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는 핵우산을 뚫을 수 있을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은하 2호는 다목적 위성발사체이다

여러 가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은하 2호는 다목적 위성발사체이다. 인공위성과 위성발사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은 수십년 오랜 기간과 막대한 국가역량, 그리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요구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므로, 어느 한 가지 목적만 달성하기 위해서 인공위성과 위성발사체를 만드는 나라는 없다. 북측은 은하 2호를 지구궤도에 쏘아올림으로써 정치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 그리고 군사적 목적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은하 2호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에 관해서는 2009년 2월 16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발사위협이 아니라 특별신호다’에서 논한 바 있다. 그 글에서는 은하 2호 발사준비가 오바마 정부에게 고위급 정치회담을 갖자고 요구하는 북측의 ‘특별신호’라고 논하였다.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경제적 목적에 관해서는 2009년 3월 2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누가 ‘은하’를 ‘대포동’이라 하는가’에 서 논한 바 있다. 그 글은 은하 2호를 개발한 목적들 가운데 하나가 우주산업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와 더불어, 그 글에서는 은하 2호 발사준비가 항구적인 미사일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조미(북미)정상회담을 오바마 정부에게 요구한다는 사실, 그리고 실제로 그 정상회담이 클린턴 정부 임기말에 추진되었다는 사실을 논하였다.

이제는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군사적 목적에 관해서 논할 차례이다.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군사적 목적을 조심스럽게 논하게 되는 까닭은, 미국의 우익세력이 은하 2호가 미국 본토 타격을 노리는 장거리미사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은하 2호 발사준비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식의 왜곡선전을 퍼뜨리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왜곡선전이 퍼져있는 분위기에서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군사적 목적을 논하면, 저들의 왜곡선전에 본의 아니게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은하 2호가 군사적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오류이다. 미국 군부가 ‘요격가능설’을 꺼내들고 은하 2호 발사를 완강히 반대하는 까닭은, 위성발사체 제작기술과 장거리미사일 제작기술이 기본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하 2호가 군사적 목적을 추구하는가 그렇지 않는가를 불필요하게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군사적 목적을 객관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2003년 3월 1일 이후의 군사적 긴장

당연한 말이지만, 은하 2호가 추구하는 군사적 목적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와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남측, 미국,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은하 2호 발사준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사실관계를 거꾸로 뒤집은 억지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장본인은, 2009년 3월 9일부터 20일까지 ‘키 리졸브(Key Resolve)’와 ‘폴 이글(Foal Eagle)’이라는 작전명으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는 미국 군부다. ‘키 리졸브’는 북측의 전략거점을 신속하게 점령하기 위한 실전연습이고, ‘폴 이글’은 미국군이 한국군과의 합동작전능력을 높이기 위한 야전기동훈련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말이 군사훈련이지, 실제로는 핵전쟁 시뮬레이션(nuclear war simulation)에 의거한 실전연습이다. 세계에는 미국군이 장기주둔하는 여러 나라들이 있지만, 미국 군부가 방대한 규모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기동전력을 총출동시켜 실전연습을 강행하는 사례는 한반도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다.

미국 군부가 작성해놓은 핵전쟁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북측이 공격조짐을 보이기만 해도 미국군이 먼저 전술핵무기로 북측을 공격하게 되어 있다. 미국군의 북침공격명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내리겠지만, 북측의 공격조짐에 대한 정보판단은 미국 군부가 일방적으로 내리게 되어 있다.

전술핵무기로 먼저 북측을 공격하기 위해 동해에 출동하는 무력집단은, 미국군의 방대한 첨단무력이 총집결된 항공모함 전투단이다. 북측이 공격조짐을 보이기만 해도 미국군이 먼저 전술핵무기로 북측을 공격하는 실전연습에 돌입한 항공모함 전투단이 ‘키 리졸브’라는 작전명으로 동해에 출동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국 군부가 한반도의 군사상황을 얼마나 위험천만한 지경으로 끌어가는지를 직감할 수 있다.

