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은 왜 나타나지 않았을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제7 함대 전쟁연습에 동원되는 2개 집단군

2010년 2월 17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한미연합군 전쟁연습에 관해 발표하였다. 발표에 따르면, 키 리졸브(Key Resolve) 및 폴 이글(Foal Eagle)이라는 이름을 붙인 한반도 전쟁연습이 3월 8일부터 시작되는데, 키 리졸브는 3월 18일에 끝나고, 폴 이글은 4월 30일에 끝난다고 한다. 미국군 전쟁연습 키 리졸브는 10일 동안 계속하고, 한국군 전쟁연습 폴 이글은 53일 동안 계속하는 것이다.

<통일뉴스> 2010년 3월 4일자 관련기사에 나와 있는 키 리졸브 일정에 따르면, 3월 9일 포항에서 산악전 및 시가전 훈련을 실시하고, 3월 11일에는 대테러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3월 12일에는 시가전 및 야전의무훈련을 실시하고, 3월 15일에는 포병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3월 16일에는 부상자 후송 훈련을 실시하고, 3월 17일에는 항만 복구 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간략하게 발표한 일정만 봐서는 전쟁연습의 실상과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아래와 같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 알려진 대로, 한반도 전쟁연습을 주도하는 것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아니라 태평양함대사령부다.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작전계획 5027(OPLAN 5027)’에 따라 실시하는 지상군 실전연습도 있지만, 태평양함대에 배속된 해군력과 공군력이 참가하는 해공군 실전연습이 한반도 전쟁연습의 중추를 이룬다.

태평양함대가 한반도 전쟁연습을 실시하기 위해 어떤 작전계획을 세워두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한반도 비밀작전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윤곽이 알려진 ‘작전계획 5027’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태평양함대사령부가 공개하지 않은 한반도 비밀작전계획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태평양함대사령부의 한반도 비밀작전계획을 파악하려면, 태평양함대의 실전연습을 살펴보아야 한다.

미국 해군에는 6개 함대가 있는데, 태평양함대는 제7 함대와 제3 함대이고, 중동함대는 제5 함대이고, 대서양함대는 제2 함대와 제4 함대이고, 지중해함대는 제6 함대다. 태평양함대는 태평양함대사령관인 해군 대장 패트릭 월쉬(Patrick M. Walsh)가 지휘한다.

태평양함대를 구성하는 제7 함대는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2개 집단군을 동원한다. 2개 집단군은 항모강습단(Carrier Strike Group)과 원정강습단(Expeditionary Strike Group)이다. 그런데 <통일뉴스> 2010년 3월 4일자 관련기사에 나와 있는 올해 키 리졸브 일정을 보면, 해병대 원정강습단의 전쟁연습 일정만 있고 해공군 항모강습단의 전쟁연습 일정은 없다. 그렇게 된 까닭은, 올해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항모강습단이 동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올해 한반도 전쟁연습에 항모강습단을 동원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논한다.

제5 항모강습단의 실상

제7 함대 사령관인 해군 중장 존 버드(John M. Bird)가 지휘하는 제5 항모강습단(CSG Five)은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 CVN-73), 제15 구축함대(Destroyer Squadron 15), 제5 항모비행단(Carrier Air Wing 5)으로 편성되었다. 항모 조지 워싱턴호와 제15 구축함대의 거점은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이고, 제5 항모비행단의 거점은 일본 아쯔기(厚木) 해군항공기지다.

조지 워싱턴호는 2008년 9월 25일 이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에 고정 배치된 핵추진 항공모함인데, 승선병력은 3,200명이다. 또한 그 항공모함에는 제5 항모비행단 함재기 70대가 실린다.

