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2010년 2월 1일에 발표된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

대통령의 지시와 연방의회의 요구에 따라 미국 국방부가 열 달 동안 작성한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Ballistic Missile Defense Review Report)’가 2010년 2월 1일에 나왔다. 미국 국방부는 이 보고서와 함께 ‘핵정책 검토 보고서(Nuclear Policy Review Report)’, ‘우주정책 검토 보고서(Space Policy Review Report)’도 작성하였다. 이 세 가지 보고서는 ‘2010 4개년 국방검토 보고서(2010 Quadrennial Defense Review Report)’와 함께 같은 날 백악관과 연방의회에 제출된 관련 보고서들이다.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 국방장관은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 서문 첫 줄에 “탄도미사일 공격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 선차적으로 중요한 국가안보사안”이라고 썼다. 그의 말대로, 미국 군부의 일차적 관심사는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 군부의 일차적 관심사는 북측과 미국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 보고서는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라는 소제목이 붙은 본론 첫 부분에서,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위협이 북측으로부터 온다고 지적하였다. 그 보고서에서 미국 군부는, 핵강국들인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에게 “미래의 중요한 동반자들”이므로, 그 두 나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미사일방어체계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그 보고서에서 미국 군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적국이 북측이라는 사실을 명시하였다.

미국 군부는 자국 안보를 중심으로 세계안보문제(global security issue)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그들에게 북측 인민군의 미사일 공격위협은 세계 안보문제의 핵심과제로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인민군의 미사일 공격위협과 미국군의 미사일 방어태세의 격돌, 다시 말해서 북측의 반제군사전선과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이 맞부딪치는 거대한 충돌은, 오늘날 세계 군사정세를 좌우하는 중대한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군부는 자국의 세계군사전략에 정면 도전하는 북측의 반제군사전선에 대응하면서도, 자기들의 그런 처지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그 까닭은, 군사력에서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던 인민군을 상대로 방어전략을 세워야하는 자기들의 처지가 국제사회에 알려져 미국군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사태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보고서에 일관되게 흐르는 논조가 뚜렷이 드러낸 것처럼, 미국 군부가 인민군을 상대로 추진하는 방어전략의 실체는 미사일방어체계다. 미국 군부가 미사일방어에 실패하면 미국 본토가 인민군의 미사일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미사일방어는 미국의 국운이 걸려있는 사상 최대의 국가안보문제인 것이다.

미국 군부가 세계안보문제에 뒤이어 두 번째로 관심을 두는 것은 지역안보문제(regional security issue)다. 그 보고서가 지역안보문제를 논한 대목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나라도 역시 북측이다. 그 보고서에서 미국 군부는 인민군이 단거리, 준중거리, 중거리 미사일로 동북아시아에 배치된 미국군과 역내 동맹군들을 위협한다고 지적하였다. 인민군과 미국군은 세계적 범위에서 대립하고, 동시에 지역 범위에서도 대립한다.

미국 군부의 첫 번째 경계대상

미국 군부의 첫 번째 경계대상은,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 배치한 미국군과 역내 동맹군들을 위협하는 인민군의 준중거리 미사일(MRBM)과 중거리 미사일(IRBM)이다. 준중거리 미사일은 사거리 1,000-2,500km의 미사일이고, 중거리 미사일은 사거리 2,500-3,500km의 미사일이다.

2003년 9월 8일 <연합뉴스>는 ‘북측 사정에 정통한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기사에서 인민군이 사거리 3,000-4,000km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2002년에 완료하였다고 보도하였고, 그로부터 사흘 뒤인 9월 11일 프랑스 통신 <아에프페(AFP)>는 ‘미국 정부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기사에서 인민군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런데 남측 국방부는 2009년 2월 23일에 펴낸 ‘2008 국방백서’에서 인민군이 사거리 3천km 이상이고 차량에 탑재하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2007년에 작전배치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인민군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때가 2002년인데, 그 미사일이 작전배치된 때를 2007년이라고 본 남측 국방부의 판단은 오판이다. 남측 국방부는 2007년 4월 25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경축 군사행진에서 신형 중거리 미사일이 처음 공개된 것을 보고 오판하였을 것이다.

