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침작전 역습할 신종 전략무기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세 가지 목표 노리는 태평양사령부 북침작전

2008년 9월 중순 미국군 태평양사령부(USPACOM)는 심상치 않은 대북정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북측에서 급변사태(sudden change)가 곧 일어날 것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급변사태와 평시상태의 중간형태인 불안정사태(instability)가 곧 일어날 것이라는 이른바 ‘임박설 극비정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4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뒤에 ‘임박설 극비정보’가 국가정보국장실(ODNI)의 오판이었음이 드러났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미국 군부는 그가 방북하기 전까지만 해도 ‘임박설 극비정보’를 곧이듣는 수밖에 없었다.

주목하는 것은, 태평양사령부가 국가정보국장실로부터 ‘임박설 극비정보’를 전달받은 2008년 9월 중순에 가서 급변사태에 대처할 작전계획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태평양사령부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그러한 작전계획을 준비해왔다. 미국인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William M. Arkin)이 2006년 10월 27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은 ‘북측을 타격할 선제행동(Taking Preemptive Action Against North Korea)’이라는 글에 따르면, 태평양사령부가 ‘개념계획 5029(Concept Plan 5029)’를 작전계획화하여 ‘급변사태계획 5029(Contingency Plan 5029)’ 초안을 만들었던 때는 2003년이었다. 태평양사령부가 2003년에 그러한 북침작전계획을 작성한 까닭은, 인민군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를 미국 군사정보기관이 2002년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킨이 말한 ‘급변사태계획 5029’ 초안은, 2005년 10월 10일에 실시된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공개한 ‘한미전략기획지침’에 나오는 새로운 북침작전계획인 ‘작전계획 5026(Operation Plan 5026)’이다. 권 의원이 공개한 그 문서는 1994년 10월 7일에 열린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 제34차 회의에서 채택되었는데, “작전계획 5027과 개념계획 5029를 보완하는 추가적인 작전계획 5026을 발전시킨다. 이 작전계획은 2003년 7월까지 수립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아킨의 말에 따르면, 태평양사령부는 2005년 중반에 ‘작전계획 5026’을 보완하였는데, 북측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다섯 가지 급변사태 시나리오 가운데 한 가지 시나리오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태평양사령부가 집중하기로 한 것은, 아킨의 말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고 시에 북측에서 군사정변이나 반란이 일어나 정권이 무너지거나, 또는 북측 정권이 “외부적 반사행동(external reverberation)”으로 붕괴위기에 빠지는 시나리오이다. 외부적 반사행동이란 태평양사령부 휘하 특수부대를 북측에 침투시켜 정권을 붕괴위기에 빠뜨리는 저강도 북침작전을 뜻한다.

태평양사령부가 오래 전에 작성한 ‘작전계획 5027’은 정권붕괴가 아니라 정권제거를 작전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1994년 10월 7일에 채택된 ‘한미전략기획지침’은 ‘작전계획 5027’의 작전목표가 “북한군을 격멸하고, 북한정권을 제거하고, 한반도 통일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북측이 2006년 10월 9일에 지하핵실험을 실시하자, 태평양사령부는 그에 대응하여 새로운 급변사태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아킨이 말한 새로운 급변사태계획이란 정권제거라는 기존 작전목표를 정권붕괴라는 새로운 작전목표로 바꾸고, 핵무기 제거라는 새로운 작전목표를 첨가한 작전계획이다. 태평양사령부가 노리는 정권제거라는 작전목표가 북측과 전면전을 벌이는 ‘작전계획 5027’에서 설정된 것이라면, 정권붕괴라는 새로운 작전목표는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일으키는 ‘작전계획 5029’에서 설정된 것이고, 정권붕괴와 핵무기 제거라는 두 가지 작전목표를 통합하여 설정한 것이 ‘작전계획 5026’인 것이다.

