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식민주의무역협정과 민주주의혁명

 

<차례>
1. 글을 시작하며
2. 신식민주의무역협정과 신식민주의경제통합
    2-1) 자본주의국제분업의 확장
    2-2) 제국주의수탈거점의 확장
3. 사회계급이 양극화되고 사회적 빈곤이 심화되는 원인
4. 재앙과 파국을 몰고 오는 신식민주의무역협정
    4-1) 불확정 노동의 수렁
    4-2) 대량수탈의 거점형성

    4-3) 제국주의금융수탈의 증대
5.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배격하는 민주주의혁명
    5-1)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로부터 받는 영향
    5-2) 정권퇴진투쟁의 조건
6. 글을 맺으며

1. 글을 시작하며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합의하려는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의 협상이 막판에 다가선 2007년 4월 1일, 협정체결을 반대하여 싸우던 노동자 한 사람이 회담장 앞길에서 자기 몸에 불을 붙이며 격렬하게 저항하였다.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투쟁하였고, 14일 동안 병상에서 전신화상의 고통과 맞서다가 숨진 그는 이 땅에 마지막으로 이런 글을 남겼다.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뿌려서 밤새도록 미국놈들 괴롭히게 해주십시요. 효순 미선 한을 갚고"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모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은, 불길에 휩싸인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분노가 자기들 가슴에서도 끓어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이 땅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은, 불길에 휩싸여 쓰러진 노동자가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에서 숨을 거둔 것처럼, 한미자유무역협정의 덫에 걸린 신식민주의체제에서 목이 졸리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을 예감하였다.

그런데 협정체결을 반대하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듯, 2007년 4월 2일 부쉬정부와 노무현정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인 2000년 6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U.S.-Korea Business Council) 제13차 총회에서 미국과 남(한국)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처음 논의한 때로부터 7년만에, 그리고 2003년 2월 2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과 미국 무역대표부 대사 롭 포트먼(Rob Portman)이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을 시작한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한 때로부터 4년만에 결국 합의에 이른 것이다.

명백하게도,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현실을 동반한 것이다.

첫째, 4년 동안 계속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은,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환상을 한껏 부풀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미몽 속에 빠뜨리는 여론조작을 거듭해온 가운데 진행되었다. 저들의 여론조작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결과를 예상하는 자료를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왜곡행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신식민주의경제예속을 '무역장벽 제거(removal of trade barriers)'와 '시장개방(market opening)'이라는 기만적 용어로, 신식민주의수탈무역을 '자유무역(free trade)'이라는 기만적 용어로 각각 바꿔 쓰는 왜곡행위로 나타났다.

이 글에 담겨진 노동계급의 시각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인식을 교란하고 미몽에 빠뜨리는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의 기만적 용어를 거부하고 새로운 용어를 찾아내어 의미를 다시 규정한다.

둘째, 4년 동안 계속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은, 남(한국)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격렬한 저항, 남(한국) 진보정당과 사회단체들의 치열한 반대투쟁을 경찰병력의 야만적인 탄압으로 봉쇄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저지른 야만적 탄압은 대중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저항세력 지도부를 수배, 구속하는 것도 모자라서 결국 노동자를 분신투쟁으로 몰아 갔다.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국경을 넘어 이동한 상품수출총액은 12조620억 달러, 상품수입총액은 12조380억 달러이다. 서비스수출총액은 2조7천100억 달러, 서비스수입총액은 2조6천200억 달러이다. (『연합뉴스』 2007년 4월 12일) 이처럼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상품, 자본,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것을 무역이라 하는데, 무역은 가시적 무역(visible trade)과 불가시적 무역(invisible trade)으로 구분된다. 가시적 무역이란 상품무역을 뜻하고, 불가시적 무역이란 금융거래, 이윤 및 이자, 주식배당을 뜻한다.

상품, 자본,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무역은 보호무역(protective trade)과 자유무역(free trade)이라는 두 개의 상이한 형태로 전개된다. 보호무역이란 국가기구의 통제에 의하여 수입이 제한되고 수출이 장려되는 무역형태이다. 보호무역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자본주의지배계급이 장악한 국가기구가 무역을 제도적으로 통제한다.

그러나 국가기구의 제도적 통제는 자본주의생산력이 일정한 발전단계에 올라설 때, 자본주의시장경제의 팽창을 가로막는 질곡으로 전화된다. 일정한 발전단계에 올라선 자본주의생산력은 국가기구의 제도적 통제라는 질곡에서 벗어나 자본주의시장경제를 해외로 팽창시키려는 공세에 나서게 되는데, 그 공세를 자유무역이라 한다. 자유무역은 제한철폐와 투자증대로 요약된다. 보호무역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자유무역으로 돌아설 것인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자본주의생산력의 발전정도,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 자국의 사회계급관계이다.

