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항공기의 담대무비한 위협비행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비행체는 어느 선까지 남하했을까?

2010년 8월 16일 남측 언론매체들은 미확인 비행체의 출현에 대해 보도하였다. 보도내용의 줄거리는, 2010년 8월 9일 서해에서 인민군 해안포 부대의 위협사격이 끝난 뒤 연평도 북쪽 하늘에 미확인 비행체가 출현하였다는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그 비행체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쩔쩔맸다.

두말할 나위 없이, 연평도 상공에 출현한 미확인 비행체는 인민군이 운용하는 비밀병기다. 미국 국방부와 합참본부는 자기들이 파악한 인민군 비밀병기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한국군 합참본부에게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인민군이 비밀병기를 등장시켜 무력시위를 하는 경우 한국군 합참본부는 대응은 고사하고 비밀병기의 정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쩔쩔매다가 대강 어림잡은 정보를 남측 언론매체들에게 흘려주고 넘어가곤 한다. 이번에도 그러하였다. 8월 9일에 있었던 비행체의 출현이 한 주가 지난 8월 16일에 가서 뒤늦게 남측 언론에 보도된 것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비행체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어림잡은 정보를 언론에 흘려주고 넘어갔음을 말해준다. 주한미국군사령부는 모른 척하면서 함구무언이었다.

인민군이 연평도 상공에 띄운 비행체에 관해 그나마 알려진 것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대강 어림잡아 언론에 흘려준 정보밖에 없으므로, 너무 허술한 정보이지만 하는 수 없이 그 정보를 기초자료로 삼고 관련정보를 더 찾아내어 정밀분석하는 수밖에 없다.

남측 언론매체들이 미확인 비행체에 대해 보도한 내용을 비교해 보면, 다른 언론매체들보다 하루 늦게 <동아일보>가 보도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인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동아일보> 2010년 8월 17일 보도에서 한국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포사격이 종료된 뒤인 9일 오후 10시경 무인항공기로 추정되는 7m 정도 크기의 비행체가 NLL 인근인 연평도 북방 20여 km 북측 상공에서 지상 50m의 고도로 지나가는 것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동체길이가 7m밖에 되지 않는 비행체에는 조종사가 탈 수 없으므로, 명백하게도 그 비행체는 인민군이 운용하는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였다.

남측 언론매체들의 일치된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출현한 곳은 연평도 북쪽 20km 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군은 연평도 북쪽 20km 해수면 위에서 50m 높이로 초저공 비행하는 무인항공기를 어떻게 탐지할 수 있었을까?

연평도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육지의 산간지대에 있는 한국군 감시레이더가 연평도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해수면 위에서 50m 높이로 초저공 비행하는 7m 길이의 무인항공기를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그 무인항공기가 레이더 전자파를 흡수하는 스텔스 성능을 가진 경우, 레이더 포착은 아예 불가능하다. 아래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그 비행체는 스텔스 무인항공기였다.

<동아일보>는 그 비행체가 “관측되었다”고 표현했고, KBS 뉴스는 “우리 군 관측장비에 포착됐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표현은 인민군 무인항공기를 포착한 것이 한국군 감시레이더가 아니라 관측장비였음을 말해준다.

<한겨레> 2010년 8월 16일 보도에서 국방부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출현한 때는 “야간 상황이라 육안 식별이 어려웠다.” 육안으로 물체를 식별하기 힘든 캄캄한 밤에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스텔스 무인항공기를 탐지하는 수단은 야간관측장비(night-observation device)밖에 없다. 연평도 상공에 출현한 인민군 무인항공기를 야간관측장비로 탐지한 것은 연평도에 있는 전탐감시대였다.

그런데 한국군 전탐감시대가 사용하는 야간관측장비(TAS-970K) 시정(視程)은 8km밖에 되지 않는다. 그 야간관측장비로는 20km 떨어져 있는 물체를 관측하지 못한다. 한국군 전탐감시대가 시정 8km짜리 야간관측장비를 사용하는데도, 20km나 떨어진 상공을 비행하는 무인항공기를 관측하였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를 한국군 당국자들이 늘어놓은 까닭은,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연평도에 근접하여 비행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기 때문이다.