조지 워싱턴호에서 출격하여 항모 공중작전에 참가하는 제5 항모비행단은 4개 타격전투기 대대, 1개 공중조기경보 대대, 1개 전술 전자전 대대, 1개 헬기 반잠수함 대대, 1개 함대 병참지원 대대 파견대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2,480명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이들이 각종 함재기를 몰고 동해 상공에 나타날 것이다. 제5 항모비행단 함재기들은 수퍼 호닛(Super Hornet)이라고 부르는 다기능 전투기(F/A-18E/F) 28대, 호닛(Hornet)이라고 부르는 다기능 전투기(F/A-18C) 22대, 프라울러(Prowler)라고 부르는 전자전기(EA-6B) 6대, 호크아이(Hawkeye)라고 부르는 공중조기경보기(E-2C) 6대, 그레이하운드(Greyhound)라고 부르는 수송기(C-2A) 2대, 그리고 씨호크(Seahawk)라고 부르는 헬기(SH-60F 및 HH-60H) 6대 등이다.

항모 조지 워싱턴호와 함께 해상작전을 벌이는 제15 구축함대는 미사일순양함 1척, 미사일구축함 5척, 미사일프리깃함 2척으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2,434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억 달러나 되는 미사일순양함 카우펜스호(USS Cowpens, CG-63)의 승선병력은 400명이다. 미사일구축함들인 머스틴호(USS Mustin, DDG-89)와 맥캠벨호(USS McCampbell, DDG-85)의 승선병력은 각각 380명씩이고, 미사일구축함들인 핏처럴드호(USS Fitzgerald, DDG-62), 커티스 윌버호(USS Curtis Wilbur, DDG-54), 존 맥케인호(USS John McCain, DDG-56)의 승선병력은 각각 281명씩이고, 미사일프리깃함들인 개리호(USS Gary, FFG-51)의 승선병력은 226명, 밴더그리프트호(USS Vandergrift, FFG-48)의 승선병력은 205명이다.

제7 원정강습단의 실상

미국 해군에는 10개 원정강습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제7 함대 사령관이 지휘하는 제7 원정강습단(ESG Seven)이 제5 항모강습단과 함께 한반도 전쟁연습에 동원된다.

제7 원정강습단은 제11 상륙전단(Amphibious Squadron 11), 제11 소해함대(Mine Countermeasures Division 11), 제7 함대외과의무단(Fleet Surgical Team 7), 제12 전술비행통제단(Tactical Air Control Squadron 12)으로 편성되었다. 구체적인 편성현황은 아래와 같다.

일본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에 거점을 둔 제11 상륙전단의 작전임무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동해로 출동하여 북측 해안에 해병대를 상륙시키는 것이다. 제11 상륙전단은 상륙공격함(amphibious assault ship) 2척과 부두상륙함(dock landing ship) 2척으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2,434명이다. 상륙공격함들인 에쎅스호(USS Essex, LHD-2)와 덴버호(USS Denver, LPD-9)의 승선병력은 각각 1,182명, 420명이다. 부두상륙함들인 하퍼스 페리호(USS Harpers Ferry, LSD-49)와 토투가호(USS Tortuga, LSD-46)의 승선병력은 각각 419명, 413명이다. 에쎅스호와 덴버호는 각각 해병대 병력 1,800명, 900명을 실어나르고, 하퍼스 페리호와 토투가호는 각각 504명씩 실어나른다. 그러므로 상륙공격함 2척과 부두상륙함 2척이 실어나를 해병대 병력은 3,708명이다.

또한 상륙공격함 에쎅스호에는 8명이 탑승하는 작전헬기(Twin Huey) 5대, 37명이 탑승하는 수송헬기(Sea Stallion) 4대, 25명이 탑승하는 수송헬기(Sea Knight) 12대, 대지공격 로켓포와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공격헬기(Super Cobra) 5대, 수직이착륙 대지공격기(Harrier) 10대가 실리고, 또 다른 상륙공격함 하퍼스 페리호에는 25명이 탑승하는 수송헬기 6대가 실린다. 그러므로 상륙공격함에 탑재된 각종 함재 헬기로 실어 나를 병력은 488명이다.

제11 상륙전단에 배치된 상륙공격함 2척, 부두상륙함 2척, 각종 함재 헬기 27대로 실어 나를 해병대 상륙전 병력은 모두 4,196명이다.