그런데 노동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보호무역이란 자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피땀을 쥐어짜는 착취행위에 대한 정책적 보호이며, 자유무역이란 제국주의독점자본이 발전도상국과 저발전국에 밀고 들어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피땀을 무한정 자유롭게 쥐어짜는 수탈의 무한팽창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21세기에 들어와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맺은 쌍무무역협정들 가운데 최대규모라는 점에서, 그리고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맺는 쌍무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신식민주의체제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한 민감한 시기에 서둘러 체결하는 쌍무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한(조선)반도 정세변화를 좌우할 중대요인으로 등장하였다.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한(조선)반도에 몰고 올 미증유의 태풍급 파급력을 구체적 수치로 밝혀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협정체결이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파악하고 토론하고 선전하는 것, 그리하여 저항하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그리고 투쟁의 깃발을 치켜든 진보정당과 사회단체들에게 체결반대투쟁의 이론적 근거를 밝혀주는 것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피땀을 쥐어짜는 낡고 썩은 신식민주의체제를 뒤집어엎고 새로운 세상을 일으켜 세우려는 이 땅의 모든 진보적 정치활동가들과 진보적 지식인들의 당면임무이다.

2. 신식민주의무역협정과 신식민주의경제통합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목청 높여 찬양하는 이른바 자본주의문명화(capitalist civilization)는,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생산력이 자동차, 항공기, 컴퓨터, 휴대전화 같은 첨단기술상품을 대량생산하는 사회환경의 물질적 전개를 뜻한다. 그러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그러한 사회환경에서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은, 진보적 사회과학이 이미 오래 전에 논증한 대로, 자본주의생산력이 발달할수록 잉여가치가 늘어나고, 늘어난 잉여가치를 집어삼킨 자본이 질료적 팽창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문명화의 본질은 잉여가치의 착취에 의한 자본의 질료적 팽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자본주의생산력이 지속적으로 발달하여 잉여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생산노동에 대한 사회계급적 착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이 돋보인다.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생산력의 발달과정에서는 대량생산이 대량착취를 불가피하게 동반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지적하는 것은, 오늘날 자본의 질료적 팽창이 일국적 범위를 넘어 세계적 범위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자본의 질료적 팽창이 세계적 범위에서 진행될 때, 자본주의시장경제는 자연히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자본주의시장경제를 경제통합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떠밀어 가는 정치적, 법적, 제도적 조치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이다.

일반적으로, 관세동맹, 공동시장, 자유무역을 요구하는 경제통합은 네 갈래로 진행되는데, 발전도상국무역협정, 신식민주의무역협정, 자유주의무역협정, 사회주의무역협정이다. 그 가운데서 이 글이 논하는 범위는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의 통합은 두말할 나위 없이 신식민주의무역협정(neocolonial trade agreement)에 따라 실현된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을 재편하면서 신식민주의무역협정에 따라 자본주의시장경제를 통합할 때, 신식민주의경제통합(neocolonial economic integration)이 실현된다.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은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완결점으로 끌어간다.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은 금융시장통합, 상품시장통합, 서비스시장통합을 포괄하면서 파상적으로 또는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워싱턴의 제국주의국가권력이 제국주의세계체제에 예속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정권들과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맺는 목적, 그리고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밀고 나가는 목적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2-1) 자본주의국제분업의 확장

신식민주의무역협정과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의 첫 번째 목적은, 제국주의국가권력과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자본주의국제분업(capitalist international division of labor)을 지구촌 전반으로 확장함으로써 현 시기 내부모순이 격화되고 있는 자본주의세계시장을 안정화하려는 데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은 자본주의국제분업을 두 가지 방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국제분업이란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을 압도적인 자본력, 기술력으로 재편, 지배하는 수직분업체계를 뜻한다. 또한 그것은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저임금노동력이 결합하여 원료와 자재를 비롯한 중저가상품을 대량생산하고, 그것을 다시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시장으로 수출하여 자본주의세계시장을 유지하는 체계이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이른바 '노동집약적 산업(labor-intensive industry)'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로 이전하여 원료와 자재를 비롯한 중저가상품을 대량생산하는 자본주의국제분업이란, 노동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일하는 생산노동에서 피땀을 쥐어짜는 대량착취의 세계화(globalization of massive exploitation)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지배하고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기생하는 자본주의국제분업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노동계급 사이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the principle of equal labor for equal pay)이 남김없이 파괴되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생산노동에서 피땀을 쥐어짜는 대량착취가 끝없이 계속되고 확대된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노동계급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 사이에서 벌어진 천문학적인 차등임금의 총량이 자본주의국제분업에서 자행되는 대량착취의 총량으로 된다.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국제분업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이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노동계급보다 차등임금만큼 더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것이다.

노동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21세기의 자본주의문명화를 찬양하면서 풍요의 노래를 불러대는 제국주의독점자본과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의 발밑에서 가혹한 이중착취를 당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흘리는 피눈물이 보인다.

2-2) 제국주의수탈거점의 확장

신식민주의무역협정과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의 두 번째 목적은, 제국주의수탈거점을 지구촌 전반으로 확장하려는데 있다. 자본주의언론시장에서 떠도는 아리송한 말들 가운데 '국부유출'이라는 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국부(national wealth)라는 개념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창조한 잉여가치 가운데서 이윤형태로 전화된 사회적 재부의 총량이다.