연평도에 있는 전탐감시대가 야간관측장비로 무인항공기를 관측한 것은, 그 비행체가 연평도 북쪽 8km 상공보다 훨씬 더 아래쪽으로 남하했다는 뜻이다. 인민군 무인항공기는 어느 선까지 남하했을까? 연평도에서 황해남도 해안까지 12km이고, 남측 연평도에서 북측 석도까지는 2.8km다. 인민군 무인항공기는 연평도와 석도의 중간선을 초저공으로 비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남측에서는 그 중간선을 ‘북방한계선(NLL)’이라 부른다. 놀랍게도, 인민군 무인항공기는 ‘북방한계선’을 따라 초저공으로 비행한 것이다. 이것은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연평도를 정찰하는 군사임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담대무비한 위협비행을 하였음을 말해준다.

인민군 무인항공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연평도에 있는 전탐감시대가 인민군 무인항공기 위협비행을 관측한 시각은 밤 10시경이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은폐하는 바람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민군 해안포 부대는 2010년 8월 9일 오후 8시 25분과 8시 37분에 조명탄을 쏘면서 대청도 앞바다와 우도 앞바다를 행해 야간사격을 하였는데, 이것이 인민군 해안포 부대의 4차 위협사격이다. 4차 위협사격이 끝난 뒤 약 1시간 20분이 지났을 무렵,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출현하였다.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밤 10시경에 캄캄한 바다 위에 출현한 것은, 야간비행능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야간비행능력을 가진 무인항공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이스라엘 등 극소수 군사과학기술 선진국이다. 한국군이 2002년부터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송골매(RQ-101 Night Intruder 300)도 야간비행능력을 가졌는데, 송골매는 남측이 독자 생산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무인정찰기 서처(Searcher) 2의 완전한 복제품이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고, 캄캄한 밤에 해수면 위에서 50m 높이로 날아가는 무인항공기의 초저공 비행능력을 보고서도 놀랐다. 인민군이 띄운 그 비행체는 초저공 야간비행능력을 지닌 무인항공기였다. MBC <뉴스 데스크> 2010년 8월 16일 보도에서 ‘군 당국의 핵심 소식통’은 “군 당국도 북한이 이런 무인정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극소수 군사과학 선진국들이 장악한 기술독점 장벽을 뛰어넘지 못했고 따라서 첨단 무인항공기를 만들지 못했을 것으로 보는 편견이 남측에 지배적이지만, 이번에 인민군 무인항공기의 초저공 야간비행으로 그런 편견은 무너져 버렸다.

<동아일보> 2010년 8월 17일 보도에서 군 관계자는 “이전에도 몇 차례 북한 무인항공기가 훈련 때 비행하는 것이 관측된 적이 있다”고 말했고, <한국일보> 2010년 8월 16일 보도에서 합참 관계자는 “공개를 안 했을 뿐, 북한의 무인정찰기는 과거에도 여러 번 관측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드러난 것은, 한국군이 단독훈련을 실시하였을 때 또는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합동훈련을 실시하였을 때, 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출현하여 정찰활동을 벌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미국군과 한국군은 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출현한 정보를 언론에 알려주지 않아서 국민들만 모르고 있었다.

주목하는 것은,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한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과거에 여러 차례 출현했던 인민군 무인정찰기와 다른 특이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날 인민군 무인정찰기는 정찰활동을 벌였지만, 이번에 출현한 무인항공기는 정찰활동을 벌이지 않았다. 만일 인민군이 한국군 해상기동훈련을 정찰하려고 하였다면, 한국군 해상기동훈련이 끝난 오후 5시 전에 무인정찰기를 띄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현한 무인항공기는 한국군 해상기동훈련이 끝나고 5시간이 지난 뒤에 아무 것도 없는 캄캄한 바다 위에 출현하여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인민군 무인항공기의 정체에 대해 헷갈린 까닭은, 그 비행체가 다른 무인정찰기들이 보이지 않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고도 무인정찰기의 비행고도는 7-8km이고, 고고도 무인정찰기의 비행고도는 19-20km다. 물론 저고도 무인항공기는 그보다 훨씬 낮은 고도로 비행하지만, 그런 무인항공기는 동체길이가 1m도 되지 않는 장난감처럼 생긴 조그만 비행체다. 동체길이가 7m나 되는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50m 고도로 초저공 야간비행을 한 것은, 그 무인항공기가 첨단기술로 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한 인민군 무인항공기는 과거에 출현했던 인민군 무인정찰기와 다른 새로운 기종의 무인항공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 인민군이 무인항공기를 대북 군사훈련이 끝난 뒤에 띄운 것은, 무인정찰기와 구별되는 새로운 기종의 무인항공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한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무인정찰기가 아니었다면, 그 정체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무인항공기는 무인정찰기(URA, unmmaned reconnaissance aircraft)가 아니라 무인전투기(UCA, unmmaned combat aircraft)였다. 지상통제소에서 원격조종하는 무인항공기는 무인정찰기, 무인폭격기, 무인전투기로 분류된다.