북측의 조선인민군은 그들이 먼저 전술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하지 않지만, 미국군은 한국군을 끌어들인 대북선제공격연습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북측의 조선인민군 함대가 태평양에 출동하여 실전연습을 실시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미국 해군 함대는 해마다 두 차례씩 동해에 출동하여 실전연습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의 군사상황을 위험천만한 지경으로 끌어가는 장본인이 미국 군부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명백하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북측이 공격조짐을 보이기만 해도 미국군이 먼저 전술핵무기로 북측을 공격한다는 전술핵공격 실전연습만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키 리졸브’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항공모함 전투단을 출동시키는 전술핵공격은 공격준비과정이 북측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므로 기습공격효과가 반감된다. 그래서 미국 군부는 북측이 예상하지 못한 때에 먼저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또 다른 핵전쟁 시뮬레이션을 연습해오고 있다. 미국 군부 이외에는 아무도 그러한 핵전쟁연습의 존재조차 알 수 없게 비밀 속에 감추어져 있다.

북측이 예상하지 못한 때에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또 다른 비밀핵전쟁계획은, 2002년 10월 어느 날,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군사령부(STRATCOM)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한 123쪽 짜리 극비보고서에 들어있었다. 다행히도 미국과학자협회(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의 핵정보연구 책임자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근거하여 그 극비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전략군사령부가 하는 수 없이 극히 일부만 공개하였다.

비밀핵전쟁계획은, 미국군이 1960년부터 핵전쟁계획으로 사용해오던 ‘단일작전전략계획(Single Operational Strategic Plan)’을 2002년 10월 1일에 대체하고, 2003년 3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작전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행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계속 보완되는 그 새로운 작전계획의 이름은 ‘작전계획 8044(Operation Plan 8044)’이다.

전모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작전계획의 대체적인 윤곽은 미국 본토 중앙부에 자리잡은 전략군사령부가 전술핵무기가 아니라 전략핵무기를 동원하여 불시에 상대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르면, 전략군사령부의 선제핵공격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략핵공격과 다른 지역국가에 대한 전략핵공격으로 분류되는데, 그들이 일차적으로 지목한 지역국가(regional state)는 북측이다.

전술핵공격과 전략핵공격을 통합한 미국군의 핵전쟁개념을 언론에서는 ‘핵우산 제공’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핵우산이란 남측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해마다 발표하는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나오는 관습적 표현이 아니다. ‘작전계획 8044’에 들어있는 미국군의 핵우산 제공은, 괌에서 출격한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불시에 북측을 향해 전략미사일 피스키퍼(Peacekeeper)를 발사하거나 또는 동해 해수면 밑에서 핵추진 잠수함이 불시에 북측을 향해 전략미사일 트라이던트(Trident) Ⅱ를 발사하거나 또는 미국 본토에서 불시에 북측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Minuteman) Ⅲ를 발사한다는 뜻이다. 미국 공군이 실전배치한 공중발사 전략미사일 피스키퍼 50기에 장착된 핵탄두는 500개이고, 미국 해군이 트라이던트 핵추진 잠수함 14척에 탑재한 잠수함발사 전략미사일 트라이던트 Ⅱ에 장착된 핵탄두는 2천개이고, 미국 육군이 실전배치한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 Ⅲ 450기에 장착된 핵탄두는 1천200개이다. 핵우산 제공이란 이처럼 지구 전체를 멸망시킬 핵무기로 북측을 불시에 공격한다는 뜻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바로 그러한 핵우산 제공공약에 따라 북측을 타격대상으로 규정한 선제핵공격 실전연습이다. 이 글이 발표되는 2009년 3월 9일부터 미국군은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한 실전연습 ‘키 리졸브’를 시작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 ‘키 리졸브’ 같은 실전연습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군은 중국에 근접한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실전연습을 실시하지 않으며, 러시아에 근접한 발트해나 흑해에서 대규모 실전연습을 실시하지 않는다. 오직 북측에 대해서만 대규모 실전연습을 강행한다는 데 한반도의 군사상황이 직면한 사태의 심각성과 위험성이 있다.