그러므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국부유출'이란 사회적 재부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다는 뜻이 아니라 제국주의독점자본이 국경을 넘어 침탈하여 막대한 이윤을 수탈해 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신식민주의체제에서 무역수지, 이익배당금, 이자와 같은 합법적인 취득형태로 자행하는 이윤수탈이다.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을 착취한 잉여가치 중에서 이윤형태로 전화된 사회적 재부를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무역수지, 이익배당금, 이자로 한 차례 더 수탈해 가는 것이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이윤수탈은 자본주의국제분업을 통해 세계화되었다. 이를테면,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자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중국에 세워놓은 수출기업의 저임금노동력으로 조립하여 중국산으로 위장한 상품을 만드는 거대한 국제분업체계가 작동되는 중이다. 2005년 현재 중국에 들어간 외국기업들이 중국의 수출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 수입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이며, 무역흑자총액 1천774억7천만 달러의 56%를 차지하였다. 2004년 현재 중국과 미국 사이에 발생한 중국의 무역흑자는 804억 달러이지만, 그 가운데서 중국기업이 차지하는 무역흑자는 12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792억 달러 속에는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중국의 무역흑자로 위장하여 수탈해간 막대한 이윤이 숨겨져 있다.

중국과 미국의 자본주의국제분업만이 아니라, 남(한국)과 일본의 자본주의국제분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여섯 해 동안 한일무역에서 발생한 남(한국)의 무역적자총액은 1천39억 달러인데, 그 가운데서 부품소재산업부문의 무역적자가 76.4%인 794억 달러나 된다. (『프레시안』 2006년 3월 27일) 이것은 일본기업들이 생산한 부품소재를 사들여 조립한 완제품을 자본주의세계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 남(한국)의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이윤 가운데서 3분의 2를 일본기업들이 거둬가고 있음을 뜻한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남(한국)과 미국의 국제분업과 통상관계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수탈해 감으로써 남(한국)을 제국주의수탈거점으로 전락시키는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의 완성이다.

3. 사회계급이 양극화되고 사회적 빈곤이 심화되는 원인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21세기에 들어와서 7년 동안 연평균 4.5%를 넘는 경제성장을 기록하여 1970년 이후 최고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4월 12일) 그러나 노동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프리카 지역경제의 고도성장은 제국주의독점자본과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1970년 이후 가장 심하게 아프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생산노동에서 피땀을 쥐어짜낸 가혹한 착취의 결과이다. 아프리카 지역경제의 고도성장이 아프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사회계급의 양극화(polarization of social classes)와 사회적 빈곤의 심화(intensification of social poverty), 그리고 부패와 범죄의 급증(rapid increase of corruption and crime)밖에 없다.

자본계급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지지, 옹호하는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은 이른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라는 겉모습만을 줄곧 부각시킴으로써 사회계급의 양극화라는 알맹이를 감추려고 애쓴다. 그러나 알맹이를 겉모습으로 바꿔치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짓이다.

아프리카만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사회계급의 양극화, 사회적 빈곤의 심화, 부패와 범죄의 급증이 극에 이르렀다. 라틴아메리카의 대자본가 30명이 소유한 재산은 라틴아메리카의 빈곤인구 2억5천만 명의 총재산보다 더 많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멕시코에서는 최상위 0.000001%의 수입이 빈곤인구 4천만 명의 총수입보다 더 많다. 490억 달러를 거머쥐고 세계 제3위의 억만장자로 군림하는 자는 멕시코의 대자본가이다.

아시아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유엔(UN)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 8천500만 명 가운데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인구가 46%에 이르렀고, 다섯 살 아래 아이들 가운데 28%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 2억2천만 명 가운데 하루 1-2달러로 살아가는 극빈인구가 42%에 이르렀고, 2005년 2월부터 2006년 3월 사이에 쌀값이 33%나 올라 300만 명이 추가로 극빈자로 전락하였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인도 인구 11억1천950만 명 가운데 7억-8억 명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인구이고, 그 가운데서 3억 명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데,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거머쥔 인도의 억만장자는 2004년에 10명이었는데 2006년에는 36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가진 재산은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중국의 대자본가 10명이 소유한 재산은 380억 달러이고, 중국 인구 가운데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72.4배나 많은 재산을 거머쥐고 있으며, 중국 인구의 0.3%인 390만 명이 전체 은행예금의 3분의 1 이상, 전체 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였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중국의 극빈인구는 1억6천만 명이다.