무인정찰기와 무인전투기

이번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인민군 무인전투기가 어떤 무기인지를 알려면, 우선 무인항공기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무인정찰기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1950년대부터 무인항공기 개발기술을 선점해온 미국이다. 미국 공군이 1995년에 작전배치하자마자 유고슬라비아전쟁에 투입한 이후 360대를 작전배치한 무인정찰기 이름은 프레더터(Predator)다. 동체길이 8.5m, 최고항속 시속 217km, 작전거리 3,700km, 체공시간 24시간, 비행고도 7.6km다. 프레더터가 그 이전에 개발된 무인정찰기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 까닭은, 무인정찰기 가운데 처음으로 위성항법장치를 내장하였기 때문이다.

프레더터는 헬파이어(Hellfire) 공대지 미사일 또는 스틴저(Stinger) 공대공 미사일 또는 그리핀(Griffin) 공대지 미사일을 2기 장착함으로써 공격형 무인정찰기로 진화했다. 미국군은 유고슬라비아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에 프레더터를 투입하였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파키스탄과 예맨에서 저항세력을 살해하는 살육작전에 프레더터를 투입하였다. 현재 프레더터를 미국에서 수입해 운용하는 나라는, 자국 영토에 미국군 군사기지를 허용하여 미국으로부터 무기수입특혜를 받는 영국, 이탈리아, 터키 뿐이다.

2001년에 작전배치된 리퍼(Reaper)는 프레데터의 성능을 개량한 공격형 무인정찰기다. 동체길이 11m, 최고항속 시속 482km, 작전거리 5,900km, 체공시간 14시간, 비행고도 7.5km다. 리퍼의 비행속도는 프레더터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개량되었고,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14기를 장착하여 공습능력도 확대되었다. 미국은 영국, 이탈리아, 터키, 멕시코에 리퍼를 수출하였다.

미국 지상군이 2009년부터 132대를 작전배치한 공격형 무인정찰기는 워리어(Warrior)다. 동체길이 8m, 최고항속 시속 250km, 작전거리 740km, 체공시간 30시간, 비행고도 8.8km다.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또는 스틴저 공대지 미사일을 8기 장착한다.

미국 공군과 해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는 글로벌 호크(Global Hawk)다. 동체길이 13.5m, 최고항속 시속 800km, 작전거리 24,985km, 체공시간 36시간, 비행고도 19.8m다. 글로벌 호크는 무장하지 않는 대신, 제트엔진 추진력으로 비행한다. 대당 가격은 개발비까지 합산하면 1억2,320만 달러다. 2008년 미국군은 괌(Guam)에 글로벌 호크 4대를 고정배치하였다.

미국 공군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최신형 스텔스 무인정찰기 RQ-170 센터늘(Sentinel)을 운용하고 있다. <중앙일보> 2009년 12월 19일 보도에서 한국군 소식통은, 이 최신형 스텔스 무인정찰기가 2010년에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군이 운용하는 공격형 무인정찰기는 기존 무인정찰기에 공습능력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개량한 것이어서 항속과 고도에서 드러나는 결함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를테면, 프로펠러 추진력으로 비행하는 공격형 무인정찰기는 항속이 음속 이하로 너무 느리고 비행고도가 낮아 적의 방공무기에 격추될 위험이 높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2년 1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군이 운용하던 프레더터 60대 중에서 40대가 추락하였다. 그러므로 미국군의 공격형 무인정찰기는 허술한 방공무기밖에 갖지 못한 저항세력을 상대할 때는 쓸모가 있으나, 방공포, 대공미사일, 요격기로 무장한 정규군을 상대할 때는 격추되기 쉽다.

