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에 연계된 '컨플랜(CONPLAN) 5029'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건강이상설과 맞물린 급변사태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관한 미확인보도가 내외언론에 떠돌며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미확인정보를 언론기관에 건넨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미확인정보의 사실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은, 미확인보도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지 못해 정신적 혼란에 빠져있다.

미확인보도라는 말에서 미확인이란, 보도내용의 사실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곧 확인할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여 추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이 북측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까닭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안달이 난 워싱턴의 대북정보담당관들이 하는 일은, 추리력에 의존한 미확인정보를 언론에 흘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이 언론에 흘려준 미확인정보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방도가 자기들에게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미국의 대북정보력이 북측의 정탐차단망을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북첩보활동에 해마다 3억달러씩 쏟아부으며 열을 올리지만, 미국의 대북정보력은 북측의 언론보도를 통해 얻은 정보나 북측 방문자를 통해 얻은 정보를 추리력을 발동하여 처리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50여 년 동안 항공정찰, 첩보위성감시, 통신감청을 받아온 북측이 저들의 정찰, 감시, 감청을 따돌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므로, 워싱턴의 대북정보담당관들이 추리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오죽했으면,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30년 동안 일한 뒤에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첩보계의 거물' 도널드 그렉(Donald Gregg)마저 미국의 대북첩보활동이 "미국의 첩보활동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실패"라고 지적하였겠는가!

계속 실패만 되풀이해오는 미국의 대북첩보활동이 풀어야 할 과제가 2008년 8월에 제기되었는데, 그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약속위반에 대한 북측의 대응여부를 탐지하는 과제였다. 세상이 다 아는 대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북측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조치를 2008년 8월 11일에 해제하겠다고 공약하고서도 이행하지 않았다.

북측과 미국이 핵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인 기간에, 북측 언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을 상당기간 보도하지 않은 적이 과거에 여러 차례 있었으므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8월 11일부터 오늘까지 북측 언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특이한 동향이 아니다.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9월 9일 평양에서 열린 '공화국 창건 60돐' 경축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특이한 일이었다. 특이현상에 추리력을 집중한 워싱턴의 대북정보담당관들이 내린 판단결과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다. 그들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경축행사 다음날인 2008년 9월 10일 '뉴욕타임스'가 "미국 정보기관관리들(U.S. intelligence officials)"로부터 들었다고 하면서 건강이상설을 처음 보도하였다.

문제는 그 이튿날인 9월 11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Fox News)'에서 터졌다. '팍스 뉴스'가 "부쉬정부 고위관리(Senior Bush administration official)"로부터 들었다고 하면서 북측 급변사태설을 보도한 것이다. 그 보도에 따르면, 부쉬정부 고위관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으로 북측이 불안정에 빠지는 경우, 미국은 중국과 함께 대응하기로 하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보기관관리들이 건강이상설을 언론에 흘려주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어떤 고위관리가 나타나서 급변사태설로 맞장구를 쳤음을 말해준다.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설이 맞물려 돌아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설을 뜬소문으로 보고 그냥 지나치면, 미확인정보 언론유포행위 뒤에 있는 정치군사적 동향을 놓쳐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논하는 것은,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설의 유포가, 2005년 중반에 미국 군부가 개발한 새로운 대북전술을 운용하는 문제와 깊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내비친 새로운 대북전술

날마다 10만부씩 발행하는 미국군 일간지 '스타즈 앤드 스트라입스(Stars and Stripes)'가 평택기지(Camp Humphreys)발 기사로 2007년 6월 29일에 보도한 대담 한 편이 눈길을 끈다. 주한미국군사령관 월터 샤프(Walter Sharp)의 대담기사이다. 그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전술을 주의 깊게 고찰한 북측이 "이라크형 반란전술(Iraq-style insurgency tactics)"을 운용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군은 북측의 그러한 전술운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미국 캔서스주에 있는 리븐월스 기지(Fort Leavenworth)의 육군교육연수원(Center for Army Lessons Learned) 교관들이 2007년 말에 남측에 와서 주한미국군이 새로운 훈련 또는 조치들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평가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놀랍게도, 샤프의 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한반도 군사상황에 관한 상식을 뒤집는 충격발언이다. 117만명에 이르는 조선인민군은 중무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도 보유하였는데, 그러한 대규모 정규군이 도로에 묻어둔 급조폭발물(IED)을 터뜨리거나 프로판가스 연료보관통과 로켓포탄으로 엉성하게 만든 즉석로켓추진폭탄(IRAM)을 발사하여 미국군을 공격하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반란전술을 운용할 것이라는 샤프의 말은 영낙없는 허튼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숨겨진 내막을 파헤쳐보면, 그의 말은 허튼 소리가 아니다. 남측에 들어간 미국 육군교육연수원 교관들이 이라크형 반란전술에 대처할 새로운 전술훈련을 주한미국군이 제대로 실시하는지 평가한다는 말까지 덧붙인 것을 보면, 그의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가 내비친 것은, 미국군이 이라크형 반란전술에 대처할 새로운 대북전술을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의 대담기사에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이라크형 반란전술을 운용할 것이라고 꼭 집어서 말한 것이 아니라, 북측(North Korea)에서 그 전술이 운용될 것이라고 다소 모호하게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전술운용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은 것이다. 바로 그 모호한 표현에서 미국군의 새로운 대북전술에 관한 단서가 엿보인다.