남(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 역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 몰아치는 신자유주의세계화의 광풍에 휘말리며 부익부 빈익빈의 늪에 빠져들었다. 1996년부터 10년 동안 남(한국)에서 일어난 사회계급의 양극화와 사회적 빈곤의 심화는 통계자료로 입증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평균소득의 50% 이하를 버는 빈곤인구는 1996년에 11%이었는데 10년 뒤인 2006년에 20%로 늘어났고, 평균소득의 150% 이상을 버는 부유층 인구는 1996년에 20%이었는데 2006년에 25%로 늘어났다. 그에 비해, 평균소득의 70-150%를 버는 중간층 인구는 55%에서 43%로 줄어들었다. 남(한국)의 인구 4천900만 명 가운데서 억만장자 10명이 거머쥔 재산총액은 169억 달러이다. 남(한국)에서 상위층과 하위층의 가구소득 격차는 50배나 된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겪은 불행지수(misery index)는,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최악의 재앙을 겪었던 1980년부터 1983년의 불행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것은, 2006년의 불행지수가 지난 37년 기간을 통틀어 가장 높았으며,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 2007년 3월 31일)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남(한국)에서 사회계급을 양극화시키고 사회적 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다.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은 이른바 '경제성장 둔화' 또는 '성장동력 상실'이라는 허구적 개념을 들고 나와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절망과 고통을 애써 외면하려는 한편, 후발국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생산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저출산으로 노동력 증가세가 둔화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그리고 기업경영이 보수화되는 추세 따위를 원인으로 내세우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사회계급이 양극화되고 사회적 빈곤이 심화되는 원인을 '후발국의 도전'에서 찾으려는 것은 내적 원인을 외면하는 왜곡이며, 또한 그 원인을 근로시간 감소, 노동력 증가세의 둔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에서 찾으려는 것은 사회계급의 양극화와 사회적 빈곤의 심화로 절망과 고통에 빠진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악선전이며, 또한 그 원인을 기업경영의 보수화 추세에서 찾으려는 것은 기업경영의 자유화를 추진하는 신자유주의경제통합을 무조건 따르는 맹종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오늘 남(한국)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사회계급을 양극화하고 사회적 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은 다음과 같이 드러나 보인다.

제국주의국가권력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피땀을 흘려 건설한 중요산업을 사유화(privatization)하고, 국내산업을 보호해온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신자유주의경제개혁을 추진하라고 강요하였고,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을 파산위기에서 건져내려고 발버둥치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정권은 제국주의국가권력이 강요한 신자유주의경제개혁을 충실하게 집행하였다. 제국주의국가권력과 신식민주의정권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자유주의경제개혁을 마구 밀어붙이는 사이에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은 은행, 철도, 발전소, 정보통신, 유전, 광산 같은 자국의 공기업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에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이윤을 붙여 팔아 넘김으로써 천문학적인 달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은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의 손아귀로 넘어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수많은 중요산업을 다시 헐값으로 사들인 뒤에 대량수탈을 자행하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에게 이른바 '경제개발자금'을 빌려주고 거기서 엄청난 이자수익을 걷어가고 있다. 이러한 두 종류의 행위는 합법화된 약탈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국제금융연구소(IIE) 자료는, 2007년에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 밀려들어가는 '경제개발자금'이 사상 최고액인 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남(한국)의 현실로 눈길을 돌려보면, 1998년 이후 인수합병된 대기업 3개 가운데 1개는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넘어갔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집어삼킨 대기업들 가운데는 제일은행, 외환은행, 쌍용자동차, 대우자동차, 삼성중공업 굴착기부문, 하이닉스 비메모리부문, 대상그룹 라이신부문, 해태제과, 하이마트 등이 있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은 노무현정부로부터 특혜를 따낸 뒤에 건당 평균 1조1천525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하여 이른바 '재무적 투자'를 단행하고, 단기간에 엄청난 시세차익을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이것은 명백하게도, 투기자본으로 변신하여 막대한 이윤을 쓸어가는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전형적인 약탈수법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체제에서 날이 갈수록 격화되는 대량착취와 대량수탈, 바로 이것이 오늘 남(한국)에서 사회계급이 양극화되고 사회적 빈곤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그 결과, 신식민주의체제의 공장과 기업은 비정규직으로 차고 넘치게 되었고, 농민과 서민은 영문도 모른 채 남김없이 파산하였다. 오늘 남(한국)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850만 명, 극빈인구 500만 명, 신용불량인구 350만 명이 생존권이 짓밟히는 절망과 고통을 겪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대도시들에는 남(한국)에서 이른바 '달동네'라고 부르는 거대한 빈민주거지(slum)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한 자기가 태어나 살던 조국을 떠나서 먹고 살길을 찾아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경제난민의 대열이 끝없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를테면, 387만1천 명에 이르는 멕시코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33만6천명에 이르는 엘살바돌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23만8천명에 이르는 과떼말라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34만4천명에 이르는 러시아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22만6천 명에 이르는 중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20만 명에 이르는 인도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그리고 18만2천 명에 이르는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먹고 살길을 찾아 무작정 미국 국경을 넘어간 뒤에 '불법체류의 그늘'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는 저임금노동자로 전락하였다. 일본으로 건너가 성매매 및 유흥업소 종사자로 전락한 남(한국)의 여성은 3만 명에 이른다. (『오마이뉴스』 2007년 4월 2일)