태평양사령부가 북측의 핵무기 제거를 새로운 작전목표로 첨가하였음을 알려준 문서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National Defense University) 부설 연구기관인 대량파괴무기연구소(Center of the Study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가 2008년 5월에 펴낸 보고서 ‘대량파괴무기에 대항하는 국제공조(International Partnerships to Combat Weapons of Mass Destruction)’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사령부와 국방장관실(ODoD)은 북측의 대량파괴무기 공격에 대비하는 미일 연합방위태세를 증강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를 끌어들여 화생방핵 방어실무단(CBRN Defense Working Group)을 설치하였고, 북측의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군을 끌어들여 반확산실무단(Counterproliferation Working Group)을 설치하였다는 것이다.

미일 방어실무단에 대한 언급에서 나온 화생방핵이란 말은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방사능무기, 핵무기를 뜻한다. 또한 한미 방어실무단의 작전목표인 대량파괴무기 제거라는 개념은, 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나라 또는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가 보유한 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 및 관련된 능력을 체계적으로 색출하고, 파악하고, 확보하고, 불능화하고, 파괴하는 일련의 활동”을 뜻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태평양사령부가 북침작전계획에서 설정한 작전목표는 급변사태 유발(induction to sudden change), 정권붕괴(regime collapse), 대량파괴무기 제거(WMD elimination)로 요약된다. 이 세 가지 작전목표를 한 마디로 줄인 개념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해마다 명기되는 이른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다. 2009년 10월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제41차 회의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은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및 미사일방어 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 대니얼 리프(Daniel P. Leaf)는 2007년 10월 2일 <워싱턴 타임스>와 회견하는 자리에서 “태평양사령부 관할지역에 폭격기, 전함, 잠수함 등 전략무기 작전배치를 증강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확장억제를 위해 어떤 무기를 증강배치하고 있는지를 밝혔다.

항모강습단 역습할 신종 전략무기

제7함대 항모강습단(7th Fleet Carrier Strike Group)을 역습할 인민군의 신종 전략무기는 초음속 순항미사일(supersonic cruise missile)이다.

그런데 인민군이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가 언론에 흘러나가면, 태평양사령부를 우쭐거리게 만든 ‘최강 신화’가 훼손될지 모른다고 우려한 미국 군부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른 한편, 초음속 순항미사일에 관한 정보는 군사기밀이므로, 북측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래와 같은 사실을 분석하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만날 수 있다.

북측이 순항미사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때는 근 20년 전인 1990년이다. 순항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한 북측은 마침내 1997년 5월 23일 사거리가 260km가 되는 순항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하였다. 미국 군사정보기관은 그 순항미사일이 함경북도 청진시 남쪽에 있는 안골에서 발사되었음을 파악하고, 안골의 영어철자 가운데서 첫 머리글자를 따서 ‘에이쥐(AG) 1호’라고 불렀다. 당시 미국 군부는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개발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북측이 개발하였음을 알고 놀랐으며, 북측이 처음으로 개발한 순항미사일의 이름조차 알지 못해 애를 태웠다.

북측이 순항미사일을 개발하여 시험발사를 하였던 때로부터 12년이 지났다. 그 동안 북측은 순항미사일 개발기술을 계속 발전시켰을 것이다. 순항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때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 인민군은 어떤 수준의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까?

현대화된 군대가 보유한 각종 미사일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전략무기는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저음속 순항미사일을 만드는 나라도 얼마 되지 않는 판에,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만드는 나라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미국은 속도가 느린 대신 사거리가 매우 긴 저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기에 힘써왔고, 러시아는 사거리가 짧은 대신 속도가 매우 빠른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기에 힘써왔다. 북측의 순항미사일 개발전략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개발전략에 가깝다.

<한국일보> 2009년 10월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사거리가 1,000km가 되는 순항미사일 ‘현무3비(B)’를 2009년 초부터 작전배치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군이 보유한 순항미사일은 상대의 대공요격망을 뚫지 못하는 저음속 순항미사일이다.