이라크형 반란전술이란 무엇일까? 웬만한 군사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전술이 전면전에서 쓰이는 정규군의 전쟁전술이 아니라, 점령군에 맞서싸우는 민간인 무장세력의 폭탄테러전술이라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상기하면,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대담기사에서 내비친 미국군의 새로운 대북전술이, 조선인민군이 아닌 북측 무장세력이 운용할 것으로 예상한 폭탄테러전술에 대처하는 반테러전술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군의 새로운 대북전술은, 북측에서 급변사태로 정권이 전복되고 조선인민군 지휘체계가 와해되는 경우 미국군이 북측의 주요도시들을 점령해 들어갈 때 북측의 무장세력이 미국군에게 폭탄테러공격을 가하는 상황을 상정하여 만들어진 반테러전술인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미국군이 북측 정권의 붕괴와 조선인민군 지휘체계의 와해라는 급변사태를 예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급변사태에 대처할 야전군 전술훈련까지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군이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처할 새로운 대북전술을 개발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새로운 대북전술을 내비친 시점이 2007년 6월이었으므로, 그 전술을 개발한 시점은 당연히 2007년 6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아마도 2006년 10월 9일 북측이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핵보유국에서 일어난 급변사태에 대처할 새로운 대북전술개발에 서둘러 착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군이 선택한 급변사태 씨나리오

당연한 말이지만, 미국군 지휘부는 핵무기를 보유한 군대와 전면전을 벌일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미국군이 핵보유국인 북측과 전면전을 벌일 수 없게 된 조건에서, 그들의 선택은 비전쟁 군사작전(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 MOOTW)으로 좁혀진다. 북측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났을 때 비전쟁 군사작전을 벌이기 위해서 미국군이 작성한 것이 급변사태계획(Contingency Plan) 5029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 월터 샤프가 내비친 새로운 대북전술이란 급변사태계획 5029에 의거한 반테러전술인 것이다.

급변사태계획을 영어로 컨플랜(CONPLAN)으로 줄여서 부르는데, 개념계획(Concept Plan)도 영어로 줄여서 부르면 컨플랜(CONPLAN)으로 되니 혼동하기 쉽다. 컨플랜 5029는 아직 작전계획(Operation Plan)으로 완성되지 못한 '컨플랜(개념계획) 5029'가 아니라, 작전계획으로 완성된 '컨플랜(급변사태계획) 5029이다. 급변사태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OPLAN 5029)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8년 9월 10일 '연합뉴스'는 남측의 정부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고 하면서 한미 양국군이 개념계획 5029를 보완하여 작전계획 5029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나, 그것은 오보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 월터 샤프가 2007년 6월 언론대담을 통해 주한미국군이 작전계획 5029에 의거한 전술훈련까지 실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는데,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에도 작전계획 5029를 만드는 중이라는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는다.

미국군이 개념계획 5029를 만든 때는 북측의 급변사태설이 난무하던 1999년이었다. 1999년에 만들었다고 해서 개념계획 5029-99라고 부른다.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William M. Arkin)이 2006년 10월 27일 '워싱턴포스트'에 실은 '북측을 타격할 선제행동(Taking Preemptive Action Against North Korea)'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미국군은 2003년에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화하여 급변사태계획 5029 초안을 만들었으며, 2006년 10월 9일 북측이 지하핵실험을 실시하자 미국군은 그에 대응하여 새로운 급변사태계획(new 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킨이 말한 새로운 급변사태계획이 급변사태계획 5029 완성안이다. 개념계획 5029가 급변사태계획 5029로 완성되었으므로 개념계획 5029는 자동적으로 없어졌다.

