하여 생산을 재조직하는 사회(Society, which will reorganize production on the basis of a free and equal association of the producers)”라는 개념에서 찾아낸 공산주의이상사회 건설이다. 그들의 최종목적은 생산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조하여 생산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이고, 그들이 전망하는 공산주의이상사회 건설은 생산관계를 개조한 자유와 평등의 완전한 실현이다.

그런데 그와 다르게, 조선로동당의 최종목적은 생산관계 개조에 국한되지 않고, 주체사상이 제시한 자연개조, 사회개조, 인간개조로 확대된다. 조선로동당의 논리에 따르면,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최종목적은 생산관계 개조를 포함한 자연개조, 사회개조, 인간개조의 완성인 것이다. 조선로동당이 생산관계 개조에 국한된 공산주의 이상사회 건설이라는 낡은 개념을 버리고, 주체사상의 3대 개조론이 제시한 인민대중의 자주성 실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채택한 것은, 주체사상을 표방한 당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9. 당의 사상노선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세계 사회주의진영 내부에서 벌어진 격렬한 사상투쟁을 의식하여, “조선로동당은 자본주의사상과 마찬가지로 국제공산주의운동과 로동계급운동에서 나타난 수정주의, 교조주의를 비롯한 온갖 기회주의를 반대하고 맑스-레닌주의의 순결성을 고수하기 위하여 견결히 투쟁한다”고 명시하였다. 그와 다르게, 6차 서문은 세계 사회주의진영이 해체된 뒤로 변화된 정세를 반영하여, “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 교양을 강화하며, 자본주의사상, 봉건유교사상, 수정주의, 교조주의, 사대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동적 기회적 사상조류들을 반대배격하며,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원칙을 견지한다”고 명시하였다. 조선로동당의 사상노선은 주체사상 교양 강화, 반동적 기회적 사상조류 반대배격,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원칙 견지로 요약된다. 당의 사상노선에서 주체사상 교양 강화와 함께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원칙 견지가 병존하는 것은, 주체사상이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원칙을 배제하지 않고 구성성분으로 포괄하였음을 말해준다.

10. 당건설의 기본원칙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는 것을 당건설과 당활동의 기본원칙으로 삼는다. 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에 기초한 전당의 사상의지적 통일단결을 계속 강화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당 안에 사상과 령도의 유일성을 보장하고, 당이 인민대중과 혼연일체를 이루며, 당건설에서 계승성을 보장하는 것을 당건설의 기본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이 명시한 당건설 3대 기본원칙은,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영도체계 보장, 당과 인민대중의 사상적 조직적 단결 실현, 당건설에서 계승성 보장이다.

11. 당의 정치노선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프로레타리아독재를 실시하며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총로선으로서 천리마운동과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추진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선군정치를 사회주의 기본정치방식으로 확립하고 선군의 기치 밑에 혁명과 건설을 령도한다. 조선로동당은 인민정권을 강화하고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힘있게 다그치는 것을 사회주의건설의 총로선으로 틀어쥐고 나간다”고 명시되었다.

당의 정치노선에서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기존 개념이 선군정치 확립과 인민정권 강화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바뀌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동계급을 혁명의 주력으로 인정하는 맑스-레닌주의 좌파정당들과 다르게, 조선로동당은 인민군대를 혁명의 주력으로 인정하므로,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기존 개념을 선군정치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바꾼 것은 당연하다. 또한 조선로동당은 프롤레타리아독재로 인민정권을 강화한다는 기존 개념을 버리고, 선군정치로 인민정권을 강화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택했다. 한편, 당의 사회주의건설노선에 대한 항목에서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사회주의건설노선으로 정한 것은 바뀌지 않았다.

12. 당의 사업원칙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첫째,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인민들의 물질적 및 문화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이는 것을 최고의 활동원칙으로 삼는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인민생활을 끊임없이 높이는 것을 당활동의 최고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되었다.

둘째,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사람과의 사업을 당사업의 기본으로 삼는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사람과의 사업을 당사업의 기본으로 한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 보충된 항목은 “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의 기치 밑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그 위력을 높이 발양시켜 나간다. 조선로동당은 사상을 기본으로 틀어쥐고 인민대중의 정신력을 발동하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셋째,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모든 당사업의 기본원칙으로 계급로선과 군중로선을 관철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계급로선과 군중로선을 철저히 관철하여 당과 혁명의 계급진지를 굳건히 다지며 인민의 리익을 옹호하고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며 인민대중의 운명을 책임진 어머니당으로서의 본분을 다해 나간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 보충된 항목은 “조선로동당은 혁명과 건설을 령도하는 데서 로동계급적 원칙, 사회주의 원칙을 견지하며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넷째,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항일유격대식 사업방법, 청산리정신 및 청산리방법을 철저히 관철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항일유격대식 사업방법, 주체의 사업방법을 구현한다”고 명시되었다.