4. 재앙과 파국을 몰고 오는 신식민주의무역협정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워싱턴의 제국주의국가권력이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요구에 따라 자본주의세계시장을 신자유주의세계화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자본주의세계시장을 신자유주의세계화로 재편하는 과정은 제국주의세계체제가 경제통합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노무현정부와 부쉬정부가 협정을 맺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과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맺은 협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들인 남(한국)과 칠레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들끼리 맺은 한-칠레자유무역협정과 한미자유무역협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의 전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과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협정을 맺었으므로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그 협정 체결을 반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남(한국)의 100대 기업에게 의견을 물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견조사에 응답한 86개 기업 가운데 83.7%가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남(한국)에 대한 외국계 자본의 투자와 미국에 대한 남(한국) 자본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응답이 2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합뉴스』 2007년 4월 12일)

그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이 2.5%의 관세를 없애면 대미수출이 5%가 늘어나게 되고 수출이 늘어나면 '수출주도형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것은 헛꿈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첫째, 수출실적이 있는 남(한국)기업들 가운데 대다수는 중소기업이다. 남(한국)의 중소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6%이다. (『연합뉴스』 2006년 4월 9일) 2005년을 기준으로 수출실적이 있는 남(한국)의 기업은 모두 2만8천542개인데, 그 가운데서 수출액이 100만 달러 미만인 소기업은 2만243개이고, 수출액이 100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 미만인 중기업은 6천821개이다. 수출액이 1천만 달러 이상인 대기업은 1천478개밖에 되지 않는다. (『중앙일보』 2006년 4월 2일) 특히 남(한국)의 중소기업은 급속히 영세화되고 있으며, 제조업부문에서 영세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나 된다. (『연합뉴스』 2006년 3월 15일) 2004년을 기준으로 남(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 생산성의 31.4%밖에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 생산성은 1990년에 50%이었으나 14년 동안 끊임없이 추락해 왔으며, 특히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결정적으로 추락하여 이제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한국일보』 2006년 3월 15일)

이러한 조건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미국기업과 생존경쟁을 벌어야 하는 남(한국)의 중소기업은 대미수출은커녕 살아남기조차 힘들게 될 것이다. 개성공업단지에 진출한 중소기업만이 파산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의 59.6%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전반적으로 파산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면 그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오는 기적일 것이다.

둘째, 오늘 남(한국)의 대외수출은 미국시장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동유럽, 아프리카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은 1993년에 11.1%이었는데 2004년에는 25.9%로 높아졌고, 무역흑자는 1993년에 33억2천만 달러였는데 2004년에는 282억4천만 달러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것은 남(한국)의 2004년 무역흑자총액 293억8천만 달러와 맞먹는 액수이다. 이들 지역이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1993년에 6.4%이었는데 2004년에는 13.9%로 크게 늘었다. (『연합뉴스』 2006년 3월 7일)

남(한국)의 시장이 더 이상 자기의 주요수출대상이 아닌 미국시장과 통합되는 경우, 미국으로부터 수입만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자본주의세계시장을 지배하는 300여 개에 이르는 미국 대기업이 결탁한 세계 최대의 기업연합체인 미국국제기업협의회(USCIB)가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한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힌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추진하는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은 경제통합이 아니라 남(한국)의 금융시장, 상품시장, 서비스시장이 일괄적으로 미국시장에 끌려 들어가 단일시장을 형성하는 경제예속의 심화이다. 그것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지속되는 신자유주의세계화의 덫이다. 신식민주의경제통합에서 신식민주의체제의 경제회생은 전연 불가능하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한미상품교역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이윤수탈통로가 될 것이며, 남(한국)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이윤수탈을 무제한으로 보장해주는 대량수탈거점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재앙과 파국이 일어날 것이다.

4-1) 불확정 노동의 수렁

대기업의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란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자기가 소유한 기업을 헐값으로 팔아먹거나 신식민주의예속자본들끼리 기업을 인수하고 합병하는 최후과정으로 귀결되지만, 그 구조조정을 노동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제국주의독점자본과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흔히 비정규직이라고 부르는 불확정 노동(contingent labor)의 수렁으로 밀어 넣어 그나마 먹고살기 힘든 저임금마저 절반으로 깎아버리고 수틀리면 자기들 마음대로 해고장을 날리는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착취과정이다.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5년까지 8년 동안 남(한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된 경우는 12.8%에 지나지 않았고, 62.7%는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로 남아있었으며, 20.3%는 그나마 비정규직마저도 잃어버린 실업자로 전락하였으며, 8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 가운데 48%가 86만 원도 되지 않는 저임금을 받으며 살아왔다. (『한겨레』 2007년 4월 12일) 그래서 불확정 노동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자금력과 기술력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은 자기에게 기생하는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 가운데서 집어삼킬 만한 것을 골라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고,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은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완전히 먹히기를 거부하고 이전처럼 기생하려는 몸부림을 치게 될 것이다. 견디지 못하게 된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이 몸부림을 칠수록 비정규직 대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불확정 노동의 수렁은 끝없이 깊어질 것이다.