아킨의 말에 따르면, 2005년 중반에 미국군은 급변사태계획 5029 초안을 보완하였는데, 북측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다섯 가지 급변사태 씨나리오(contingency scenario) 가운데 한 가지 씨나리오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미국군이 북측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다섯 가지 급변사태를 열거하면, 북측에서 군사정변이나 내란이 일어나는 경우, 대규모 탈북이 일어나는 경우, 북측이 엄청난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 경우, 북측에서 미국인 인질사태가 일어나는 경우, 북측의 핵무기가 해외유출위험에 빠지는 경우이다.

다섯 가지 급변사태 씨나리오 가운데서 미국군이 선택한 것은, 아킨의 말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시에 북측에서 군사정변이나 반란이 일어나 정권이 무너지거나, 또는 북측 정권이 "외부적 반사행동(external reverberation)"으로 붕괴위기에 빠지는 씨나리오이다. 주목하는 것은, 북측 정권을 붕괴위기에 빠뜨리는 외부적 반사행동이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외부적 반사행동이란 미국군이 북측 정권을 뒤집어 엎는 비전쟁 군사작전(MOOTW)을 뜻한다.

급변사태계획 5029는 북측 정권이 무너지는 급변사태에 대처할 비전쟁 군사작전을 담은 작전계획으로 지금까지 알려졌는데, 그것은 착오이다.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더욱이 북측 정권이 붕괴위기에 빠지지 않았는데도 미국군은 북측 정권을 뒤집어 엎을 급변사태를 일으키기 위해 비전쟁 군사작전을 개시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급변사태계획 5029의 기본내용이다. 다시 말해서, 급변사태계획 5029의 작전목표는 북측 정권이 무너지는 급변사태가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쟁 군사작전으로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측 정권을 뒤집어 엎는 것이다.

미국군은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물밑에서 비전쟁 군사작전을 벌여 정권을 붕괴위기에 몰아넣은 뒤에 무력침공을 가해 순식간에 뒤집어 엎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전쟁은 미국군이 비전쟁 군사작전과 무력침공을 결합한 최초의 전쟁이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측을 겨냥하여 가끔 정권교체(regime change)라는 말을 꺼내는 것은, 미국군이 비전쟁 군사작전으로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측 정권을 뒤집어 엎어버리겠다는 노골적인 도발의사의 표출이다.

비전쟁 군사작전은 누가 맡을까?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일으키는 비전쟁 군사작전은 누가 맡을까? 급변사태계획 5029와 주한미국군 동향, 그리고 미국 중앙정보국 동향에 관한 최근 언론자료들을 분석하면, 주한미국군 특수작전사령부(Special Operations Command Korea, SOCKOR)가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특수활동부(Special Activities Division, SAD)와 합동으로 급변사태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수활동부는 얼마전에 특수복무실(Special Services Office, SSO)로 개칭되었는데, 특수활동부가 비전쟁 군사작전에 내미는 실전단위가 특수작전단(Special Operations Group, SOG)이다.

특수부대 출신 지원자들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 정예병력 400명으로 구성된 특수작전단은 해상공작부와 공중공작부를 두었는데, 중앙정보국장이 출동명령을 내리면 두 시간 안에 쾌속정, 잠수정, 수송기 등을 타고 적진침투작전을 개시한다. 특수작전단 병력은 현역군인이 아니므로 군복도 입지 않으며, 중앙정보국 소속이므로 신원을 노출시킬 신분증도 갖지 않고 적진에 침투하기 때문에 체포하거나 사살해도 그가 누구인지 신원을 알 수 없다.

비밀에 쌓여있던 특수작전단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002년 2월 후세인 정권을 뒤집어 엎으라는 미국 대통령 부쉬의 명령를 받고 특수활동부를 가동시킨 중앙정보국은, 미국군이 이라크전쟁을 도발하기 두 달 전에 특수작전단을 이라크 주요전략거점에 침투시켰다. 개전 첫 날 미국군이 해상과 공중에서 발사한 수많은 순항미사일이 장거리를 날아가서 이라크영토의 여러 목표물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은, 위치추적장치(GPS)를 지니고 현장에 침투해 있던 특수작전단 병력이 위성전화를 통해 타격목표물의 위치를 유도해주었기에 가능하였다. 또한 후세인 정권 시기의 이라크군이 미국군과 싸워보지도 않고 겁에 질려 투항하거나 전선에서 이탈하여 군대가 급속히 와해된 것 역시 특수작전단 병력이 이라크군을 상대로 온갖 비밀공작을 벌였기에 가능하였다. 특수활동부의 이라크 비전쟁 군사작전에 들어간 자금은 2억 달러를 웃돈다.