러시아군이 보유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피(P)-700 그래닛(Granit)은 음속을 돌파한 빠른 속도(마하 4.5)로 625km 밖에 있는 작은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군이 보유한 초음속 대함순항미사일 피(P)-800 오닉스(Oniks)의 사거리는 300km나 된다. 인도군이 러시아군의 기술지원을 받아 개발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브래모스(Bramos)의 사거리는 290km이고, 중국군이 보유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잉지(鷹擊)-83의 사거리는 200km다.

그렇다면 인민군이 보유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얼마나 될까? 북측이 이미 12년 전에 사거리가 260km가 되는 저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였으니, 그 동안 꾸준히 노력하여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민군이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비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날은 2009년 7월 4일이다. 그 날 인민군이 동해안 곳곳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미사일 일곱 발 가운데 맨마지막에 쏜, 미국군 추적레이더 항적에 비행속도가 “유난히 빠르게” 나타난 미사일 두 발이 바로 그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동해 상공을 420km나 날아가 목표물에 명중하였다. 그 순항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2.5-3.0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속도는 서울-부산 직선거리 309km를 5-6분만에 날아가는 엄청난 빠르기다. 그 순항미사일의 명중률을 나타내는 원형공산오차(circular error probability)는 5m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420km 밖에 있는 조그만 표적을 맞출 수 있는 정밀타격력이다. 그 순항미사일은 바다수면을 스치듯이 날아가는 기능(sea-skimming function)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란이 보유한 지대함 미사일이 적군의 레이더추적을 회피하는 스텔스기능(rada-evading stealth function)을 가진 것으로 봐서 인민군이 보유한 그 순항미사일도 당연히 스텔스기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레이더 추적을 피하면서 바다수면을 스치듯이 초음속으로 날아가서 정밀타격을 가할 수 있는 신형 초음속 미사일은, 북측이 20여 년 동안 발전시켜온 첨단 미사일기술의 결정체다. 인민군이 제7함대 항모강습단을 격침시키기 위해 배치한 이 전략무기에 관해서는 2009년 7월 6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항공모함을 향해 날아가는 ‘바닷새’’에서 논한 바 있다.

작전기지 역습할 신종 전략무기

제7함대 항모강습단 작전기지를 역습할 인민군의 신종 전략무기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이다.

그런데 인민군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가 세상에 알려지면, 태평양사령부를 우쭐거리게 만든 ‘최강 신화’가 훼손될 지 모른다고 우려한 미국 군부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른 한편,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에 관한 정보는 군사기밀이므로, 북측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위에서 논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모습은 인민군이 2009년 7월 4일에 발사훈련을 실시할 때 미국군 정찰위성이 잠깐 엿볼 수 있었지만, 미사일을 장착한 인민군 잠수함은 잠수함 동굴기지에 정박, 대기하다가 동굴기지 안에서 곧바로 잠수하여 바다로 빠져나가 잠항하기 때문에 미국군 정찰위성이 추적하지 못한다. 인민군이 기존 해군기지에 배치해두고 작전하는 구형 잠수함들만 정찰위성을 앞세워 열심히 추적해온 미국 군사정보기관들은 잠수함 동굴기지에 배치된 신형 잠수함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

인민군이 미사일을 장착한 신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초보적인 정보가 외부에 알려진 때는 2004년 여름이었다. 인민군을 연구하는 미국인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ez)는 2004년 8월 4일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에 실은 자신의 글 ‘신형 미사일 배치한 북코리아(North Korea Deploys New Missiles)’에서 인민군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음을 밝혀 군사전문가들을 놀라게 하였다. 버뮤디즈의 글이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04년 9월 20일 국제평가전략센터(International Assessment and Strategy Center)의 리처드 피셔(Richard Fisher, Jr.)도 자신의 글 ‘북코리아의 신형 미사일(North Korea’s New Missiles)’에서 같은 주제를 논하였다. 버뮤디즈의 글과 피셔의 글을 종합해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2003년 9월 9일 평양에서 공화국 창건 55주년 경축 군사행진이 진행되었다. 북측은 신형 미사일을 평양 인근에 있는 미림 공군기지에 대기시키기는 했으나, 군사행진에 신형 미사일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외부의 예상을 깨고, 신형 미사일을 군사행진에 등장시키지 않았다. 막판에 행진참가를 중지하는 긴급한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군 정찰위성이 미림 공군기지를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 날 미림 공군기지에 대기한 미사일 발사차량에 신형 미사일이 실려있었다고 한다. 대기 중이던 미사일 발사차량 한 대에는 신형 미사일이 두 기씩 실려있었는데, 발사차량이 모두 다섯 대가 있었으므로 미국군 정찰위성은 신형 미사일 10기를 촬영한 것이다.