4-2) 대량수탈의 거점형성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남(한국) 대기업의 수출의존도는 1997년에 37.8%이었는데 2005년에는 55.0%으로 가파르게 높아졌다. 1990년에 섬유의복, 가계 및 전기전자, 석유화학을 비롯한 상위 3개 부문의 수출의존도는 71.6%이었는데, 2005년에는 기계 및 전기전자, 운송장비, 석유화학을 비롯한 상위 3개 부문의 수출의존도가 82.9%로 더욱 높아졌다. 그에 비해, 중소기업의 수출의존도는 26.8%에서 23.7%로 낮아졌다. 문제는, 2004년에 9.3%이었던 수출기업의 경상이익률이 2005년에 6.3%로 떨어졌고, 그러한 하락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 한 해 동안 남(한국)이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올린 상품수출액은 3천260억 달러, 상품수입액은 3천9억 달러이다. 남(한국)의 산업자원부와 관세청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을 기준으로 남(한국)이 미국시장에 내다 판 부문별 수출총액은 승용차 87억5천만 달러, 무선통신기기 48억1천500만 달러, 반도체 38억8천500만 달러, 석유제품 30억9천600만 달러, 자동차부품 25억9천100만 달러, 컴퓨터 12억6천200만 달러, 철강판 11억6천100만 달러, 고무제품 8억4천만 달러, 건설광산기계 8억2천만 달러, 의류 7억6천200만 달러이다. 다른 한편, 2006년을 기준으로 남(한국)이 미국시장에서 사들인 부문별 수입총액은 반도체 58억 달러, 반도체 제조장비 28억5천300만 달러, 항공기 및 부품 26억6천800만 달러, 계측제어분석기 12억4천800만 달러, 식물성물질 10억500만 달러, 컴퓨터 7억5천400만 달러, 곡실류 7억2천700만 달러, 정밀화학원료 7억1천800만 달러, 원동기 및 펌프 6억4천500만 달러, 합성수지 6억1천만 달러이다. (『연합뉴스』 2007년 4월 1일)

2004년 4월에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의 실적을 살펴보면, 협정이 발효되기 직전인 2003년에 칠레에 대한 남(한국)의 무역적자는 5억4천만 달러였는데, 2006년에는 22억4천700만 달러로 가파르게 늘어났고, 올해에는 27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도상국인 칠레와 맺은 자유무역협정도 그러한 형편인데,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인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남(한국)에게 무역적자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2007년 3월 20일 미국 연방하원 세출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청문회에 나왔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이 거머쥘 수 있는 이익이 최소 170억 달러, 최대 43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합뉴스』 2007년 4월 2일)

4-3) 제국주의금융수탈의 증대

금융시장에서는 외환수표로 무역결제를 처리하고,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 잉여자금을 운용하는데, 남(한국)의 금융시장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체계적으로 개방되었다. 남(한국)은 1994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였고, 1996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였으며, 외환위기가 몰아친 1997년에는 국제통화기금의 요구에 따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하였다. 이로써 남(한국)에서 제국주의금융수탈이 확대되는 길이 열렸다.

제국주의금융수탈은 투자(investment)라는 명목으로 진행된다. 제국주의금융수탈은 주식투자, 증권투자, 차관, 외채, 출자금 등 금융부문에서 얻는 막대한 이윤을 수탈하는 것이다.

2005년 말 기준으로 남(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의 91.2%에 이르는 7천80억 달러인데, 외국투자자의 주식투자총액은 2천667억5천만 달러, 채권투자총액은 43억5천만 달러였다. 제국주의금융수탈이 주식투자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외국투자자가 남(한국)의 금융시장에서 걷어간 이익은 1천억 달러가 넘으며, 2006년 한 해 동안 외국투자자들이 남(한국)의 주식시장에서 걷어간 이익배당금은 133억 달러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남(한국)의 금융시장에서 제국주의금융수탈이 결정적으로 증대할 것이다.

5.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배격하는 민주주의혁명

제국주의독점자본에 기생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은 경제자립의 전망을 배제하였으므로 자본주의세계시장의 모순이 격화되면서 파산위기를 맞을 때마다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더욱 달라붙어 기생함으로써 회생의 탈출로를 찾으려고 몸부림치게 된다. 그리하여 신식민주의체제에서 경제위기는 곧 예속심화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신식민주의체제의 경제적 예속심화를 마지막 단계로 끌어가는 것이 신식민주의무역협정 체결에 의한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이다.

그런데 제국주의국가권력과 제국주의독점자본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밀고 나가는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은, 위에서 논한 대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생산노동에서 피땀을 한층 더 가혹하게 쥐어짜는 이중착취와 수탈가중의 재앙을 몰고 오게 된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그러한 재앙에 굴하지 않고 저항의 함성을 드높이며 일어설 때, 그때 비로소 민주주의혁명을 전진시키는 새로운, 그리고 긴박한 정세가 조성된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저항은 처음에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반대하는 군중시위로 출발하여 차츰 신식민주의체제를 타격하는 대중항쟁으로 상승, 발전해 가는 것이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의 재앙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투쟁열기를 높여 가는 까닭은, 자신의 삶을 재앙에서 건져내고 자신의 미래를 지키는 길은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배격하는 투쟁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민주주의혁명은 제국주의세계체제와의 단절, 신식민주의체제의 해체, 사회주의적 지향(socialist orientation)을 가진 진보적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3대 전략목표를 달성하는 사회변혁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주의적 지향이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진보적 민주주의체제에서 자주적 사회주의의 사상적, 물질적 요소 가운데 일부를 실현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테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새로운 민주주의정치이념을 획득함으로써 자주적 사회주의의 사상적 요소를 실현하고, 중요산업부문에서 사회적 생산수단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자주적 사회주의의 물질적 요소를 실현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적 사회주의의 관계는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사회변혁의 한 발전단계가 완결된 뒤에 자주적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식의 진화론적 발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적 민주주의가 사회주의적 지향에 따라 자주적 사회주의의 사상적, 물질적 요소를 자기 안에 실현하는 것을 뜻한다.