인민군 중거리 미사일에 관해 자세한 정보를 알려준 것은,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의 찰스 빅(Charles P. Vick) 연구원이 발표한 글 ‘Taepo-dong(TD-2), NKSL-X-2’다. 찰스 빅 연구원이 그 글에서 인용한 대목을 보면, 2007년 1월 29일 워싱턴 디씨 근교 버지니아주 알링톤에 있는 조지 마샬 연구원(George Marshall Institute)에서 미사일방어국(Missile Defense Agency)의 패트릭 오레일리(Patrick O’Reilly) 부국장이 밝힌, 인민군 미사일 전력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오레일리 부국장은 인민군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노동 비(No-dong-B)’라고 부르면서 그 미사일 사거리가 4,000km라고 밝히고, 인민군이 그 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질적인 향상(qualitative improvement)”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사거리가 4,000km인 인민군 중거리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가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 전진배치한 미국군과 역내 동맹군들을 위협한다고 지적한 그 미사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군이 쏜 준중거리 미사일은 미국 태평양사령부 예하 제7함대(7th Fleet)가 주둔하는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縣)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와 나가사키현(長崎縣)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로 날아갈 것이고, 미국 제5공군(5th Air Force)이 주둔하는 일본 요코다(橫田) 공군기지와 미사와(三澤) 공군기지로 날아갈 것이다. 또한 인민군이 쏜 중거리 미사일은 제3해병대 원정군(3rd Marine Expeditionary Force)이 주둔하는 일본 오키나와현(沖繩縣) 캠프 코트니(Camp Courtney)로 날아갈 것이고, 제94육군항공사령부 및 미사일방어사령부(94th Army Air and Missile Defense Command)가 있는 오키나와현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로 날아갈 것이다.

인민군 중거리 미사일의 사거리가 4,000km이므로, 인민군은 그 미사일로 미국 영토인 괌(Guam)을 공격할 수 있다. 북측에서 괌까지 거리는 3,500km다. 그 섬의 북동쪽에는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제13공군 제36전투비행단이 주둔하는 앤더슨 공군기지(Anderson Air Force Base)가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측을 폭격할 미국군 전략폭격기들이 그 공군기지에 대기하는데, 대당 가격이 5,300만 달러인 전략폭격기 B-52 성층권 요새(Stratofortress), 대당 가격이 2억8,300만 달러인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써(Lancer), 그리고 미국 군부가 자랑하는, 대당 가격이 7억3,700만 달러나 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Spirit)이 한반도와 괌을 왕복하는 장거리 공습작전에 동원될 타격수단들이다.

그런데 미국 군부를 고민에 빠뜨린 것은, 그처럼 엄청나게 값비싼 전략폭격기들이 인민군의 중거리 미사일 표적으로 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 군부가 미사일방어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인민군 미사일의 사거리 공산오차(CEP)가 커서 명중도가 떨어지므로, 인민군이 미사일을 쏘아도 일본 열도와 괌에 있는 미국군 기지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러나 인민군 미사일에 실린, 고폭기술로 만들어진 폭발파쇄탄두가 미국군 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예상은 빗나간 것이다.

인민군의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군은 일본 열도와 괌에 있는 미국군 기지들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멀리 떨어진 미국 군부의 전략거점들도 미사일로 공격할 것이다.

미국 군부의 전략거점으로 손꼽히는 곳은, 북측으로부터 5,600km 떨어진 알래스카주 엘먼돌프 필드(Elmendorf Field) 공군기지, 북측으로부터 7,100km 떨어진, 태평양군사령부 니미츠-맥아더 지휘소(Nimitz-MacArthur Command Center)가 있는 하와이주 캠프 스미스(Camp H. M. Smith), 그리고 북측으로부터 7,900km 떨어진, 미국 육군 제1군단사령부가 있는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Fort Lewis) 기지 등이다. 인민군이 미사일로 위의 전략거점들을 공격하려면, 8,000km를 날아가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야 한다. 군사학에서는, 8,000km를 날아가는 장거리 미사일을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Limited Range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라 부른다.