관심을 끄는 문제는 그 위성사진에 나타난 신형 미사일이 어떤 미사일인가 하는 것인데, 이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배경설명이 요구된다.

위에서 언급한 버뮤디즈의 글에는 “지난 10년 이상, 북측 미사일 설계국은 자기들이 자체로 개발한 기술과 러시아, 동유럽, 중국에서 들여온 기술을 알(R)-27(소련제 미사일-옮긴이) 기술에 접합시켜, 사거리를 더욱 늘린 차량발사 개량형과 잠수함발사 개량형 또는 전함발사 개량형을 생산하였다”고 쓰여있다. 버뮤디즈는 인민군이 보유한 신형 미사일의 사거리가 2천500km에서 4천km가 되고, 원형공산오차는 1.6km가 된다고 보았다. 군사학에서는 사거리가 2,400km에서 5,499km에 이르는 미사일을 중거리미사일(IRBM)로 분류하므로, 인민군이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 신형 중거리미사일에는 핵폭발력에 버금가는 가공한 폭발력을 지닌 신종 고폭탄두가 탑재되었을 것이다. 인민군이 보유한 신종 고폭탄두에 대해서는 2009년 6월 15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불가사의한 5.25 핵실험의 실상’에서 논한 바 있다. 북측은 2005년에 이 신형 중거리미사일 18기를 이란에 수출하였다. 해외수출은 대량생산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군 정찰위성이 미림 공군기지 상공에서 촬영해간 차량발사 신형 중거리미사일이 전세계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잠수함발사 신형 중거리미사일이다. 위에서 언급한 버뮤디즈의 글은, 인민군이 위스키급(Whiskey class) 잠수함에 미사일 발사관을 새로 만들어 설치하였거나 또는 골프급(Golf class) 잠수함의 공기압축식 미사일 발사관을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게 확장개조하였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버뮤디즈의 그러한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아래에서 논하겠지만, 북측은 수중 미사일 발사관(underwater missile launch tube)이 설치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다.

외부 군사전문가들이 아는대로, 인민군의 해군전략은 전함보다는 잠수함과 고속정을 더 중시하는 전략이다. 인민군 해군 주력부대는 잠수함대다. 북측은 이미 1970년대 초에 로미오급(Romeo class) 잠수함을 자력으로 건조하는 데 성공한 이후, 같은 급 잠수함을 18척 건조하였다. 1995년에는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다.

1990년대 말을 기준으로, 인민군은 로미오급 잠수함 22척과 위스키급 잠수함 4척, 상어급 소형잠수함(Sang-O class midget submarine) 약 40척, 유고급 잠수정(Yugo class submersible) 약 50척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2006년 10월 4일에 펴낸 의회보고서 ‘이란: 미국의 우려와 정책반응(Iran: U.S. Concerns and Policy Responses)’은 북측이 소형잠수함 여러 척을 이란에 수출하였음을 지적하였다.