미국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합동특수작전사령부(Joint Special Operations Command)를 구성해서 합동임무군(Joint Task Force)을 투입하였다. 특수활동부가 지휘하는 특수작전단이 합동임무군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러난 것처럼, 급변사태계획 5029에는 특수작전단이 북측에 침투하여 비전쟁 군사작전으로 급변사태를 일으킴으로써 미국군의 군사점령을 예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다. 급변사태계획 5029에 따라 북측에 침투하여 심리전, 정탐활동, 요인암살, 거점파괴, 반란유도를 자행하고 대량파괴무기를 장악하여 급변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특수활동부와 주한미국군 특수작전사령부가 합동으로 벌이는 비전쟁 군사작전의 임무라는 점은 명백하다.

2008년 3월 2일부터 7일까지 실시된 키 리졸브(Key Resolve)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들어온 미국군의 트라이던트급(Trident-class)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USS Ohio)가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그 잠수함은 미국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데, 1천600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순항미사일 토마호크(Tomahawk) 154기를 싣고 다닌다. 잠수함 내부를 돌아본 기자들의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03년 11월부터 2005년 말까지 개조한 잠수함 내부이다. 수중미사일발사관 일부를 개조하여 적진에 침투할 특수전 병력을 수중에서 직접 배출하는 장치를 만들었고, 수중침투를 위한 쾌속잠수정 1척을 싣고 다닌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특수전 병력이 사용할 침대 66개가 놓여있는 숙소공간이 눈에 띄었다고 하였다. 실제로 키리졸브 군사훈련에서는 특수전 병력이 쾌속잠수정을 타고 해안에 침투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이것은 미국군이 급변사태계획 5029에 의거하여 대북군사작전을 연습해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범죄행위였다

키 리졸브 군사훈련에서는 미국군이 한국군과 합동으로 대북군사작전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급변사태계획 5029를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가면 미국군은 한국군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비전쟁 군사작전을 개시할 것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군이 다국적군과 무관하게 단독으로 비전쟁 군사작전을 벌였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자기의 비밀작전을 다른 나라 군대와 합동으로 벌이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미국군은 급변사태계획 5029에 관한 정보를 한국군에게 알려줄 리 없으며, 한국군은 급변사태계획 5029 준비상황에 대해서 알 수 없다. 남측 언론이 급변사태계획 5029에 관하여 오보를 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대북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조건에서 미국 특수전 병력이 단독으로 북측에 침투하여 비전쟁 군사작전을 벌이는 경우 한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970년대에 대북전면전을 지휘하기 위해 설치해둔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고, 미국한국사령부(U.S. Korea Command)를 설치해야 미국군이 급변사태계획 5029를 마음놓고 단독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한국사령부 개설시기는 2012년 4월로 예정되었다. 이것은 급변사태계획 5029를 실행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설이 불거져나온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요즈음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중앙정보국과 군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를 알아내기 위한 대북정탐활동에 첩보력을 집중하였다. 그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에 첩보력을 집중한 까닭은, 그의 건강이 악화되면 정치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다. 저들이 기대하는 정치공백이란, 공백(vaccum)-분열(split)-내파(implosion)-붕괴(collapse)로 이어지는 급변사태 씨나리오의 출발점이며, 동시에 특수작전단이 북측에 침투하여 비전쟁 군사작전을 벌이는 작전개시지점이기도 하다.

북측에 침투하는 비전쟁 군사작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설명이 요구되지 않을 만큼 명백하다. 그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군이 저지른 대량파괴와 대량살육을 이 땅에서도 재연해보려는 끔찍스러운 광란이 아닌가!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설에 관한 미확인정보를 언론에 흘려준 것은 단순한 여론공작이 아니었다. 그것은 급변사태 기대심리에 사로잡혀 한반도를 참혹한 파괴와 살육으로 내모는 날을 고대해온 전쟁광신자들의 범죄행위였다. (2008년 9월 22일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