핵우산 제공은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미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계속되는 것이다. 핵우산 제공은 핵우산이 철거되기까지, 다시 말해서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하기까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주한미국군이 한 명도 남김없이 철군할 때, 한반도는 핵우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남측의 일반대중은 무사태평하다. 미국군이 한반도에서 실시하는 선제핵공격 실전연습이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할 대재앙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키 리졸브’를 해마다 실시해도 그것을 저지하기는커녕 미국에게 항변 한 마디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으로 보이는 무지와 오해, 미국군이 동맹군으로 보이는 편견과 착각을 하루빨리 걷어내야 핵재앙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적을 굴복시킨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군이 자국을 겨냥하여 선제핵공격 실전연습을 실시하지 않아서 미국군에 대한 긴장감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겠지만, 북측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미국군이 한반도에서 선제핵공격 실전연습을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해오고 있으므로 북측은 언제나 긴장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군사상황을 알지 못하는 남측의 일반대중이 ‘키 리졸브’ 실시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서도 무사태평하게 지내는 것과는 정반대로, 북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전쟁준비태세를 갖추고 경각심을 풀지 않으며 전쟁억제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

북측의 전쟁억제력이란, 미국군의 침공을 받으면 방어전으로 막는 식의 방어력을 뜻하지 않는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군의 대북침공은 곧 선제핵공격이므로, 미국군의 침공을 받는다는 말은 핵공격을 받는다는 뜻이다. 핵공격을 받아 초토화되고서 침공을 막는다는 말은 모순이다. 따라서 북측의 대미전쟁전략에는 방어개념이 포함될 수 없다. 북측으로서는 미국군이 대북핵공격을 기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북측은 전쟁억제력을 발휘하여 미국군의 핵우산을 철거해야 하는 것이다. 1998년 12월 2일 북측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제침략군의 도전에 추호도 용서없이 섬멸적 타격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미제침략군의 도전’이란 선제핵공격이 아니라 미국군의 핵우산을 뜻하고, ‘섬멸적 타격’이란 대미핵전쟁이 아니라 핵우산의 완전철거를 뜻한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측이 말한 섬멸적 타격의 의미를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공격이라고 해석한다. 이를테면, 미국 의회연구원(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의 연구자 스티븐 힐드레즈(Steven A. Hildreth)가 작성하여 2008년 1월 24일 미국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미국에 대한 북측의 탄도미사일위협(North Korean Missile Threat to the United States)’에 따르면, 북측은 미국 중부의 대도시 시카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대포동 1호’를 2005년에 생산하기 시작하여 2006년 말까지 20기를 생산하였다고 한다. 또한 워싱턴에 있는 극우성향의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최근에 제작한 영상선전물 ‘33분: 새로운 미사일시대에 미국을 수호한다(33 Minutes: Protecting America in the New Missile Age)’에서도 북측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33분 안에 미국 본토에 날아와 떨어진다고 겁을 주면서 그에 대비해 미사일방어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 대도시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일 뿐이다. 무고한 미국 인민들에게 핵재앙을 들씌우는 것은 북측이 의도하는 바도 아니고 북측의 군사전략도 아니다. 북측은 대도시를 파괴하여 무고한 양민들을 대량몰살시키는 전쟁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며, 제국주의자들이 저지르는 그러한 전쟁범죄를 단호히 반대, 배격한다.

북측이 미국의 대도시를 핵공격으로 초토화하는 행위는 미국의 대량핵보복을 자초하여 북측과 미국이 모두 망하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on)’의 참혹한 공멸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북측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미국과 핵교전을 벌여 공멸을 자초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북측의 혁명적 전쟁관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엉터리 공상에 지나지 않으며, 그러한 공상적 발언 자체가 혁명전쟁을 준비해온 북측에게 모욕으로 들릴 것이다. 북측은 절대로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공멸을 전쟁목적으로 설정하지 않으며, 그러한 전쟁목적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도시를 핵공격으로 파괴하여 무고한 인민들을 수십만명 몰살시키는 전쟁시나리오는 테러분자들의 복수심이 키워놓은 공상적 산물이지, 북측이 말하는 혁명전쟁의 작전계획이 아니다. 미국군의 핵우산을 철거하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실현하여 우리 민족끼리 화목하게 살려는 국가적 목표를 추구하는 북측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공멸로 끝날 ‘막가파식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너무도 명백하다.