군사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공격형 무인정찰기의 성능을 능가한 무인전투기가 출현하였다. 무인정찰기가 정찰능력과 제한적인 공습능력을 지닌 것에 비해, 무인전투기는 탐지능력과 강화된 공습능력을 지녔다. 정밀유도폭탄이나 각종 미사일을 장착한 무인전투기는 타격목표를 쪽집게식으로 파괴하는 정밀타격임무를 수행한다.

무인정찰기와 무인전투기는 작전방식이 서로 다르다. 무인정찰기는 작전구역에서 비행하면서 공중촬영한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상통제소에 송신하는데, 지상통제소는 그 영상정보를 분석하여 공격 여부를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공습한다. 그와 달리, 무인전투기는 탐지장비를 싣고 다니는데, 그 장비에는 지상에 배치된 적의 무기체계가 입력되어 있다. 그러므로 무인전투기는 작전구역에서 비행하다가 타격목표를 탐지하는 경우, 현장에서 즉각 공습한다.

공군 조종사가 모는 유인전투기는 작전구역에서 적의 방공망에 걸려 격추 당할 위험 또는 적의 요격기와 공중전을 벌일 위험을 감수하지만, 무인전투기에는 조종사가 타지 않으므로, 설령 격추 당하더라도 조종사 인명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마디로 말해서, 무인전투기는 공습 효율성이 큰 신종 무기인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무인전투기는 공군 조종사를 육성, 훈련하는 데 들어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비도 적게 든다. 이를테면, 최신예 전투기 F-22 생산비는 3억3,000만 달러나 되는데 비해, 무인전투기 생산비는 그보다 훨씬 적다. 무인전투기는 공습 효율성만이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도 큰 신종 무기인 것이다.

어느 나라 무인전투기가 뛰어난 성능을 가졌을까? 미국 항공전문지 <에이뷔에이션 위크(Aviation Week)> 2007년 8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2005년부터 개발해온 무인전투기 모형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항공기 전시회에서 그 날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하였다. 아직 작전배치되지 않은 최첨단 무인전투기 스캣(Skat)이다. 러시아말로 스캣은 해양동물 가오리를 뜻한다. 아닌 게 아니라, 가오리 생김새처럼 동체와 날개가 구분되지 않는 이 무인전투기는 꼬리날개마저 없어 더욱 범상치 않은 인상을 준다. 동체길이 10.2m, 날개길이 11.5m, 최고항속 시속 800km, 작전거리 2,000km, 무기탑재량 2t이며, 적의 방공레이더망을 뚫는 스텔스 성능을 지녔다. 스텔스 무인전투기 스캣은 미국군의 공격형 무인정찰기 프레더터보다 약 4배나 더 빨리 비행하고, 미사일 3기를 동체 하단부에 있는 폭탄창에 실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스캣에 장착하는 공대지 미사일 Kh-31(AS-17 Krypton)은 마하 3.5의 속도로 해수면을 스치듯이 날아가는, 사거리 110km의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이다. 이 대함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스캣은 적의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스캣에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면 적의 공중조기경보기를 격추할 수 있다.

이처럼 무인전투기는 제트엔진 추진력으로 고속비행하고, 적의 방공레이더망을 뚫는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고, 무장을 더욱 강화한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무인전투기는 21세기 공습작전 양상을 바꿔놓을 신종 무기로 등장하였다.

이란의 무인정찰기를 주목하는 까닭

인민군 무인전투기가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을 하였는데도, 그 비행체가 무인전투기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북측이 무인전투기를 개발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무인정찰기도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하였다고 보는 것이 북측의 군사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남측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군사전문가가 한 말을 인용한 MBC <뉴스 데스크> 2010년 8월 16일 보도와 <연합뉴스> 2010년 8월 17일 보도는, 이번에 출현한 인민군 무인항공기가 북측이 러시아에서 수입하여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DR-3 REYS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아래 정보들은, 그런 추정이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착오였음을 일깨워준다.