인민군은 8,000km를 날아가는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을까? 위에서 언급한 찰스 빅 연구원의 글에 따르면, 미국군 정찰위성이 인민군의 로켓엔진 분사실험(combustion experiment)을 처음 포착한 때가 1994년 2월이라고 한다. <워싱턴 타임스> 2000년 2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북측의 순안공항을 이륙한 이란항공(Iran Air) 소속 보잉 747 화물기가 1999년 11월 21일에 이란에 도착하였는데, 그 화물기에는 북측이 생산한 고성능 로켓엔진 12개가 실려 있었다고 한다. 인민군은 1994년 2월에 분사실험을 하였던 그 로켓엔진을 1999년 11월에 이란에 수출한 것이다.

이란군이 북측에서 수입한 고성능 로켓엔진을 1단 추진체로 하여 만들어낸 3단 추진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샤합 5호(Shahab-5)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샤합 5호가 1,000kg의 탄두를 싣고 6,000km를 날아간다고 보았다. 이란군이 인민군의 기술지원으로 샤합 5호 제작기술을 발전시켜 만들어낸 사거리가 더 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샤합 6호다. 샤합 6호 사거리는 8,000km로 추정된다.

1994년 2월 분사실험을 한 로켓엔진을 1단 추진체로 하여 인민군이 만들어낸 3단 추진 위성발사체가 백두산 1호다. 백두산 1호는 1998년 8월 31일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우주공간으로 실어 나른 북측의 첫 위성발사체다.

인민군이 3단 추진 위성발사체 백두산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때가 1998년 8월이라는 점, 그리고 이란군의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로켓엔진을 이란에 수출한 때가 1999년 11월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인민군이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 때는 1996년이었을 것이다. 1996년 12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5주년을 맞이한 중앙보고대회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조명록 차수는 경축보고를 통해 인민군은 “지금 군건설의 최전성기를 펼쳐가고 있다”고 하면서 “인민군대는 적들의 임의의 불의의 침공도 제때에 타격하고 짓뭉개버릴 수 있는 강위력한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다 갖춘 무적필승의 전투대오로 되었다”고 말하였는데, 이러한 표현은 인민군이 1996년에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발언이다.

2008년 12월 18일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국기자협회(N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티모디 키팅(Timothy Keating) 당시 태평양사령관은, 미국 영토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인민군에게 있다고 하면서 하와이를 비롯한 태평양지역의 미국 영토들이 그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있다고 말했고, 2009년 3월 27일 마이크 멀린(Mike Mullen) 합참의장은 텔레비전방송 씨엔엔(CNN)과 대담하면서 인민군이 쏜 미사일이 하와이나 알래스카에 도달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어떤 경우에는 하와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In some cases, they could probably get down to Hawaii)”고 답변하였다. 태평양사령관과 합참의장이 언급한 그 미사일이 인민군의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 제한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인민군의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위에서 언급한 찰스 빅 연구원이 ‘글로벌 씨규리티’에 발표한 글에는, 미사일방어국의 오레일리 부국장이 미국 정부 차원에서 처음 공개한 인민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관한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다. 빅 연구원은 오레일리 부국장이 언급한 인민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대포동 2C/3호’라고 불렀다. 이 이상한 이름은 ‘대포동 2C호’ 또는 ‘대포동 3호’라는 뜻이다. 그는 2006년 7월 5일 인민군이 무수단리 위성발사장에서 쏜 미사일을 ‘대포동 2호’라고 보았기 때문에, 성능이 향상된 ‘대포동 2C호’ 또는 ‘대포동 3호’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2006년 7월 5일 인민군이 무수단리 위성발사장에서 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위성발사체가 아니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2006년 7월 28일에 쓴 나의 글 ‘반제국주의 미사일강령과 한(조선)반도 정세인식’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정부관계자들이 말한 것을 인용한 <요미우리신붕> 2003년 2월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3년 1월 인민군이 무수단리 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 분사실험을 하였다고 한다. 이 로켓엔진 분사실험은 당시에 인민군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로켓엔진 분사실험을 실시한 때로부터 6년이 지난 2009년 4월 5일 인민군은 신형 위성발사체 은하 2호를 쏘아 올렸다.