오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수많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민주주의혁명의 깃발을 들고 투쟁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 논하는 것은 남(한국)에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수행하는 특정한 민주주의혁명이다.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논할 수 있다.

5-1)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대결로부터 받는 영향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은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혁명과 달리 자주적 사회주의 대 반동적 제국주의의 대결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북(조선)의 사회주의반제투쟁의 승리가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수행하는 민주주의혁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남(한국)에서 신식민주의경제통합을 배격하는 투쟁이 반동적 제국주의와 대결하는 북(조선)의 사회주의반제투쟁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을 때,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밀고 나가는 계급투쟁이 반제투쟁과 결합하여 투쟁동력이 천만 배로 강화되고 그 결합된 투쟁동력이 폭발적으로 전개될 때 민주주의혁명이 승리의 길로 힘있게 전진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하는 것은, 꾸바의 사회주의반제투쟁과 연동되어 있는 베네주엘라의 민주주의혁명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꾸바의 자주적 사회주의와 무관한 베네주엘라의 민주주의혁명을 생각할 수 없다. 지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하나의 민족국가로 통일해야 할 아무런 조건도 필요도 없는 베네주엘라와 꾸바가 반제투쟁동력을 상호연동시키고 있는데, 하물며 한 강토 안에서 통일민족국가를 건설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조건에서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과 북(조선)의 사회주의반제투쟁이 연동되는 것을 어찌 역사적 필연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둘째,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이 사회주의적으로 전화, 발전되는 경로가 확정적으로 될 것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30여 년 동안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된 민주주의혁명의 역사적 경험을 살펴보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반제전선역량으로 제국주의반동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채 중도에 좌절한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민주주의혁명의 좌절은 사회변혁경로의 불확실성이었다.

그와 달리,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수행하는 민주주의혁명은 사뭇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이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혁명과 달리 반동적 제국주의와 대결하는 자주적 사회주의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민주주의혁명의 반제전선이 견고하게 구축된다는 뜻이며, 동시에 민주주의혁명이 내포한 사회주의적 지향이 사회변혁과정에서 좌우편향으로 흐르지 않고 정상적으로, 확정적으로 실현된다는 뜻이다.

5-2) 정권퇴진투쟁의 조건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된 민주주의혁명의 역사적 경험은, 사회변혁의 핵심과제가 정권퇴진투쟁에 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장악한 신식민주의정권을 퇴진시키고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정치적 요구에 따라 자주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새 정권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혁명의 핵심적 요구로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권퇴진투쟁의 조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신식민주의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곤두박질치는 현상은 정권퇴진투쟁을 밀고 나가는 객관적 조건으로 된다. 그러나 오늘 노무현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밑바닥으로 떨어졌으면서도, 반사적으로 한나라당에게 대중의 정치적 기대가 쏠리는 이상현상은 정권퇴진투쟁의 객관적 조건을 약화시키는 매우 불리한 요인이다.

노무현정권을 외면하면서도 한나라당에 정치적 기대를 거는 이상현상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지지할 정당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방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진보정당을 자기 정당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정치적 방황을 거듭하는 조건에서 정권퇴진투쟁은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의 재앙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고통을 가하기 시작할 때, 그리하여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의 재앙을 불러온 노무현정권과 한나라당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에게 대중적 분노가 쏟아질 때,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정치적 방황은 끝날 것이다.

둘째, 정권퇴진투쟁의 객관적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투쟁의 주체적 조건이다. 정권퇴진투쟁의 주체적 조건은 민주주의혁명의 성숙도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대체로, 민주주의혁명의 주체적 조건은 삼중층위로 무르익으면서 성숙도를 나타내는데, 민주주의혁명을 끝까지 밀고 나갈 강력하고 유능한 지도핵심세력의 형성, 민주주의혁명의 강령을 제시한 진보정당의 정치적 약진,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단일한 전선역량 결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이 농민과 서민을 비롯한 각계층 근로대중과 정치적 동맹관계를 맺고 단일전선의 깃발 아래 결집하지 못하면 제국주의국가권력 및 신식민주의정권과 맞붙은 격렬한 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신식민주의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중항쟁은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단일전선의 깃발 아래 결집할 때만 가능하다.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이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반대하는 광범위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전선역량으로 결집시키고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전개된 민주주의혁명의 역사적 경험에서 하나의 사회변혁원리로 인정되었다.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전선역량을 형성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의 조직력에 의해서, 오로지 그들이 조직력을 집단적으로 발동하는 때에 가능하게 된다. 또한 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는 지도핵심세력도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의 정치실천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혁명의 주체적 조건을 성숙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의 조직력이 노동조합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를 혁명적으로 강화, 발전시키는데 있다.