또한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에 거점을 둔 제11 소해함대(Mine Countermeasures Division)의 작전임무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기뢰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11 소해함대는 승선병력이 각각 81명씩인 어벤저호(USS Avenger, MCM-1), 디펜더호(USS Defender, MCM-2), 가디언호(USS Guardian, MCM-5), 페이트리엇호(USS Patriot, MCM-7) 등 소해함 4척으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324명이다. 포항에는 제14 헬기 소해함대(Helicopter Mine Countermeasures Squadron 14) 제1 파견대(Detachment 1)가 상주한다.

전함 17척, 함재기 112대, 병력 15,068명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반도 전쟁연습에는 제5 항모강습단 병력 8,114명, 제7 원정강습단 병력 6,954명을 합하여 15,068명이 동원된다. 그 전쟁연습에 동원되는 각종 전함 17척과 각종 함재기 112대의 화력이 어떤지는 논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태평양함대사령부는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 이외에 상륙단(amphibious group)과 잠수함단(submarine group)도 투입할 것이다.

키 리졸브 전쟁연습은 이처럼 제7 함대 사령관의 지휘 아래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동원하는 대규모 실전연습이다. 중요한 것은,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의 작전임무가 방어가 아니라 선제타격이라는 점이다. 주한미국군 사령관인 육군 대장 월터 샤프(Walter L. Sharp)는 키 리졸브가 연례방어훈련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세상을 속이려 들지만, 그것이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하다.

이를테면, 2010년 3월 9일 포항에서 실시한 산악전 및 시가전 훈련은 위장명칭이고, 실제로는 제7 원정강습단 해병대 병력이 원산만으로 쳐들어가는 상륙공격전 연습이었다. 이번에 실시된 상륙공격전 연습에는 미국 해병대 상륙전 병력 4,196명, 상륙함대 승선병력 2,434명, 소해함대 승선병력 324명을 비롯하여 6,954명이 넘는 대병력과 공격헬기 5대, 대지공격기 10대가 동원되었다.

이처럼 방대한 전투장비로 무장한 원정강습단이 이 강산을 휘젓고 다니며 실탄을 쏘아대는 전쟁연습에 광분하건만, 전쟁연습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너무도 적게 들린다. 미국군이 다른 나라 영토, 영해, 영공에서 전쟁연습을 하는 것 자체가 그 나라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그 나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건만, 이 땅의 주인들은 자기 주권이 침해당하고 자신들이 모독을 당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덤덤하다. 미국이 이 땅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어디로 피할 수도 없이 전쟁피해를 입는 것은 이 땅의 주인들이건만, 미국군의 북침전쟁연습이 몰고 오는 전운(戰雲)을 직시하지 못하고 오늘도 각자 생업에만 종사하고 있다.

미국군의 전쟁연습과 국민대중의 일상생활 사이에 놓인 기괴한 괴리현상은, 한반도 군사정세에 눈을 감아버린 비극의 산물이다. 이처럼 절박한 현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진보가 있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다. 미국의 침략전쟁을 배격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해야 하는 이 땅의 진보세력이 미국군의 전쟁연습과 국민대중의 일상생활 사이에 놓인 괴리현상을 타파해야, 오직 그렇게 하여야 평화와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다.

전쟁연습에 나가지 않은 항모강습단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북침전쟁연습에 관해 발표한 내용 가운데서 눈에 띄는 것은, 올해 키 리졸브에 동원된 병력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쟁연습에 동원된 미국군 병력은 18,000명인데, 2009년도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미국군 병력 26,000명이 동원되었으므로, 올해는 8,000명이 줄었다.

주한미국군 관계자가 한 말에 따르면, 올해 미국군 동원병력 가운데 8,000명이 줄어든 까닭은 항공모함을 동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전쟁연습에 동원하지 않은 항공모함은 조지 워싱턴호다. 항모 조지 워싱턴호를 주축으로 하는 제5 항모강습단 전체 병력수는 8,114명이므로,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 8,114명이 줄어든 것이다.

제7 함대 사령관이 지휘하는 북침전쟁연습은 타격-점령-제거 3단계로 실시된다. 타격단계에는 제5 항모강습단이 동원되고, 점령단계에는 제7 원정강습단이 동원되고, 제거단계에는 제20 지원사령부(20th Support Command) 산하 지상군 병력이 동원된다. 제5 항모강습단과 제7 원정강습단은 해군에 속하고, 제20 지원사령부는 육군에 속한다.