북측은 공멸로 끝날 대미핵전쟁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고 미국군의 핵우산을 철거하는 전쟁억제력을 준비하였다. 이를테면, 손자병법의 모공편(謨攻篇)에 나오는 것처럼, “최상의 용병자는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지만 전쟁을 강행하지 않으며, 반드시 자기 나라의 군사를 온전케 한 채로 천하를 다투는 것(善用兵者 屈人之兵而非戰也 必以全爭於天下)”이며, “백전백승이 최상의 방도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방도인 것(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이다.

북측이 추구해온 것이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미국군을 굴복시키는 전쟁억제력을 보유하는 것이라면,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미국군을 굴복시키는 전쟁전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북측의 대미전쟁전략은 한반도에 드리운 미국군의 핵우산을 불능화하는 전략이다. 미국군의 핵우산이 불능화되면, 북측에 대한 전술핵공격과 전략핵공격을 준비한 미국군의 작전계획이 무용지물로 될 것이다. 미국군의 대북작전계획이 무용지물로 되면, 미국 군부는 더 이상 전쟁을 일으킬 수 없게 될 것이다.

북측이 수십년 동안 막대한 국력을 기울여 핵탄두와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한 까닭은, 공멸로 끝날 대미핵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미국군의 핵우산을 불능화하는 특유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기 위해서였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미국군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드는 전쟁전략

북측이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미국군의 핵우산을 불능화하는 방도는, 미국군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드는 것이다. ‘눈과 귀’가 멀어버린 미국군은 핵우산이 아니라 그 보다 더 강한 무기가 있어도 쓸 수 없게 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이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적국이 미국군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드는 전자기파 무기(electromagnetic pulse weapon)를 개발하지 않았을까 하고 우려한다. 그래서 ‘국가방어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라 미국 연방의회는 ‘미국에 대한 전자기파 공격위협 평가를 위한 위원회(Commission to Assess the Threat to the United States from Electromagnetic Pulse[EMP] Attack)’를 2001년에 이미 설치하였고, 2004년 7월 22일 그 위원회로부터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그들의 경계하는 눈초리가 북측에게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05년 6월 20일 미국 연방하원 투사전력소위원회(Projection Force Subcommittee) 위원장 로스코 바틀렛(Rosco Bartlett) 하원의원은 러시아 정부관리들이 미국 정부관리들에게 전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러시아가 북측에게 초전자기파 무기(super-electromagnetic pulse weapon)에 관한 기술을 넘겨주었으니 북측이 몇 해 안에 초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개발한 초전자기파 무기란 전자기파를 1m당 200킬로볼트나 방출하는 가공할 무기이다.

그러나 로스코 바틀렛 하원의원의 주장과 다르게, 전자기파 무기를 은밀히 만드는 쪽은 북측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군은 2010년까지 피해반경이 6.8km에 이르는 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미국군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남측의 국방과학연구소(ADD)도 2008년부터 62억6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 중인 전자기파무기를 2015년에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측이 전자기파 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으로 보는 저들의 예측은 빗나간 것이다. 러시아가 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하는 첨단기술을 북측에 넘겨주지도 않거니와, 북측은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북측이 전자기파 무기 개발에 관심이 없는 까닭은, 전자기파 무기만이 아니라 다른 무기로도 미국군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기파는 전자기파 무기에서만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핵폭발에서도 방출된다. 핵무기가 폭발할 때 방출되는 전자기파는 더 강력하다. 그래서 미국군이 예상하는 북측의 대미공격은, 북측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 중앙부의 400km 상공에 이르렀을 때 핵탄두가 공중폭발을 일으킴으로써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하여 지상의 모든 전자장비와 통신망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북측은 미국 본토 상공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의 위험하고 불확실한 대미공격을 생각하지 않는다. 안전하고 확실한 공격방식을 알고 있는 북측이 왜 그처럼 위험하고 불확실한 공격계획을 세우겠는가.