그러나 오늘 남(한국)에서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은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반대하는 광범위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전선역량으로 결집시키는 중이고,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을 강화하는 중이다. 남(한국)의 민주주의혁명은 아직 준비기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급이 자기의 진보정당에 전면적으로 결합되지 못한 채, 그리고 농민과 서민을 포함하는 각계층 근로대중을 전선역량으로 결집시키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임금인상투쟁에 발걸음을 멈추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신자유주의세계화의 광풍에 맞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생존권사수투쟁을 끊임없이 벌이는데도 민주주의혁명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정체요인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혁명의 전진과 후퇴를 좌우하는 결정력은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계급부터 선차적으로 형성되어 그들의 헌신적 투쟁에 의해서 각계층 근로대중에게로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6. 글을 맺으며

"경제를 개방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것은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신식민주의무역협정 체결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면서 외쳤던 구호이다. 그들이 그 구호를 맹목적으로 외쳐댄 것은, 신식민주의무역협정 체결이 자기들에게 여유 있는 선택문제가 아니라 절박하기 이를 데 없는 생존문제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오늘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체제는 그 어떤 '생존의 극약처방'을 결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파산상태에 접어들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자료에 따르면, 남(한국)의 경제는 1997년에 몰아닥친 외환위기와 같은 파국적 경제위기에 또다시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2006년 4월 20일)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은 남(한국)의 신식민주의체제가 경제위기에 빠져 파산하는 꼴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느니 차라리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운명을 맡기는 '생존의 극약처방'을 선택하였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정부가 2004년 초에 먼저 부쉬정부에게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명백하게도,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은 파산상태에 빠진 신식민주의체제를 결코 살려낼 수 없다. 파산선고를 앞당겨줄 뿐이다. 이미 남(한국)의 금융시장을 틀어쥐고 금융수탈을 자행해오는 미국계 제국주의독점자본은 남(한국)이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상품시장과 서비스시장까지 모조리 틀어쥐고 전방위 대량수탈을 가할 것이고, 자본주의세계시장에서 이른바 '경쟁력'을 획득하여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기생할 생존능력을 지닌 남(한국)의 극소수 대자본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생존의 벼랑으로 위태롭게 떠밀려 가는 남(한국)의 중소자본은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이 체결되면 거의 살아남지 못한다.

'생존의 극약처방'만 기다리는 신식민주의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의 광풍 속에서 파산이냐 인수합병이냐를 강요당하는 신식민주의예속자본의 시각이 아니라, 그 협정을 반대하여 싸우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시각이어야 한다.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신식민주의체제는 신식민주의무역협정으로 살려낼 수 없는 것만이 아니라, 이 땅에 남겨두어야 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야만적 체제이다.

그러므로 신식민주의무역협정을 반대하는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는 절망과 고통을 들씌운 신식민주의체제를 무너뜨리는 사회변혁의 길만이 주어져 있을 뿐이다. 신식민주의무역협정 반대투쟁을 신식민주의체제를 무너뜨리는 민주주의혁명으로 상승, 발전시키는 것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수행해야 할 최대의 역사적 임무이다. 오늘 아시아대륙에서 그러한 역사적 임무는 남(한국)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주어졌고, 라틴아메리카대륙에서 그러한 역사적 임무는 베네주엘라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주어졌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사회양극화'라는 말로 위장해온 대량착취와 대량수탈로 빼앗기고 짓눌리며 절망과 고통 속에서 울부짖는 모든 사람들, '반테러전쟁'이라고 속여온 제국주의침략전쟁의 참화 속에서 찢기며 불타며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든 사람들, 그들의 이름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다. 그들이 사회변혁이 아닌 그 어떤 다른 길도 자신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이 될 수 없음을 자각할 때, 그리고 점진적 사회개량이 지배와 수탈, 억압과 착취의 세월을 기약 없이 무한정 연장하는 것임을 자각할 때, 그리고 군사독재정권이 물러간 자리를 차지한 신자유주의광신자들이 자기의 실패와 퇴행을 '개혁'이라는 기만적 용어로 포장하여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을 유혹하였던 사회개량정책이 한낱 천박한 환상이었음을 자각할 때, 그러할 때 비로소 신식민주의체제를 무너뜨리는 민주주의혁명에 자기의 생사운명을 걸고 총궐기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각성한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단일전선을 형성하여 사회변혁운동을 진공적으로 밀고 나가지 못한다면, 그들의 자주적 운명도, 행복과 번영을 약속하는 미래도 신자유주의광신자들에게 짓밟히게 된다. 사회변혁의 새벽하늘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이 힘있게 치켜든 민주주의혁명의 기폭 위에서 열릴 것이다. (2007년 4월 22일 작성)