다섯째,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온 사회의 혁명화, 로동계급화, 인테리화를 촉진하고 사회주의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견고히 하며 나아가서 사회주의제도를 강화하고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촉진시키기 위한 투쟁에서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활발히 진행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혁명대오를 정치사상적으로 튼튼히 꾸리고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제도를 공고발전시키며 인민군대를 강화하고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며 사회주의 자립적 민족경제와 사회주의문화를 발전시켜 나간다”고 명시되었다.

여섯째, 6차 서문에 보충된 항목은 “조선로동당은 근로단체들의 역할을 높여 광범한 군중을 당의 두리에 묶어세우며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투쟁에로 조직동원한다”는 것이다.

13. 당의 대남정책과 통일정책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로동계급의 령도적 역할을 높임으로써 로농동맹을 기초로 한 전조선의 각계각층 애국적 민주력량들과의 통일전선을 강화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명시되었는데,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전조선의 애국적 민주역량과의 통일전선을 강화한다”고 명시되었다.

조선로동당의 대남정책은 ‘통일전선 강화’로 요약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일전선이란 사상과 이념이 다른 정치주체들이 공동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손잡는 연합정치의 전략적 방침을 뜻한다.

당규약 서문에 나오는 전조선의 애국적 민주역량이란 남측의 애국적 민주역량이라는 뜻이다. 북측에서 말하는 애국적 민주역량을 남측의 정치지형에서 살펴보면, 중도우파세력과 중도좌파세력을 포괄하는 각계각층 각당각파라고 말할 수 있다. 현존 정당구도로 말하면, 애국적 민주역량에는 중도우파정당들인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 중도좌파정당들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모두 포괄된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국주의 침략군대를 몰아내고 식민지통치를 청산하며 그리고 일본군국주의의 재침기도를 좌절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남조선 인민들의 사회민주화와 생존권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조국을 자주적 평화적으로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하여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투쟁한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책동을 짓부시며 사회의 민주화와 생존의 권리를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성원하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 담긴 당의 대남정책 기조를 남측 용어로 표현하면, 주한미국군 철군, 한미동맹 철폐, 일본군국주의 재침저지, 민주화운동 및 생존권투쟁 지지성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6차 서문에 담긴 당의 통일정책 기조는 6.15 공동선언이 천명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한다”는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14. 당의 대외정책과 국제주의 임무에 대한 항목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정보충되었다. 5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자주성과 프로레타리아 국제주의원칙에 기초하여 사회주의나라들과의 단결과 국제공산주의운동과의 련대성을 강화하고 세계의 모든 신흥세력나라 인민들과의 친선 협조관계를 발전시키며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인민들의 반제민족해방운동과 자본주의나라들의 로동계급과 그 밖의 인민들의 혁명투쟁을 지지하고 광범한 련합전선을 실현하여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와 지배주의를 반대하며 평화와 민주주의 민족적 독립과 사회주의 공동위업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명시되었다. 6차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은 자주, 평화, 친선을 대외정책의 기본리념으로 하여 반제자주력량과의 련대성을 강화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키며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책동을 반대하고 세계의 자주화와 평화를 위하여 세계사회주의운동의 발전을 위하여 투쟁한다”고 명시되었다.

5차 서문은 1970년대의 복잡한 국제정세를 반영하여 사회주의진영의 단결,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연대, 신생독립국 인민들과의 친선과 협조, 제3세계 반제민족해방운동 및 자본주의나라의 혁명투쟁과의 연합전선 구축, 민주주의 민족적 독립과 사회주의공동위업의 승리를 위한 투쟁을 명시하였다. 그에 비해, 6차 서문은 오늘의 변화된 국제정세를 반영하여 반제자주역량과의 연대, 국제적 선린우호관계 발전, 제국주의 침략과 전쟁책동 반대, 세계의 자주화와 평화를 위한 투쟁, 세계사회주의운동 발전을 위한 투쟁을 명시하였다. (2010년 10월 25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