미국군의 ‘눈과 귀’는 대기권 밖의 우주공간에 있다. 통신위성(communication satellite)과 항법위성(navigation satellite)이 그들의 ‘눈과 귀’다.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이 마비되는 순간, 미국군은 ‘눈과 귀’가 멀어버려 꼼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미국군의 통신은 통신위성에 90% 이상 의존하고, 미국군의 작전기동은 전적으로 항법위성에 의존한다. 지구위치추적체계(Global Positioning System)라 부르는, 1994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지구위성항법체계(GNSS)는 미국 공군 제50우주비행단이 관리하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전지구적 차원의 위성항법체계인데, 항법위성에 의해서 작동되는 그 체계를 불능화하면 미국군은 손발이 꽁꽁 묶인다.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이 작동을 멈추면 미국군의 통신망, 전산망, 방공망, 레이더망이 마비되고 정찰기, 공중조기경보기, 미사일, 전투기, 항공모함, 잠수함 따위의 첨단무기들이 기능정지상태에 빠져 고철로 변하게 되며,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C4I: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Intelligence)에 의해서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작전지휘소가 움직임을 멈추게 된다. 이것은 전쟁수행력이 완전히 마비되는 것이며,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항복을 받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명료하다.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고서 미국군의 항복을 받아내는 방도는, 지구궤도를 타고 도는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인공위성이 마비상태에 빠진 경우는, 1998년에 미국의 상업용 통신위성 갤럭시 4호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미국에서 쓰는 휴대용 무선기 80%가 마비된 것이나, 2000년 1월 미국군 첩보위성이 세 시간 동안 작동되지 않은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마비시키기 위해서라면, 장거리미사일로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요격전술을 뇌리에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글로벌시큐리티(GlobalSecurity.org) 창설자이며 운영자인 미국의 군사전문가 존 파이크(John E. Pike)는 “중국이나 북측의 입장에서 볼 때, 미국식 전쟁을 방해하려면, 항공모함 한 척을 격침시키고 스텔스 전폭기 한 대를 격추시키기보다 통신위성 한 개를 파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중국이 그러한 위성요격전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2007년 1월 11일 장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려 865km 상공의 지구궤도를 돌던 자국의 노후화된 기상위성(FY-1C)을 파괴하였다. 중국의 위성요격은 2005년 7월 7일과 2006년 2월 6일에 실패한 뒤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이 위성요격에 성공하자 식겁한 미국은 2008년 2월 21일 장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려 자국의 노후화된 정찰위성을 파괴하였다. 현재 위성요격능력을 가진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뿐이다.

그러나 북측은 미국군이 운영하는 수많은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일일이 장거리미사일로 파괴할 수도 없고, 다른 나라의 위성요격전략을 모방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북측에서 중시하는 ‘주체전법’은 다른 나라의 군사전략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형편과 실정에 맞게 독자적이고 특유한 전술과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은하’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장거리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요격미사일로 나누어진다. 위성요격미사일은 인공위성을 명중시켜 파괴하는 것인데, 북측이 보유한 장거리미사일은 위성요격미사일이 아니라 위성마비미사일이다.