1998년 8월 31일에 쏘아올린 백두산 1호에 비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린 은하 2호는 놀라우리만치 발전한 제작기술을 보여주었다. <마이니치신붕> 2010년 1월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홋카이도(北海道) 대학 측지학과 연구원들이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구위치추적(GPS) 자료를 분석하였더니 은하 2호의 로켓엔진 추력이 백두산 1호의 로켓엔진 추력보다 8배나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로켓엔진 추력을 비교하면 은하 2호가 일본의 위성발사체 H-2A에 맞먹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군사전문가 던컨 레녹스(Duncan Lennox)가 편집하여 1997년 5월에 런던에서 발행한 ‘제인스 전략무기체계(Jane’s Strategic Weapon Systems)’ 제24호에 따르면, 일본의 위성발사체 H-2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변환하는 경우, 15,000km를 날아간다고 한다. H-2는 일본이 1994년에 처음으로, 1999년에 마지막으로 쏘아올린 구형 위성발사체이고, 2001년부터 쏘아 올리는 신형 위성발사체는 신형 위성발사체 H-2A다. H-2A의 탑재중량은 2,000kg이다.

로켓엔진 추력에서 은하 2호가 H-2A에 맞먹는 것은, 인민군이 2,000kg의 탄두를 싣고 15,000km를 날아가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사일방어국의 오레일리 부국장은 ‘대포동 2호’(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가 2단 아니면 3단 추진체로 만들어졌다고 보았는데, 2단 추진체인 경우 사거리는 10,000km이고, 3단 추진체인 경우 사거리는 15,000km라고 하였다. 그는 인민군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몇 단 추진체인지에 대해 아리송하게 말했지만, 백두산 1호가 3단 추진체였고, 이란군의 샤합 6호도 3단 추진체이므로, 인민군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3단 추진체인 것은 자명하다.

위의 정보를 종합하면, 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3단 추진체이며, 2,000kg의 탄두를 싣고 15,000km를 날아가는 완전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Full Range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인 것이다. 완전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작전배치한 세계 정상급 미사일강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북측 네 나라다. 위성강국으로 자처하는 일본의 위성발사체 개발은 미국의 기술지원이 없었으면 애초에 불가능하였다. 미국은 위성발사체 개발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일본에게 ‘족쇄’를 채워 위성발사체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변환하지 못하도록 통제하였다. 그에 비해, 북측은 자력갱생의 노력으로 세계 정상급 위성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모두 만들었으니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은하 2호가 H-2A보다 허술하다는 인상을 주는 까닭은, 미국 군부의 정보조작과 수구언론의 이미지조작으로 일어난 착시현상이다.

인민군은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 생산하였을까?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스티븐 힐드레드(Steven A. Hildreth) 연구원이 2009년 2월 24일에 발표한 글 ‘미국을 위협하는 북코리아 탄도미사일(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 Threat to the United States)’에 따르면, 인민군은 ‘대포동 2호’(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를 2005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2005년은 북측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사실을 밝힌 해이기도 하다. 힐드레드 연구원의 글에 따르면 인민군은 ‘대포동 2호’을 2006년까지 20기 생산하였다고 하니, 그런 생산속도라면 2010년 2월 현재 인민군은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40기 이상 작전배치하였을 것이다.