주한미국군 사령관 월터 샤프는 2010년 3월 11일 기자들에게 올해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제20 지원사령부 병력이 동원되었다고 밝혔다. 2004년 10월 16일에 창설된 제20 지원사령부의 작전임무는 인민군의 핵무기, 생화학무기, 방사능무기, 고폭탄 같은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20 지원사령부는 제52 병기단(52nd Ordnance Group), 제71 병기단, 제48 화학여단(48th Chemical Brigade), 제21 병기중대(21st Ordnance Comany)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5,500명이다.

그런데 제7 함대 사령관이 지휘하는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서, 제7 원정강습단이나 제20 지원사령부 산하 병력은 제5 항모강습단이 선제타격으로 진격로를 열어주어야 북침공격연습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북침전쟁연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5 항모강습단의 선제타격전 연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 북침전쟁연습에는 제5 항모강습단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침전쟁 시나리오는, 먼저 항모강습단이 선제타격으로 인민군 군사기지들을 파괴하고 나서, 원정강습단이 원산만에서 상륙전을 벌이고, 맨 나중에 대량파괴무기 제거단을 투입하는 순서로 짜여있는데, 항모강습단을 동원하지 않은 북침전쟁연습은 반쪽짜리 전쟁연습이 아닌가.

선택적 제한운항(SRA)은 무엇일까?

2010년도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왜 항모강습단이 나가지 않은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제5 항모강습단의 주력인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키 리졸브 기간 중에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미국 해군 각종 전함들의 근황을 알려주는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면, 항모 조지 워싱턴호는 모항(母港)인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키 리졸브 일정에 따라 동해에 있어야 할 항공모함이 엉뚱하게도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머무는 까닭은, 선택적 제한운항(selective restricted availability) 중에 있기 때문이다. 선택적 제한운항이란 선박을 정비하기 위해 운항을 선택적으로 제한하였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을 정비하는 방식은 두 가지인데, 한 가지 방식은 선거(船渠)에서 바닷물을 빼버리고 전면적인 보수작업을 하는 건선거 정비(dry dock repair)이고, 다른 한 가지 방식은 선거에 바닷물을 채워두고 선박을 물에 띄워놓은 채 간단한 보수작업을 하는 부선거 정비(floating dock repair)다. 건선거 정비를 하는 중에는 선박 운항이 전면 금지되지만, 부선거 정비를 하는 중에는 선박 운항이 부분 제한된다.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있는 항모 조지 워싱턴호는 지금 부선거 정비를 받는 중이다. 조지 워싱턴호가 부선거 정비에 들어간 날은 2009년 12월 17일이다. 조지 워싱턴호의 부기관장 마크 씰배취(Mark Seelbach)는, 조지 워싱턴호 자체 공보실에서 펴내는 소식지 2010년 2월 12일자 관련기사에서 “우리는 연례적으로 (선택적 제한운항)을 하는 특이한 상황에 있다(We are in the unique situation in that we do a [SRA] yearly)”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2009년 12월 17일에 부선거 정비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3월 키 리졸브에 참가했던 제3 함대 사령관인 해군 중장 마크 밴스(Mark A. Vance)가 기자들에게 “우리가 참가하는 훈련은 수 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봐서, 키 리졸브 계획은 12월에 수립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연례정비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하지 않고 2009년 12월 17일에 가서야 느지감치 시작한 것은, 태평양함대사령부가 항모강습단을 2010년도 키 리졸브에 동원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음을 말해준다.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왜 2010년도 키 리졸브 전쟁연습에 항모강습단을 동원하지 않고 원정강습단만 동원하기로 결정하였을까? 수수께끼 같은 이 문제를 풀어줄 해답의 실마리는 태평양함대의 최근 작전동향에서 찾아낼 수 있다.