지구궤도에서 일으킨 핵폭발은 전자기파를 순간적으로 다량방출하여 인공위성의 민감한 전자장치들을 마비시킨다. 그러한 원리에 따라, 북측은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미사일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뒤에 핵탄두를 폭발시켜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마비시키는 군사전략을 개발하였다. 북측은 이미 1998년에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 올렸고, 2006년에는 지하핵실험을 통해서 소형 핵탄두를 개발하였음을 입증한 바 있는데, 이것은 북측이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장거리미사일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미국의 인공위성을 마비시키는 능력을 보유하였음을 실증한 것이다. 2006년 6월 22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마이클 오핸런(Michael O’Hanlon)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적대국들이 우주공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인공위성의 작동을 멈추게 만드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공중으로 발사된 특수화학탄두가 폭발하여 통신위성 및 항법위성과 미국군의 교신을 지역적으로,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북측의 특유한 전술(tactics)이라면, 지구궤도에서 핵폭발을 일으켜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은 북측의 특유한 전략(strategy)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광학망원경으로 관측한 바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인공위성은 404개이다. 그 가운데 미국 인공위성이 140개, 러시아 인공위성이 90개, 일본 인공위성이 28개, 중국 인공위성이 16개, 남측 인공위성이 4개이다. 광학망원경으로 관측하지 못한 인공위성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모른다. 인공위성 개체수가 그처럼 많은 것만이 아니라, 인공위성이 도는 지구궤도도 여러 층이다. 2천km 상공까지는 하층지구궤도(Low Earth Orbit)이고, 2천km에서 3만5천786km까지는 중층지구궤도(Medium Earth Orbit)이고, 3만5천786km 이상은 상층지구궤도(High Earth Orbit)다. 통신위성은 상층지구궤도를 돌고, 항법위성은 중층지구궤도를 돈다.

북측이 각국의 수많은 인공위성들 가운데서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마비시키려면 표적위성들의 항행궤도를 정확히 계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북측은 2007년에 러시아에서 레이저위성추적체계(Satellite Laser-Ranging System)를 도입하였다. 그것은 지구궤도를 향해 레이저 광선을 쏘아 반사되는 시간을 컴퓨터로 계산하여 인공위성의 항행궤도를 측정하는 체계이다.

지금 발사준비단계에 있는 은하 2호에는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가 탑재되지만, 은하 2호에 핵탄두를 탑재하면 미국군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드는 위성마비미사일이 된다. 북측이 말하는 ‘섬멸적 타격’이란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에 대한 섬멸적 타격이라는 뜻이다. 위성마비미사일은 대기권에서 벗어난 우주공간에서 핵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므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 비살상무기(nonlethal weapon)이고, 지구환경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은하 2호는 위성발사체이므로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장시간 발사준비과정을 거쳐야 하고 따라서 미국군에게 감시와 정찰의 기회를 주게 되지만, 북측이 보유한 위성마비미사일은 험준한 산악지대의 화강암층을 뚫고 건설한 지하사일로우(underground silo)에 격납되어 있으며, 지하발사조종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하달에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북측이 위성마비미사일을 불시에 발사하면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이 마비될 것이며, 그에 따라 미국군은 작동을 멈춘 위성방송 대신 라디오방송을 통해 발표하는 미국 대통령의 ‘긴급특별조치’를 듣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긴급특별조치’에 따라 이 땅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도 다치지 않고 핵우산이 철거될 것이며, 이 강산의 풀 한 포기 다치지 않고 주한미국군이 철군하기 시작할 것이다.

북측은 지속적인 위성발사로 미국의 통신위성과 항법위성을 마비시키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핵우산 불능화 능력을 실증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 북측은 10년만에 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하달에 대기하는 중이다.

북측이 위성을 처음 발사한 1998년 8월 31일부터 2년만에 클린턴 정부가 북측과 항구적인 미사일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북측의 위성발사가 군사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간파하였기 때문이다. 장차 항구적인 미사일협정을 체결하는 조미(북미)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면, 오바마 정부는 미국군의 핵우산을 철거하고 주한미국군을 단계적으로 철군하는 대북비밀협약을 맺게 될 것이다.

북측이 위성발사로 미국을 압박하는 기간은, 미사일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조미(북미)정상회담 개최요구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받아들여 오바마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위한 준비회담이 열릴 때까지다. 오바마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위한 준비회담이 열릴 때까지 6자회담은 장기휴회에 들어간 것이고, 재개되더라도 공전할 것이다. 미국군의 핵우산을 철거하려는 ‘은하’의 강공이 시작되었다. (2009년 3월 9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