성능향상에 9년 걸린 까닭

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성능이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월등히 향상되었음을 말할 때, 사거리가 8,000km에서 15,000km로 늘어난 사실만 지적하면, 그것은 중요한 정보 한 가지를 놓치는 것이다.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에는 사거리을 연장하는 것 이외에 또 다른 첨단기술이 도입되었다. 찰스 빅 연구원은 인민군이 미사일 개발기술을 전면 개편하였다고 하면서, 1990년대에 ‘대포동 1호’(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도입한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2000년대에 들어 새로운 기술로 ‘대포동 2C/3호’(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그는 그 새로운 기술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인민군이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에 도입한 것은 새로운 탄두제조기술이다. 인민군의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단일탄두(single warhead)가 탑재되었던 것과 다르게,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다탄두(multiple warhead)가 탑재된 것이다. 1996년에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 인민군이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05년에 만들었으니, 성능향상에 9년이 걸린 셈인데, 그처럼 오랜 기간 동안 그들은 사거리 연장기술을 향상시킨 것만이 아니라 다탄두 제조기술을 새로 개발하였던 것이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중국인민해방군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군 정보기관이 2009년에 작전배치되었음을 포착한 개량형 둥펑 31호(DF-31A)인데, 이 미사일은 탄두 5개를 싣고 12,000km를 날아갈 수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성능이 더 향상된 둥펑 41호를 최근에 개발하였는데, 2010년에 작전배치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개량형 둥펑 31호와 마찬가지로 탄두 5개가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의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된 다탄두는 핵탄두다. 2005년 6월 8일 <에이비씨 뉴스(ABC News)>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는 비밀”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였고, 2005년 4월 28일 미국 국방정보국의 로웰 재코비(Lowell Jacoby) 당시 국장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코리아가 미사일을 핵무기로 무장할 능력을 가졌다”고 보고하였고, 2008년 2월 5일 연방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된 ‘백악관 국가정보실장의 위협평가 연례보고서(Annual Threat Assessment Report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는 ‘대포동 2호’가 핵무기 크기의 탑재물을 미국 본토까지 운반할 잠재적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평가는, 인민군이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작전배치하였다는 충격적인 정보를 차마 공개하지 못하는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인민군 미사일에 핵무기 탑재능력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수위를 조절하여 발표하는 전형적인 정보조작이다. 핵탄두도 아직 없으면서,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터 만드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민군이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의 대도시를 공격할 것이라고 하면서 북측을 ‘반인륜적인 깡패국가’로 묘사하는 것이 미국 극우세력의 상투적인 악선전이다. 그러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입은 핵참화가 말해주는 것처럼, 무차별 핵공격으로 인구밀집지역을 초토화하는 것은 미국 군부의 반인륜적인 전쟁계획이다. 인민군의 전쟁계획은 반인륜적인 전쟁과 인연이 없다. 그들은 북미대륙 중앙부 상공 400km에서 다탄두를 터뜨려 그 안에 들어있는 핵탄두 5개를 한꺼번에 폭발시킴으로써 초강력한 전자기파(EMP)를 방사시킬 것이다. 고공 핵폭발로 전자기파가 방사되면, 미국군의 폭탄과 미사일에 내장된 전자식 신관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미국 전역의 모든 전기제품 및 전자기기에 내장된 전자회로가 파괴된다.

그런데 미국군은 전자기파 차폐기술로 중요한 전략거점을 방어하고 있어서 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민군은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파를 차단하는 신종 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이 전파차단 화학탄두를 가득 실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향해 여러 발 쏘면, 그 미사일들은 30분 만에 워싱턴 디씨를 비롯한 여러 전략거점들 상공에서 폭발하여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이 지상으로 보내는 모든 송신전파를 차단할 것이다. 그 뒤에 일어날 일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2,400억 달러짜리 미사일방어망에 구멍 뚫린다

미국군의 마지막 방어전술은 인민군이 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다. 공중요격은 가능한 것일까? 2006년 7월 23일 미사일방어국의 헨리 오버링(Henry A. Obering) 당시 국장은 미국 국방대학재단(NDUF)에서 강연하면서, 미사일방어체계의 현재 발전수준은 적국의 미사일 탄두가 날아오는 특정궤도를 미리 정해놓고 그 궤도를 향해 요격미사일를 쏘는 수준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였다. 2008년 4월 16일 미국 국방부 무기시험 담당 차관보를 지낸 필립 코일(Philip E. Coyle)이 연방하원 정부개혁 및 감독 위원회 산하 국가안보 및 대외문제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적국이 탄두에 흰 페인트를 칠해 쏘면, 미국군의 탄두포착 레이더를 간단히 교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 데도, 2009년 12월 14일 미사일방어국의 오레일리 국장은 ‘항공우주방어’ 회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의 옆구리를 쏘는 측면요격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날아오는 미사일의 탄두를 쏘는 정면요격을 2010년 1월에 처음 실험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2010년 1월 31일에 실시한 정면요격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미국군의 미사일방어에 대해,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는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 보고서는 다탄두 요격체(multiple kill vehicle)나 운동 에너지 요격체(kinetic energy interceptor)를 개발해온 기존 사업을 접는 대신, 공중발사 레이저(airborne laser)를 이용한 기술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개발해온 지상발사 미사일방어체계가 사실상 실패하였음을 자인한 것이다.