전격적인 동해 진입, 예고 없는 북침전쟁연습

태평양함대는 제7 함대와 제3 함대로 구성되었데, 제7 함대의 작전구역은 서태평양이고, 제3 함대의 작전구역은 북태평양이다. 제7 함대 산하에는 제5 항모강습단과 제7 원정강습단이 있고, 제3 함대 산하에는 제11 항모강습단이 있다.

제11 항모강습단은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USS Nimitz, CVN-68), 제11 항모비행단(Carrier Air Wing 11), 제23 구축함대(Destroyer Squadron 23)로 편성되었다. 제5 항모비행단과 마찬가지로, 제11 항모비행단도 4개 타격전투기 대대, 1개 공중조기경보 대대, 1개 전술 전자전 대대, 1개 헬기 반잠수함 대대, 1개 함대 병참지원 대대 파견대로 편성되었다. 제23 구축함대는 미사일순양함 프린스턴호(USS Princeton, CG-59), 미사일구축함들인 히긴스호(USS Higgins, DDG-76), 존 폴 존스호(USS John Paul Jones, DDG-53), 핑크니호(USS Pinckney, DDG-91), 샘슨호(USS Sampson, DDG-102)로 편성되었다.

항모 니미츠호와 제23 구축함대의 거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 항구도시 샌 디에고(San Diego) 인근에 있는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Naval Base Point Loma)다. 제11 항모비행단의 거점은 캘리포니아주 중남부에 있는 리무어 해군 항공기지(Naval Air Station Lemoore)다.

미국 해군 항모강습단들의 근황을 알려주는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면, 제11 항모강습단은 2010년 2월 17일 중국 홍콩(香港)에 입항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11 항모강습단이 홍콩에 입항하던 날, 주한미국군사령부는 2010년도 키 리졸브 및 폴 이글 일정을 언론에 알려주었다. 홍콩에 나흘 동안 머문 제11 항모강습단은 2월 21일 동중국해로 출항하였고, 2월 22일부터 동중국해에서 전쟁연습에 돌입하였다. 이러한 정황을 보면, 제7 함대 소속 제7 원정강습단이 동중국해에서 한반도로 떠날 채비를 서두르던 시간에, 제3 함대 소속 제11 항모강습단은 동중국해에서 전쟁연습에 돌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7 원정강습단의 전쟁연습과 제11 항모강습단의 전쟁연습은 서로 어떻게 연관된 것일까? 그 연관관계를 밝혀줄 정보는, 미국 해군 공보실이 자체 웹싸이트에 올려놓은 현장 사진에 들어있었다. 놀랍게도, 그 사진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키 리졸브 및 폴 이글 일정을 두 번째로 언론에 알려준 2010년 3월 3일, 동해에서 전쟁연습을 벌이는 제11 항모강습단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동중국해에서 전쟁연습을 벌이던 제11 항모강습단은 어느 틈에 동해로 들어가서 전쟁연습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제11 항모강습단이 2월 22일부터 3월 2일 사이 어느 날 전격적으로 동해에 진입하여 예고하지 않은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제11 항모강습단의 전격적인 동해 진입과 예고 없는 북침전쟁연습은 키 리졸브가 시작된 날로부터 하루가 지난 3월 9일까지 계속되었다.

이전에 해마다 그러했던 것처럼, 항모강습단이 부산항에 입항하여 함상공개행사, 환영행사, 기자회견 등을 가진 다음, 사전에 예고한 일정에 따라 동해로 출항하여 시작한 북침전쟁연습보다, 동중국해에서 전쟁연습을 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뱃머리를 돌려 전속력으로 동해에 들이닥치는 북침전쟁연습이 훨씬 더 위험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태의 심각성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제3 함대 산하의 또 다른 항모강습단인 제9 항모강습단이 2010년 3월 5일 동중국해에 나타나서 3월 9일까지 전쟁연습을 벌였다.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USS Abraham Lincoln, CVN-72), 제2 항모비행단, 제9 구축함대로 편성된 제9 항모강습단의 거점은 미국 북태평양 연안의 워싱턴주 에버렛(Everett)항이다.