<월간조선> 2007년 7월호에 실린 관련기사에 따르면, “1993년 방현공장에서 분리된 무인기 공장은 함경남도 신포에 있다”고 한다. 북측이 1993년에 무인항공기 공장을 건설한 것은,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측이 1980년대 중반에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는, 이란에서 무인항공기를 들여와 관련기술을 연구, 습득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1980년대 중반 이란은 이라크와 전쟁 중이었다.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 중인 이란의 무기조달을 봉쇄하였으나, 북측이 이란에게 무기조달을 비롯한 군사적 지원을 보내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란은 이라크와 전쟁 중에 무인정찰기 개발에 착수하였다. 이란이 미국의 봉쇄와 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무인정찰기 개발을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미국이 팔레비 친미정권에게 무인항공기 파이어비(Firebee)를 몇 대 넘겨주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무인정찰기 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봉쇄와 이란-이라크 8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이란이 많은 자금과 기술을 요구하는 무인정찰기 개발을 추진한 것은, 북측이 그들의 무인정찰기 개발을 전적으로 지원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란이 생산하고,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수출한 무인정찰기 모하저(Mohajer)의 원형은 1990년대 초 북측의 기술로 개발된 것이다. 모하저가 이주라는 뜻을 지닌 것은, 그 무인정찰기가 북측에서 만들어져 이란으로 이주해왔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현재 인민군이 운용하는 무인전투기의 성능을 외부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할 길은 없지만, 북측은 1980년대 중반에 이란이 시작한 무인정찰기 모하저 개발사업을 사실상 전담하다시피 했으므로, 그 이후 이란에서 무인정찰기 개발수준이 얼마나 발달되었는지 알아보면 북측의 현재 실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 공군은 페르시아만에 들락거리며 자국을 위협하는 미국군 항모전투단에 대응하고 아프가니스탄 내전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에 2세대 무인정찰기 아바빌(Ababil)을 작전배치하였다. 동체길이 2.8m, 날개길이 3.2m, 최고항속 시속 800km, 작전거리 700km, 비행고도 17km, 체공시간 1시간 30분이다.

이란의 무인정찰기 개발기술은 2000년대에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이란 뉴스통신사 <파즈 뉴스 에이전시(Fars News Agency)> 2010년 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 공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두 종류의 신형 무인정찰기 라드(Ra’d)와 나지르(Nazir)가 생산되고 있다. 라드는 우레라는 뜻이고 나지르는 선구자라는 뜻이다. 올해 2월부터 이란이 생산하는 이 두 종류의 무인정찰기는 장거리 정찰능력, 지상 400-500m 높이의 저공비행능력, 정밀폭격능력, 그리고 스텔스 성능을 가진 공격형 무인정찰기들이다. <파즈 뉴스 에이전시> 2010년 6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란 공군기지 네 곳에 공격형 무인정찰기 1개 대대씩 추가로 설치했는데, 머지 않아 이란의 모든 공군기지마다 공격형 무인정찰기 1개 대대씩 설치할 것이라고 한다.

아제르바이잔 뉴스통신사인 <트렌드 뉴스 에이전시(Trend News Agency)> 2010년 4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신형 스텔스 무인정찰기 페흐파드(Pehpad)를 개발한 이란혁명수비군은 2010년 4월 22일에 실시한 3군 합동군사훈련에서 시험비행을 마쳤고 곧 대량생산하게 된다고 한다.

<연합뉴스> 2010년 8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신형 장거리 무인폭격기 카라르(Karrar)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동체길이가 4m, 작전거리가 1,000km인 무인폭격기 카라르에는 스텔스 순항미사일 4기 또는 115kg짜리 폭탄 2발 또는 230kg짜리 정밀유도 미사일 1기를 장착한다.

이처럼 이란이 공격형 무인정찰기와 무인폭격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니, 1980년대 중반 이란에게 무인정찰기 개발기술을 전수해준 북측이 그 동안 무인항공기 개발기술을 부단히 발전시켜 무인정찰기는 물론이고 무인전투기까지 생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은밀비행 무인전투기를 운용하는 인민군

미국의 우주항공 전문지 <에어로스페이스 아메리카(Aerospace America)> 2003년 6월호는, “북측이 자체의 무인정찰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였고, 중동 국가에서 사들인 것이 아니라 독립국가협동체(CIS)에서 제작된 전술 무인정찰기 DR-3 REYS 몇 대를 입수(acquire)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DR-3 REYS의 동체길이는 7.3m이고, 동체 뒷쪽 좌우에 달린 삼각형 날개길이(canard wingspan)는 각각 3m씩이며, 제트엔진은 동체 상단부 뒤쪽에 달려있고, 저고도 비행능력을 지녔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미확인 비행체의 출현에 대해 보도하면서, 인민군이 러시아 무인정찰기 DR-3 REYS를 운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기사를 내놓았는데, 그런 추정은 위에 나온 <에어로스페이스 아메리카> 2003년 6월호 보도에 의존한 것이다.