미국 군부가 도입하는 공중발사 미사일방어체계란, 크고 무거운 레이저 발사장비를 실은 대형 수송기를 하늘에 띄워놓고, 적국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레이저로 쏘아 파괴하는 요격술이다. 미사일방어국은 2010년 2월 11일 공중에서 레이저를 쏘아 적국 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요격한 실험이 처음 성공하였다고 밝혔으나, 그 요격술은 발사단계의 미사일을 쏘는 초보수준에 있다. 미국물리학회(APS)에 따르면, 레이저 공중발사 미사일방어체계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가 요격거리가 300km밖에 되지 않아서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인민군의 미사일 전술은 총비용 2,400억 달러를 들여 완성하려는 미국군 미사일방어망에 구멍을 뚫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군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려 미국군 정찰위성, 항법위성, 통신위성이 돌고 있는 궤도에서 폭발시킬 것이다. 지구궤도에서 핵탄두 5개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 초강력한 전자기파가 우주공간에 퍼져나가면, 미국군 위성들은 작동을 멈출 것이다. 그 뒤에 일어날 일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세계 군사정세 바꿔놓은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군은 전략사령부 예하에 전략지상군(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공군(전략폭격기), 전략해군(핵추진 잠수함)을 두었고, 러시아군은 전략로켓군을 두었고, 중국인민해방군은 제2포병군을 두었다. 인민군도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무장한 전략미사일군(strategic missile force)을 두었다. 이것은 인민군이 미국군의 핵공격력에 대응하는 강력한 핵억지력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인민군의 전략미사일군을 지휘하는 곳은 인민군 총참모부에 직속된 미사일지도국이다. 전략미사일군을 지휘하는 미사일지도국을 총참모부 직속으로 둔 것은, 김정일 총사령관이 전략미사일군을 직접 지휘한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전략미사일군을 창설하기까지, 인민군은 군사과학부문에서 제기되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야 하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대고비를 넘길 때마다 결단을 내려야 하였을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린 결단이 어떠한 것인 지는, 그가 1999년 1월 1일 당정간부들에게 한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적들은 우리가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만 몇 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라고 하는 데 그것은 사실이다. 나는 우리 인민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래일의 부강조국을 위해 자금을 그 부문으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 그 돈을 인민생활에 돌렸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 <중앙일보>가 <평양방송>을 인용하여 1999년 4월 26일에 보도한 이 기사를 읽어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민경제발전에 쓰일 막대한 자금을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사업에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음을 알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인민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사업에 5억 달러가 들어갔을 것으로 추산하였다. ‘고난의 행군’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90년대 말에 그처럼 막대한 자금을 인민경제발전에 쓰지 않고 인민군을 전략미사일군으로 강화하는 데 쓰도록 지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은 무슨 변화를 일으켰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사업을 추진하여 인민군을 전략미사일군으로 강화한 것은,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세계 군사정세를 바꿔놓은 큰 변화다. 그가 인민군을 전략미사일군으로 강화시켜 세계 군사정세를 바꿔놓은 것은 미국 군부의 정보조작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그러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측에서는 ‘선군정치’에 의해 그러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할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세계 군사정세의 변화가 미국 군부의 군사전략을 개편하도록 강제하였다는 점이다.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가 미사일방어전략의 전환을 언급한 것이야말로 그러한 군사전략의 개편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그 보고서는 미사일방어전략의 전환을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미사일방어전략의 전환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반도 정책도 바뀌게 되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반도 정책이 바뀐다는 말은, 미국 국방부의 한반도 군사전략만이 아니라 미국 국무부의 한반도 외교전략도 바뀌는 것을 뜻한다. 그들의 군사전략은 북침공격을 상정한 한반도 전쟁연습을 영구히 중단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킬 것이고, 그들의 외교전략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변화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평화회담으로 전개될 것이고, 더 나아가 주한미국군 완전철군과 한반도 비핵화로 완결될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존속해온 불안정한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협정으로 교체하고, 동아시아 대륙에 남아있는 유일한 미국군을 철군하게 될 것이다. (2010년 2월 15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