저들의 작전동향을 종합해보면, 동중국해에서 전속력으로 돌진한 제11 항모강습단이 동해에 들어가 선제타격전 연습을 실시하고, 사세보와 오키나와에서 출동한 제7 원정강습단은 포항에서 상륙공격전 연습을 실시하고, 북태평양에서 동중국해로 진입한 제9 항모강습단은 ‘대만 방어전’ 전쟁연습을 실시하고, 일본에 남아있는 제5 항모강습단은 ‘선별적 제한운항’이라는 이름의 비상대기 상태에 있었음이 드러난다. 이것은 태평양함대사령부의 비밀작전계획이 어떻게 전개되는 것인지를 말해준다. 2개 항모강습단이 동중국해와 동해에서 동시에 선제타격전을 벌이고, 1개 원정강습단이 한반도에서 상륙공격전을 벌이고, 1개 항모강습단은 일본에서 비상대기하는 것, 바로 이것이 그들이 기습전을 도발하려는 비밀작전계획이다.

<통일뉴스> 2010년 3월 8일에 발표한 나의 글 ‘72시간 만에 끝날 동시전쟁’에서 논한 대로, 미국 군부는 한반도와 대만에서 동시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현실로 확인되었다. 미국군이 북측의 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동시에 상대하려면, 3개 항모강습단과 1개 원정강습단을 투입하는 초대형 실전연습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인민군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사단

현대전의 특징은 적군의 군사기지들을 장거리 선제타격으로 제압하는 것이다. 만일 적군이 아군의 개전태세를 포착하거나, 적군에게 아군의 개전시각이 알려지면, 적군으로부터 선제타격을 받게 된다. 선제타격은 전쟁 승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다.

인민군과 미국군의 선제타격 준비태세를 비교하면, 인민군이 월등히 앞선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인민군이 미국군의 공중정찰과 통신감청을 따돌리고 개전태세를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군은 인민군의 무선교신량이 증가하고 인민군 병력과 전투장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을 포착하면 개전이 임박하였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인민군은 개전태세와 개전시각을 미국군에게 노출시키지 않고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 인민군의 선제타격무기는 미사일, 방사포, 자행포, 전투기, 잠수함인데, 그런 전투장비들은 지하요새에 은폐, 방호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군 정찰위성과 고공정찰기는 인민군이 지하요새에서 개전태세를 취하는 움직임을 전혀 포착하지 못한다. 또한 인민군은 땅 속에 묻은 광섬유 통신선을 이용하여 교신하고, 그런 통신수단이 아직 닿지 않는 말단 무력단위들에는 연락병을 통하여 교신할 뿐 아니라, 북측 인민들에게 전시대피령을 내릴 때도 유선방송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국군의 통신감청을 완벽하게 따돌리고 개전태세를 취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은 인민군에게 전부 노출되어 있다. 인민군은 통신감청을 통해 주한미국군 움직임을 파악하고, 러시아 정찰위성을 통해 주일미국군 움직임도 파악한다. 또한 주한미국군 가족과 주한미국군에 소속된 민간 군무원 및 그 가족을 오산 공군기지로 집결시켜 일본으로 대피시키는 전시대피훈련이 해마다 한 차례씩 벌어지는데, 140,000명이나 되는 남측 체류 미국인들을 대피시키는 움직임이야말로 미국군의 선제타격이 임박하였음을 인민군에게 알려주는 조짐이다.

인민군에게 노출되지 않고,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을 동원하여 대북 선제타격을 개시할 묘책을 궁리하던 태평양함대사령부가 고안해낸 방법은, 항공모함을 정비하는 척하면서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대기시켜놓고 다른 항모강습단을 전격적으로 동해에 진입시켜 인민군을 선제타격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또 다른 항모강습단을 동중국해에 배치하여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다. 2010년도 키 리졸브가 그런 식으로 실시되었다.