1970년대 초에 로미오급 잠수함을 자력으로 건조하였고, 1993년에 러시아에서 퇴역한 골프급 잠수함 10척을 사들여 해체하면서 골프급 잠수함 건조기술을 습득하였고, 1995년에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하여 2세대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한 북측이 2000년대 초에 수중 미사일 발사관이 설치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재 인민군이 보유한 신형 잠수함은 신형 잠대지 중거리미사일을 장착한 3세대 잠수함이다. 위에서 언급한 피셔의 글에 따르면, 인민군이 사거리가 2천500km에서 4천km에 이르는 잠수함발사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작전배치한 때는 2004년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보들을 종합해보면, 인민군은 사거리가 최장 4천km에 이르는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장착한 3세대 잠수함을 동해안 곳곳에 축조한 잠수함 동굴기지에 배치한 것이다. 북측 잠수함 기술자들이 잠수함 한 척을 건조하는데 14개월이 걸린다는 정보가 있는데, 북측이 2000년부터 신형 잠수함 건조를 시작하였을 경우, 현재 인민군은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장착한 3세대 잠수함 6-7척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동굴기지에 배치된 신형 잠수함은 미국군 정찰위성을 따돌리고 동해로 출동하여 잠항하면서 임의시각에 기습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 인민군이 보유한 잠수함발사 신형 중거리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있는 타격목표는, 태평양사령부 휘하 제7함대 항모강습단이 주둔하는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와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 괌(Guam) 애프라항(Apra Habor) 해군기지, 태평양사령부 휘하 제35전투비행단(35th Fighter Wing)이 주둔하는 일본 미사와(三澤) 공군기지와 이와쿠니(岩國) 공군기지,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 태평양사령부 휘하 제3해병원정대(3rd Marine Expeditionary Forces)가 주둔하는 오키나와현 후텐마(普天間) 해병대공군기지와 나하(那覇) 해군기지, 태평양사령부 휘하 제26비행단(36th Wing)이 주둔하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Anderson Air Force Base) 등이다. 태평양사령부는 2007년부터 8년 동안 18억 달러를 들여 앤더슨 공군기지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평양에서 괌까지 거리는 3,800km다.

최후 일격을 가할 신종 전략무기

북측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와 알래스카에 있는 군사전략거점을 공격할 인민군의 신종 전략무기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하와이에는 북침작전을 총지휘할 태평양사령부가 자리잡았고, 알래스카 앵커리지(Anchorage) 인근 엘먼돌프 공군기지(Elmendorf Air Force Base)에는 태평양사령부 휘하 제11공군 주력부대인 제3비행단(3rd Wing)이 주둔하고 있다. 이 공군기지에는 2008년에 최신 전폭기 에프(F)-22 40대가 증강배치되었다.

태평양사령부가 북측을 작전권에 두었으니, 인민군사령부도 당연히 태평양사령부가 자리잡은 하와이를 작전권에 두었을 것이다.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보유하지 않은 인민군이 태평양사령부와 엘먼돌프 공군기지를 공격하는 수단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평양에서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거리는 7,100km이고, 평양에서 알래스카 앵커리지까지 거리는 5,600km다.

인민군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군 정찰위성을 따돌리고 철길 위를 달리다가 임의지점에 열차를 세우고 갑자기 발사하는, 기동전술과 은폐전술에 능한 열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railroad train-based ICBM)이다.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열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2009년 4월 6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정찰위성을 따돌린 특수열차’에서 논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인민군이 작전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얼마나 될까? 군사학에서는 사거리가 5,500km 이상되는 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한다.