그러나 북측은 러시아 무인정찰기를 작전배치하기 위해 수입한 것이 아니라, 개발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수입하였다. <동아일보> 2010년 8월 17일 보도가 정확하게 표현한 것처럼, 북측은 DR-3 REYS를 작전용이 아니라 “연구용으로 도입”한 것이다.

러시아의 무인정찰기 개발기술을 연구, 습득한 북측은 이전에 자체로 생산해오던 무인정찰기를 능가한 새로운 기종의 무인항공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북측이 독자 개발에 성공한 신형 무인항공기는 무인정찰기가 아니라 그보다 한 단계 발전된 무인전투기다. 북측은 1990년대에 무인정찰기를 자력으로 개발하였고, 2000년대에는 무인전투기를 자력으로 개발하였다. 자력갱생과 첨단기술의 절묘한 결합은 끝없이 전개되고 있다.

북측이 무인전투기 개발사업을 시작한 때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도 무인전투기 개발사업을 시작하였다. 중국이 무인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 때는 1999년이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3년 중국은 마침내 무인전투기 WZ-2000 개발에 성공하였다. 야간정찰능력을 지니고, 제트엔진 추진력으로 고속비행하는 이 무인전투기는 2005년 말에 중국 인민해방군에 작전배치되었다. 동체길이 7.5m, 날개길이 9.8m, 최고항속 시속 800km, 작전거리 2,400km, 전투반경 800km, 비행고도 18km, 체공시간 3시간, 무기탑재량 80kg이다. 그 이외에도 중국이 독자 개발한 최신형 스텔스 무인전투기들인 시앙롱(翔龍)과 안지안(暗劍)이 현재 운용단계에 들어갔다.

2010년 8월 9일 밤 10시경 ‘북방한계선’을 따라 위협비행한 인민군 무인전투기의 길이가 7m였으니, 크기로 보면 중국 인민해방군 무인전투기 WZ-2000과 비슷하다. 인민군 무인전투기가 연평도 앞바다에서 초저공으로 비행한 것은, 제트엔진 추진력으로 고속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제트엔진 추진력으로 비행하는 무인전투기는 지상물체와 충돌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육지 상공을 비행할 때는 중고도로 비행하고, 바다 상공을 비행할 때는 해수면 가까이 고도를 낮춰 저고도로 비행한다. 또한 북측은 스텔스 고속전투함과 스텔스 잠수함을 이미 자체로 건조하였으므로, 무인전투기에 스텔스 기술을 적용한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정보들을 종합하면, 북측은 중국이 개발한 WZ-2000과 성능이 비슷한 스텔스 무인전투기를 개발하였고, 현재 인민군이 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남측의 무인전투기 개발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연합뉴스> 2010년 3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추진해온 무인전투기 기초기술 연구사업은 2012년 말에 가서야 끝날 예정이고, 2013년에 무기화를 위한 연구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다급한 한국군은 이스라엘 무인폭격기 하피(Harpy) 120대를 수입하였다. 이 무인폭격기는 적의 방공레이더를 찾아가 파괴하는 자폭기능밖에 없다.

인민군이 은밀비행(스텔스) 무인전투기에 대량파괴무기(WMD)를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 툭하면 한반도에 출동하여 대북 침공작전을 연습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에게 결정타를 날릴 강력한 전략무기체계가 출현할 것이다.

미국군의 대북 침공작전을 격파할 인민군의 대응무기는 핵탄두가 전부가 아니다. 인민군이 핵탄두만큼 공들여 개발한 첨단무기체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민군의 3대 첨단무기체계는 미사일, 잠수함, 무인항공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난의 행군’으로 어려움을 겪던 1990년대 후반기에도 미사일, 잠수함, 무인항공기를 첨단기술로 개발, 생산하는 자력갱생 국방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하였다. 아직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파동비행 미사일, 동음변형 잠수함, 은밀비행 무인전투기는 그렇게 하여 출현한 3대 첨단무기다. (2010년 8월 23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