그러나 인민군 총참모부는 홍콩에서 동중국해로 출항한 제11 항모강습단이 2월 22일부터 북침전쟁연습에 돌입하였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2010년 2월 25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만약 미제와 남조선 괴뢰호전광들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으로 맞받아나갈 것이며 필요한 경우 핵억제력을 포함한 모든 공격 및 방어수단을 총동원하여 침략의 아성을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릴 것”이라는 경고성명을 발표하였다. 필요한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침략의 아성이라고 표현한 미국 본토를 향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겠다고 밝힌 이 경고성명은, 이제까지 북측이 발표한 각종 대미 성명들 가운데서 가장 강경한 것이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11 항모강습단의 동해 진입 조짐을 사전에 파악하였으므로, 핵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한 초강경한 성명을 발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이 실제로 개전태세를 취하는 조짐을 보이는 경우, 인민군은 선제타격을 개시할 것이다. 동중국해에서 동해로 진입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항모강습단의 속도는, 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을 집중타격하는 속도보다 결코 빠를 수 없다. 항모 니미츠호의 항해속도는 시속 58km인데, 항모강습단이 동중국해에서 동해로 들어가는 길목인 일본 고토열도(五島列島) 앞바다를 지나는 시점부터 동해안에 배치된 인민군 대함 미사일의 사거리 500km 밖에 있는 동해 해상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이다. 인민군은 그 4시간 동안 대구경 방사포, 단거리 미사일, 중거리 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 기지들을 초토화할 것이다.

남측 정부 소식통이 한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3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은 사거리가 3,000km가 넘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2007년에 작전배치하였고, 신형 중거리 미사일 사단을 창설하였음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이 중요한 정보에서 명확하지 않은 점들을 명료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언론매체들은 위의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거리 탄도미사일(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IRBM)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edium-range ballistic missile/MRBM)을 혼동하였다. 중거리 미사일 사거리는 3,000-5,500km이고, 준중거리 미사일 사거리는 1,000-3,000km다. <연합뉴스> 관련보도에서 신형 중거리 미사일의 사거리가 3,000km가 넘는다고 했으니, 당연히 중거리 미사일을 말한 것이다.

둘째, 인민군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무수단 1호’라고 자의적으로 이름을 붙인 미사일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무수단 1호’의 사거리는 3,200-4,000km이고, 탄두무게는 650kg이다. 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차량발사대에서도 쏠 수 있고 잠수함 수중발사관에서도 쏠 수 있는데, 탄두가 3개인 다탄두 미사일이다. 바퀴지름이 어른 키를 넘어서는 초대형 바퀴 8개가 달린 인민군 미사일발사차량에 이 미사일이 장착되었다. 엔진구동음이 나지 않는 인민군 스텔스 잠수함의 수중발사관에도 이 미사일이 장착되었다.

남측 정부 소식통은 <연합뉴스> 관련기사에서 인민군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2007년에 작전배치하였다고 말했지만,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2003년에 작전배치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2003년에 작전배치하였다는 정보가 정확하다고 보는 까닭은, 인민군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 18기를 2005년에 이란군에게 수출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남측 정부 소식통은 <연합뉴스> 관련기사에서 인민군 중거리 미사일 사단이 몇 개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인민군 총참모부 미사일 지도국 예하 중거리 미사일 사단은 3개다.

1개 중거리 미사일 사단은 6개 연대로 편성되었는데, 그 가운데 1개 연대는 보안, 통신, 병참 등의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지원연대다. 1개 연대는 5개 대대로 편성되었고, 1개 대대는 3개 중대로 편성되었다. 중거리 미사일을 장착한 미사일발사차량은 1개 중대마다 3대씩 배치되었다. 따라서 1개 미사일 사단에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은 225기(5개 연대×5개 대대×3개 중대×3대 발사차량=225기)다. 중거리 미사일 사단이 3개이므로,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675기다. 신형 중거리 미사일 675기는 미사일발사차량에 장착되었고, 나머지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320기 정도는 지하발사대와 스텔스 잠수함에 장착되었다.

미사일발사차량과 스텔스 잠수함에 장착된 중거리 미사일은 고폭파쇄형 다탄두 미사일이고, 지하발사대에 장착된 중거리 미사일은 전술핵탄두 미사일이다. 동쪽을 겨냥하여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은 주일미국군과 일본 자위대를 선제타격할 것이고, 남쪽을 겨냥하여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은 오키나와와 괌의 군사기지들을 선제타격할 것이다. (2010년 3월 15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