<워싱턴 타임스> 2003년 9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미국 연방정부 관리는 북측이 생산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최장 사거리가 15,040km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였다. 평양에서 워싱턴 디씨까지 거리가 10,700km이므로, 그 관리가 말한 인민군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태평양 상공과 북미대륙 상공을 가로질러 날아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워싱턴 디씨도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북측 군사력를 과소평가하는 각종 언론매체들의 왜곡보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북측이 그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다는 말을 믿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문한 탓이다. 부족한 정보를 채워줄 자료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3년 9월 12일자 보도기사다. 그 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북측이 이미 2002년도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다는 점과 그 미사일이 소련제 미사일 에스에스(SS)-엔(N)-6 제작기술을 이용하여 사거리와 명중률을 높인 것이라는 점을 “확인(confirm)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에서 주목하는 것은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제작기술을 이용하여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 유력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1994년 4월 22일자 보도와 4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1992년 12월 러시아 경찰당국이 우랄산맥 동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첼랴빈스크(Chelyabinsk)주 강반도시 미아쓰(Miass)에 있는 국립미사일설계소 마케예프 로켓설계국(Makeyev Rocket Design Bureau) 소속 과학자 20-36명을 잠시 억류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그 과학자들은 북측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평양으로 출발하려던 참에 억류되었는데, 마케예프 로켓설계국 상급기관인 러시아 종합기계건설부(Ministry of General Machine-Building)와 러시아 안전부(Ministry of Security)로부터 평양을 방문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떠났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버뮤디즈의 글에 따르면, 러시아인 미사일 기술자들로 이루어진 또 다른 집단도 거의 같은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이 1992년 12월에 평양에 간 러시아 과학자들로부터 새로운 미사일 설계기술을 습득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이 어떤 종류의 미사일 설계기술을 습득하였고, 어떤 수준의 신형 미사일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마케예프 로켓설계국은 바이소타(Vysota)라고 불린 위성발사체(SLV)를 만들어냈다. 1969년 3월 1일 처음으로 발사된 바이소타는 사거리가 9,100km인 2단 위성발사체이었는데, 탑재한 인공위성을 200km 상공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하였다. 바이소타는 1996년 7월 15일까지 27년 동안 모두 30회 발사되었는데, 성공률은 100%였다.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은 자체로 개발한 설계기술과 러시아 기술자들로부터 습득한 설계기술을 결합시켜 마침내 3단 위성발사체를 개발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1998년 8월 31일 3단 위성발사체 백두산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려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지구궤도에 진입시켰고, 2009년 4월 5일에 3단 위성발사체 은하 2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려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지구궤도에 진입시켰다.

주목하는 것은, 마케예프 로켓설계국이 위성발사체만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그곳에서 제작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나토(NATO)군이 ‘돛단배(Skiff)’라고 부르는 에스에스(SS)-엔(N)-23이다. 소련군이 1986년에 작전배치하였던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8,300km이고, 탄두무게는 2,800kg이며, 100kt 폭발위력을 가진 핵탄두 4기를 탑재하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 미사일을 실험발사할 때는 모의탄두 10기를 탑재하였다고 한다.

마카예프 로켓설계국이 1980년대 초에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이 러시아 미사일 기술자들로부터 습득한 설계기술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말해준다. 북측 미사일 기술자들은 위성발사체 설계기술과 더불어 다탄두 설계기술도 습득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피셔의 글에서도, 북측이 마케예프 로켓설계국 기술자들로부터 다탄두 미사일 설계기술을 습득한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인민군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단일탄두(single-warhead)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는데, 지금은 신종 고폭탄두 또는 핵탄두를 적어도 4기 이상 탑재한 다탄두(multi-warhead)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군과 러시아군만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 인민군도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측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으면서도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까닭은, 인민군이 비장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전략무기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이 비장하고 있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군 정찰위성을 따돌리기 위하여 핵미사일열차에 실려있을 것이다.

인민군의 차량발사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동해에 출동한 제7함대 항모강습단을 격침시킬 전략무기이고, 인민군의 잠수함발사 중거리미사일은 일본과 괌에 산재한 미국군 작전기지들을 기습공격할 전략무기이고, 인민군의 열차발사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태평양사령부에 최후 일격을 가할 전략무기다.

자국 전투력의 60%를 태평양사령부에 집결해두고 위험천만한 북침작전을 연습하는 미국군에 맞서서, 인민군은 위에서 논한 세 가지 신종 전략무기를 배치해두고 역습작전을 연습하고 있다. 2009년 6월 18일 미국 국방장관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는 기자회견에서 북측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태평양사령부를 방어하기 위해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하와이에 배치하였다고 밝혔지만, 인민군이 보유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 (2009년 10월 26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